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19대 대선, 이미지가 아닌 정책에 투표하자!”

경실련이 오늘(19일)부터 ‘후보선택도우미’(이하 ‘도우미’)를 운영한다.

도우미는 경실련이 대선후보들에게 보낸 180여 개의 정책 질의들 가운데 후보자 간 입장이 다르거나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20개의 문항을 선별해 유권자가 선택한 답안과 후보자의 답안을 비교해서 보여주는 서비스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이다. 직접 해보면 가장 좋지만, 일단 눈으로 먼저 간단히 훑어보자.

1. 도우미 페이지에 접속하기 

클릭! → http://vote.ccej.or.kr/

경실련 정책선택도우미

2. 문제 풀기 (20문제)

경실련 정책선택도우미

작은 아쉬움을 적자면, 상단에 “O 찬성”, “X 반대” “Δ 기타”가 표시돼 있긴 하지만, 선택지 항목은 모두 동그라미 체크란이라서 직관성이 떨어지고, 선택이 부정확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에서는 출력 화면의 크기가 작아져서 이런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3. 끝으로 연령, 성별, 지역 넣기

20문항을 다 선택했다면, 마지막으로 연령, 성별, 지역 정보를 넣어 결과를 볼 수 있다.
20문항에 다 답했다면, 마지막으로 연령, 성별, 지역 정보를 넣어 결과를 볼 수 있다.

4. 결과 페이지: 나와 후보자의 ‘정책 부합도’ 비교

경실련 정책선택도우미

5. 보충 페이지: 후보자의 답변 설명 

각 후보자의 답변을 클릭하면 후보자가 직접 답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각 후보자의 답변을 클릭하면 후보자가 직접 답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편집상 ‘나의 선택’은 물음표로 가렸다.)

테스트 삼아 PC와 모바일에서 여러 번 도우미에 참여했다. 도우미는 그리 길지 않는 시간을 투자해 유권자의 선택을 도와줄 수 있는 훌륭한 공익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그 노고를 칭찬하고 싶다.

다만 아쉬움도 있었다. 여기 스무 개의 질문과 답변은 그 하나하나가 모두 첨예한 쟁점들이다. 체험의 문턱을 낮추려는 고려도 중요하지만, 각 쟁점에 관심 있는 유권자가 좀 더 해당 쟁점을 살펴볼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이 점은 앞으로 개선되길 바란다.

도우미 서비스를 담당하는 경실련 유애지 간사에게 궁금한 점을 몇 가지 물었다.

[divide style=”2″]

경실련 정치사법팀 유애지 간사 일문일답

경실련 유애지 간사
경실련 유애지 간사

– 20개의 질문과 답변을 추렸다. 후보자간 정책 변별성은 충분히 드러났다고 보는가. 

대선 후보들에게 180여 개의 질문을 보냈다. 별 차이가 없는 비슷비슷한 답변들은 걸러내고, 후보자간 특성이 드러나는 변별성 있는 답변을 위주로 선별했다.

– 후보자는 ‘찬성, 반대, 기타’ 중 하나를 우선 선택하고, 그렇게 선택한 이유를 답변으로 경실련에 보내왔다.

그렇게 직접 ‘찬성, 반대, 기타’를 후보자 측에서 선택했지만, 가령 1문(최저임금 1만 원 이상 인상 이슈)에 관해 안철수 후보는 ‘기타’를 선택하고, “임기내 1만 원 충족 위해서도 매년 10% 인상 필요. 영세업체 고려 필요. 빈곤가구 문제 최저임금과 EITC 함께 풀어야”라고 설명을 답변으로 보내왔다.

그런데 이런 안 후보 측의 답변은 후보자가 ‘기타’라고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찬성이 아닌가?’ 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안철수 후보가 보내온 '기타' 답변과 그 설명
안철수 후보가 보내온 ‘기타’ 답변과 그에 관한 설명

상당히 고민했던 부분이긴 하다. 후보 측에 질의하다 보면, 세부적으로 입장이 갈리는 부분이 생긴다. 그래서 대전제, 원칙 부분을 강조해서 질문한 것이고, 최대한 자세하게 입장을 달라고 요청한다.

후보자들의 답변을 검토하면 경향성이 발견되는데, 각 후보자가 ‘찬성이나 반대’를 명확하게 밝히기 ‘부담스러운’ 쟁점들이 있을 때 ‘기타’를 선택하고, 이러저러한 조건들을 전제로 ‘찬성’하거나 ‘반대’한다.

안 후보의 1문 같은 경우에는 후보자 본인이 ‘기타’로 선택한 답변이고, 맥락적으로도 해석상으로도 찬성과 반대한 후보들의 답변과는 변별성이 있다고 판단(해석)하기 때문에 ‘기타’로 분류했다.

– 20개의 질문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데, 적당하다고 보나.

2004년 이후 10년 넘게 운영해오면서 문항 수를 계속 조정해왔다. 문항이 적었을 때는 변별력이 부족했고, 문항 수가 너무 많아지면 참여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20개 안팎을 적정선으로 판단하고 있다.

– 이런 선거 관련 (공익) 서비스를 만들 때 공직선거법의 규제가 장애가 되지는 않는지 궁금하다. 

서비스를 만들고 운용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한 유권자의 결과 통계를 발표하는 경우, 즉 공선법상 ‘여론조사 발표’와 관련한 규정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신경 쓰는 편이다. 그래서 그동안에도 답변에 따른 이용자 분포를 통계로서 발표한 적은 있지만, 이용자 답변이 어느 후보와 가장 일치하거나 그 반대인지를 통계로 발표한 적은 없다.

– 끝으로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

사실 매번 선관위도, 후보자도 ‘정책 선거’를 이야기해오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정책 선거를 말하기도 민망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 후보자들의 공약집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황이고, 각 후보자간 상대편에 대한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형편이다. 과거 선거와 비교해도 선거 전체를 끌어가는 정책과 철학 경쟁이 너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는 각 후보자의 정책을 확인하기도 어려운 형편 같다. 물론 유권자로서 후보자에게 정책 경쟁을 요구해야겠지만, 유권자가 직접 정책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고, 스스로 정책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실련 후보선택도우미가 그런 유권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divide style=”2″]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세요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에 등장한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세요”라는 플래카드. 여당의 지방선거 전략은 정책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박근혜 지키기”로 올인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그게 먹혔다. 더는 이런 식의 ‘주술적 바람’이 선거판에 부활해선 안 된다.

정책 선거, 정책 선거, 당위와 훈계로는 귀가 아프다. 하지만 한 번도 우리나라 선거가 정책 선거였던 적은 없다. 이미지에 끌리고, 지역감정에 휘둘리며, 악수라도 한 번 했는지 안 했는지, 눈길이라도 한 번이라도 마주쳤는지 안 마주쳤는지, 각종 흑색선전이 만들어내는 악의적 감정, 호의적 감정에 따라 우리의 투표 행위는 결정되곤 했다.

인간은 이성의 존재이면서 동시에 감성의 존재다. 하지만 이성만으로도 감성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 선거에 한정하면, 특히 대선에 한정하면, 우리는 지금까지 충분히 감성적이었다. 그러니 이제는 좀 일부러라도 이성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박근혜와 최순실은 이성과 합리성이 증발한 감성 과잉의 극단적 폐해를 상징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성적인 판단의 재료들로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벼려야 때다. 후보자선택도우미는 그 유용한 재료들 가운데 하나다.

[box type=”note”]

클릭! → vote.ccej.or.kr/

후보자선택도우미

[/box]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