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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동성애 커플이 등장한 김수현 작가의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논란이 됐습니다. 동성애를 전면으로 다루지 않고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 중 하나로 동성애 커플의 이야기가 나오는 정도였고, 표현으로도 동성간의 단순한 포옹 정도만 나왔을 뿐이지만 동성애 반대론자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습니다.

동성애 등장 드라마 보고 게이가 된다?

‘참교육 어머니 전국 모임’과 ‘바른 성문화를 위한 전국 연합’이라는 단체는 “﹤인생은 아름다워﹥보고 ‘게이’된 내 아들 AIDS로 죽으면 SBS 책임져라!”라는 광고를 조선일보에 실었습니다. 이런 반대론자의 광고는 국민일보, 한겨레, 경향 등 곳곳에 실렸습니다.

2010년 9월 29일 조선일보 광고
2010년 9월 29일 조선일보 광고
2010년 10월 8일 국민일보 광고
2010년 10월 8일 국민일보 광고
2013년 6월 18일 경향신문 광고
2013년 6월 18일 경향신문 광고

당시 종교 단체의 저항도 거셌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는가 하면 ‘군대 내 동성애 허용 반대’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한기총에서 ‘인권위원회’ 산하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위원회가 있는 것은 흥미로운 점입니다.)

계속 입법 실패하는 차별금지법안

기독교를 위시한 종교 단체에서는 차별금지법안을 결사 반대했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은 대한민국 헌법의 평등 이념에 따라 각종 차이를 이유로 비합리적인 차별을 금지하고 예방하고 구제를 하는 법안입니다. 여러 법안이 시도됐지만 현재까지 다양한 단체의 반대로 입법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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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시도: 법무부의 입법예고

  • 일시: 2007년 10월 2일
  • 개요: 성별, 장애, 성적지향, 학력, 출신지역 등 21가지 사항을 이유로 이루어지는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 법부무가 해당 법안을 만들어 입법예고함.
  • 주요 과정
    • 2006년의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정안에 포함되어 있던 시정명령권, 이행가제금 부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입법예고 때부터 제외됨. 처음부터 반쪽짜리로 시작.
    • 그나마도 다수의 조항(성적지향, 학력, 병력, 출신국가, 언어, 범죄전력, 보호처분,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이 삭제된 채 법제처 심의로 넘겨짐
    • 학력, 병력에 의한 차별 금지 조항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막는다는 재계의 주장도 있었음
  • 결과: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17대 국회 회기 만료(2008년 5월)로 폐기

두 번째 시도: 법무부 특별분과위원회 구성

  • 일시: 2010년 4월 9일
  • 개요: 법무부가 성적지향을 포함한 차별금지법을 다시 추진함
  • 주요과정
    • 법무부는 위원장(한수웅) 포함 1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특별분과위원회를 구성. 2010년 4월부터 10월까지 운영
    • 2010년 12월 20일,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는 “사회적 소수자 인권보호를 빌미로 ‘동성애차별금지법’과 같이 우리사회의 전통적인 사상적 근간과 사회적 통념을 무너뜨리는 입법에 대해서는 적극 반대한다”고 발표
  • 결과: 2011년 1월 13일, 법무부가 ‘사회경제적 부담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원만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한 법 제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답변. 사실상 포기 선언.

세 번째 시도: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

  • 일시: 2012년 11월 16일 ~ 2013년 2월 20일
  • 개요: 여러 국회의원이 2012년부터 차별금지법안 발의
  •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 등 10인
    • 제안일자: 2012년 11월 6일
    • 의안번호: 1902463
    • 상태: 현재 소관위 접수 (진행중)
  • 민주당 김한길 의원 등 51인
    • 제안일자: 2013년 2월 12일
    • 의안번호: 1903693
    • 상태: 2013년 4월 24일 철회
  • 민주당 최원식 의원 등 12인
    • 제안일자: 2013년 2월 20일
    • 의안번호: 1903793
    • 상태: 2013년 4월 24일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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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차별금지는 여전히 물음표

차별금지법안을 냈다가 철회한 국회의원들은 법안 철회는 포기가 아니며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아직 김재연 의원의 법안은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이제까지 차별금지법안을 반대하는 측은 대체로 기업과 종교였습니다. 어떤 기업인들은 차별해야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하고, 어떤 종교인들은 한국정서상 그리고 교리상 차별이 당연하다고 합니다. 동성애를 치유하겠다며 동성애자 치유회복센터를 추진하겠다고도 합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무슨 게이 퍼레이드를 한다고 신촌 도로를 왔다갔다 하느냐. 나라가 망하려고 그러는 거다."
2014년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식

인터넷에서는 차별금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반대로 현실에서 입법하는 정치인들은 이제까지 차별금지 반대론자들의 힘에 눌려 입법을 포기해왔습니다. 차별금지법안이 없는 곳에서 논란은 해결되지 않은 채 퀴어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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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풍경

2007년의 이야기는 2014년에도 진행 중입니다.

6월 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2014년 퀴어문화축제(KQCF) 중에는 퍼레이드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2014년 KQCF 퍼레이드

https://twitter.com/unheim/status/475198219400392704

https://twitter.com/white4sky/status/475196454193991680

하지만 동성애혐오자들은 이 퍼레이드에 나와 자신들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https://twitter.com/SIDEWAY_S/status/475205357266935809

동성애라는 나쁜 문화를 전파하는 미국을 규탄하기까지 하고,

https://twitter.com/sonsofanachy66/status/475264293080813568

동성애를 핵전쟁 심판과 연결시키기도 했습니다.

https://twitter.com/MacJohnathan/status/475230662337638400

로마 카톨릭 예수회가 지옥에 간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https://twitter.com/craneske/status/475139937658867714

한 보수인사는 사실관계를 떠나 ‘동성애 옹호’를 정치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혈세로 버스광고를 한다는 내용은 페이스북에서는 지웠으나 트위터에는 남아있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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