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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일본 패망.

일본에 끌려갔던 재일한국인은 선택을 강요받는다. 남을 선택하거나 북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일본을 선택하거나. 하지만 남도 북도 일본도 선택하지 못한, 선택하기를 거부한 사람들. 그들은 통일 조국의 국적을 기다리며 그 어느 곳의 국적도 선택하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미 군정은 그들에게 임시국적을 부여한다. 제4의 국적, ‘조선적이다.

그렇게 69년이 흘렀다.

제4의 국적을 웹툰으로 제작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스토리 창작집단 ‘담풍’이다. 담풍의 ‘대장’ 김우정 대표 김진실 프로듀서를 만나 [제4의 국적]에 관해 그리고 한국에서 웹툰 만든다는 것의 기쁨과 슬픔에 관해 물었다.

[box type=”note”]

  • 2014년 10월 30일 + 이후 온라인 통한 보충 질문 답변
  • 왕십리역 인근의 카페 + 온라인
  • 이하 별도 표시가 없는 경우는 ‘김우정 대표’의 답변 [/box]
창작집단 담풍의 '우정과 진실' (왼쪽 김진실, 오른쪽 김우정)
스토리 창작집단 담풍의 ‘우정과 진실’ (왼쪽 김진실, 오른쪽 김우정)

스토리 창작집단 담풍(스토리원) 

– 두 분 간단한 소개 부탁. 

김우정: 스토리 창작집단 담풍에서 ‘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대장 역할이라는 건 돈 내는 역할이라는 뜻이다. (웃음)

김진실: 김우정 대표와 함께 ‘담풍’에서 프로듀서로 일한다. 그래서 담풍의 ‘우정과 진실’이라고 자칭타칭 이야기하곤 한다. (웃음)

– ‘담풍’은 무슨 뜻인가? 

김진실: 이야기계의 큰 바람이 되겠다는 뜻이다. 이야기 담, 바람 풍.

– 명함에는 ‘스토리원’ 프로듀서라고 표시돼 있는데. 

김진실: ‘담풍’은 초창기 명칭이다. 여전히 외부에서는 애칭처럼 쓰고 있다. 공식 명칭은 ‘스토리원'(storee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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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원(storee1.com)

– 언제 설립했나. 

2009년에 만들었다. 오래전부터 스타워즈와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를 만들어보는 게 꿈이었다. 스타워즈를 넘어서고 싶었다. 더 늙기 전에 해보자는 생각으로 35살에 시작했다. 김 진실 프로듀서도 창립 멤버다.

– 그밖에 창립 멤버는? 

우정과 진실. 그리고 작가 2명이 창립작품인 ‘샤먼’에 참여했다. 초파리 박사 김우재 박사(김우정의 쌍둥이 동생)도 자문역으로 참여했다.

담풍(스토리원)의 창립 작품 '샤먼'
담풍(스토리원)의 창립 작품 ‘샤먼’

– 현재 담풍(스토리원)의 인적 구성은? 

대표 김우정, 김진실 프로듀서 외에 작가 6명, 자문 3명으로 구성돼 있다.

– 지금까지 만든 작품은?

웹툰을 만들어왔다. 창립작품인 샤먼(미스터리 판타지), 황태자의 하루, 아이언불, 조선의 복수(1598년, 조선판 실미도). 그리고 현재 제작을 준비 중인 [제4의 국적]이 다섯 번째 작품이다.

1. 샤먼

  • 다음 만화속세상: 2011~2014 / 연재 종료
  • 중국 qq.com: 2012~2014 / 연재 종료
  • 미국 타파스틱: 2013~현재 / 연재 완료
  • 레진코믹스: 2014~현재 연재 중

2. 황태자의 하루

  • 레진코믹스: 2013 / 연재 완료
  • 미국 타파스틱: 2014~ 현재 / 연재 완료

3. 조선의 복수, 1598

  • 레진코믹스: 2014~ 현재 연재 중

4. 아이언불

  • 타파스틱: 2014 ~ 현재

(* 연재 종료는 연재 완료 후, 아예 매체에서 작품을 내린 경우입니다. 연재 완료는 연재기간은 끝났지만, 아직 완결편으로 남아있는 경우입니다. -편집자)

담풍의 작품들
담풍의 작품들

[제4의 국적]에 관하여 

– [제4의 국적]을 만들자고 결심한 계기는? 

약 60만 명의 동포들이 강제 노역으로 일본에 끌려갔다. 그러다가 해방을 맞았다. 현재까지도 약 10만 명이 조선적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하지 않은, 여전히 살아있는 동포의 문제이고, 역사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조선인은 칼을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꽂혔다. 그렇게 3년 전에 꽂혀서 ‘조선적’으로 살아가는 동포 이야기를 웹툰으로 만들자고 결심했다.

YouTube 동영상

[box type=”info”]일본의 패전 직후 남아있던 약 200만 명가량의 조선인들은 미군정 당국의 ‘외국인 등록령’에 따라 임시 국적을 배당받았다. 이것이 조선적이었는데, 여기에서 조선은 경술국치 이전의 대한제국(혹은 조선)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반도가 38선을 경계로 분단되면서, 조선적이 가리키는 나라의 정체는 점차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1948년을 기점으로 남쪽에는 대한민국이, 북쪽에는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정식으로 수립되면서 조선적은 어느 나라에도 해당되지 않는 무국적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4.3 사건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오히려 많은 수의 피난민이 일본으로 다시 몰리는 일이 빚어졌고, 이들에 대한 처우 문제도 대단히 복잡해졌다.

이렇게 되자 일본 정부는 ‘자기 나라로 귀국하지 않고, 더군다나 일본으로 귀화할 생각도 없는’ 이들을 보호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고, 조선적 소지자들은 확실한 국적을 갖고 있던 다른 외국인들과 달리 공공연한 차별 대우를 받아야 했다. 거기다 당시 일본은 대한민국이건 북한이건 정식 외교 관계도 수립하지 않고 있었다.

리그베다위키, ‘조선적’ 중에서 [/box]

 – 그들이 ‘제4의 국적’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이들이 ‘조선적’이라는 제4의 국적을 선택한 동기는 개인마다 각각 사연이 존재하겠지만, 그 밑바닥에는 ‘통일된 조국’의 국적으로 살겠다는 통일을 향한 염원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당수가 어느 나라든 선택하면, 조국의 통일을 부정하는 것으로 생각해서 조선적을 선택한 이들이 많다고 안다. 제4의 국적을 선택한 개별적인 이유는 다양하지만, ‘통일’이라는 코드로 묶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제4의 국적] 컨셉 아트
[제4의 국적] 컨셉 아트
–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그렇다면 해방 직후인가. 

아니다. 조선적을 가진 이들이 만든 조선학교가 공간적인 배경이고, 시대적인 배경은 70년대다. 특히 당시 조선학교 ‘짱’이었던 분의 실화를 토대로 극화했다. 앞서 “조선인은 칼을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그분의 실화를 전해 들은 이야기다.

– 그럼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나. 

역사적인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하지만, 말 그대로 모티브다. 사실과 정확하게 부합하는 건 10%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나머지는 전적으로 그 사실에서 바탕을 둔 상상의 세계, 창작이다. 다만 당시 조선학교 학생들이 많은 차별과 폭력에 노출됐다는 점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다. 성폭력 당해서 자살한 아이도 있고. 교복(한복)입은 학생들을 그렇게 괴롭혔다고 한다.

[제4의 국적] 컨셉 아트
[제4의 국적] 컨셉 아트
– 제작자로서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뭔가. 

통일이다. 개인적으로 부모님께서 각각 개성과 평양에서 피난 온 실향민이시다. 분단으로 남북한 국민들만 직간접으로 피해 보고, 상처받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700만 명의 재외동포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 통일 안 했으면 좋다는 사람도 많다. 

분단이라는 조건 속에서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본다. 일단 갈라져서 서로 헐뜯고, 갈등하고, 대치하고 있는 것 자체가 큰 비용이다. 역사적으로도 갈라져서 싸울 때 국력이 강한 적은 없지 않나. 나라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국가가 국민에게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 특히 재외동포들에게.

– [제4의 국적]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뻤거나 힘들었던 일은. 

김진실: 가장 슬펐던 건 2명의 작화가와 아쉽게 헤어진 일이다. 가장 기뻤던 건 슬로우뉴스와 인터뷰한 것! ^^

–  [제4의 국적] 최종 스태프 구성은.

크리에이터(Creator) 김우정, 프로듀서(Producer) 김진실, 극작(Writer)은 정제헌, 자문(Advisor)은 박유진이다. 끝으로 작화(Artist)는 아직까지는 특급비밀.

– 작품을 진행하면 연재는 어디에서 하나?  

가장 유리한 플랫폼에서 하겠지. 그리고 연재 간격은 일주일에 한 편이다.

– 제작비 일부 충당 위한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펀딩하신 분들께 한마디. 

김진실: 펀딩(목표액은 700만 원)은 무사히 마쳤다. 큰절을 올리고 싶다. (꾸벅)

펀딩 페이지에 직접 자신을 소개한 담풍 (페이스북 페이지는 여기라고 한다.)
펀딩 페이지에 직접 자신을 소개한 담풍 (페이스북 페이지는 여기라고 한다.)

컨텐츠 회사로 먹고살기 

– 왜 굳이 이런 어려운 일에 뛰어들었나. 

이거 안 했으면 죽었을 것 같다. 10년 동안 마케터로 살아왔다. 항상 ‘을’로 살아야 해서 심리적으로 억눌린 게 많았다. 하고 싶은 것, 표현하고 싶은 것을 꾹꾹 참아야 하니까.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좋다. 마케터로 번 돈을 여기에 쓴다.

– 담풍을 만든 지 6년이다. 수익구조는 어떤가?

그동안 2억 정도 쓰고, 1억 정도 벌었다.

– 적자네? 

처음에는 하고 싶은 걸 무작정하자고 시작했다. 당연히 어려웠다. 아직 부가판권이 아직 팔리지 않아서 수익구조가 안정적이진 않다.

Ken Teegardin, CC BY SA  https://flic.kr/p/ahtNwe
Ken Teegardin, CC BY SA

– 수익을 위해선 부가판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담풍의 작품은 들은 대부분 번역해 해외로 나가 있다 ([조선의 복수]만 빼고). 한국 시장만으로는 어렵다. 부가판권을 염두에 두고 활발하게 해외 시장을 모색 중이다.

– 해외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가 웹툰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다. 웹툰에 한정하면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이렇게 4개국에서 웹툰 사이트가 생겼다.

– 현재 수익은 어떻게 생기나. 

유료 구독 시스템에서 일정하게 돈이 들어온다. [샤먼]은 4개월 동안 다음에 연재했는데, 연재가 끝나면 유료나 무료로 전환한다. 그런데 대개는 유명 작품만 유료로 전환하곤 한다. 현재 레진닷컴에 3개의 작품을 공급 중이다.

– 레진코믹스 연재는 좀 돈이 되나.

소비자가 직접 작품을 소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기 작품과 비인기 작품 사이에 수익 편차는 크지만, 레진코믹스는 작가를 대접하려고 노력하는 업체라는 생각을 한다. 가령 레진코믹스는 작가에게 미니멈 개런티을 지급한다.

레진코믹스
레진코믹스

– 담풍 소속 작가들은 어떻게 생계를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월급을 주면서 데리고 있고 싶은데 아직은 어렵다. 프로젝트가 생기면 좀 더 긴밀하게 결합하고, 평소에는 느슨한 연대체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그래도) 글을 쓰는 동안,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안정적인 급여를 가져갈 수 있게 노력한다.

하지만 작가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작품은 1년에 한두편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알바를 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 그런 점에선 작가들에게 미안하다.

웹툰 종주국 대한민국의 어두운 그늘 

– 웹툰 작가의 처우는 결국 구조적인 문제 같다 .

그렇다. 구조적으로 웹툰 시장은 공급 과잉 상태다. 플랫폼이 커지면 작가에게 정당한 대가를 좀 줘야 하는데 정반대로 간다. 특급 작가 몇몇만이 대접받고, 나머지는 대부분 어렵다. 컨텐츠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

– 플랫폼 사업자에 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플랫폼은 ‘우리를 통해야지 인기를 얻지’라는 마인드다. 쉽게 말해 갑의 마인드다. 그리고 플랫폼 사업자는 극소수 인기 작가들만 관리하는 구조다. 나머지 대다수 작가에 대한 처우는 아주 약하다.

– 유통 플랫폼 자체가 극소수다. 

웹툰만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건 레진코믹스 뿐이다. 웹툰 자체는 공급 과잉 상태인데, 웹툰을 유통하는 플랫폼 자체가 너무 적다.

– 우리나라 웹툰 작가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네이버 베스트 도전 만화를 포함해서 14만 명 정도라고 하더라. 네이버 웹툰만 보더라도 적어도 한 작품 이상을 올린 작가가 10만 명이다. 하지만 정식 연재 작가는 그야말로 극소수다. 지난 10년 동안 네이버에 정식으로 연재한 작가는 365명이다. 네이버에 정식 웹툰 연재 작가가 된다는 건 그야말로 ‘로또’ 같은 거다.

– 담품의 작가들도 네이버 정식 연재 작가가 되면 좋겠나. 

되면 좋지. 그런데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서 네이버 플랫폼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측면도 있다.

– 우리나라 웹툰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플랫폼 사업자의 무료 정책과 여기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공짜’ 인식이다. 영화는 당연히 돈 주고 보면서, 드라마는 공짜라고 생각한다. 유료 플랫폼은 여전히 레진코믹스가 유일하다. 컨텐츠는 공짜라는 인식은 여전히 팽배해 있다.

만화로 한정해도, 옛날에는 만화방에선 돈 100원이라도 내면서 봤다. 하지만 포털은 트래픽을 유치하기 위해 만화를 공짜로 풀었다. 포털은 웹툰을 통해 작가에게 기회도 줬고,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그건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하지만, 만화를 무료로 풀려서 사람들에게 공짜 인식을 만들었다. 그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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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생태계는 어떤 모습이라고 보나. 

슈퍼스타K와 똑같다. 지망생은 많지만, 극소수만 살아 남아남는 구조. 이 구조는 만화시장도 똑같다.

– 담풍은 주로 신인 작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고용할 수 있는 비용도 당연히 고려해야 하는 조건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기획 의도가 반영된, 우리가 원하는 작품 색을 만들어내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작가들은 자기만의 색이 강해서 작품의도를 반영하기가 오히려 어렵다.

웹툰은 어쨌든 정식 작품으로 데뷔하는 게 중요한데, 신인 작가 입장에선 담풍을 통해 데뷔할 기회를 얻는다. 담풍 입장에선 경제성을 고려하면서 우리가 작업하고 싶은 작품 색깔을 유지할 수 있다. 일석이조다.

– 두 사람이 좋아하는 웹툰은? 

김우정: [송곳]. 정말 가슴을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김진실: [미생]. ‘직장생활’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다뤄서 그런지 내 이야기 같달까. 윤태호 작가는 “다양한 자리에서 일하는 분들을 위해 작품을 했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 더 공감됐다.

송곳 (최규석, 네이버웹툰), 미생 (윤태호, 다음웹툰)
송곳 (최규석, 네이버웹툰), 미생 (윤태호, 다음 만화속세상)

현재 우리나라 웹툰의 소재와 주제 면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뭔가. 

작가들이 인기와 대중성 때문에 일부 소재(로맨스, 스포츠, 판타지, 무협)에 편중한다. 세월호도 다루고, 장애인 문제도 다루면 좋겠다. 돈과 인기 때문에 이런 소재가 묻히고 있다. 그 점이 아쉽다.

–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중요한 건 뭐라고 보나. 

우선은 건전한 소비다. 그리고 모든 (대중) 예술작품은 당대에는 개인의 소유로서의 성격이 강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공공재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좋겠다. 그런 차원에서 기업이 문화의 가치에 투자해야 한다. 끝으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 일반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의 역할을 말했다. 가장 부족한 건 뭘까. 

소비자다. 제발 돈 좀 써라. (살짝 흥분) 비싸지도 않잖아. 100원 200원이 그렇게 아까우냐. (참고: 레진코믹스 이용료가 1회당 100원 200원 – 편집자.) 일부 소비자들이 “외국 영화는 다운 받아도, 한국 영화는 다운로드 받지 않는다”는 건 참 허탈하다.

–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컨텐츠에 좀 돈을 안 쓰긴 한다. 

팟캐스트 6천 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유료 팟캐스트는 한 곳도 없다. 멋진 컨텐츠를 만들고, 왜 당당하게 돈 달라는 소리를 못 하나. 수익구조를 다양화해야 한다. 그래야 이용자도 풍요로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

–  일본은 어떤가. 

일본은 소비자가 컨텐츠를 사서 보는 문화가 있다. 물론 시장의 크기도 다르지만.

– 미국은 어떻다고 보나. 

[왕좌의 게임]과 같은 작품을 봐라. ([왕좌의 게임] 제작사인 HBO는 미국의 유료 채널. – 편집자) 소비자 입장에서도 [왕좌의 게임] 같은 작품이 매일 쏟아나오면 얼마나 좋겠나. 한국에선 케이블에서 상영해도 그걸 굳이 다 다운 받아서 본다.

왕좌의 게임

‘스타워즈’를 넘어서는 게 꿈 

– 우리 시대의 ‘만화’는 웹툰이라고 보나. 

10년 된 얘기다. 당연히 우리 시대의 만화는 웹툰이다. 만화가협회장이 웹툰 작가다.

– 스타워즈를 넘어서는 작품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지금 우리가 삼국지를 여전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한 500년 후에는 삼국지를 이야기하듯 [스타워즈]를 이야기하지 않을까.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보고 싶다. 가령, [반지의 제왕]이나 [스타워즈]와 같은 이야기를. 10년 프로젝트로 준비 중이다.

© 2014 Lucasfilm Ltd.
© 2014 Lucasfilm Ltd.

– 그래픽노블은 해보고 싶지 않나.

해보고 싶은 작업이다. 웹툰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다. 문학장르다. 문학적인 스토리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런 작가가 거의 없다. 지금은 웹툰에 집중하려고 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슬로우뉴스에서도 더 많은 더 깊이 있는 웹툰을 보고 싶다. 그걸 유료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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