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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미밴드2(Xiaomi Mi Band 2)를 구입했습니다. 손목에 차고 다니는 가벼운 스포츠 밴드인데, 걸음 수를 측정해주고 스마트폰에 전화가 오면 진동으로 알려줍니다.

샤오미 미밴드2

뭔가 새로운 기능 아이템을 사고 실패한 경험이 많아요. 특히 스마트폰 나온 이후로, 보이스레코더, DSLR 카메라, 액션 카메라 등등이 찬밥 신세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흉내 낼 수 있는 기능은 결국 스마트폰으로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봐도 꼭 사야 하나 고민이 되더라고요.

밴드는 일반 손목시계나 스마트워치랑 조금 달라요. 기존에 차고 다니던 지샥 손목 시계랑 애플워치, 페블과 비교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 일단 무게가 스트랩 포함 19g으로 아주 가볍죠. (애플워치는 65g 이상)
  • 0.42인치 글레어 강화플라스틱 OLED 액정을 사용했고요.
  • 방수도 됩니다.
  • 가장 중요한 건 저렴한 가격입니다. 2016년 12월 기준으로 한국에서 3만 원 초반(온라인 오픈마켓 핫딜)~후반에 쉽게 구할 수 있죠.

하지만 단지 가볍고 싸서 구입한 건 아닙니다.

1. 손목에 무언가 달고 다니는 이유

이른바 웨어러블의 대표적인 홈그라운드는 손목일 겁니다. 손목에 둥지를 틀고 싶어서 러브콜을 보내는 수많은 기기들이 있습니다.

지샥 손목시계와 작별하기

지샥 손목시계 기존에 손목에 있던 녀석은 전통적인 전자 손목시계에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한 모델로, 카시오 전파솔라 지샥 시계(GW-M5610-1BJF)였는데요. 저는 얘를 아주 오랫동안 데리고 다녔습니다. 이 모델은 라디오 전파를 수신해서 초 단위 정확한 시간으로 스스로 시간을 보정하고, 태양광으로 전력을 보충해서 10년간 전지를 교체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샥 메이커답게 견고하고 방수도 되고요.

하지만 10년 동안 내가 캠핑을 할 것도 아니고… 꼭 있어야 하는 기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더 크게 들었죠. 손목시계를 오래 착용한 사람들은 스마트폰 또한 언제나 휴대하지만, 손목에서 즉시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죠. 이건 정말 그렇다기보다 습관 혹은 믿음 같은 겁니다.

‘그래도 시계가 손목에 있어야지!’

하지만 요즘 애들은 어렸을 때부터 시계는 핸드폰으로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습관화되어 있어서 ‘시간 보는 목적’으로 시계를 구입하는 일이 현저히 적습니다. 저요? 저는 확실히 없으면 허전해요.

두 번째로 땀 차고 무거워요. 지샥 중에는 더 무지막지한 녀석도 많지만, 그래도 더운 날 계속 차고 있는 게 싫더군요. 집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시계 풀기입니다. 무조건 책상 앞에 앉아있을 때는 풀러요.

세 번째론 시계 안에 제공되는 타이머, 스톱워치, 세계 시각, 알람 등의 기능을 거의 쓰지 않아요. 모두 스마트폰으로 가능하니까요. 결국, 예뻐서 찬다는 목적이 따로 있지 않은 다음에야 계속 차야 하나, 회의가 드는 거죠(라고 쓰고 미밴드를 사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

스마트워치 구입을 포기하다

지샥보다 가벼우면서, 시간 보는 기능에 아주 약간 기능을 추가하고 싶어졌는데, 스마트워치가 떠오릅니다.

이미지 출처: smartwatchnews.org
이미지 출처: smartwatchnews.org

애플워치를 포기한 이유는 간단했어요. 너무 무겁고, 충전 자주 해야 하고, 그만큼의 기능을 당장 손목에서 원하지 않는다. 애플워치가 제공하는 기능을 얻기 위해서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돈과 손목의 무게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지금 무게의 반 정도이면서, 지금 배터리가 일주일 이상 가고, 핸드폰을 두고 다녀도 주요 연락을 받을 수 있는 통신칩이라도 있다면 고려해보겠습니다.

다음은 페블이었는데요. 좀 더 길게 가는 배터리와 전자잉크 방식이 마음에 들었지만, ‘알림’이 어디까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걸까 생각해보고 구매 의사를 접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을 때는 스마트폰이나 기타 기기에 굳이 메시지 내용 등을 전달받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편하게 폰을 들고 있고요.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지 않다는 건, 언제나 의도적으로 집중을 원하기 때문에 서랍이나 몸과 떨어진 곳에 핸드폰을 둔 상황인 거죠. 그러니까 핸드폰을 들고 있을 때와 핸드폰과 떨어져 있을 때의 ‘중간 단계’를 세밀하게 보충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살아보니 메시지에 당장 답하지 않아도 언제나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어차피 스마트폰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 시간 안에 스마트폰이 다시 손으로 돌아오면서 확인하게 되어 있고, 그때 답장하면 되는 일이었죠.

미밴드2를 사자

결국, 미밴드2를 사기로 했어요. 미밴드2는 아이폰의 경우 7월까지는 카톡 알림도 전달해주지 못했지만, 이제 카톡 알림도 됩니다. 페이스북,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메신저, 스카이프, 캘린더, 트위터, 왓츠앱, 위챗, 메일, 전화, SMS(아이메시지 포함) 등의 알림을 지원합니다. 다만, 메시지가 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거지, 메시지를 보여주는 게 아닙니다. 저는 딱 좋았어요.

  1. 전화
  2. 아내와 저만 사용하는 메신저 위챗
  3. 그리고 일반 SMS 정도

저는 이 정도만 알려주면 땡큐였죠. 사실 전화 정도가 부르릉 계속 왔을 때만 저는 결국 ‘급한가?’하면서 전화기를 가방에서 꺼내려고 해요. 사실 그것도 자주 무시합니다(읽던 건 마저 읽어야 하니까요).

스마트 기기를 뭔가 할 일을 더 많이, 어서 하고 싶어서 구입하시나요? 오히려 하던 일에 더 집중하고 시간을 나눠 쓰기 위해 구입하는 건 어떤가요? 그렇다면 미밴드2가 괜찮지 않나 생각합니다(라고 쓰는 불쌍한 아이폰 사용자). 뭐 사실 기어핏처럼 스마트밴드 쪽도 앞으로 점점 더 화면에 정보를 보여주는 쪽으로 유행이 흐를 거 같긴 합니다. 하지만 그때가 돼도 저는 단순하고, 가벼운 기기를 선호할 거 같아요!

2. 미밴드2 세팅 

구입 과정은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쉽게 검색해 살 수 있으니 생략하고요.

초기 세팅과 관련해 인터넷에 검색하면 자료가 많기 때문에 안 겹칠 것 같은 얘기만 좀 써볼게요.

샤오미 계정 만들기

일단 샤오미 계정을 미리 만들어두는 걸 추천합니다. 삽질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핸드폰 번호가 아이디가 되는 계정을 만들고, 나중에 이메일이 아이디가 되는 샤오미 계정을 또 만드는 거죠. 그럼 번호가 아이디인 계정의 비밀번호 찾기에 쓰려고 이메일 정보를 세부 정보에 추가하려고 하면 해당 이메일 이미 다른 계정에서 쓰고 있는 정보라고 하면서 거부됩니다. 구글에 보면 이런 식으로 분할된 샤오미 계정을 합치고(Merge) 싶다는 사람들이 꽤 있던데… 계정 삭제 메뉴도 바로 홈페이지에 없고 하니까…

만약 그런 ‘삽질’을 이미 하셨다면 차라리 저처럼 기존 이메일 계정의 인증 이메일을 다른 이메일로 변경하신 뒤에, 번호 아이디 계정의 설정에서 이메일을 자주 사용하는 메일로 연동하시고, 페이스북도 연결해주시면 자주 사용하는 정보의 조합을 모두 갖는 계정을 확보할 수 있어요.

아직 샤오미 계정이 없으신가요? 그럼 간단하게 생각하세요. 내 핸드폰 번호+내 주력 이메일 + 내 페이스북 계정이 모두 하나의 샤오미 계정에 연결되도록 아이디 하나만 만들라는 겁니다. 그게 좋아요.

STEP 1. 샤오미 계정 기본 정보

PC에서 계정 만들기를 추천합니다. 화면 큰 데서 계정 설정 잘 해두고 스마트폰에서 편리하게 이용합시다.

샤오미 가입 페이지
샤오미 가입 페이지
  1. 사오미 가입 페이지 접속.
  2. Country/Region에 South Korea 선택. (보통 선택되어 있음).
  3. Email 에 아이디로 사용할 주력 이메일 주소 입력.
  4. Stay up to date with news.. 는 스팸 메일이니까 체크 해제
  5. Create Mi Account 버튼 눌러서 계정 생성 시작
  6. 다음 페이지에서 패스워드 두 번 입력(문자,숫자 조합)하고, 요상한 문자 보고 적어주신 뒤에 Submit 눌러 제출
  7. 그럼 이메일이 하나 날아갑니다. 자기 아이디로 사용하는 메일의 받은편지함에서 샤오미가 보낸 메일을 찾습니다. 없으면 스팸함 보세요. 제목이 “Activate your Mi Account today”입니다. 메일을 열어보면 큰 Activate Account 버튼 있습니다. 눌러주세요. 그럼 계정의 상세 화면을 볼 수 있어요.
  8. 혹시 상세화면이 안 보이거나, 스마트폰으로 Activate하셨으면 거기서 적지 마시고, PC에서 https://account.xiaomi.com 으로 들어가서 방금전 아이디(이메일) + 패스워드로 로그인해보세요.

STEP 2. 샤오미 계정 추가정보

샤오미 계정 추가정보

추가로 넣어주면 좋은 것들은 우선 핸드폰 번호입니다. Recovery phone 옆에 Add 버튼을 클릭합시다. 그럼 이메일로 숫자 코드를 하나 보내주는데 그걸 통해서 인증하고, 그 이후 이 계정에 연동되는 핸드폰 번호를 넣을 수 있습니다. 번호를 넣을 때 한국은 자기 번호가 010-1234-5678이라면 +821012345678 처럼 넣으면 됩니다. +기호를 넣어야 하더라고요.

‘Security questions'(보안 질문) 같은 것도 적어주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기타 상단 ‘Personal info’에서 사진, 닉네임, 생일, 성별 등을 미리 적어두면 나중에 미밴드 연결할 때 바로 예쁜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Accounts&Permissions’ 탭에서는 페이스북 연결도 해두면 저는 좋더군요. 괜히 나중에라도 자기 샤오미 계정 있는데 새로 산 핸드폰에서 까먹고 무심코 페이스북으로 가입해버려서 계정이 더블로 만들어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네요. 계정 준비 끝.

아이폰 – 미밴드2 연결

아이폰과 기기를 서로 연결(페어링)하는 과정은 샤오미답게 꽤 친절한 화면 설명을 따라가면 쉽게 할 수 있으니 간단히 정리해봅니다.

샤오미

  1. 미핏(Mi-fit) 앱 다운로드. 앱스토어에서 미핏 앱을 받습니다. 연결은 따로 설명 필요 없을 정도로 쉽습니다. 처음에 진입 단계에서 ‘사용자 체험 프로그램’ 체크 옵션이 있는데 사용하다가 오류 발생하면 샤오미에 알려주는 기능입니다. 안 그래도 미핏 앱이 좀 느린 편이라 저는 체크를 해제했습니다만, 도와주고 싶으면 체크하시고요.
  2. 그 외에는 화면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됩니다. Mi밴드를 선택해서 연결해주면 돼요. 자신의 키, 몸무게 등 입력 등등… 아이폰 건강 앱과 데이터를 상호교환하는 화면에서 모두 허용해야 걸음걸이 카운트가 엉키지 않고 건강 앱에 잘 통합됩니다. 목표도 물어보는데 하루 8,000걸음 정도가 표준 권장치라고 하더군요.
    미핏 아이폰
  3. 아이폰의 경우 블루투스 연결하면서 기기에서 쌍으로 연결 요청하면 꼭 승낙해주세요.
    샤오미 미밴드 아이폰 미핏
  4. 그리고 만약 어떤 이유에서 연결을 끊은 다음에 다시 연결하려고 하는 경우, 아이폰의 기기 설정 블루투스 메뉴에서 먼저 기기를 끊지 마시고, 미핏 앱에서 먼저 끊은 다음에, 아이폰 기기의 블루투스 연결에서 기기가 목록에서 사라졌는지 확인하는 순서가 좋습니다. 아이폰 자체 설정에서 기기를 삭제하고, 미핏 앱을 바로 지우면 해당 기기는 아직 스마트폰 주인이 있는 거로 되어 있어서 향후 다른 스마트폰에 연결하고자 할 때 이 기기의 원래 주인과 먼저 연결을 끊으라는 메시지를 보게 됩니다. 친구 선물하거나 중고로 판매했을 때 그럼 원래 주인의 샤오미 계정 로그인이 필요한데 난감해지겠죠. 꼭 미핏 앱에서 먼저 기기 연결 해제 후 다시 페어링하시길.

처음 설정 예시: 플레이 탭

상세 설정으로 들어가 보죠. 우선 아래 세 개의 탭에서 가운데 있는 ‘플레이’ 탭에 가서 보면 언제 미밴드가 진동을 울리게 할 건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샤오미 미밴드 아이폰 미핏

‘더보기’ 버튼을 눌러서 보면, 항목이 쭉 나와요. 말씀드렸다시피 카톡 알림은 안 됩니다. (과거) 카톡 알림 됩니다(현재). 대신 SMS 알림, 이메일 알림, 오래 앉음 경고, 목표 달성 알림 등을 여기서 설정 가능합니다. DND는 방해금지 모드를 부르는 말이고, 설정하면 특정 시간대에는 휴대전화에 알림이 와도 미밴드 진동으로 연결시키지 않습니다.

다음은 제가 설정한 세팅입니다.

샤오미 미밴드 아이폰 미핏

  1. 수신 전화: 벨이 울리고 6초 후 진동. 뭔가 애타게 전화하는 사람만 미밴드로 알려주도록. 또, 평소에 전화를 바로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미밴드 울림 없이 전화기를 들어 전화를 바로 받으니까.
  2. 알람: 아침 기상 시간 6시. 주말은 제외.
  3. 앱 알림: 와이프가 보내는 Wechat 메신저 하나만 허용.
  4. 오래 앉음 경고: 한 시간 동안 앉아있으면 스트레칭 권하는 진동. 취향에 따라. 저는 껐네요.
  5. SMS, 이메일 알림: 꺼짐. 문자나 메일 답장은 내가 하고 싶을 때 한다.
  6. 목표 달성 알림: 켜짐.
  7. DND 모드(무슨 일이 있어도 미밴드가 안 울리는 시간대 설정): 꺼짐. 나중에 시험 감독 들어가거나 하면 핸드폰과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무조건 안 울리게 설정 가능할 거 같네요.

처음 설정 예시: 프로필·기기 설정

미핏 앱 화면 아래 오른쪽에 프로필 탭을 클릭. 그러면 내 기기 소제목 아래 “Mi밴드2”가 보입니다. 다음은 제 설정입니다.

샤오미 시간 포맷

  1. 밴드 위치: 왼손 (오른손에 차시면 바꿔주세요)
  2. 디스플레이 설정: 시간, 걸음, 남은 전원 (저는 심박 수 껐어요.)
  3. 시간 포맷: 시각만 표시 또는 요일과 월일까지 표시 중 선택.
  4. 손목 들어 화면 밝히기: 손목 들면 자동으로 시계 켜지게 하는 기능인데, 한 번 켜보고 유용한지 판단 후 선택하면 될 듯.
  5. 정보 전환 손목 돌리기: 화면이 커진 상태에서 손목을 돌리면 다음 화면으로 자동 전환.
  6. 수면 심박 수 도우미: 잠 잘 때 심박 수 측정 자동으로 해두자는 의도인데 안 씀.

처음 설정 예시: 걸음 목표

프로필 탭에 있는 메뉴입니다. 처음 앱 설정하면서 걸음 수를 8,000걸음 정도로 추천받게 되는데 사람마다 목표는 다를 테니까 수정할 수 있습니다. 목표 체중도 수정 가능하고요.

보행 걸음 측정은 어플과 기기마다 노하우가 달라요. 왜 내가 지금 10걸음 걸었는데 미밴드는 10 더하기가 안 되지? 하고 아쉬워하면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전반적인 하루의 활동량을 측정하는 기기로 그냥 만족스럽네요 저는.

전반적으로 타사의 만보 측정치보다 더 많이 측정한다는 평가가 검색되더군요. 근데 또 모 사이트에서 측정해보니 ‘Alta’ 같은 유명 스포츠 밴드에 비해서 더 적게 측정된다는 말도 있고요. 너무 집착하지 않기로 합니다.

친한 친구: 걸음·수면 체크하기

프로필 탭에 있는 더보기 메뉴 아래 친구 항목입니다. QR 코드를 통해 친구의 활동과 수면 정보를 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족끼리 하면 재밌더라고요. 친구 코드 스캔하면 친구 요청이 전송되고 상대방이 수락하면 친구가 됩니다. 샤오미 홈페이지에 가니까 친구 하자고 코드 올려놓은 사람들이 있네요.

근데 내 수면 기록+걸음 수를 모르는 사람이랑 공유한다는 게 선뜻 내키지는 않는군요. 누가 많이 걷느나는 이해가 되는데 누가 많이 자나 컨테스트라니. 가족끼리는 하면 재밌겠지만요.

저는 와이프랑 연결했는데 연결하면 프로필-친구 항목에서 그 사람의 걸음과 수면 패턴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저도 살아야 하니까 그분의 체중은 가려두도록 합니다.

미밴드2

이렇게 상세 항목으로 들어가면 멀리 있는 가족이 잠은 잘 자는지, 오늘 얼마나 걸어 다녔는지 볼 수 있어요. 참고할 건 실시간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미밴드2 와 스마트폰의 미핏 앱을 마지막 동기화한 시점을 기준으로 합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직 동기화 안 했으면 친구에게 수면 정보를 알려줄 수 없겠죠.

샤오미 미밴드 친구 정보

서로 출장 가서 떨어지면 막 더 많이 걸으려고 전쟁이 일어납니다. 한편 내 수면 패턴이 마님께 바로바로 보고된다니 이거슨(!) 전자팔찌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친구 찔러보기 

재미 삼아 친구를 찔러보기 기능이 있습니다. 그럼 찔러보기를 받은 사람은 손목이 웅~ 울리면서 하트 표시가 나와요.

미밴드 찔러보기

스마트폰이 아니라 내 손목에서 웅 울리면서 나타나는 하트 표시가 싫지 않더군요. 와이프와 저는 예전에 ‘YO’라는 앱을 즐겨 썼는데, 가족이나 애인끼리 “잘 있냐?” “응 잘 있어” 정도의 안부를 대신하기에 괜찮은 기능 같아요. 문자는 답도 해야 하고 하지만, 그냥 너 생각한다 정도의 찔러보기는 더 맘 편하게 보내고 받기 좋더군요.

SNS에 내 걸음 수 자랑하기

첫 화면 상태 탭에 나오는 화면 오른쪽 위에 쉐어 버튼이 있는데요. 친구의 상태는 아주 자세하게 수시로 들여다 볼 수 있지만, 일반 공유 화면을 통해서는 간단하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다가 나랑 미핏 친구가 아닌 사람들에게 자신의 걸음 수를 홍보할 수 있습니다. (왜?) 오늘의 걸음이 나오고, 거기에 “7월 16일 0.00%의 사람들을 앞서고 있습니다” 등과 같이 동기 부여 멘트가 나옵니다.

미밴드

“99%의 사람들”이라고 할 때 이게 뭘 기준으로 한 건지 안내가 친절하지 않은 거 같아요. 일단 다른 미밴드 착용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내 걸음 정보가 공유되는 기준이 어떤 평균치인지 누적치인지 등등에 대한 안내가 있으면 좋겠는데 찾기 힘들더군요. 또 공유를 허락한다고 나에게 허락은 받은 건지 기억이 안 나는데…

미밴드2 오늘의 걸음

한편 과거의 기록을 공유하고 싶으면 미핏의 첫 화면에서 현재 걸음수 나오는 부분을 터치하면 그래프가 나오고 날짜를 이동하며 과거 기록을 보고 공유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3. 샤오미는 당신의 데이터를 사용한다

약관, 보통 잘 안 읽는데 좀 읽어봤네요.

약관

대략적으로 데이터 활용 부분만 요약하면, 젠틀하게 “여러분의 데이터는 여러분이 콘트롤합니다.”라고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스타트업의 선언을 좀 가져왔지만, 세부 내용은 꽤 ‘막장’입니다.

먼저, 어떤 데이터를 샤오미가 수집해서 저장하는가? 일단 미핏에 표시되는 모든 정보는 미핏 앱 자체에 저장해서 드롭박스나 아이클라우드로 동기화하는 게 아닙니다. 샤오미 계정 서버에 올라가요. 사실상 샤오미가 여러분의 걸음걸이, 체중, 수면 정보를 가지고 있죠. 무섭게 들리지만, 어떤 데이터 관리를 지속적으로 서비스로 제공하는 모든 업체들이 이런 정보를 자사 서버에 가지고 있지 않으면 서비스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서는 감수하고 쓰는 일이 많지만요.

처음 가입할 때 사용자 개선 프로그램에 동의하시면 익명을 전제로 기기의 운영체제 버전이나 기타 정보까지도 쓸어갑니다. 다시 말하지만 서비스 개선을 위한 정보수집 용도이기 때문에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고요. 알고보면 우리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많은 서비스가 그렇게 합니다.

문제는 데이터 활용에 대한 동의 부분에서, 마케팅 쪽 활용에 반드시 동의하도록 되어 있고, 이른바 다이렉트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즉, 샤오미가 샤오미 사용자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것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단계가 없군요.

정보 개인정보 프라이버시
샤오미의 개인정보 정책은 꽤나 ‘막장’이다. (출처: Intersection Consulting, CC BY NC)

더 큰 문제는 익명 데이터의 제공이 샤오미 생태계 내의 써드파티 회사들에게 가능하다고. 퍼스널 데이터 제공 시 동의를 구하겠다고 하는데 이 부분이 좀 모호합니다. 한국에 있는 아무개의 수면 패턴과 걸음 수 평균은 개인정보니까 샤오미가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거나 팔 때에는 아무개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지만, 한국의 30대 남성의 평균 걸음 수와 체중 등은 샤오미가 써드파티와 거래하고자 할 때 무심코 샤오미 앱의 이용에 관해 동의한 어떤 단계가 알고보니 그런 써드파티 서비스에 묶음으로 함께 동의한 것이었고, 그 결과로 여러분의 익명 건강정보가 아주 멀리 돌아다닐 수도 있죠.

좀 무섭기도 해요. 중국 위챗 사용자가 4억 명입니다. 미핏 이용자는 몇 명인지 모르겠지만… 수억 명의 걸음걸이에 관한 정보를 판매할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당신이 0.00%의 사람들보다 앞선다, 뒤쳐져있다”라는 문구는 단순히 동기부여 맥락을 넘어서 좀 무서운 부분이 분명 있네요. 매일매일 수 억 명이 샤오미에 “저 오늘 00걸음 걸었어요 칭찬해주세요”하면 샤오미는 왕창 모아서 제품개발과 건강 관련 정보 매매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물론, 샤오미만 그런 것도 아니고 샤오미만 그렇게 하고 싶은 것도 아니겠죠. 애플의 경우 써드파티에게 데이터 마이닝 목적을 포함하여 헬스 데이터를 넘기지 않습니다. 또한, 아이폰 헬스 앱과 연동하는 앱들이 아이폰 헬스 데이터를 읽어드려 이를 다시 써드파티 업체에게 분석이나 마케팅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게 되어 있죠.

하지만 애플 입장에서도 이용자가 많은 중국의 앱들이랑 헬스 앱 연동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위와 같은 경우처럼 샤오미 약관에서는 써드파티 제공을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애플은 부정하고 있고, 또 샤오미 미핏 앱에서 위챗이나 큐큐 아이디랑 이중삼중으로 연동이 되기 시작하면 몇 단계를 거치면서 과연 내 건강 데이터가 나중에는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게 될 거 같습니다.

결론적으론, 애플 워치가 아닌 다른 웨어러블 기기를 차고 걸어다닐 때 나의 개인정보가 생각보다 멀리멀리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익명의 데이터이긴 하지만요. 보안 걱정되시면 애플워치가 답.

4. 미밴드2의 장점 

♥ 가볍고 착용감 우수

실리콘 재질로 된 스트랩이 무척 좋습니다. 가장 감동받은 부분이 바로 이 줄이네요. 손목에 찼을 때 그동안 내가 어떻게 무거운 카시오 시계를 차고 다녔나 생각이 들더군요. 완전 미끌미끌한 재질도 아니고 그렇다고 까슬한 느낌도 아니어서 피부 자극이 없으면서도 헐렁하게 손목에 두른 상태에서 요동치지 않습니다.

키보드 타이핑 시에도 버클 하단 등이 손목을 압박하지 않도록 체결부위에 돌출된 부분이 없고요. 한 번 결착하면 빠지거나 하는 일도 없습니다. 물이 묻었을 때 금방 마르고요. 여러모로 최고예요. 집에서 잠옷 입고 있을 때도 신경쓰이지 않는 착용감입니다. 하지만 역시 벗는 것보다 편할 수는 없겠죠. 손목에 뭘 차고 자려고 눕는 경험이 아직은 좀 이질감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미밴드1을 구매하지 않은 이유 중 가장 큰 건 너무 못 생긴 디자인 때문이었습니다. 미밴드2는 심플하니 겉으로 보기에 괜찮아요. 오염되면 잘 닦이는 재질이고요. 평소 좀 헐렁하게 착용하면 좋더라고요 저는. 땀도 안 차고. 버클? 부분이 좀 착용할 때 한 번에 딱 하면서 결착되는 게 아니라 비비고 넣어 단추 채우듯 해야 하는데. 자주 벗고 차는 경우에는 살짝 귀찮을 수도.

그리고 밴드에 유닛 착용한 상태에서 비틀 수 있어요. 손목을 완전히 평행하게 돌리지 않고 디스플레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기가 편한 만큼 비틀 수 있는데 사용자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미밴드2

♥ 진동 알림·알람 유용하다

진동 알림은 딱 세기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조용한 도서관 등에서 아이폰 진동 알람이 아니라 미밴드 알람으로 특정 시간을 맞춰두고 책을 보거나 하면 반드시 잊지 않고 해당 시간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진동으로 말이죠.

걸음에 따른 목표치 도달시 진동과 배지로 상 주는 시스템도 뭔가 촉감을 통해서 전달되니까 재밌습니다. 알람 진동은 종류를 다르게 하기는 힘든 거 같은데 그래도 10개까지 넉넉하게 지원합니다.

♥ 수면 측정 잘 된다

수면 측정 재밌습니다. 수면 측정 애플워치와 차별화되는 부분인데, 애플워치는 혼자서는 수면을 측정하지 않거든요. 아이폰으로 수면활동 측정하는 슬립사이클 앱이 유명하죠. 처음에 아이폰을 침대 매트리스 위에 올려두는 방식으로 동작 감지해서 수면 활동 측정하다가, 요즘은 소리로 측정하는 방식 사용합니다. 다 장단점이 있겠죠. 미밴드는 마이크가 없으니 동작으로 측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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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사용자가 자는 것인가를 판단하는 건 쉽지 않고, 제조사의 노하우일텐데요. 미밴드 자체에 수면 측정 알고리즘이 있는 건 아니고, 어플로 동기화할 때 미핏 앱에서 판단하는 거 같아요. 앱 자체적으로 수면을 인정하는 최소 시간 범위가 있다고 합니다. 저녁 8시(?) 9시(?)부터 새벽 5시(?) 사이에 뭔가 수면과 비슷한 패턴이 있는지 분석하고 그걸 수면으로 인정하면서 수면 데이터로 앱에서 표시합니다.

그래서 아침 11시에 자서 오후 4시에 일어나도 수면으로 안 잡힐 수 있고,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가만히 앉아 영화 봤는데 수면으로 잡히기도 한다네요. 어떤 사람은 매일 낮에 계속 자면 미핏이 이를 학습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던데 검색해본 바에 의하면 좀 부정적이네요. 팔을 휘두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렇게 가만히 있는 동작을 밤에 해야 ‘수면활동’으로 인정되는 것 같습니다.

이건 어떤 사용자들에게는 불만인데, 가령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야간근무자의 경우에 수면 기록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죠. 어플 내에서 나는 보통 밤에 잔다, 낮에 잔다라고 양자택일이라도 가능하게 해주면 좋겠는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오후 6시에 잠들거나, 새벽 4시에 잠들거나 하는 불규칙한 생활패턴을 겪는 이용자들 사이에도 분명한 수면 활동이 데이터로 들어오지 않아 불만이 있습니다.

샤오미 관계자 인터뷰 기사를 보면 자꾸 사용자가 뭔가를 수동으로 설정하는 단계를 줄이려고 이렇게 설정한 거 같더군요. 커스터마이징 가능하게 해서 어플이 복잡하게 하기보다는 대충 신경쓰지 않아도 절대다수는 수면이 잘 측정되도로 세팅했다는 설명입니다.

이를 보정하는 방법은 수면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을 수면 데이터 그래프 안에서 편집 버튼을 눌러 수동으로 수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귀찮죠. 어떤 사람은 자기 전에 억지로 스마트폰의 타임존을 지구 반대편으로 돌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오토 타임존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기록하던데요.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네요.

하여간 그래도 보통 낮에 일하고 밤에 자는 쪽이라면, 측정은 놀랄 정도로 정확한 편이어서 밤에 깜박 잠들었을 때 실제 언제부터 잔 건지 알아볼 수 있다는 게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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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잠

두 번째로 자세도 측정에 영향을 끼치는가 봅니다. 아침에 진동 울릴 때 밴드를 툭 치면 소리가 멈춰요. 하지만 다시 잠들었을 때 동작을 감지해서 다시 울리게 됩니다(snooze). 이게 꽤 유용해요. 정말 일어났는지 아니면 일어난 척하고 다시 잠들었는지를 사용자가 누르는 버튼 동작이 아니라 사용자 몸의 움직임으로 판단하는 거죠. 때문에 아이폰을 손으로 찾아서 스누즈가 아니라 완전히 알람을 꺼버리고 다시 잠들었다가 영영(?) 잠들어버리는 일을 상당 부분 예방해줍니다.

그런데 이때 손으로 툭 치면 알람이 그치는데, 그러고서 엎드렸다가 모로 누웠다가 끙끙대면서 일어나기 싫다고 부비적대도 미밴드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더군요. 10분이 지나자 다시 스누즈 진동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식으로 안 일어나면 6번 반복합니다. 그럼 1시간인데 그 정도면 이미 지각이겠죠(…;;).

책상에서 팔을 흔들어도 걸음으로 계산되지 않는 것처럼 뭔가 일어나서 직립하여 걷는 행동이 일어나는가를 감시하는 것 같습니다. 알람 울리고 손으로 툭 하고 끈 다음에 일어나서 화장실 다녀와서 다시 침대로 점프하면 스누즈 없더군요. 결국, 몸이 지면에 평행으로 누워있는가가 기상 여부를 판단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인 듯합니다.

알람 시계

마지막으로 그래프 얘기를 좀 하자면 미핏의 수면 그래프는 슬립사이클 정도로 오실로그래프 형태를 보여주지는 않고 단지 특정 시간대에 깊은 잠인지 얕은 잠인지 중간에 깨버린 것인지 등을 표현합니다. 아시다시피 모든 인간은 깊은 잠과 얕은 잠을 오가는 수면을 취하고요. 얕은 잠은 몸의 뒤척임으로 측정하는 거 같습니다.

사실 슬립사이클은 아이디어가 훌륭한 앱인데 결국 마이크를 나를 향하게 하는 문제 , 핸드폰 배터리 문제, 귀찮음 등 때문에 매일 측정이 안 되더라고요. 특히 나도 모르게 잠드는 날에는 말이죠. 미밴드는 특별히 어떤 시작 설정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잠들면 잠든 시간대를 기록해줘서 다음 날 내가 어제 분명히 침대에서 무슨 생각을 한참 하다가 잠들었는데 그게 몇 시쯤이었는지 알 수 있는 게 좋더라고요.

미핏 앱 안에서 수면심박수 도우미를 켜면 미밴드가 심박 측정 정보를 수면 중 얻는데 수면 측정 데이터가 더 정확해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배터리가 조금 더 빨리 닳는다고 하네요. 잠들면 10분에 한 번씩 밤새 측정해요. 저는 일단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이 기능을 켜지 않아도 꽤 만족스럽습니다.

아, 그런데 얕은 수면일 때 깨워주는 스마트 알람(?), 얼리버드 기능(?)을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다시 없어진 건지 못 찾겠네요.

♥  디스플레이 있으니깐 좋네

전작에 비해 달라진 건 화면 추가죠. 걸음걸이 수가 표시되니까 목표 자극도 되고 좋습니다. OLED 선명해서 밝은 낮에도 잘 보입니다. 물론 아이폰이나 런키퍼로 걸음걸이를 볼 수 있지만, 손목에서 자주 즉시 그걸 본다는 건 분명 좀 다르더군요.

손목 들어 시계 보는 기능의 경우 순간적으로 시계 보려고 했는데 화면이 꺼져있어서 매번 버튼을 누르는 게 짜증 나면 켜둘 이유가 됩니다. 해보니까 요령이 필요해요. 약간 버스 급정거하듯이 올리다가 멈추면 틀림없이 나타나더군요.

♥ 배터리 사용 시간

90분 정도 충전하면 완충입니다. 그리고 20일 정도 사용이죠. 하루에 아무리 자주 만지작거려도 몇 프로 닳지 않네요. 정말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만약 이 기기가 모든 앱에 연결되어 그 앱이 보내는 실시간 메시지를 모두 디스플레이하고, 또 직접 데이터를 송신하거나, 통화 기능을 가지고 있다거나, GPS 안테나가 내장되어 있었다면 이런 사용 시간은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뭔가 손목에 차는 기기의 충전상태를 계속 신경쓰는 건 스트레스가 될 거 같아요. 이 녀석은 충전 상태를 거의 잊고 있어도 괜찮아요.

배터리 사용량

♥ 동기화·페어링

문제를 겪은 사람들이 많이 검색되지만 일단 저는 잘 되고 있습니다. 아이폰과 손목의 미밴드가 너무 멀리 떨어지게 되는 경우 경고 알림이 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건 없네요. 사실 개인적으로 없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어폰 같은 경우야 경고가 필요하겠지만, 활동을 측정하는 게 주요 임무인 스마트밴드의 경우에는 핸드폰과 연결이 끊어져도 혼자 걸음수를 기록해두었다가 나중에 싱크할 때 데이터를 전송해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미밴드만 차고 집 밖에 나가서 뛰고 돌아와서 아이폰과 싱크해도 걸음수 카운트를 아이폰에 전송해서 축적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앱 알림을 놓칠 수도 있는데 연결이 끊어지면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엔 너무나 중요한 전화·알림이라면 미밴드 차고 전화기와 멀리 떨어져 싸돌아다니지 않고 전화기 근접 거리에서 기다릴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요.

미밴드

사용하면서 미밴드2의 데이터를 언제나 스마트폰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실시간 동기화 아닙니다. 가끔 미핏 앱을 켜주고 동기화를 해줘야 그동안 걸었던 걸음수가 아이폰 미핏 앱으로 들어오고, 미핏 앱으로 들어와야 아이폰 헬스 앱의 일자별 그래프에도 더하기가 됩니다.

미핏 앱을 켜서 동기화된 상태에서 걸음을 걸으면 미핏 앱의 걸음 수도 올라가는 게 보이기는 하는데, 미핏 앱이 백그라운드로 가거나 하면 실시간 전송이 계속되지 않습니다. 아마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아이폰이랑 통신한다면 배터리 부담이 클 겁니다. 미밴드는 아이폰이 옆에 없어도 혼자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니까 운동할 때 멀리 있는 락커에 핸드폰을 두고 혼자 운동한 다음에 집에 갈 때 동기화하면 됩니다.

이 점은 알람 설정할 때도 마찬가지여서 아이폰에서 미핏 알람 화면에서 시간 설정만 휘릭 하고 화면을 닫아서는 안 되고, 반드시 미밴드로 알람 설정을 전송하는 게 성공했는지 확인 후 앱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5. 아쉬운 점

  • 카톡은 그렇다 치고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정도는 좀 봐주지 너무했음. 가장 많이 쓰는 앱에 대한 배려심 부족. → 현재는 카톡,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앱 지원됨(현재는 장점).
  • 전화 올 때 전화번호라도 화면에 나오면 좋을 텐데. 지원하는 앱에 따라 화면에 아이콘이라도 나오면 좋으련만. 이게 문자인지 트위터인지 알 수 없음. 안드로이드 계열에서는 미밴드툴즈 앱 ? 미밴드2 지원을 통해 아이콘 설정을 어느 정도 사용자화 할 수 있음.
  • 미핏과 데이터 동기화 속도가 좀 더딘 편. 큰 문제는 아님.
  • 충전할 때 전용 케이블이 있어야 함. 범용으로 긴급히 충전할 방법이 없음.
  • GPS 없음. 그래서 아이폰을 들고 나가서 뛰면 경로가 보이지만, 미밴드만 들고 나가서 뛰면 지도 위에 어디를 뛰었는지 알 수는 없음. 즉 양적 측정만 가능. 하지만 GPS를 억지로 넣었으면 배터리 관리가 힘들었겠죠.

참고: 웨어러블닷컴(wearable.com)의 리뷰 

구글에 미밴드2 리뷰 검색해보면 나오는 기사 중 괜찮은 편에 속하는 웨어러블닷컴(wearable.com)의 미밴드2 리뷰에 따르면, 미밴드2 는 꽤 저렴하고 좋지만 조금만 돈 보태서 살 수 있는 좋은 것도 많다고 말합니다. 특히 리뷰어는 테스트하면서 아래와 같은 점을 불만으로 적고 있습니다.

  • 블랙 버전 보면 싸구려 실리콘이 모듈을 삼킨 것처럼 안 예쁘게 생겼네.
  • 흠집 방지 유리라지만, 나는 금방 긁어먹었다. 짜증 나네.
  • 달리기나 운동할 때 걷기랑 구분해서 기록해야 하는데 잘 인식 못 하고, 실제 걷기가 아닌데도 기록하는 문제 등등 수치가 그다지 신뢰할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
  • 심박 측정 기능이 있지만, 연속 측정이 힘들어 달리면서 심박이 지나치게 올라가는지 감시하는 용도로 쓰는 게 불가능하다.
  • 초기 세팅 시 앱 알림, 전화 알림 모두 작동 안 함. 블루투스 특성을 타는 건지 불만사항.
  • 미핏 앱은 아직 핏빗(Fitbit)이나 조우본(Jawbone) 수준에 못 미치고 기본적인 정보만 보여주는 수준.
  • 심박 측정 결과가 리스트로 제시되는데 언제 뭘 하면서인지 정보가 없으니 거의 정보의 가치가 없다.
  • 미밴드는 활동을 그냥 걷기인지, 활발한 활동(activity)인지 구분하려고 애쓰는데, 저녁에 한 시간 운동하면서 걷다가 뛰다가 해도 이를 하나의 활동으로 묶어서 파악해주지 않고 수동으로도 그룹화가 불가능한 점이 아쉬움.
  • QR 코드로 친구 맺고 다른 사람 걸음, 수면 들여다보기 기능 있는데 솔직히 누가 이런 걸 공개하고 싶을까
  • 미핏 앱 안정성이 매우 떨어져서 안드로이드 기준 자꾸 튕기더라.
  • 미핏과 미밴드 동기화 시간이 참을 수 있는 정도의 시간보다 1, 2초 더 걸리는 느낌. 느리다.
  • 전반적으로 핏빗(Fitbit)보다 배터리는 미밴드가 좋지만, 상대는 안 됨.
  • 헤비하게 사용하면 20일까지 배터리가 안 갈 수도 있음. 물론 일 주일에 한 번 정도만 충전 챙겨서 하면 절대 배터리 걱정 없겠지만, Withings Go처럼 8개월 가는 녀석들도 있는 걸 생각해보면 아무 걱정이 없는 수준은 아님.

음, 저는 딴 건 모르겠고 배터리 부분은 동의하기 힘드네요. 8개월 가는 수은 전지 모델에 비교해서 2주 이상 가고 90분이면 재충전 가능한 미밴드2는 충분히 대체 가능한 모델 같거든요. 또한, 핏빗 차지가 아무리 기능이 좋다지만, 15만 원 가격에 5일 가는 배터리는 바로 구매 생각을 버리게 하더군요. 5일마다 손목시계를 충전하기는 싫어요.

차라리 48개월 배터리에 그 어떤 알림 기능도 포기한 트래커인 jawbone UP MOVE로 후퇴하거나, 아이폰의 더 적극적으로 어깨동무하는 애플워치 쪽을 두드리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그 가운데에서 찾은 타협이 미밴드2이고요.

6. 삽질 예방을 위한 팁

샤오미 계정

위에서 설명했지만, 샤오미 계정 미리 잘 세팅해두고 시작하면 좋아요.

위챗 계정 연결

위챗 알림 말고, 위챗 계정(큐큐아이디) 연동이 있는데 추천하지 않음. 그냥 미핏 안에서 친구 QR코드로 공유하는 편이 간편합니다.

앱 알림 오류

초기에 좀 고생했네요. 전화 오면 미밴드가 울리는데 앱 알림이 안 되어서 별별 쇼를 했어요. 블루투스 연결은 분명 되어 있고 동기화도 가능하고 아이폰 기기 목록에도 미밴드 잡히고 .. 하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아이폰 모든 설정을 재설정하니까 되더군요. 참고하세요.

추가 줄질

다른 색깔 줄질하고 싶으시면 잘 알아보세요. 오리지날 밴드는 재질이 피부에 친화적인 실리콘 소재이지만 알 수 없는 제조사의 밴드인 경우 품질을 장담할 수 없다고 하네요. 국내 오픈마켓 플랫폼, 가령 G마켓에서도 쉽게 살 수 있습니다.

다양한 미밴드2 추가 줄
다양한 미밴드2 추가 줄

정품 줄을 추가 구매 원하고 인터넷에서 사고 싶다면, 보통 다음과 같은 점을 체크하라고 레딧 사이트에서 봤습니다.

  1. 공식 사이트에 나오는 색상 이외로 팔고 있는 모든 줄은 정품이 아님.색상 블루 그린 오렌지까지가 정품 색상으로 나와 있는 상태.
    미밴드2
  2. 너무 물렁물렁한 비정품 비추입니다. 비정품 실리콘 밴드는 정품보다 눌러보면 더 물컹한 기분이 든다고. 정품은 더 단단한 느낌. 정품 스트랩은 가만히 책상 위에 올려둬도 동그랗게 말려 있어야 하고 만약 책상에 평평하게 줄을 펼쳐놓은 사진을 포함하고 팔고 있는 줄은 정품이 아님.

미밴드2

위에서 파란 줄은 정품 아니고 아래 두 개가 정품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정말 정품처럼 잘 만든 줄도 있을 수 있고, 특별히 알러지 문제가 없고, 기기 결착이 잘 된다면 꼭 정품을 고집해야 하는 건 아니겠죠.

7. 총평

다른 걸 다 떠나서 가격 생각하면 다 용서가 됩니다. 서론에 길게 썼지만, 기능이 없기 때문에 더 훌륭한 기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퇴근길에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고 두 팔을 흔들며 걸어보세요. 무언가 알림이 왔다고 그 즉시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다 해도 무슨 큰 재앙이 일어나지 않아요. 더 걷고, 혼란스러운 스마트폰의 알림 소용돌이에서 탈출하기 위한 기기로 훌륭합니다.

또한, 손목에 반드시 뭔가 차고 다니면서까지 내가 걸음을 측정해야 하나(?)에서 시작하기보다는, 제 경우엔 기왕 손목에 시계를 찰 거라면 간단하게 더할 기능으로 걸음 측정과 전화·메시지 알림 정도가 되면 다행이라는 관점에서 구입을 검토했기에 현재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써보니, 확실히 더 많이 걷고 있는 저 자신을 봅니다. 게다가 와이프가 자꾸 저보다 숫자가 높으니까 자꾸 경쟁심 생겨서 낮에도 기회가 되면 일부러 막 먼 길로 돌아가는 습관이 생겼어요.

긍정적이지 않습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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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필자가 2016년 7월에 쓴 글을 골격으로 부분적으로 최근 업데이트 사항을 편집자가 보완한 글입니다. 다만, 최신 업데이트 사항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앞으로도 최대한 보완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미밴드2를 포함한 밴드와 스마트워치에 관한 다양한 리뷰와 사용기를 환영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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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업데이트.   

  • 카톡,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알림 관련 수정: 미지원(기존)  → 지원(현재) (2016. 12. 20. 오후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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