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사회 » 정보인권가이드: CCTV로 내 ‘근태’를 관리하겠다고?

정보인권가이드: CCTV로 내 ‘근태’를 관리하겠다고?

“내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습니다, 여러분!”

1988년 8월 4일 MBC 뉴스데스크 생방송 진행 중에 생긴 해프닝을 기억하십니까? 27년이 지난 지금, 그 해프닝은 우울한 예언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손 안에 도청장치'(스마트폰)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털면 털리는 시대. ‘천 개의 눈’으로 감시받고, 연간 1천2백만 건의 통신사실이 수사기관에 의해 확인받는 시대. 진보네트워크센터가 그동안의 정보인권 상담 사례‘정보인권가이드’로 정리해 슬로우뉴스에 특별연재합니다. (편집자)

정보인권가이드 목차

사례와 질문

사무실에 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원래는 시설안전 및 화재예방을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죠. 하지만 회사에선 CCTV에 기록된 영상을 근거로 제 근무태도(이하 ‘근태’)를 평가해 저를 징계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보인권가이드

핵심 요약

결론은 명확합니다. 회사는 CCTV 영상정보를 설치한 목적과 다르게 이용해 사원을 징계할 수 없습니다. 사측에서 CCTV 영상을 설치 목적 외로 이용하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이하 ‘법’) 위반 행위로서 불법행위입니다. 형사처벌 가능합니다. 오히려 회사가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CCTV 설치는 공개된 장소에 설치하는 CCTV와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설치하는 CCTV,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1. 공개된 장소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동의를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법 제15조).

그러나 길거리와 같은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하여 불특정 다수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면서 길거리를 이동하는 모든 개인의 동의를 받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공개된 장소에 설치하는 CCTV는 법률에 의해서 설치할 수 있는 경우를 제한합니다(법 제25조).

2. 공개되지 않은 장소 

하지만 특정인만 출입하는 사무실과 같은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설치된 CCTV는 개인정보를 수집 당하는 정보주체의 개별적인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즉, 사무실에 있는 모든 사원의 동의를 받거나 노조 차원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동의를 받을 때 ‘영상정보 수집해서 마음대로 이용할 테니 동의해라’ 라고 동의를 받는 것이 아니고, 어떤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목적 외로는 CCTV 영상정보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근태’ 관리를 위해서 CCTV를 설치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입니다. 사원 근태를 평가하기 위해 CCTV 설치에 동의하는 일은 상식적으로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설안전, 화재예방 등의 목적으로 설치합니다. 근태 관리 등 노동감시 목적으로 설치된 CCTV가 아니라면 CCTV 영상정보를 징계자료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내 근태를 CCTV가 감시하고, 이를 근거로 나를 징계한다면? 범죄!

내 근태를 CCTV가 감시하고, 이를 근거로 나를 징계한다면? 범죄!

3. ‘근태’ 감시는 형사처벌 대상 

근태 감시를 허락하고, CCTV 영상을 징계 자료로 이용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동의하지 않았다면, 사측이 사원의 개인정보를 엉뚱한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을 법에 정한 목적 외로 이용하는 걸 금지합니다. 이런 경우 사측 담당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고발할 수 있습니다.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것도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4. 공개된 장소 역시 마찬가지 

공개된 장소에 설치된 CCTV 역시 징계자료로 사용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공개된 장소에 설치된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의 적용을 받는데, 오직 다섯 가지 목적으로만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법 제25조)

  1.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한 때
  2. 범죄 예방 및 수사 위해 필요한 때
  3. 시설안전 및 화재 예방을 위해 필요한 때
  4. 교통단속을 위해 필요한 때
  5. 교통정보 수집·분석 및 제공을 위하여 필요한 때

위와 같은 목적으로만 CCTV 설치가 가능하고, 그 외 목적으로는 설치가 불가능합니다. 다섯 가지 목적 중에 ‘근태 관리 혹은 징계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는 없습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은 공개된 장소에 설치된 CCTV의 영상을 위 다섯 가지 목적 외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를 징계자료로 사용한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도 법에서 정한  목적 외에는 CCTV를 설치할 수 없다.

공공장소에서도 법에서 정한 목적 외에는 CCTV를 설치할 수 없다.

결론: 공개건 비공개건 CCTV ‘근태 감시’는 불법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CCTV를 통해 근태를 관리하고, 이를 근거로 징계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근태 관리와 징계자료 수집을 위해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법에서 정한 다섯 가지 설치 목적 외 다른 목적으로 설치한 CCTV 영상 정보를 이용하여 징계할 수도 없습니다.

목욕실, 화장실, 발한실, 탈의실 등에는 CCTV 설치가 불가능하며,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CCTV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비춰서는 안 되며, 녹음기능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법 제25조)

좋은 기사 공유하고 알리기
슬로우뉴스에 커피 한잔의 여유를 후원해주세요. 필자 원고료와 최소한의 경비로 이용됩니다.

필자 소개

초대필자, 진보네트워크 활동가

진보네트워크센터와 정보공유연대 IPLeft 활동가입니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보호, 정보 공유, 망중립성을 옹호합니다. 해적들의 세상을 꿈꿉니다.

작성 기사 수 : 38개
필자의 홈페이지 필자의 페이스북 필자의 트위터

©슬로우뉴스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슬로우뉴스 안내 | 제보/기고하기 | 제휴/광고문의
등록번호: 경기아51089 | 등록일자: 2014년 2월 10일 | 발행일: 2012년 3월 26일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 153 802-902 | 발행인: 김상인 | 편집인: 강성모 | 청소년보호책임자: 강성모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