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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가 뭐길래: 원산지 표시, 그것이 문제로다

곽신영 관세사 뭐길래

얼마 전 오랜만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역대급 시리즈 영화답게 젊은(?) 톰 아저씨의 시원한 액션으로 극장가에서 한참 인기몰이를 하는 영화다. 그리고 다양한 해외 영화가 매년 한국 극장가를 찾고 있다.

해외 영화 수입과 관세 

수입 영화에는 당연히 관세가 부과된다. 보통 관세는 수입신고가격에 일정률(%)을 부과하지만, 영화는 필름 미터당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가 선택 가능하다. 그래서 일반적인 35mm 필름 영화는 m당 78원~468원 또는 수입신고가격의 6.5%의 관세가 부과되며, 주로 아이맥스용으로 쓰이는 70mm 필름의 영화는 m당 260원~1,560원 또는 수입신고가격의 6.5%로 관세가 책정된다.

관세 영화

그렇다면 해외영화 수입 시에도 FTA 협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영화 촬영은 모로코와 비엔나, 런던 등 유럽 각국을 돌아다니며 전개됐다. 주요 촬영지를 모로코라고 본다면 모로코는 우리나라와 FTA 협정이 체결된 국가가 아니다.

그러나 FTA 협정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영화의 원산지는 촬영지가 아닌 제작자가 속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작자가 미국인이라면 원산지 또한 미국이며 이럴 때 한-미 FTA 협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

원산지 결정, 그것이 문제로다  

수입물품의 원산지는 해당 물품이 생산된 국가를 말한다.

  • 동식물 = 성장한 지역
  • 제조품 = 생산·제조·가공 과정이 이루어진 지역

여기서 지역이란 일반적으로 정치적 실체를 지닌 한 국가의 영역을 의미하지만, 정치적 실체를 인정하기 어려운 특정 지역이나 국경선 밖에 있는 식민지, 보호령 등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홍콩은 공식적으로 중국으로 합병되었지만, 자치권을 가진 도시로 인정하여 “MADE IN HONG KONG”으로 원산지 표기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동물, 식물, 광물과 같은 천연상품 위주의 완전생산품은 원산지 결정에 큰 어려움이 없으나, 공산품 등 2차 생산품은 생산·제조·가공 과정이 두 개 이상의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원산지 판정이 쉽지 않은 분야가 되었다.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도 섬유와 의류 분야에 대한 원산지 규정이 쟁점화되었다. 한국은 중국 등에서 원사 등을 수입해 국내에서 옷을 만들면 이를 한국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은 원사는 물론 생산 및 최종 제품 완성까지 모든 것이 이뤄져야 한국산으로 인정해 무관세 혜택을 준다고 주장했었다.

결국, 한미 FTA는 섬유 및 의류의 원산지를 판정할 때 협정 당사국산 ‘실’을 사용해 직물을 제직(또는 편직)하고 직물 및 의류 등 섬유 완제품을 재단ㆍ봉제해야만 동 제품의 원산지로 인정하는 “원사기준”을 채택했다.

관세법상 수입물품의 원산지 결정 기본 원칙

① 해당 물품의 전부를 생산·가공·제조한 나라
② 해당 물품이 2개국 이상에 걸쳐 생산·가공 또는 제조된 경우에는 그 물품의 본질적 특성을 부여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실질적인 생산·가공·제조 과정이 최종적으로 수행된 나라

원산지증명서 

수입물품의 원산지증명서는 크게 두 가지 용도로 활용된다.

첫 번째는 관세양허대상이 아닌 수출물품에 대하여 해외 바이어의 자국 내 원산지 표시 문제 및 불공정무역행위 방지 등의 목적을 이유로 발급되는 비특혜 원산지증명서가 있다. 두 번째는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한 관세양허 수출물품의 원산지를 증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급되는 특혜 원산지증명서이다.

두 가지 모두 원산지 결정원칙에 따라 해당 수출입물품의 원산지를 적정하게 판정한 결과로 원산지가 확정되며, 대한상공회의소 등 기관에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신청할 경우 원산지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수출자 자율 발급의 경우 원산지를 적정하게 판정하였음을 증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사후 세관 심사에 대비할 수 있다.

원산지 증명서 예시

원산지 증명서 예시

원산지증명서 발급과는 별개로 수입물품에는 원산지 표시가 되어 있어야 하며 우리나라는 대외무역관리규정으로 원산지표시대상 물품을 규정하고 있다. 원산지 표시 제도의 목적은 무엇보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킴으로써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또한, 정당한 생산자를 보호함으로써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생산자는 자신의 공정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불법으로 복제 판매하는 사람들에게서 보호를 받고,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정품을 구입할 수 있고, 국가적으로도 불량품을 제거함으로써 대외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물품에 원산지를 표시해야 할까 

그렇다면 어떤 물품에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할까? 일상에서 보이는 거의 모든 제품은 기본적으로 전부 원산지 표시 대상이다. 즉 우리가 흔히 소비하는 가공식품과 사용하는 소비재는 전부 원산지 표시 대상이라고 보면 된다.

원산지를 표시하는 원칙은 현품상 표시이다.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위치에 주조(molding), 식각(etching), 낙인(branding), 박음질(stitching), 인쇄(printing), 등사(stenciling) 등의 합리적 방법으로 표시해야 정상적인 원산지 표시로 인정된다. 포장을 뜯지 않고 바로 판매되거나 현품상 표기로 가치 저하가 우려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포장 용기에 표기가 가능하다.

수입물품에 원산지가 표시되어 있지 않거나 부적정하게 표시되었다면? 원산지 표기 보수작업이 완료된 후에야 통관이 가능하다. 그래서 인천공항, 김포공항 등 주요 입항지에서는 원산지 보수작업만을 취급하는 업자들도 상당히 많다.

이미 국내로 유통되었더라도 원산지 표시의 불법성이 확인될 경우 보세구역으로 재반입하도록 세관에서 명령할 수도 있으며, 심하면 막대한 과징금까지도 부과할 수 있으니 원산지 문제 또한 법률로써 엄격히 다스리는 항목이라 할 수 있다.

벌금

원산지 표시 면제 

예외적으로 다음의 경우에는 원산지 표시가 면제된다.

  1. 외화획득용 원료 및 시설기재로 수입되는 물품
  2. 개인에게 무상 송부된 탁송품, 별송품 또는 여행자 휴대품
  3. 수입 후 실질적 변형을 일으키는 제조공정에 투입되는 부품 및 원재료로서 실수요자가 직접 수입하는 경우
  4. 판매 또는 임대목적에 제공되지 않는 물품으로서 실수요자가 직접 수입하는 경우
  5. 연구개발 용품으로서 실수요자가 수입하는 경우
  6. 견본품(진열·판매용이 아닌 것에 한함) 및 수입된 물품의 하자보수용 물품
  7. 보세운송, 환적 등에 의하여 우리나라를 단순히 경유하는 통과 화물
  8. 재수출조건부 면세 대상 물품 등 일시 수입 물품
  9.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후 재수입되는 물품
  10. 외교관 면세 대상 물품
  11. 개인이 자가소비용으로 수입하는 물품

예를 들어 개인이 해외여행 중 구매한 물품에 대해서는 입국시 면세한도 초과 구매 여부를 확인하더라도 상기 사유 중 하나에 해당되어 원산지 표시 여부는 별도 확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물론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입국장에서 세관 공무원이 자가사용 등 원산지표시 면제의 적합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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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곽신영
초대필자. 관세사

세금을 다루지만, 계산기를 싫어하고 재테크는 꽝인 평범한 관세사입니다. 관세법인 '청우'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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