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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보증 중고장터 그린폰 서비스에 바란다

사실은 그린폰 문의하러 대리점 찾다가 분노한 1인의 고군분투기

올레 그린폰. 경쟁사인 SK텔레콤의 ‘티 에코폰’ 서비스에 맞서 KT가 올 3월 선보인 서비스로, 고객들로부터 중고폰을 매입받고 또 중고폰을 직접 판매하기도 하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KT 보증 중고장터’다.

‘올레 그린폰’은 ‘티 에코폰’과 달리 고객에게 매입받은 중고폰 값이 현금 대신 기기변경 시 사용할 수 있는 ‘기변할인권’으로 지급된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대신 접수 후 판정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티 에코폰’과 달리 매장에서 즉시 감정받고 팔 수 있다는 편리함을 상대적인 강점으로 내세웠다. ‘티 에코폰’도 감정센터에 직접 방문할 경우 즉시 감정이 가능하지만, 감정 센터가 강변 테크노마트에만 있는 것과 달리, KT의 ‘올레 그린폰’ 서비스는 전국 어느 매장에서나 중고폰을 매입한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올레 전 매장에서 그린폰 매입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KT 웹사이트

올레 전 매장에서 그린폰 매입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KT 웹사이트

강변 테크노마트의 오프라인 감정센터를 안내하는 SK 텔레콤 웹사이트

강변 테크노마트의 오프라인 감정센터를 안내하는 SK 텔레콤 웹사이트

최근 아이폰 5의 국내 출시가 가시화되며, SK텔레콤과 KT가 앞다퉈 나선 블로그 홍보전에서도 이 서비스는 빠지지 않았다. 역시 SK텔레콤은 더 나은 보상가를, KT는 즉석에서 매입이 가능한 편리한 시스템을 내세웠다. SK텔레콤KT 모두 블로그 홍보전의 시작을 ‘에코폰’과 ‘그린폰’으로 장식하는 등, 이를 무엇보다도 중요한 유치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아했다. 비록 감정 등급이 3개 등급(A+/A/B등급)으로 간소하게 구성되긴 했지만, 중고폰의 상태를 판단하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다. 완전히 깨끗한 것과 작동이 불가능한 것, 두 가지 상태만 존재한다면야 누구나 100%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겠지만, 흠집과 손상의 정도 등 판정을 애매하게 하는 요인은 어디에나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애매한 작업을 정말 안내 문구처럼 모든 매장에서 할 수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문의차 서울의 한 KT 대리점을 방문했다. 물론 KT가 웹사이트를 통해 안내하고 있는 ‘전국 올레 매장’ 중 한 곳이다. 하지만 ‘그린폰’에 대해 문의하자, 직원은 곧 “여기에서는 그린폰 매입을 하지 못한다”며 ‘올레 그린폰 취급점’을 찾을 것을 권했다. 일단 전국 모든 매장에서 매입한다는 KT의 안내문구는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가까운 올레 취급 매장에 방문하면 그린폰 매입이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와, 전국 올레 매장의 위치를 안내하는 링크

가까운 올레 취급 매장에 방문하면 그린폰 매입이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와, 전국 올레 매장의 위치를 안내하는 링크

이번에는 안내에 따라 가장 가까운 ‘올레 그린폰 취급점’을 찾았다. 여기에서 ‘올레 그린폰 취급점’이란, KT 홍보에 따르면, 중고폰을 고객으로부터 매입받을 뿐 아니라 고객에게 중고폰을 판매하기도 하는 매장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올레 그린폰에 대해 문의하자, 매장 직원은 “시중에 중고로 내놓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그린폰 가격이 워낙 낮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일단 감정을 요구하자, 직원은 이번에는 “여기에서는 감정할 수 없고, 평가사 측에 보낸 뒤 감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나마 매입은 진행하지만, KT가 홍보한 것처럼 그 자리에서 바로 감정하는 건 불가능하단 얘기다.

취급점 방문 시 현장에서 평가 및 판매확정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KT의 안내문구.

취급점 방문 시 현장에서 평가 및 판매확정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KT의 안내문구

그렇다면 전국 모든 매장에서 매입이 가능하며, 매입 및 판매확정을 한 번에 처리한다는 KT의 안내는 완전히 거짓말이었던 것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KT가 안내하고 있는 서울 내 99곳의 ‘올레 그린폰 취급점’ 중 22곳에 KT의 안내처럼 현장에서 즉시 평가 및 판매확정이 가능한지를 문의했다. 실제로 전화한 것은 총 26개 점이었으나, 두 곳은 전화가 꺼져 있었고, 두 곳은 없는 번호로 안내되었다.

그 결과는 예상보다는 양호했다. 22개 점 중 모두 16곳의 매장에서 현장에서의 평가 및 매입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단 이 중 2곳에서는 “원래는 가능하지만, 현재는 전산 관계로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17만원짜리 갤럭시 S3′ 사태로 인한 KT의 장기적인 전산 오류 탓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개중 네 곳에서는 현장에서의 등급 평가는 불가능하다고 대답했으며, 두 곳에서는 아예 매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한편 세 곳에서는 보상 가격을 잘못 안내하기도 했는데, 40만 원대의 보상가가 책정된 모 휴대전화 모델의 경우 30만 원대, 심한 경우 8~10만 원밖에 보상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시중의 온라인 중고 장터에서 팔기를 권하기도 했다. 또한, 현장 평가가 가능하다고 안내한 취급점 중 한 곳에서는, “현장에서 평가가 가능하지만, 이는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평가사의 평가 이후 변경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장에서의 평가가 100% 믿을 수 없는 것이라면, KT가 내세운 현장에서 평가가 가능하다는 이점은 상당 부분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올레 그린폰

올레 그린폰 서비스는 시작한 지 이제 반 년 밖에 안 된 서비스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스물 두 곳 중 무려 여섯 곳에서 KT가 안내한 것과 같은 현장 매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그 정도가 조금 과하다. 그들은 모두 KT가 중고폰 매입은 물론 구입도 가능하다고 안내한, 바로 그 ‘그린폰 취급점’ 들이었다.

그러나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중고 물품의 가치를 일괄적으로 판정내린다는 것은 객관적이고 확실한 잣대 없이는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KT는 이를 일선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맡겼다. 해당 업무만을 사실상 전담해도 어려운 일을, 대리점의 각종 업무와 더불어 떠넘긴 셈이다. 완벽하게 돌아가기를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훨씬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KT가 그것이 ‘가능하다’고 선언한 바로 그 부분이다.

사실 모든 대리점이 할 필요는 없다. SK 텔레콤처럼 서울에 단 한 곳의 감정소를 두는 것도 바람직한 행보는 절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대리점에게 그런 무리한 과업을 떠넘긴다면 작금의 그린폰처럼 부실한 서비스를 낳을 공산이 크다. 사실, 말로 최고의 서비스를 추구한다고 현실에서도 최고의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금 KT에게 기대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그럴듯한 홍보문구가 아니라, 충분한 믿음을 줄 만큼 현실적이고도 확실한 정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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