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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의 반격: 왜 하필 오후 6시 긴급 기자회견이었나

2014년 10월 13일 오후 4시 15분. 내부 교육이 있어 열심히 필기하던 도중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기자님 다음카카오가 오늘, 광화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합니다. 간담회 위치는 아래 버튼을 통해 확인 부탁드립니다.

일시: 2014년 10월 13일(월) 오후 6시
장소: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

오늘? 지금?

강남역에 편집국이 있는지라, 부랴부랴 짐 싸고 광화문에 도착하니 간담회 시작 45분 전입니다. 주변에 있는 선후배들과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홍보실 직원과 간단한 일문일답을 해 페북에 공유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1. 누가 나오나?

이석우, 최세훈 공동대표 나온다. 김범수 의장 안나온다. 법무팀도 안나올 거다

2. 누가 오늘 갑자기 간담회하자고 결정했나?

말해줄 수 없다. 회의 결과에 따라 갑자기 간담회를 잡게 됐다.

3. 왜 오늘 갑자기 하나?

긴급한 사항이라.. 미안하다.

4. 뭐할 건데?

카톡 사찰관련 다음카카오 입장 설명 및 Q&A하겠다. 

다음카카오 긴급 기자회견에 놓여진 테이블, 원래 두 자리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다음카카오 긴급 기자회견에 놓여진 테이블, 원래 두 자리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의자 두개와 큰 테이블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삼성 갤럭시탭 8인치와 아이패드가 각각 책상 위에 놓였습니다.

그리고 오후 6시

촬영기자, 취재기자를 막론하고 모두 회견장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다음카카오 직원들이 등장하더니 테이블과 의자를 치우기 시작합니다. 이미 라인을 다 짠 사진기자들과 실랑이가 있기도 했죠. 그러더니 사회자를 위해 그 자리를 할애합니다.

5분 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단독으로 등장했습니다. 하루 이틀은 씻지 않은 듯한 덥수룩한 모습, 수수한 복장과 함께요.

이날 이석우 대표 홀로 진행한 간담회는 그야말로 파격적이었습니다.

“정부 수사기관에 대한 실시간 감청 영장을 거부하겠다”

–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영장을 거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능할까요? 제가 자문을 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겠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이석우 대표는 루이스앤드클라크대학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로펌(Weiss Jensen Ellis&Howard) 변호사로 일했습니다. 법의 영역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상식’이 있는 그의 강경 발언에 기자회견장은 약간의 혼란이 뒤섞인 채 마무리됐습니다. 대한민국에 속해 있는 기업(국민)이 법과 단독으로 싸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왜 하필 오후 6시에 ‘긴급’ 기자회견을 했을까 

잠깐, 이야기를 잠깐 돌려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봅니다. 오늘 기자간담회가 몇 시였죠?  오후 6시입니다. 왜? 왜, 하필 오후 6시였을까요?

1. 일간지 마감 패턴 

이 시간은 일간지 입장에서는 1차 마감이 끝난 시간입니다. 보통 오후 6시가 되면 강판을 하죠. 제가 나름 일간지 출신이라 패턴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후 6시에 시작한 기자간담회 기사는 1판에 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이미 판을 갈았기 때문이죠.

다음카카오 이슈는 꽤나 큰 주제입니다. 일간지 입장에서 이를 뺄 수 없겠죠. 그러므로 2판에는 이 내용이 들어갑니다. 2판은 보통 오후 9시~10시에 합니다. 그렇다면 기자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가 대략 오후 6시 50분쯤 끝났으니 데스킹까지 받으려면 최소 8시 전에는 끝내놔야 하죠.

2. 방송사 경우 

방송의 입장을 봐도 그렇습니다. 오후 8시에 뉴스가 시작되죠. 그 전에 녹화된 테이프를 보내야 합니다. 아니면 ‘펑크’가 나게 되죠. 무엇을 의미할까요?

일간지, 방송사로 대표되는 주요 매체들에는 다음카카오 측이 의도한 방향의 ‘스트레이트(현장)’ 기사만 반영이 된다는 의밉니다. 비판적인 방향으로 쓰고 싶더라도 일단 월요일 저녁(방송), 화요일 오전(일간지)의 황금 시간대를 놓치게 되죠.

그러므로 다음카카오로서는 최선의 시간이 오후 6시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나름 이석우 대표가 자신의 위치를 걸고 법과 싸운다고 했으니, (이용자의 긍정적인) 파장은 더욱 커지겠죠. 후속 뉴스 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3. 왜 13일인가 

그렇다면 왜 하필 13일 저녁에 긴급 기자회견을 했을까요? 13일이 아니라 그 다음날이 중요합니다. 10월 14일은 무슨 날? 화요일만은 아니죠. 네, 바로 다음카카오 신주를 발행하는 날입니다.

다음과 카카오 합병에 따른 신주가 14일 추가로 상장돼 다음카카오가 셀트리온을 제치고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에 따른 발행 신주 4,300만 주를 내일 추가로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신주를 포함해 전체 상장주식은 5,656만 3천여 주가 되며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7조 8,700억 원에 이릅니다. 신주 발행일에 맞춘 효과 극대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정부 제동도 쉽지 않은 상황 

하나 더. 다음카카오가 영장을 거부하겠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정부가 제동을 걸기도 쉽지 않습니다. 여론이 막아설 가능성이 예전보다는 현저히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토종 IT산업의 앞길을 막는다니!

앞으로 주요 일간지들과 방송 뉴스를 확인하면 제가 말씀드린 의미가 뭔지 아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다음카카오는 최선의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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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유재석
초대필자. 기자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서 인터넷 서비스 영역을 취재하나, 개그맨 ‘유재석’에 묻혀 기사 검색이 잘 안되는 비운의 기자.

작성 기사 수 :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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