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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노동자 사망 보상 발표 10문 10답

2014년 5월 14일 삼성전자가 자사 반도체 공장 근무 중 백혈병 등 중증 질환에 걸린 노동자에게 보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에 관한 기본 내용을 문답(FAQ)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여기에서 '백혈병'은 백혈병, 뇌종양, 유방암 등 중증 질환을 포함하는 표현으로 사용.

*여기에서 ‘백혈병’은 백혈병, 뇌종양, 유방암 등 중증 질환을 포함하는 표현으로 사용.

1.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가 과거와 다른 가장 큰 점은 어떤 것인가.

첫째,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노동자가 있다는 걸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전까지는 백혈병 ‘발병자’라고만 했다.

둘째, 삼성전자 경영진이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 역시 처음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2. 얼마 만에 이루어진 사과인가.

2007년 3월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반올림이 대책 요구를 했으니 거의 7년 만이다.

3. 삼성전자가 자사 반도체 공장 근무와 백혈병 사이의 인과 관계를 인정한 것인가.

인과 관계를 인정하진 않았다. 사과 문구를 정확하게 들여다보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래 끌어온 것에 대한 사과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4. 반올림은 이 발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가.

반반이다. 일단 삼성전자의 발표를 환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해 보상하겠다고 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밝혔다.

5. 삼성전자와 반올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기 위한 제3의 중재기구는 반올림이 제안한 것 아닌가?

이는 반올림이 제안한 것이 아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삼성전자 측에 전달한 제안서에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6. 반올림은 혹은 심상정 의원은 제3의 중재기구를 원하는가.

아니다. 반올림은 반올림과의 직접 교섭을 원하고 있다. 반올림은 “제3의 중재기구”를 원한 적 없고, 오히려 반대한다고 이미 2014년 4월 14일4월 17일 두 번이나 밝혔다.

심상정 의원도 4월 16일 인터뷰를 통해 제3의 중재기구는 피해 당사자를 배제한 중재기구의 의미가 아니라고 밝혔고, 이 제3의 중재기구 또한 반올림과의 협상을 통해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7. 앞으로 삼성전자가 반올림과의 협상을 진행할까.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 삼성전자는 “제안에 참여해주신 가족분들과 반올림, 심상정 의원”에게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이야기했으나 반올림은 오래전부터 삼성전자에 교섭에 응하라고 요구해왔다.

8. 그렇다면 피해자 가족과 반올림의 차이는 무엇인가.

반올림은 백혈병 피해 가족과 상근 변호사, 활동가 등이 모인 단체이다. 법률 지원이나 소송, 사건을 알리는 활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인적 구성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계속해서 가족과 심상정 의원을 함께 언급하는 것은 반올림과의 직접 교섭보다는 가족별로 개별 교섭을 하거나 국회의원 등의 의견을 중요시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9. 보상금 비용은 얼마 정도일까.

경향신문 보도를 보면 피해자 1인당 4~5억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반올림에 있는 피해자 146명 전원에게 지급된다면 730억 원이다.

정정합니다

‘반올림과 피해자 측 증언을 통하면’을 ‘경향신문 보도를 보면’으로 수정했습니다. 반올림 활동가 권영은 님이 “반올림과 피해자 측 증언으로 언급된 보상 내용은 사실 무근입니다.” 라고 밝혀와 정정합니다. (수정시각: 2014년 5월 26일 오후2시 45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의 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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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갑자기 삼성전자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는 별다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몇 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하지 않았을까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 첫째,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개봉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서. (KOBIS(발권) 통계 전국 496,653명 관람)
  • 둘째,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 때문에. 즉, 권력 승계(자본주의의 주식회사에서 벌어진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지만) 시 후계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혹은 이건희의 오점 하나를 생전에 제거하기 위해.
  • 셋째, 의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 정리를 위해. 의료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후에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사 노동자 죽음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기업으로 찍히니까.
  • 넷째, 알 수 없는 이유.
삼성전자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 개봉과 관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 개봉과 관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문답(FAQ)은 여기까지다.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람이 죽었고, 가족들이 7년을 싸우고, 소송하고, 영화가 나왔다. 회사는 백혈병 발병 책임을 인정하지는 않지만, 일을 빨리 끝내지 못해서 사과한다고 한다.

돈은 전부가 아니고 돈이 목적도 아니다. 하지만 법이 심판하지 않는 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자사 공장에서 일하다 죽은 노동자에게 보상할 수 있는 건 돈일 것이다. 아니, 법이 심판해도 보상금으로 판결이 날 확률이 높다.

문득 궁금해졌다. 삼성전자가 벌어들이는 금액과 피해자 보상금을 비교해보고 싶었다.

삼성전자의 2013년 매출은 228조 4천2백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36조 7천7백억 원이다. 영업이익을 한번 쪼개봤다.

  • 36770000000000/365 = 100,739,726,027.397
    삼성전자는 매일 1천7억 원의 이윤을 남긴다.
  • 36770000000000/365/24 = 4,197,488,584.47489
    매시간 4십1억 9천7백만 원의 이윤을 남기며,
  • 36770000000000/365/24/60 = 69,958,143.0745814
    매분 6천9백9십5만 원의 이윤을 남긴다.

사망자 1명에게 지급할지 모른다는 피해보상액 5억 원은 전 세계 삼성전자 임직원이 7분 동안 벌어들이는 이익을 포기하면 되는 비용이다. 하루 24시간, 1,440분을 모두 고려한 것이니 밤에 자는 시간도, 출퇴근하느라 차 안에 있는 시간도 포함된 것이다.

삼성전자 2013년 이익 vs. 백혈병 사망 노동자 보상금

한국 기업이 한국 정부에 내야 하는 최대 세율은 22%이다. 2012년 기준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낸 세금은 전체 이익의 16.3%였다. 2012년 영업이익이 29조 원이었으니 이렇게 세금으로 내야 할 많은 돈을 감면받아 세금이 아닌 곳에 – 예를 들면 직원들의 상여금, 인센티브 등에 유용하게 썼으리라. 물론 거기에 백혈병으로 사망한 자사 노동자들의 몫은 없었지만.

삼성전자가 자사 노동자의 죽음과 관련하여 겨우 7분의 이익과도 바꿀 수 없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삼성전자의 권위와 권력에 맞닿은 그 무엇이었을까, 아니면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그 무엇이었을까. 혹시 여러분은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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