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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한 주 동안 주목을 받은 주요 IT, 테크놀로지 관련 뉴스의 의미를 한상기 박사가 ‘주간 테크 리뷰’를 통해 요점 정리해 드립니다.[/box]

7월 첫 주는 지난 6월에 큰 행사들이 있었던 것과 달리 큰 관심을 끄는 대대적인 뉴스는 없었다. 그 대신 여러 정책이나 전략에 대한 뉴스,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관심이 있는 소셜미디어에서 여러 의미 있는 소식이 있었다.

주간 테크 리뷰 (by 한상기)

1. 퓨 리서치 센터의 리포트: 향후 10년 동안 인터넷에 가장 위협이 될 흐름은?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5주년을 맞아 1,400여 명의 리더들에게 앞으로도 인터넷이 지속해서 혁신을 창출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곳이 되는 데 있어서 장애가 될 수 있는 위협이 무엇인가를 물어봤다.

무엇이 오픈 인터넷을 위협하는가

오픈 인터넷이 도전받고 위협받을 수 있는, 예상할 수 있는 추세는 다음과 같다.

  1. 안보와 정치적 제어를 위한 각 나라 정부에 의한 관여. 이는 인터넷에 대한 접근 금지, 필터링, 분할, 그리고 발칸화를 가져올 수 있다.
  2. 정부나 기업의 감시에 의한 신뢰의 상실
  3. 인터넷 구조, 정보의 흐름 등에 대한 상업적 판단과 압력
  4. ‘TMI(Too Much Information)’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가 실제로 콘텐츠 공유를 제약하거나 왜곡할 가능성

보고서에는 각 항목에 대해 많은 학자, 기업가, 지식인들이 내놓은 의견과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기술하고 있다.

이미 1번과 2번은 많이 발생하고 있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이는 나아가서 인터넷 거버넌스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향후 2~3년 동안 ‘인터넷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토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가 2014년 주목할 만한 10가지 인터넷 기술에서 선정했던 이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3번의 문제가 교묘하게 포장되어 우리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그리고 통신회사 등에 의해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오픈 인터넷을 가장 지지하는 세력으로 포장되어 ‘기업은 선하고 정부는 악하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나는 어떤 기업도 선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글로벌 기업에 의해 인터넷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견제하면서 어떻게 인터넷을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심도 있게 해야 한다.

이 보고서에 대한 간략한 보도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디짓(Digits) 블로그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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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P발 로봇 통한 기사 작성 뉴스’에 대한 애틀란틱의 조 핀스커의 글

로봇 저널리즘은 올해 들어와 국내의 여러 언론에서 이슈화했고, 슬로우뉴스에서도 강정수 박사가 2회에 걸쳐 논의한 주제이다.

애틀란틱의 글에서는 ‘오토메이티드 인사이츠’의 기술이 매우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아직 저널리즘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오히려 지금까지 다루지 못했던 콘텐츠를 생성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AP도 한 분기당 지금보다 15배 더 많은 기업 실적 리포트를 보도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데이터를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표현하는 기술
데이터를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표현하는 기술

아직은 ‘오토메이티드 인사이츠’나 ‘내러티브 사이언스’의 기술이 빅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숫자에 기초한 스포츠 뉴스’나 ‘주식 시장 뉴스’나 자연재해, 사고 중심의 소식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핀스커는 AP의 로봇 리포팅 소식을 전한 많은 뉴스가 (대부분 인간에 의해 작성되었음에도) 거의 분별을 할 수 없고, 불완전한 내용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저널리즘이 주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로봇 저널리즘이 저널리스트의 자리를 없애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내에서 만연한, ‘스스로 로봇이 되고 있는 기자(?)들’이 더 문제라고 본다. 그렇게 베끼고, 반복하고, 생각 없는 기사를 만들어 낼 바에야 차라리 소프트웨어를 쓰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출처를 뭉개고 다른 사람의 글을 베끼는 기사들은 지금도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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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프기 전에 의사로부터 면담하자는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세상

미국 노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900개의 치료 기관을 운영하는 캐롤라이나스 헬스케어(Carolinas HealthCare System)는 2백만 명의 고객이 사용하는 신용카드 등의 소비 내역을 분석해서 건강에 고위험성이 있는 신호를 파악해 낼 것이라고 한다.

옷 사이즈가 커지거나 헬스클럽 회비를 안 내거나 비만을 유도하는 음식 소비를 탐지한다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보면 된다.

이용자 데이터가 건강 습관에 대해 말해주는 것들
이용자 데이터가 건강 습관에 대해 말해주는 것들 (출처: 비즈니스위크)

앞으로 2년 이내에 이러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점수를 의사나 간호사에게 배포하고, 본격적으로 빅데이터 분석과 예측 모델을 통해 사전 의료 서비스를 시행해서, 결과적으로는 의료 비용을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러한 소비자 데이터를 판매하는 데이터 브로커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하지만 문제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 이런 데이터 분석이 끼어들었을 때 환자가 느끼는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렇게 병원들이 움직이는 배경에는 오바마케어가 있다. 병원을 서비스 횟수가 아닌 서비스 품질로 평가하고, 환자가 계속 재입원하면 벌금을 물릴 수 있는 정책이 병원들로 하여금 더욱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지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꼭 소비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환자의 주거 형태, 주거 방식, 기본 생활 습관을 분석해서 환자의 발병 가능성이나 건강 상태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파악하려는 시도가 여러 의료 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의료 서비스의 개선을 위해 그리고 의료 재정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IT 기술을 – 특히 빅 데이터 분석과 예측 모델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도 관심을 가질 주제라고 본다.

내 소비 행태와 생활 방식을 분석하면 바로 의사가 만나자고 할 것 같다. 다만 1분도 안 되는 진료 시간에 나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숙제일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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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셜 티핑포인트를 찾으려는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

이 기사는 페이스북의 감정 전염 (emotional contagion) 연구로 학계와 인터넷 업계가 아직도 어수선한 가운데, 연구 기관 중 하나였던 코넬 대학에서 미 국방부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또 다른 연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바로 소셜미디어에서의 감성 분석 연구와 미 정보기관이 기업을 통해서 실행하는 연구다.

2012년 튀니지에서 시작한 아랍 혁명의 움직임을 CIA가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미 정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국방부의 사회과학 프로젝트인 미네르바 이니셔티브(Minerva Initiative)가 바로 그 예다. 미네르바 이니셔티브는 2014년에 12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할 예정이고 3년간 1천7백만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IARPA

미국의 정보 첨단 연구 프로젝트 활동(IARPA)에서는 트위터를 통한 사회적 불안정을 파악하는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미 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은 미국의 정보 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어떻게 모니터링을 하고 분석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온라인 잡지 슬레이트에서 보도한 적이 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이러한 정보를 오픈 소스 정보(open-source information)라고 부르는데, 이런 소셜미디어와 같은 오픈 소스 정보를 분석하는데 지속적으로 예산을 증액할 예정이라고 한다. 연구는 주로 민간에서 이루어지는데, 소셜네트워크 분석이나 시각화 전문회사들이 대상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실리콘밸리의 팔란티르(Palantir)나 텍사스 오스틴의 스냅트렌즈(SnapTrends)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정보기관이 모니터링만 하지 않고 직접적인 개입이나 감성 조작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지난 페이스북 연구에서 우리가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는 ‘나쁜 놈들’ 역시 정보기관이 소셜미디어 분석을 통해 위험을 감지하는 것을 눈치채면 활동을 줄이거나 멈출 가능성이다.

물론 그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떠나고 다른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가도 이를 예측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이 정부 기관의 역할이다. 더군다나 대규모 군중이 생성해내는 소셜 미디어 데이터는 그렇게 쉽게 이동하는 것이 아니므로 사회적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정보기관이 고급 IT 기술을 활용해서 정밀한 분석을 통한 민심의 변화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을 발굴한다는 상상은 언제나 가능할까? 덕분에 국내 소셜 분석 회사의 경쟁력도 좀 올려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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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페이스북의 모바일 앱 생태계 구축 노력: FbStart가 본격적으로 가동 중

페이스북이 가진 문제 중 하나는 애플이나 구글처럼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앱 생태계를 활발히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웹 기반에서는 주로 게임 위주일지언정 나름대로 의미 있는 생태계가 있었으나 모바일에서는 주도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

FbStart 소개

이에 대응해서 지난 4월부터 시작한 것이 모바일 앱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 FbStart이다. 최근 800여 개의 회사가 지원해서 이 중 62%가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8천 달러에 해당하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지원을 받게 되며, 추가로 ‘액셀러레이트 트랙’에 선정되면 4만 달러에 해당하는 지원을 받는다. 이 중에는 500달러어치의 페이스북 광고 비용 지원도 있다고 한다.

FbStart 파트너

페이스북은 이 프로그램을 어도비, 세일즈포스, 서베이몽키, 유저테스팅 같은 회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캔디 크러시 사가를 만든 영국의 킹 디지털 엔터테인먼트가 작은 기업일 때 페이스북 앱으로 엄청 성장한 것과 같은 사례를 다시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으로 이스라엘에서는 게임 회사를, 베를린에서는 미디어와 게임 회사를 육성하고자 한다.

아직도 100%를 채운 것이 아니므로 개발 회사를 계속 더 발굴한다고 하니 국내 기업 중에도 지원하는 곳이 나타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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