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드라마 혹은 영국 드라마(이하 ‘미드’ ‘영드’)를 보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로 팬층이 더 넓어지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드라마를 통해 공부하는 방법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 듯합니다.

드라마 영어 학습이 실패하는 이유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드라마를 본다고 해서 영어가 단기간에 느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아래와 같은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사실은 제가 종종 했던 실수입니다.)
- 자막 없이 무조건 영어로 듣자. 꾸준히 들으면 늘겠지.
 - (조금 보다가) 아, 이거 힘들겠네. 도저히 이해가 안 돼. 영문 자막을 켜자.
 - (조금 보다가) 뭐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자고 영어로 자막을 해놓고 있냐. 그냥 한글 자막 켜고 보자.
 - 역시 재미있군. 이게 드라마 보는 맛이지(ㅎㅎ).
 
이제 ‘암기’가 아니라 ‘연기’를
이렇게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만, 드라마 자체의 특성을 잘 이용한다면 좋아하는 미드나 영드를 통해 색다른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장르적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학습전략입니다.
제가 제안하는 방식은 ‘극적 요소를 살리는 말하기 연습’입니다. 뉴스나 강연에는 없는 드라마만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보는 것이죠. 이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 좋아하는 미국 혹은 영국 드라마를 고릅니다.
 - 일단 한글 자막을 놓고 한 번 봅니다. 즐겁게 즐겁게.
 -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을 고릅니다. 셜록이라든가 데어데블이라든가. 이 인물이 바로 자신의 배역이 됩니다.
 - 같은 에피소드를 영어 자막을 켜놓고 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기 배역을 연기합니다. 단지 영어 표현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표정이나 말투 어조까지 완벽하게 따라 해 보는 것이죠(대부분 소프트웨어에서 스페이스 바가 일시 정지 기능을 합니다.)
 - 계속해서 이 작업을 반복합니다.
 - 점점 그 배우가 되어갑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한 배역을 소화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할 수 있지만, 배역에 몰입하게 되는 경험이 쌓이다 보면 나름 괜찮습니다. 재미도 있고요(다만 공공장소에서는 안 하시는 게 좋겠죠. ^^)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너무 어려운 드라마를 골라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본 드라마 중에 [웨스트 윙] (West Wing) 시리즈는 대화가 너무 빨라서 고급수준이 아니라면 실시간 대사를 소화하기 어렵더군요.
![아론 소킨(극본)의 [웨스트 윙] 처럼 난이도가 높고, 속사포 대사가 나오는 드라마는 일단 피하자.](https://slownews.kr/wp-content/uploads/2016/03/west-wing-banner.jpg)
이제 영어학습을 ‘암기’가 아니라 ‘연기’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와 관계없는 표현의 습득이 아니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역이 ‘되어보기’로 이해하면 어떨까요?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미루지 말고 바로 시작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