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를 둘러싼 장벽. 위키커먼즈.

새벽에 쏟아진 수천 발의 미사일, 9.11 이상의 충격.

  • 하마스는 “지구상의 마지막 점령을 끝낼 가장 위대한 전투의 날”이라면서 “총을 가진 자는 모두 총을 꺼내 들 때”라고 선언했다.
  • 현지 시각으로 지난 7일 토요일 새벽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미사일을 쏟아부었고 이스라엘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하마스 무장 세력이 가자지구의 장벽을 뚫고 침입했고 민간인을 인질로 잡아갔다.
  •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는 “전례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무장 세력이 있는 곳을 떠나라”고 경고했는데 정작 20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은 떠날 곳이 없는 상황이다.
  • 마침 이날은 1973년 중동 전쟁 발발 50년이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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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 표면적인 원인은 예루살렘 한복판에 있는 알아크사 모스크(사원)에서 벌어진 오래된 충돌과 갈등이다.
  • 하마스의 작전 이름이 “알아크사 홍수”였다. 알아크사 모스크는 이슬람교와 유대교, 기독교 모두에게 중요한 곳이다. 이슬람교의 3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데 유대교인들에게도 이곳은 3000년 전 다윗이 살던 성전산이라 부르는 성지다.
  • 인남식(국립외교원 교수)은 “팔레스타인은 성전산을 포함한 동예루살렘 전체를 수도로 삼고 싶어하고, 이스라엘은 ‘시오니즘’의 최종 목적지인 예루살렘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도 아닌 유엔이 관할하는 국제 성시(sacred city)로 만드는 게 현실적 대안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 1967년부터 이스라엘이 장악하고 있지만 워낙 화약고 같은 곳이라 요르단 정부가 관리를 맡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도발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4월에도 이스라엘 경찰이 사원에 난입해 예배를 드리는 이슬람 교도들을 끌어낸 사건이 있었다.

데이터가 말하는 비극.

녹색이 팔레스타인인이 지배하고 있던(있는) 영역이다.
  • 이스라엘은 원래 팔레스타인인의 땅이었다. 1948년 영국의 위임 통치가 끝나면서 국제연합이 이 지역을 유대인 거주 지역과 팔레스타인인 거주 지역으로 분할 했다. 6%의 유대인이 78%의 국토를 장악했고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쫓겨났다. 가자지구와 웨스트뱅크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교육과 주거, 정치 참여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이스라엘을 팔레스타인이라고 부른다.
사망자 수가 23배나 차이가 난다.
  • 2008년 이스라엘은 23일 동안 가자지구를 공격했다. 4만7000채의 빌딩이 파괴됐고 최소 920명의 민간인을 포함해 144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죽었다. 2012년에도 민간인 87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167명이 죽었다. 2014년에는 50일 동안의 공격으로 1462명의 민간인을 포함해 21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죽었다.

최악의 시나리오.

  • 복스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정부 모두 이념적으로 평화보다는 폭력을, 협력보다는 갈등을 지향한다”면서 “급진적인 정치적 변화 없이는 진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 토마스 프리드먼(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혼란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이란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이스라엘 분쟁이 계속되면 우크라이나에 집중해야 할 군사력이 이스라엘로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협정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고.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한 사실이 확인되면 이스라엘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전쟁에 말려들게 된다.
  • 3차 인티파다가 촉발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티파다는 팔레스타인의 민중 봉기를 일컫는 말이다. 2차 인티파다 때는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3300명 이상이었다.
  • 최악의 시나리오는 레바논 무장 단체인 헤즈볼라가 다른 지역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합류할 가능성이다.

가자지구는 지붕 없는 감옥.

  •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인 거주지역이다. 한국의 세종시 정도 되는 면적에 2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하고 있다.
  • 알자지라는 가자지구의 경제는 거의 멈춘 상태라고 보도했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실직 상태고 장벽으로 가로 막혀 있어 식량 공급도 쉽지 않은 상태다.
  • 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184만 명이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110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정’ 상태에 있는데 이 가운데 90%가 가자 지구에 거주하고 있다.
가자지구. 위키미디어 공용.

맥락과 통찰.


대법원장 공백, 연말까지 간다.

‘드라마틱한 엑시트’, ‘김행방불명’은 어떻게.

  • 일단 신원식(국방부 장관)과 유인촌(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은 임명하고 김행(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은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는 게 대통령실 발표다.
  • 김행은 청문회 첫날 퇴장했다가 다음 날에는 아예 출석하지 않았다. 권인숙(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도 감당 못 하는 자격 미달 후보자”라고 평가했다.
  •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아무리 야당 공세가 지나치다 해도 장관이 되겠다는 사람이 청문회를 받다 말고 사라졌다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 신원식은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했고 유인촌은 ‘부적격’ 의견의 보고서가 나왔는데도 강행했다. 김행도 강행할 거라는 관측이 많은데 일단 11일 강서구청장 선거 때까지는 여론의 눈치를 살필 가능성이 크다.
김행 청문회 중도 퇴장 파행과 관련한 패러디 이미지. 원작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합성은 오뎅 작가.

강서구청장 사전 투표율은 역대 최고.

  • 주말 이틀 동안 22.64%가 투표를 했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은데 이 지역은 원래 민주당 지지자 비율이 높았다.
  • 지난해 3월 대선에서는 윤석열 48.7%에 이재명이 46.5%였고 투표율은 77.4%였다.
  •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김태우(국민의힘)가 50.6%에 김승현(민주당)이 48.1%였고 투표율은 51.7%였다.
  • 이번에도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정치 실종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경고로 읽어야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심판의 의지도 강하다는 이야기다.

오늘의 TMI.


캠리는 단종, 소나타는 반토막.

  • 세단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세계적으로 중형 세단 3대장은 도요타 캠리와 폭스바겐 파사트, 혼다 어코드인데 도요타가 캠리를 단종하기로 했다. “차를 바꾸고 싶은데 고장이 안 나서 너무 오래 타게 된다”는 그 캠리다.
  • 경향신문은 현대차 소나타도 단종설이 끊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11만 대 가까이 팔렸는데 지난해에는 5만 대 밑으로 떨어졌다.
  • SUV의 연비가 크게 개선되면서 세단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레저 수요가 늘면서 크고 실용적인 SUV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국민 세단, 토요타 캠리. 일본 내수 시장에서는 SUV 인기에 밀려 단종하기로 결정했다(2023. 3.) 토요타 제공.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 한달 1000만 건 조회.

  • 권혁철(부산대 교수)의 한글날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언젠가 밀려나겠지만, 앞으로 10년은 더 업데이트하며 AI와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 최근 거대 언어모델의 학습 용도로 의심되는 수상한 접속이 크게 늘었다. IP 차단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학습형 AI가 맞춤법 검사기 기능을 대체할 거라는 전망이다.
  • 1994년부터 시작해 개인에게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해법과 대안.


피해 입증은 철저하게, CCTV부터 확보하자.

  • 열심히 알린 덕에 내 목숨을 12년에서 20년으로 늘렸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의 말이다. 가해자가 1심에서 징역 12년을 받았는데 피해자가 직접 CCTV 영상을 확보해서 언론에 알리고 바지에 묻은 가해자의 유전자를 검출해 범죄를 입증했다. 2심에서는 20년으로 늘었다.
  • 한국일보가 범죄 피해자 연대를 준비하는 이들을 만났다. 지난해 발생한 범죄 피해자가 148만 명. 702명이 살해됐고 6414명이 성폭행을 당했다. 강력 범죄 피해자가 17%다. 이들은 수사 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보장돼야 하고 초동 수사부터 증거 수집을 강화하는 등의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 피해 사실을 기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CCTV 영상을 확보할 때는 경찰에서 발급하는 ‘사건사고 사실 확인원’을 지참하는 게 좋다. 피해자 신원을 노출하고 싶지 않으면 경찰 조사 때 가명 조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구하면 된다.
  • 다음은 부산 사건 피해자의 편지 가운데 일부다.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무슨 상황이었든 무슨 범죄였든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오로지 가해자의 잘못입니다. 범죄 피해를 입은 후엔 두 가지 방향이 있어요. ①이 사건을 잊고 또 다른 멋진 인생을 살아 보는 것. ②사건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 어떤 방향이든 잘못된 선택이 아닙니다. 미래에도 그 방향을 선택한 나를 존중해 주세요.”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축제가 지역을 살릴 수 있나.

  • 김현아(가천대 교수)의 지적이다. 지역 축제는 ‘지방소멸’, ‘쇠퇴의 물결’ 속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
  • 하지만 비슷비슷한 축제가 너무 많다. 전국적으로 1만5000개가 넘는다.
  • 게다가 당일치기 방문은 지역에 큰 도움이 안 된다. 관광시장도 제로섬 게임이라 한 곳에 늘면 다른 곳은 줄어든다.
  • 김현아는 “‘고향’이라는 ‘향수(과거)’ 대신 ‘새로운 일터(현재와 미래)’로 자리 잡아야 한다”면서 “지방도시로 기업 이전이 어렵다면 일하는 사람들을 이전시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케이션’으로 생활인구를 늘리고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을 고민해 보자는 제안이다.

“대의가 있고, 그 다음에 가능성도 있다.”

  • 노무현(전 대통령)의 말이다.
  • 강희철(한겨레 논설위원)은 “이재명이 체포안 가결을 촉구하고 당당히 걸어나가 기각을 받아냈다면, ‘클라스’가 다른 정치인으로 거듭났을 것”이고 “‘가결=해당, 부결=구당’ 식의 저급한 갈라치기 소동이 일어났을 리도 없다”고 지적했다.
  • 강희철은 이재명을 겨냥해 “구속 모면이라는 눈앞의 이익과 정치인의 생명이라는 신뢰를 맞바꿨다”면서 “당이 내분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는데 짐짓 모른 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사당화는 박근혜가 망한 길이다. ‘이견’을 ‘이적’으로 갈라친 새누리당의 ‘비박 처단’ 공천이 2016년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는 모두가 안다.”

“검찰이 이재명을 다음 대통령으로 만들고 있다.”

  • 조광희(변호사)는 “2년을 그렇게 수사하고도 구속영장조차 발부받지 못했다면 시쳇말로 볼 장 다 본 것”이라면서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게 당연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내용이라면 김건희 여사를 수사했어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 “시작할 때부터 갈 길은 애초에 정해져 있다. 그래서 이제 3~4년으로 끝나지 않을 긴 재판이 기다리고 있다.”
  • 대런 아세모글루(MIT 교수)는 ‘좁은 회랑’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리바이어던’이 필요하지만, 그 ‘리바이어던’에게 족쇄를 채워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리바이어던은 인간의 힘을 초월한 강력한 바다 괴물을 말한다. 절대 권력의 비유로 쓰인다.)
  • “사회의 질서를 세우는 검찰의 기능이 서지 못하면 지리멸렬한 나라가 되고 만다. 그러나 검찰이라는 리바이어던에게 족쇄를 채우지 않으면, 인권과 민주주의는 위협받게 된다. 지금 검찰은 좁은 회랑을 벗어나 폭주하고 있다. 대한민국 검찰은 언제쯤 좁은 회랑으로 돌아올 것인가. 과연 돌아오기는 할 것인가.”
토마스 홉스, [리바이어던] (1651)의 표지. 리바이어던은 구약성서 욥기 41장에 나오는 바다 괴물의 이름으로, 인간의 힘을 넘는 매우 강한 동물을 뜻한다. 홉스는 국가라는 거대한 창조물을 이 동물에 비유했다.

윤석열이 극우로 달리는 이유.

  • 신진욱(중앙대 교수)은 “사소한 시대착오적 희극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민주화 이후 수십 년간 진행되어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인 거대한 백래시의 한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 백래시는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됐다. 1차 백래시는 민주화 직후 우익 단체의 등장이다. 2차 백래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냉전 반공주의와 신자유주의,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의 조직화와 집단행동, 이념적 체계화였다. 3차 백래시는 박근혜 탄핵 직후 반북, 반좌파, 반복지, 반노동, 반여성 등 다양한 형태의 백래시와 연계됐다. 이렇게 형성된 극우 세력이 윤석열 정부의 지지 기반이다.
  • “보수는 극단주의를 억제할 만한 세련된 이념과 활동적 세력을 만들지 못했고, 그 결과 극우들은 그들의 자격과 능력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너무 큰 권력을 갖게 되었다.”
  •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도덕적 가치를 지켜내려면 극우가 국가의 심장부를 장악하는 과정을 돌아봐야 한다는 게 신진욱의 접근이다.

왜 소송으로 정치를 하나.

정말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 네덜란드의 다큐멘터리 영화 ‘기후재판’의 첫 장면에 나오는 말이다.
  • 윤세종(플랜1.5 변호사)은 “기후변화의 본질은 위기이지 기회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생존을 걸고 전력을 다해 이겨야 하는 싸움”이라는 이야기다.
  • 1.5도 감축 목표를 모두 지킨다 해도 21세기 말이면 2.7도가 오를 거라고 한다. 과연 우리는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가.
Norsk hodepin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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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

  1. 너무나 많은 왜곡된 뉴스와 내용들 때문에 혼란스러웠는데,
    제대로 된 소식과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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