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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box]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7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조본좌 뉴스 큐레이션 7월 마지막 주
조윤호 기자가 뽑은 7월 마지막 주의 좋은 기사들

1. 한겨레, ‘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 폭로하다

올해 초 영화 <또 하나의 가족>을 통해 삼성 백혈병 노동자들의 문제가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백혈병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삼성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겨레는 28일 기획기사를 통해 ‘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의 현실을 폭로했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양대 반도체 업체지만 삼성과 달리 하이닉스 내의 백혈병 등 산업재해 문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겨레가 공개한 공식적인 자료만 봐도 하이닉스는 삼성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사업장 내 산업재해가 삼성이라는 특수한 작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노동환경이라는 문제로 확장되려면 한겨레 기사 같은 기사가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추천!

한겨레 하이닉스
한겨레 하이닉스 산재 의혹 기사
한겨레 하이닉스 기획연재 기사
한겨레 하이닉스 산재 의혹 기사

2. SBS 취재파일, 유대균과 박수경을 보며 신정아를 떠올리다

7월 마지막 주, 언론은 유병언 씨의 아들 유대균 씨와 그의 ‘호위무사’로 알려진 박수경 씨의 사생활에 탐닉했다. 세월호 참사의 본질은 사라지고, 유대균씨와 박수경씨의 관계에 대한 관음증적 관심만이 넘쳐났다. SBS 취재파일은 지난 28일 ‘유대균과 박수경, 그리고 신정아’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분석 대신 개인의 사생활에 주목하는 언론의 보도행태를 비판했다.

몇몇 매체들 역시 ‘유대균-박수경’의 신변잡기를 보도하는 언론 행태를 비판했다. 하지만 SBS 취재파일이 돋보인 이유는 7년 전 일어난 신정아 사건을 우리에게 반추시켰기 때문이다.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은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성장통으로 기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관심사가 신정아 개인으로 쏠리면서 희대의 치정극으로 끝나버렸다. 세월호 참사도 훗날 이렇게 기록되는 건 아닐까. “아이들에게 미안해 미치겠다”는 SBS 취재파일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SBS 취재파일 신정아 유대균 박수경
SBS 취재파일, 유대균과 박수경 그리고 신정아

3. 경향, “공인인증서 때문에 천송이 코트 못 산다는 말 사실 아니다”

공인인증서는 분명 문제가 많은 제도다. 하지만 언론이 문제점을 지적할 때는 팩트에 근거해야 한다. 대다수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을 지시하며 했던 말, “중국 소비자들이 공인인증서 때문에 천송이 코트를 못 산다”는 말을 그대로 옮겼다. 최근 언론은 “아직도 천송이 코트 못 산다”는 후속 기사까지 내보냈다. 하지만 이 말이 애초에 사실이 아니었다는 점을 경향신문이 밝혀냈다.

경향은 29일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이 발언을 했을 때도 비자카드 등으로 천송이 코트를 구입할 수 있었으며, 금융당국이 이를 알고도 반론 보고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인인증서 문제가 중요하지 이런 사소한 게 뭐가 중요하나’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천송이 코트를 살 수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알고도 보고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통령 눈치만 보며 움직이는 당국에 ‘규제개혁’을 추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걸까? 관료사회의 또 다른 ‘적폐’를 보여준 경향신문 기사 추천!

경향신문 공인인증서 천송이 코트
공인인증서와 ‘천송이 코트’ 문제를 다룬 경향신문의 기사

4. 장애인도 춤출 수 있고, 놀 수 있다는 걸 보여준 ㅍㅍㅅㅅ 기사

비장애인에게는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일상이 장애인들에게는 하나의 도전이다. ㅍㅍㅅㅅ의 ‘장애인 클럽 체험기’는 그래서 의미가 깊다. 청각장애인들은 의사소통이 어려울까봐, 시각장애인은 어두운 클럽에서 실수할까봐,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은 계단 때문에 입장이 불가능할까봐 클럽에 갈 수 있을지 걱정한다. 하지만 이들의 후기는 보는 사람이 다 즐거울 정도로,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춤출 수 있고, 재밌게 놀 수 있다! 개인적으로 ㅍㅍㅅㅅ에서 읽은 글 중에 가장 감동적이었고, 가장 좋았다. 추천!

ㅍㅍㅅㅅ 장애인 옥타곤 체험기
ㅍㅍㅅㅅ,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는, 장애인의 옥타곤 클럽 체험기 (변재원)

5. 세계일보, 병보다 아픈 건 편견이다

때론 몸의 병보다 마음의 병이 사람을 힘들게 한다. 우리가 흔히 ‘간질’이라 부르는, 뇌전증 환자들도 이에 해당한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발작도 환자들을 힘들게 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한 해고, 생계상의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도 환자들을 힘들게 한다. 세계일보가 31일 각종 차별로 어려움을 겪는 뇌전증 환자들의 실태를 짚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차별에 주목한 이 기사 추천!

세계일보, 병 보다 아픈 편견에 우는 뇌전증 환자
세계일보, 병 보다 아픈 편견에 우는 뇌전증 환자

6. 중앙선데이, 새누리당 택한 호남의 민심을 듣다

7.30 재보선 최대 이변은 이정현을 선택한 순천․곡성의 민심이다. 언론과 호사가들은 이번 사태가 지역주의 타파인지 아닌지를 두고 다투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민심’이다. 중앙선데이는 그 변화의 민심을 알기 위해 순천과 곡성의 유권자 100명을 직접 인터뷰했다. 왜 호남은 새누리당을 택한 걸까. 이 변화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정치평론가와 교수의 분석보다 이정현을 택한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민심을 들은 이 기사 추천!

중앙선데이 순천 이정현
중앙선데이, 7.30 재보선 순천 취재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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