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포인트] 김은혜(국민의힘 의원)가 국감장에 핵폭탄을 투하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블랙리스트’를 국토부 주도로 만들었다는 것. 김은혜를 이를 “민간인 불법 사찰 문건”으로 규정했고, 여권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주장을 일축했다. (⏳3분)
김은혜(국민의힘 의원)가 7일 국토교통부 대상으로 연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38쪽짜리 문건이 관심을 모은다.
2019년 11월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산 전문가 현황’이라는 제목의 문건이다. 김은혜는 “민간인 불법 사찰 블랙리스트 문건”으로 규정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김은혜 주장에 따르면, 문건은 당시 국토부 주택정책과에서 한국감정원(현 한국부동산원) 주택통계부에 지시해 작성하고 보고한 문건이다.
-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비판적인 전문가 등 민간인 19명의 발언과 신상 정보가 적혀 있다. 분양가 상한제, 3기 신도시 등 정부 정책을 평가한 발언이 정리돼 있다. “시장을 이기는 규제는 없다”, “분양가 상한제는 실패할 것”, “보유세 인상은 양극화 심화 부작용을 낳을 것”, “8·2 대책은 엉뚱한 방향, 양극화가 깊어질 것” 등의 비판 발언이다.
- 부동산 관련 유튜버, 유명 기업인, 언론인 출신 등이 포함돼 있으며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을 동원해 이들 발언을 수집했다”는 게 김은혜 설명이다.
- 김은혜는 “민주당 정부가 정부 입장에 반하는 사람들을 일명 시장 교란 세력으로 규정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것”이라며 “자신들이 타깃으로 삼은 민간인 19명의 개별 보유 자산을 불법으로 샅샅이 뒤졌다”고도 주장했다.
- 블랙리스트 작성 및 유포는 형사 처벌 대상이라는 점에서 문건 공개 파장이 어디로 튈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떤 내용인가.
- 김은혜는 이렇게 말했다. “민간인 19명이 보유한 개별 부동산 자산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매입했는지, 또 어떻게 보유하고 있는지, 마치 현미경으로 보듯 민감한 상세 내역까지 불법 조회해서 보고서에 담았다.”
- 조선일보에 따르면, 문건은 경기도에 주택을 보유한 한 전문가에 대해 “경기도 지역에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 본인 보유 중인 성남 등 일대와 상관 관계 있음”이라고 적고 있고, 또 다른 전문가에 대해서는 “부동산 보유자가 상대적으로 저연령생임을 감안하여 주택 구입 자금 출처 등 확인 필요”라고 설명했다.
- 김은혜에 따르면, 서울 용산에 집을 가진 한 전문가는 서울 집값 상승을 예측했다는 이유로 “투기 상관 관계가 있다”는 의심을 받았다. 문건엔 이들에 대한 국세청 등 관계기관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도 담겼다고 한다.
- 김은혜는 “민주당 정권이 자신들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을 악마화하는 것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이들에 대한 구체적 사찰과 보복 시도를 하려 했다는 최초의 증거이자 직권남용, 그리고 개인정보보호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중대한 불법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누가 작성하고 개입했나.
- 김은혜 의원실은 이 문건에 당시 국토부 장관 김현미 등 최고위층이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당시 2019년 11월 당시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이었던 이동환(한국부동산원 청주지사장)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당시 우리 부서는 부동산 자산에 접근 권한이 없었다. 그런 정보를 조사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 당시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이었던 이명섭(부산지방항공청장)도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 지시 여부에 “그게 무슨 문건인지 모르겠다”, “내가 기억하는 한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 김은혜는 한국부동산원과 국토부 내부에 블랙리스트 문건과 관련 이명섭 지시를 받고 보고했던 실무 직원들의 증언, 관련한 김현미 지시 사항 등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지선 장관 “처음 봤다…경위 파악할 것.”
- 홍지선(국토부 장관)은 “자료를 오늘 처음 봤다”면서도 “문건 출처, 작성 경위를 파악할 것이다. 숨길 이유도, 물러설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법령을 위배한 것이 있으면 마땅히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 김은혜는 △이재명(대통령)에게 국토부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문건을 직접 보고할 것 △진상규명을 위한 국토부 자체 TF를 출범시킬 것 △불법 민간인 사찰에 관해 감사원 감사와 수사 의뢰 청구를 지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8일 김현미 및 국토부·부동산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당 차원의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 국회 국토위 여당 간사 복기왕(민주당 의원)은 “어디서 나왔는지 듣도 보지도 못한 자료를 국감 첫날 마치 사실인 것인 양 확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감장을 정쟁의 장으로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의혹이 있다면 얼마든지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의혹 해소에 뜻을 모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