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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몽구: 세월호 1년, 피해자답게 눈물만 흘리라 강요하는 사회

“희생자도 사람인데, 화날 수도 있는데, 눈물만 흘리라니까.”

“세월호 참사는 어른들의 밑바닥 같아요.”

“바라는 건 딱 하나밖에 없어요. 동생한테 떳떳한 어른.”

2015년 4월 4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광화문광장까지 상복 입고 영정사진 안고 도보 행진에 나선 세월호 유가족들. 상복 행렬엔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언니 누나 오빠 형 동생들도 함께했습니다.

고 최윤민 학생 언니 최윤아 양 말에 답변에 주실 분 계시는지요. 뭐라 대답하시겠습니까. 부끄럽고 많이 배웠습니다.

이 땅의 어른들은 보십시오.

최윤아(고 최윤민 학생 언니): 

솔직히 이거 입고 싶지 않은 옷이잖아요. 그리고 누가 길에서 자고 싶고, 누가 이렇게 1박2일로 걷고 싶고 누가 그래요. 그런 사람이 어딨어요.

그런데 저희가 세월호 참사로 슬퍼하고, 막 울면은 가엽다고 하고 불쌍하다 하고 힘내라 하는데, 세월호 참사로 정부가 뭐라고 해서 저희가 화를 내거나 분노를 조금이라도 표현하면, ‘유가족 갑질한다’, ‘난동부린다’ 이런 식 기사 너무 많이 나고.

댓글도 막 “유세다”, “유귀족이다” 이런 말 많잖아요. 세상 어느 귀족이 길거리에서 잠을 자고, 세상에 어느 귀족이 이렇게 1박2일로 상복 입고 걸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요. 그런데 분노 같은 거를 저희는 밖으로 표출하면 그렇게 욕을 먹으니까.

자꾸 부모님들이 자기 자신을 학대하시는 거 같아서 저는 되게 가슴 아팠었거든요. 삭발식 할 때에도 계속 걷는 거나 노숙하는 거나 자기 자신 탓을 하시면서 부모님들이 자기를 학대하다가 이제는 하다 하다 머리도 미시고,  더 이상 계속되면은 부모님들이 어디까지 자신들을 학대하실지 너무 걱정되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저희도 형제자매들도 지금 다 같이 뭐라도 하자고 노력하고  있고, 지금 이렇게 걸으려고 나왔어요.

세월호 몽구

“저희는 계속 그 시간을 살고 있는데…” 

그런데 솔직히 1년이나 시간이 지났다는 게 별로 와 닿지 않아요. 그냥 매일매일 4월 16일에 윤민이 장례식하던 그 5월달까지, 그냥 그 시간에 계속 머물고 있는 느낌이에요.

계속 싸워야 되고, 애를 보내줄 수 없게 계속 떠올리면서 잊지 말아 달라고 외쳐야 되고, 그러니까 뭘 해결되면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그때서야 마음을 추스르고 그렇게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뭐 1년 지났는데, “어떠세요?”, “어떻게 달라졌어요?” 이렇게 물어보시면은 저희는 계속 그 시간을 살고 있는데, 1년이 지났다고 해도 와 닿지가 않아요.

그냥 왜 피해자가 그래야 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되거든요. 화나고…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사건으로 인해서 계속 법도 접하고, 사람들의 태도도 접하는데 한국 사회는 좀 피해자에게

‘니가 피해자인 거 증명해 봐’

‘니가 힘들다는 걸 보여줘’

저희에게 이런 게 너무 많아서 그게 힘든 것 같아요. 저희가 계속 피해자고, 우리는 아프고 힘들어야 되는… 그런데 분노는 표현하면 안 돼. 너희 피해자잖아. 피해자의 본분을 자각해.

약간 사람들이 대한민국 언론들도 그렇고, 저희에게 그런 걸 되게 강요하는 것 같아요. 전 그게 제일 힘들어요. 저희도 사람인데, 화도 낼 수 있고, 다 할 수 있는데, 계속 피해자니까 너희들 피해자 증명하라고 하면서 울기만 하라고  강요하고만 있는 것 같아서.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는 것 같아서. 그게 제일 힘들어요.

피해자로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면 차라리 가만히 있겠는데, 그런 상황도 아니잖아요. 가만히 울고만 있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 그러고만 있으라고 강요하고, 약간 돈 받고 떨어져라, 이런 느낌이니까.

그런데 그거 때문에 화내면 또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채찍질 당하고… 그게 제일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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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저는 약간 이 나라를 좋아한다고 해야 되나. 제 나이 또래들보다는 애국심이 좀 있는 편이었어요. 할아버지가 6.25 참전 유공자셔서 되게 거기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시고, 그거에 대해서 저한테도 계속 계속 이야기를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는 애국심이 있는 편이었어요, 또래보다.

그런데 이렇게 막상 일이 딱 터지고, 대한민국의 밑바닥까지 본 거잖아요. 이제 막 사회 초년생인 내가… 그런 거 딱 보고 나니까, 뭐지? 왜 내가 교과서에서 본 거랑 다르지? 왜 어른들이 나한테 이렇게 하라고 가르쳐 준 거랑 다르지? 그런 격차가 너무 심한 거예요.

어른들은 저한테 착하게 자라라 그러고, 옳지 않은 건 옳지 않다고 말하라 그러고, 정직하게 살라 그러고, 바르게 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어른들은 지금 그러고 있지 않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서 이런 사건 타지고 나니까 갑자기 어른들이

‘젊은 세대, 니네가 바꿔가야 해.’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갑자기.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왜 자신들은 그렇게 못살면서 우리한테만 그렇게 살라고 그래요. 그건 아니잖아요. 솔직히 어른들이 이렇게 만들었으면, 어른들이 바꾸라고 저는 말하고 싶어요.

그런데도 제가 이렇게 활동하는 이유는 저는 그 어른들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그 어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바꾸기 위해서 잘못됐다고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예요.

세월호 몽구

–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세월호 참사는 어른들의 밑바닥 같아요. 어른들의 밑바닥… 그런 느낌이에요.  세월호 참사로 어른들의 밑바닥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고, 어디까지 실망할 수 있는지 그런 걸 잘 보여준 거라고 생각해요.

상대적으로 피해자들이 아이들이니까. 그런 게 더 잘 보이는 거 같아요.

– 세월호 언니로서 앞으로 삶이 바뀔 거 아녜요. 

이미 삶은 바꿨죠.

– 앞으로 동생에게 어떤 언니로 살겠다, 그런 다짐 같은 게 있을 거 같아요. 

저는 딱 하나예요. 나중에 동생 만나러 갔을 때 떳떳하게 얼굴 볼 수 있는 어른이 되어서 갈 거예요. 그거 하나예요.

다른 거, 내가 뭐 훌륭한 위인이 되겠다는 이런 게 아니라 그냥 나는 내 동생한테만 떳떳하고 나중에 만났을 때 떳떳하게 난 이런 어른이었고, 이렇게 살았다, 딱 이렇게만 말할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거예요.

–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른들한테 그리고 제 나이 또래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 바르게 살라고, 정직하게 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본보기를 못 보여주시고, 그렇게 나쁜 표본만 보여 주시면서 우리처럼 반대로만 살아라,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거 같아요.

가엽다고, 왕따 당하는 아이 있으면 도와주라고 말씀하셔야 되는데, 지금 어른들은 왕따 당하는 아이가 있으면 너도 휩쓸리지 않게, 폭력 사태에 휩쓸리지 않게 외면하라고 그렇게 가르치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만약에 자신의 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아무도 안 도와줬다면  그 반 아이들 원망하실 거잖아요. 부모님들 다 반대로 역지사지로 한 번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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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김정환
초대필자, 독립 저널리스트

카메라를 든 사나이, 미디어몽구입니다. (링크: 몽구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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