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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전환 선택형 공공임대 제도’는 모순점이 있다.

임차인이 청약할 때는 저소득, 저자산이어야 하는데 분양받을 때는 수억 원의 현금을 마련할 경제력을 요구한다.

제도 취지는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한 뒤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주거 안정과 내 집 마련 가능성을 함께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현실은 대부분 입주자가 임차 후엔 퇴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탄신도시. 게티이미지.

이게 왜 중요한가.

  • 지난 4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실 주최로 화성 동탄2 C14 선택형 공공임대 입주자들이 국회에 모여 민원을 제기했다.
  • 분양 전환 선택형 공공임대는 일정 기간 임대 후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분양 가격이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 LH만 공공 택지 개발 이익을 보고 있다는 불만이다.

‘뉴홈 선택형’ 모순.

  • 화성동탄2 C14는 ‘뉴홈 선택형’으로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6년 임대 기간이 종료되면 분양으로 전환해 소유권을 이전 받을 수 있다. 사전 청약은 2024년 1월, 본 청약은 2025년 8월이었다. 입주는 2028년 7월 예정이다.
  • 청약 단계에서는 엄격한 소득과 자산 기준을 적용했다. 청년 특별공급의 경우 월평균 소득이 140% 이하여야 하고 총 자산은 2.7억 원 이하여야 한다. 부모 자산도 10.1억 원 이하여야 한다.
  • 문제는 주변 시세에 연동되는 분양 전환 가격이다. 입주 시 감정가와 6년 거주 후 분양 시 감정가를 산술 평균하여 분양 전환 가격을 산정한다. 주변 시세가 상승하면 분양 전환 가격도 상승한다.

현금 10억 원이 있어야 분양 전환.

  • 본 청약 모집 공고문의 입주 시 감정가는 84형 기준 9.06억이다. 2026년 8월 동탄역 주변의 전용 면적 84㎡ 시세는 16억 원으로 지금 당장 분양 전환을 한대도 분양 전환 가격[(입주 시 감정가+분양 시 감정가)/2]은 약 11억 7000만 원이다. 전용 모기지 5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약 6억 7000만 원의 자기 자금이 필요하다.
  • 향후 주변 시세가 20억 원이 된다면 예상 분양 전환 가격은 약 13억 5000만 원, 필요한 자기 자금은 약 8억 5000만 원이다.
  • 향후 주변 시세가 25억 원이 된다면 예상 분양 전환 가격은 약 15억 8000만 원, 필요한 자기 자금은 약 10억 8000만 원이다.
동탄신도시. 게티이미지.

“이름만 ‘선택형’…강제 퇴거 구조.”

  • 이준석(화성동탄2 C14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는 동명이인)은 “‘선택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대부분 입주자는 분양을 포기하고 강제 퇴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 C14 청년 특별공급 당첨자는 모두 소득 점수 만점을 받은 당첨자들이다. 도시 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약 70% 수준인 월 252만 원 이하의 청년들이다.
  • 이들이 분양 전환 시 전용 모기지 최대 한도인 5억 원을 모두 대출받고, 고정 금리 연 2.5%, 4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을 적용한다면 매월 약 164만 원을 상환해야 한다. 실제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은 88만 원에 불과하다.

“허들 걸어도 매입할 사람들은 구매한다.”

  • 박병호(LH 판매기획처 주택마케팅팀 팀장)는 ‘현실’을 이야기했다.
  • “월 소득이 500만 원이고 자산이 1억 원 밖에 없는 사람이 7~8억짜리 집을 현 규제 제도 하에 어떻게 살까. 허들을 이렇게 걸어놔도 다들 용케 그 비싼 집들을 구매한다.”
  • 입주 예정자 입장에서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들릴 수 있으나 선해하면, ‘제도가 잘못됐다’고 느낄 만큼의 현실적 문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분양 전환에 생각이 있는 임차인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하기 때문에 제도 결함을 수치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박병호는 “LH는 공고문을 통해 입주 시 감정가로 ‘8억 7000만 원’(사전 청약), ‘9억 원’(본 청약)을 밝혔다”며 “누구나 이 공고문 숫자를 봤고, 청약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다가 최종 선택을 했다. 그 판단은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 박병호는 “현재 C14 구역 주변 시세는 15억”이라며 “이미 6억 원의 시세 차익이 담보된 상태”라고 했다. 임차인으로 살면서 분양 전환까지 남은 6년 동안 소득과 자산을 축적하면서 분양 자금만 마련한다면 충분히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탄신도시. 게티이미지.

감정가냐, 아니면 조성원가냐.

  • LH 주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C14 용지는 지구단위계획상 ‘주상복합용지’다.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에 따라 주상복합용지의 공급 가격은 감정평가액 기준이다. △감정평가액이 아니라 조성 원가를 적용하면 배임이 된다.
  • 반면 입주 예정자들은 주상복합용지라도 공공임대 주택이 건설·공급되는 택지면, 임대주택 건설용지의 가격 기준인 조성 원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정리하면, “이 땅은 실질적으로 공공임대 주택을 짓는 용지이니 ‘임대주택 건설용지’ 기준인 조성 원가를 적용해야 한다”(입주 예정자)와 “이 땅은 지구단위계획상 주상복합용지이니 지침에 따라 감정평가액을 적용하는 게 맞는다”가 맞서고 있다.
  • 택지 공급 가격을 조성 원가 기준으로 하면, 임대 주택을 공급하는 LH가 많은 부담을 져야 한다. 감정가를 기준으로 하면 수분양자 부담이 커진다. 박병호는 “공공에서도 어느 정도 개발 이익을 환수하여 수도권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LH, 너무 개발 이익만 좇아”

  • 동탄2신도시가 위치한 경기도 화성시 을이 지역구인 이준석은 “과거 논밭이었던 동탄의 1000만 평 땅을 공공이 수용할 때 동탄1동은 평당 50만 원, 동탄2동은 70만 원에 수용한 것 아니었느냐”며 “제시한 감정가는 막말로 30배 튀긴 것 아닌가. 공공 사업을 주도하는 LH가 과도한 이익만 좇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 박병호는 “LH는 누구에게 더 비싸게 팔거나 혹은 누구에게서 더 이익을 많이 뺏어오는 식으로 일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분명한 것은 이 땅은 임대주택 용지가 아니라 주상복합 용지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동탄신도시. 게티이미지.

뉴홈 뒤집기…국민은 고통스러워.

  • 정권이 바뀔 때마다 180도 달라지는 부동산 정책이 혼선을 가중한다.
  • 뉴홈은 윤석열 정부 때 나온 공공 분양 중심의 주거 정책이다. 이와 달리 이재명 정부는 보편형 공공임대를 새 주거 복지 정책의 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 ‘뉴홈 뒤집기’가 논란이다. 뉴홈 사전 청약자들은 본 청약 과정에서 정부가 당초 약속했던 대출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에 노심초사였다. 2022년 청약 당시 고정금리 모기지(연 1.9~3%, 5억 원, 40년 만기)로 안내됐던 조건이, LTV📌 80%·5억 원 한도만 그대로 유지된 채 디딤돌 대출(최고 연 4.5%, 일정 기간 후 변동 전환, 최장 30년)로 일방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 윤석열 정부는 청약 당시 저금리 대출 지원을 앞세워 홍보했는데, 이재명 정부 들어 기조가 대출 규제 강화로 바뀌면서 대출 조건도 달라진 것이다. 예비 입주자들은 잔금 마련이 막혀 계약을 포기할 위기에 처했으나 야당 등의 반발로 정부가 4년 전 대출 조건으로 복구키로 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관련 기사: “전세 해체, 대출 규제, 고가 월세” 청년의 내집마련 언제쯤?]

📌 LTV(Loan to Value): 주택 담보 대출 비율. 대출을 받을 때 담보가 되는 주택 가치에 대한 대출금의 비율. 쉽게 말해 주택 가격의 몇 퍼센트까지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땜질식 주택공급 갈등 키워.

  • 이유경(TV조선 경제부 부동산팀장 기자)은 “주택 공급을 땜질하듯 주먹구구식으로 해결하다 보니 효과를 보기는커녕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 110만 가구 공급을 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는데, 정책 수립 시 수혜자들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면 110만 가지의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인만(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은 “LH는 ‘입주자들은 모집 공고를 보고 청약을 한 것이다. 우리는 법대로 할 것’이라는 뉘앙스인데, 정책 일관성이 없어서 발생한 혼란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며 “현 정부는 대출을 다 막아놨다. 6년 뒤 높은 분양 전환 가격을 소득만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 유선종(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은 “공공주택 정책 성패는 신뢰에 달려 있다. 동탄뿐 아니라 고양 창릉, 부천 대장에도 선택형 공공임대가 공급되고 있는데 분양 전환 가격 산정 원칙을 다시 한번 논의할 필요가 있다. 제도를 보다 합리적으로 설계하는 데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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