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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공포가 점점 더 확산하고 있습니다. 노환규 박사(전 의사협회장)가 메르스에 관한 과학적 접근법과 최신 정보를 전합니다. (편집자)

  1.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말하는 메르스
  2. 감추는 것이 불안을 키운다
  3. 떠도는 소문의 진실 
  4. 박원순 시장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5. 환자와 의료진에게 응원이 필요하다
  6. 중동과 한국의 차이
  7. 임산부 감염과 ‘메르스 룰렛’
  8. 사이토카인 폭풍, 젊으면 더 위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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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노환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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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6일 오후 7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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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메르스 상황

2015년 6월 16일 오전 발표된 어제 확진환자는 4명으로 이제 총 감염자 수는 154명입니다. 4명의 신규 확진자 중 3분이 14번 환자(2차 감염자)에 의해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분들이었고 1분(153번 환자)은 118번 환자(3차 감염자)에 의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감염된 분입니다.

그리고 2015년 6월 15일 3명이 유명을 달리해 총 사망자는 19명입니다. 사망률은 현재 약 12%이며 현재까지 총 17명이 퇴원했습니다. 현재 치료 중인 환자는 118명이고 이 중 102명이 안정적이고 16명이 불안정한 상태라고 합니다.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 추이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 추이

잠복기, 늘어난 것인가?

14번 환자에 의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집중적인 감염이 일어난 것은 2015년 5월 27일부터 30일인데 그로부터 약 20여 일이 지난 6월 중순에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환자들이 속출하자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의 잠복기 최대 14일 공식이 깨졌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146번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노출 후 17일 만에 증세가 생겼다고 합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14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CDC의 지침도 최장 잠복기를 14일로 기준하여 작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권위 있는 의학잡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en](2013 Aug 1;369(5):407-16. doi: 10.1056/NEJMoa1306742)에 발표된 ‘Hospital outbreak of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2013년 8월)에 기초한 것으로 보입니다.

Hospital Outbreak of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http://www.nejm.org/doi/full/10.1056/NEJMoa1306742
Hospital Outbreak of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3명의 비교적 적은 숫자의 환자를 연구한 후 발표된 논문에는 잠복기에 대해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The median incubation period was 5.2 days (95% confidence interval [CI], 1.9 to 14.7) 95% 신뢰구간에서 1.9일~14.7일이라고 본 것입니다. 즉, 메르스 감염환자의 잠복기가 1.9일에서 14.7일 사이에 놓일 확률이 95%라는 뜻이며 전체 환자의 95%가 이 구간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예외적인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숫자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찾지 못했습니다.

사실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이 중동에서 진단된 초기에는 잠복기가 1~9일로 알려졌다가 9~12일의 잠복기를 보이는 감염사례가 늘어나면서 2013년 5월, 메르스의 잠복기를 늘려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후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와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이하 ‘CDC’) 공히 최장 잠복기를 14일로 산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JD, CC BY  https://flic.kr/p/bXANVG
JD, CC BY

현재 일부 언론에서는 14번 환자로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집중적인 감염이 일어난 이후 그때 감염되었다가 인제야 확진을 받는 환자가 나타나는 것을 보며 잠복기가 2주 이상 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잠복기는 바이러스 감염 시부터 증세가 나타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하며 현재 장비 및 인력의 부족으로 증세가 발현된 후 즉시 검사하여 확진이 발표되는 것이 아니라 감염의 확진 시까지 며칠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고려하여 앞으로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CDC와 WHO의 기준을 따른 것은 원칙을 준수한 것이라고 봅니다.

메르스 바이러스, 정말 60m 날아가나?

6월 16일 자 동아일보에는 “기침 속 미세 침방울 60m 이상 퍼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내용인즉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리디아 부루이바 교수팀이 초고속 카메라로 재채기를 통해 뿜어져 나온 비말과 연무질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수학적’ 모델 분석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연무질이 60m 이상 전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4월 유체역학(Journal of Fluid Mechanics)에 실렸다고 했습니다.

이 기사가 나가자, 적지 않은 분들이 “공기 전파 없다더니 어떻게 된 거냐”라고 물었습니다.

  1. 병원 내에서는 공기 전파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것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국내 들어오기 전부터 제기되었던 것이고 새롭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기전파가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방역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2. 실외 공기 전파, 가능하지 않고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람 여자 감기 재채기 메르스

다만 공기 전파는 침이 튀는 2m보다 좀 더 전달된다는 뜻이지, 위 실험처럼 수십 미터 떨어진 환자에게 전염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동아일보에서 인용한 연구결과는 임상에 적용할 수 없는 논문입니다.

향수를 뿌리면 그 입자는 수십 미터를 이동할 수 있지만, 먼 곳에서는 냄새를 맡기 어렵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바이러스가 병원 내 환경에서 멀리 이동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방역복 입은 간호사, 왜 감염됐나?

intubation_illust건양대병원에서 환자를 살리기 위해 방역복을 입고 심폐소생술을 한 간호사가 메르스에 감염되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왜 감염이 되었는지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사진상으로 보면 level C의 방역복을 입은 것으로 보이며 수칙을 지키는 경우 감염 위험은 지극히 낮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호흡마비에 기관삽관(intubation)을 했다고 나옵니다.

기관삽관은 다량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분출될 수 있는 시술 절차(procedure)여서 이 때문에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방안에 퍼졌고 방역복에도 묻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동료 간호사가 심폐소생술 후 흐르는 땀을 순간적으로 손으로 닦으면서 감염된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쾌유를 빕니다.

감염자 연령이 낮아지는가? 기저질환 없는 사람이 사망?

WHO와 CDC는 메르스 감염자의 평균연령이 각각 53세와 50세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메르스 감염에 대한 역학 보고는 대략 평균 연령을 49~53세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확진자의 평균 연령은 55.28세로 오히려 높습니다. 그리고 최근 감염자 연령이 낮아진 것은 나이가 젊은 의료진들이 다수 감염된 것에 따른 현상입니다.

또 최근 사망 환자 중에 기저 질환이 없는 분들이 계셔서 이 역시 공식이 깨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기저 질환이 없는 분들은 감염의 위험과 사망률이 적다는 것이지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따라서 특이한 상황은 아닙니다.

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해

요 며칠 사이 언론에 부쩍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사이토카인(cytokine)이란 세포 간에 정보를 주고받는 물질을 말합니다. 백혈구 이 외의 세포도 사이토카인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대부분은 백혈구가 분비하고 있습니다. 사이토카인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 전에 사용하던 인터루킨(interleukin: 백혈구 간 물질이라는 뜻)이라는 용어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출처: "What Is the Cytokine Storm?" (출처: wisegeek.org) http://www.wisegeek.org/what-is-the-cytokine-storm.htm#
“What Is the Cytokine Storm?” (출처: wisegeek.org)

몸에 외부 침입자가 들어오면 침입자를 물리치기 위해 면역세포들은 다른 면역세포들에 와서 도와줄 것과 면역세포의 숫자를 불리도록 신호를 보냅니다. 이 신호가 바로 사이토카인입니다. 사이토카인은 염증반응을 유도하기도 하고 억제하기도 합니다. 사이토카인 스톰, 즉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격하게 일어남으로써 지나치게 많은 사이토카인이 악순환으로 분비되어 결과적으로 정상세포에게 해를 주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사이토카인 스톰은 주로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이 돌 때 대규모 사망이 일어나는 원인을 설명하는 병리기전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 스페인독감, 사스, 에볼라 등에서 사망한 분들 중 사이토카인 스톰으로 사망한 분들이 많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사이토카인 스톰은 면역이 활성화된 사람에게서 더 쉽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1918년 많은 젊은이들의 생명을 앗아갔던 스페인 독감의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사실 사이토카인 스톰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적고 연구가 부족해서 의견을 달리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이번에 메르스를 겪으면서 35번 환자와 119번 환자가 기저질환이 없는 상태의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도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자 사이토카인 스톰을 그 원인으로 추정하면서 이 병리기전이 유명해졌습니다.

삼성병원 이송요원과 부산과 대구 환자의 감염 위험에 대해

1. 137번 감염환자

그의 직업은 삼성서울병원의 이송요원으로 그의 업무는 응급실에서 병실까지 환자를 옮기는 업무였다고 합니다. 그는 병원의 격리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고, 6월 2일부터 10일까지 증세가 있는 상태에서 삼성서울병원에서 계속 환자 이송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병원과 보건당국은 다른 환자에게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만약 감염되었을 경우 6월 10일부터 잠복기의 최장기일인 14일 사이에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6월 24일까지 삼성서울병원을 부분폐쇄하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하게 된 것입니다.

감염 위험: 137번 환자는 ‘증세가 있는 도중’에 ‘환자’의 이송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환자를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철저히 접촉환자를 가려내어 그들에 대한 정밀한 관찰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환자 이송 중에 14번 환자처럼 많은 기침을 하면서 바이러스를 토해냈을 가능성이 적으므로 14번 환자처럼 많은 환자를 감염시켰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2. 143번 부산 환자

전산요원인 143번 환자 역시 비정규직원이었습니다. 그는 5월 25일~5월 28일까지 16번째 메르스 확진자(40)가 입원해 있었던 대전 대청병원에서 전산 프로그램 설치업무를 담당했었습니다. 그는 이후 5.29부터 부산시 한서병원, 센텀병원, 자혜의원, 좋은강안병원 등 4곳을 방문했으며 그 과정에서 약 9백여 명의 사람을 접촉했는데 증세는 6.2부터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이중 좋은강안병원에서 환자는 나흘간 입원했고, 좋은강안병원은 폐쇄 조치되었습니다.

감염 위험: 143번 환자가 증세가 없이 방문한 병원들에서의 감염위험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143번 환자의 진단일이 6월 13일인데 반해 발열 증세를 보인 것이 6월 2일부터여서 증세를 보인 동안 접촉한 환자 중에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좋은강안병원에서 미진단상태에서 여러 날 머물렀다면 집중근원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3. 154번 대구 환자

가족과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여 1박 2일을 보냈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154번 환자는 공무원입니다. 그런데 그는 방역망에 걸리지 않은 채 일상적인 근무를 해왔습니다. 그는 지난 5월 27일과 28일 어머니의 병문안 차 누나와 함께 삼성서울병원 제2응급실을 방문했다가 감염되었습니다(어머니, 누나 모두 감염됨).

그는 당시 어머니를 입원시키려 했지만, 병실을 구하지 못하자 28일 오후 KTX를 타고 대구에 도착했고 5월 29일부터 6월 12일까지 대구 남구 대명3동 주민센터에 출근해 복지 관련 업무를 보고, 8일과 12일 직원들과 회식을 하기도 했으며 (회식자리에서는 술잔을 돌리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음) 13일 오후 오한과 발열 증상이 있자 14일 오후 동네 목욕탕에서 1시간 정도 목욕을 하고, 15일 오전 10시 30분에 남구보건소에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염 위험: 154번 환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비교적 긴 잠복기를 보였고, 잠복기에 있을 때 일상활동을 활발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메르스는 잠복기 동안 바이러스를 배출하지 않으므로 실제 13일부터 증세가 시작되었다면 그 기간에는 감염위험이 없습니다. 더욱이 병원 내 환경이 아닌 일상적인 외부환경에서의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목욕탕에서의 감염 가능성도 크게 낮습니다.

안심병원? 청정지역?

정부가 안심병원을 발표했습니다. 안심병원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하다가 환자가 확진되면 안심병원이 위험병원이 되나요? 현재 실제 위험병원은 열 손가락으로 꼽을 것입니다. 정확한 병원별 위험도를 안내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병원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대구지역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대구가 뚫렸다, 청정지역인 대구에서 메르스가 발생했다’고 호들갑입니다. 조그만 나라에서 청정지역이란 없습니다. 그 지역에서 병이 발생한 것도 아닙니다. 서울에서 감염된 환자가 기차를 타고 이동했을 뿐입니다. 메르스를 막기 위해 도시를 폐쇄한 것이 아니었으니 뚫린 것도 아닙니다.

안전 세이프 메르스

속초로 이동하면 속초가 뚫리고 광주로 이동하면 광주가 뚫리는 것입니까? 환자가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하면 대전이 오염지역이 되고, 전주로 이동하면 전주가 오염지역이 되나요?

순창지역 주민들이 요즘 죽을 맛이라고 합니다. 블루베리를 한창 출하할 때인데, 예약의 80%가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청정지역이라는 것이 없듯이 오염지역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평택의 도심 거리를 하루가 아니라 1년 내내 돌아다녀도 메르스 감염 위험은 없습니다. 청정지역도 없고 오염지역도 없습니다.

향후 전망

좋은 뉴스(GOOD NEWS) 

  1. 비록 병원 내에서는 공기 전파의 가능성이 있지만, 병원 밖에서는 공기 전파 가능성이 없고 여전히 직간접 접촉으로 감염되므로 감염 전파속도가 낮다.
  2. 병원이 모두 공개되고 의료진들의 환자조회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어서 삼성서울병원처럼 감염환자가 수일간 방치됨으로써 대규모 감염을 일으키는 일이 재발할 가능성이 낮다.
Ari Helminen, CC BY https://flic.kr/p/79y6ja
Ari Helminen, CC BY

나쁜 뉴스(BAD NEWS) 

  1. 삼성서울병원의 방역 구멍: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후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환자들 중 통제범위 밖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 지역사회감염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다.
  2. 4차 감염자의 다수 발생: 구멍이 너무 크게 뚫렸다. 관리 대상이 너무 많다.
  3. 환자정보조회 시스템이 가동되기 전에 병원을 전전한 환자들로 인한 위험이 존재한다.
  4. 정부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뒷북만 때리고 있다.

장기 전망

  1. 산발적으로 발생할 것이며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2. 확진자 발생 숫자는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얼마간 유지되다가 경계가 느슨해질 즈음 또다시 창궐할 가능성이 있다.

시급한 문제

1. 고위험군의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

154번 환자는 자신이 ‘고위험군’ 즉, 5월 27일부터 30일 사이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메르스 감염의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공무원인 그도 몰랐을 정도니 일반 사람들은 더 몰랐을 것입니다.

정부는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합니다. TV 광고도 내고, 인터넷에도 올리고, 기자회견도 하고, 동사무소, 반상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합니다. 고위험군에 놓인 사람이 스스로 알고 보건당국에 연락해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방역할 수 있습니다.

2. 위험도에 대한 안내가 없다 

지금 메르스는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입니다. 처음에는 완벽히 차단되기를 바랐는데, 1차 방역망이 뚫리고 2차가 뚫리고 계속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매일매일 다른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은 그날그날의 바뀐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국민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정확한 정보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기예보처럼 그 날의 위험도와 실상을 정확히 알려주고 그날의 수칙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대국민 브리핑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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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3일 오후 8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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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메르스 현황

2015년 6월 13일 오전 발표 기준, 어제 12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여 총 메르스 확진환자는 138명이 되었습니다. 사망자도 늘어 이 중 14명이 사망함으로써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이 10%를 넘어섰습니다.

12명의 추가 확진자 중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2명, 건양대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1명, 대청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3명, 그리고 76번 환자를 운송하며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알려진 구급차 운전자 1명이 포함되어 있고 5명은 감염경로를 파악 중에 있어 감염경로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오후 8시까지도 미발표 상태입니다.)

138명의 확진환자 중 남성은 83명(60.14%), 여성은 55명(39.86%)입니다. 즉 10명 중 6명은 남성, 4명은 여성입니다. 감염 확진자의 평균 연령은 55.6세(이며 14명 사망자의 평균연령은 70.07세(57~82)입니다.

감염환자 경로

총 138명의 환자 중 오늘 발표된 추가환자 중 아직 감염경로에 대해 조사중인 5명과 최초 입국발병자 1명을 제외한 132명의 환자에 대한 감염(전파)경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 1번 환자 → 32명
  • 14번 환자 → 67명
  • 16번 환자 → 21명
  • unknown → 6명
  • 15번 환자 → 4명
  • 6번 환자 → 1명
  • 76번 환자 → 1명

이상 합계 132명입니다.

위 숫자가 언론에서 발표한 것과 다소 차이 나는 것은(특히 1번 환자),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중 1번 환자가 퇴원한 후 감염된 환자들이 다수 있고, 이들의 감염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저는 unknown으로 분류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40번 환자의 경우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되었으나 1번 환자가 퇴원한 후 입원했고, 14번 환자가 감염증세가 있을 때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1번 환자가 아닌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현재 1번 환자로부터 직접 감염된 환자는 더는 발생하지 않고 있고, 14번 환자에 의한 감염은 줄어들고 있으며 6번 환자와 76번 환자는 사망했습니다. 대신 건양대병원과 대청병원을 방문한 16번 환자에 의한 감염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16번 환자는 두 병원을 방문했을 때 자신의 병력을 숨겼고 당시에는 정부가 DUR(의약품 안심서비스)을 통한 환자 진료기록 조회를 허용하지 않았었습니다.

 

경로 화살표 이동 길 메르스

감염병원 경로 

총 138명의 환자 중 오늘 발표된 추가환자 중 아직 감염경로에 대해 조사 중인 5명과 최초 입국발병자 1명을 제외한 132명의 환자에 대한 감염(전파)경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삼성서울 → 62명
  • 평택성모 → 36명
  • 건양대병원 → 11명
  • 대청병원 → 10명
  • 동탄성심 → 4명
  • 평택굿모닝병원 → 3명
  • 365열린의원(천호동) → 1명
  • 충남아산 서울의원 → 1명
  • 여의도성모병원 → 1명
  • 서울아산병원 → 1명
  • unknown → 1명
  • 구급차 → 1명

이상 합계 132명입니다.

평택성모병원에서는 6. 6일을 마지막으로 더는 추가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 16번 환자에 의한 대청병원에서 신규 확진 감염자가 증가추세에 있습니다. 대청병원에 대한 주목과 대청병원 내원환자들의 철저한 역학조사 및 관리가 필요합니다.

감염환자 구성

총 138명의 환자 중 오늘 발표된 추가환자 중 아직 감염경로에 대해 조사 중인 5명과 최초 입국발병자 1명을 제외한 132명의 환자의 신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 환자: 61명
  • 가족 혹은 보호자: 16명
  • 의료진: 10명
  • 간병인: 7명
  • 방문객: 4명
  • 미확인: 32명
  • 보안요원: 1명
  • 구급차 운전기사: 1명

이상 132명입니다.

미확인 32명은 현재 정부 발표자료에 ‘체류'(예: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체류)라고 분류된 사람들이며 가족/간병인/방문객 중 하나일 것입니다. 결국, 전체 병원감염환자 중에서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꼭 절반이고, 4명을 감염시킨 15번 환자는 환자보호자였습니다. 즉 우리나라가 병원에서 가족과 외부 방문객의 병문안이 금지된 나라였다면 감염자가 현재의 1/2이 채 안 되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4차 감염자에 대해

구급차 운전자(남성, 70세)가 3차 감염자인 76번 환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4차 감염자가 발생한 것이고, 기존에 알려졌던 것과 달리 감염의 단계가 올라갈수록 감염력과 독성의 약화가 관찰되지 않아 예상되었던 일이며 이에 따라 놀랍지 않습니다. 그러나 4차 감염자의 발생은, 지역감염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긴장해야 하는 소식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이 구급차는 민간업체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감염된 운전자도 고령입니다. 구급차는 현재 메르스 감염 또는 의심환자들뿐 아니라 일반 환자들의 이송도 책임지고 있으므로 운전자 또는 관계자가 감염될 경우 새로운 경로를 통한 확산의 우려가 있으므로 구급인력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향후 발생 추이 전망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그리고 WHO의 예상처럼 앞으로는 소수의 대형병원 중심이 아닌 여러 병원으로부터 다발성으로 흩어져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16번 환자가 자신의 경로를 숨기는 바람에 며칠간 방치되었던 건양대병원과 평택동탄병원에서는 앞으로도 추가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WHO가 경고한 대로, 아직 지역사회감염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발생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방된 장소에서의 감염위험은 여전히 ‘없다’고 할 수준입니다. WHO의 휴교 철회 권고는 이런 배경 아래 나온 것입니다.

검사 결과, 왜 자꾸 뒤바뀌나?

현재 메르스 검사는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가검물(specimen)을 채취해서 타겟 유전자를 증폭시켜 진단하는 방법(RT-PCR)을 사용하며 이 방법이 현재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검사입니다. 그런데 검사를 할 때마다 결과가 뒤바뀌는 일이 일어나고 있어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시고 걱정도 많습니다.

플랜A B 메르스

1. 가검물의 질과 채취 장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메르스 감염은 하기도(下氣道 – lower respiratory tract)의 감염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하기도로부터 가검물을 채취해야 검사의 정확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하기도에서 가검물을 채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입니다. 또 시간이 오래 경과된 가검물을 검사하는 경우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따라서 가검물의 질, 채취 장소에 따라 결과와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검사의 질(Quality)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방법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검사자에 따라 검사의 정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메르스 발병 초기에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검사를 독점하려 했던 이유도 질 관리(정도 관리; Quality Control)의 어려움과 이에 따른 혼란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지자체(보건환경연구원)와 여러 대학병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하고 있어 검사의 정확도에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3. 증폭 반응체의 감염(amplicon carryover contamination) 문제

바이러스를 증폭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흔히 일어나고 감염이 일어나는 경우 위양성(실제 음성인데 검사가 양성으로 나오는 것)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합니다.

혈장치료에 대해

연합뉴스 기사에 의하면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오늘 있었던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완치자 1명(원사)의 혈장 400㏄를 채취해 중증 환자 1명에게 투여했다”고 밝혔으나 환자는 회복되지 못하고 어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혈장은 혈액 속의 유형성분인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을 제외한 액체성분을 말하는데 병을 이겨낸 환자의 몸에 있는 항체가 담긴 혈장을 추출해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여 바이러스를 공격하도록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회복 환자의 혈장을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시에도 사용되었고, 사스 감염 시에도 사용되어 효과를 본 치료방법이며 관련 논문들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러나 메르스와 관련해서는 아직 실험단계의 논문만 찾을 수 있었을 뿐, 임상 적용사례 논문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메르스 감염환자에 대한 혈장치료는 아직 그 효과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으나, 다른 항바이러스 약물 등 여타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경우 그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선택사항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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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1. 매번 일반인을 위해서 이렇게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사는 대구에서도 확진환자 1명이 나와서, 시내 도심이 썰렁합니다. 마스크 착용자도 이전보다 확실히 늘었습니다. 메르스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겠지만, 과도한 불안은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몸 안의 면역력도 올라가겠지요. 공기감염은 되지 않는다고 하니, 그래도 안심이 되네요.

  2. 병원의 nebulizer사용으로 인해 공기중에 많이 발생한 droplet이 viral infection을 수백배 강화시킨다는 논문을 봤는데, 병원내에서만 감염되는 것은 그것으로 설명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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