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올 씽스 디지털(All Things Digital)의 컨퍼런스가 열렸다. 2003년부터 열리고 있는 이 컨퍼런스의 제목은 “D: All Things Digital Conference” 이며 올해는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에서 2013년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렸다.
[box type=”info” head=”All Things Digital”]
올 씽스 디지털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산하에 있는 테크 전문 매체입니다. 월트 모스버그와 카라 스위셔는 공동 편집장 (co-executive editor)을 맡고 있습니다
이 올 씽스 디지털은 매년 컨퍼런스를 여는데 매년 D1, D2, D3… 이런 식으로 이름에 순번을 붙입니다. 2013년에 열린 11번째 컨퍼런스는 D11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등 미국의 유명한 IT 경영자들이 나와서 월트 모스버그, 카라 스위셔와 공개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box]
그리고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팀 쿡이 나왔다. 월트 모스버그와 특별한 친분이 있었던 스티브 잡스는 건강이 악화하기 전까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행사에 나왔는데, 스티브 잡스 사망 후 작년에 팀 쿡이 애플의 CEO가 된 이후에는 팀 쿡이 나와 애플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 인터뷰에서 월트 모스버그와 카라 스위셔, 팀 쿡은 1시간 20여 분 동안 애플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글은 그 대화를 최대한 건조하게 옮긴 것이다. 하지만 편의상 의역을 한 부분도 많으며 대화 중간마다 묘사된 주관적인 수사나 묘사는 개인적인 평가를 덧붙였고 주제에 따라 단락을 나눴음을 밝힌다.
[box type=”info” head=”D11에서의 애플 CEO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월트 모스버그 (Walt Mossberg)
월트 모스버그는 대화를 이끄는 능력이 좋습니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려는 듯 입을 다문 팀 쿡을 놓고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하는가 하면, 팀 쿡이 어떤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와 연결되면서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주제를 툭 던졌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이 너무 어렵고 진지해지면 가벼운 질문을 던져 분위기를 가볍게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여러 차례 그의 진가가 빛이 났습니다.
카라 스위셔 (Kara Swisher)
카라 스위셔는 월트 모스버그와의 협력 플레이가 좋습니다. 월트 모스버그가 비교적 외교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하는 반면 카라는 그의 옆에 앉아 팀 쿡이 지루한 답변을 하고 있으면 이런 대화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거두절미하고 과감한 질문들을 내놓습니다. 그러면서 대화 자체의 흐름이 바뀌고 새로운 이야기로 전개되곤 했습니다.
팀 쿡 (Tim Cook)
시종일관 팀 쿡은 애플 제품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애플의 관심사는 제일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뿐이라는 이야기를 되풀이 했습니다. 느릿하고 신중한 말투로 마치 여러 연습을 통해 암기한 것 같은 숫자들을 나열했습니다.
팀 쿡은 앞으로도 애플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것은 아무 것도 이야기하지 않을 것 같은 태도를 보여줬지만, 몇몇 지점에서는 눈을 번뜩이며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습니다. 팀 쿡이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답변을 할 때는 말이 느렸지만, 어떤 인과관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할 때는 자연스럽게 말이 빨라지고 대화에 흐름이 생겼습니다.
[/box]
http://www.youtube.com/watch?v=p5oU432wYNQ
애플은 현재 위기인가
월트 모스버그(이하 월트)는 많은 이야기를 제쳐놓고 첫 번째 질문으로 “애플이 위기에 빠졌느냐 (Apple in trouble)”고 물었다.
팀 쿡(이하 팀)은 별다른 농담 없이 미디어를 통해 보여줬던 그 느릿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자사 제품들이 얼마나 성공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판매량 언급과 더불어 기기의 사용량 (usage)에 대한 평가에 공을 들였다.
카라 스위셔(이하 카라)는 월트의 첫 공식 질문 전에 이어졌던 대화를 이어 애플의 주가가 내려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팀은 애플은 언제나 경쟁자들과 경쟁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언제나 다른 업체들과 경쟁을 해왔을 뿐이며 애플은 최고의 제품(best product)을 만드는 데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카라가 다시 한번 세간의 전망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니 팀은 그건 단지 애플 주가가 가진 사이클 일부일 뿐이라고 정리를 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에 신경 쓸 뿐이라는 이야기로 다시 주제를 돌리려 시도했다.
애플의 다음 혁신적인 제품은 무엇인가
답변을 듣고 있던 월트가 그렇다면 제품에 관해 이야기하자면서 애플이 놀라운 제품을 내놓은 지 오래되지 않았느냐며 팀에게 물었다. 애플의 가장 최근 제품인 아이패드 미니는 기존에 애플이 내놓았던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같은 ‘게임 체인저’ 제품이 아니라며 말이다.
팀은 또다시 사전적인 답변으로 피해 가려고 했다. 요즘의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혁신으로 여기고 있으며 아이패드도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라고 응수한 것이다. 이때 재밌는 것은 월트는 질문에서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팀이 먼저 혁신이라는 말을 꺼낸 것이다.
월트는 다시 한번 애플을 영화사에 비유하자면 애플이라는 제작사가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은 블럭버스터를 오랫동안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 아니냐고 했고, 말장난하자는 것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다음 히트작은 언제쯤 나올 수 있는 건지 직접 물었다.
이쯤 되면 팀이 도망갈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역시 팀은 여전히 구체적은 설명은 하지 않은 채 몇 가지(several) 게임 체인저 제품들을 가지고 있다고만 이야기를 했다.
혹시 다음 혁신은 애플TV인 것일까
카라는 바로 애플TV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작년에도 불투명했는데 올해에도 역시 할 말이 없느냐고 묻고, 팀은 또다시 핵심을 비낀 답변만을 했다. 누적 판매량이 많고 구매자들이 좋아한다는 답변을 하면서 말이다.
월트와 카라는 다시 한번 아직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가 구체적으로 헐리우드와 같은 컨텐츠 프로바이더 관련 이슈인지 기술적인 이슈인지 물었다.
“사람들은 TV에 관해 새로운 걸 원치 않는다”
이때 팀은 흥미로운 답변을 했다. 사람들이 TV에 대해 새로운 것을 원하지 않고 10년, 20년 전의 스타일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같은 형태의 제품인지 아니면 완벽히 새로운 제품일지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할 것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는데, 다른 회사의 스마트TV 제품들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볼만 하다.
결과적으로 팀은 인터뷰 시작 이후로 계속해서 말을 빙빙 돌리기만 한 것이다. 이쯤 되면 이야기할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 아닌가. 참다못한 월트는 올해 하는 것 중에 흥미로운 게 있긴 하냐며 살짝 잽을 날렸고, 팀 역시 상황을 파악한 듯 월트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겠다고 답을 했다. 때가 되면 일반에 공개하겠다가 아니라 월트에게 알려주겠다는 답변은 애플의 비밀주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대부분 것들에 대해 입을 다물면서도 흥미로운 점들을 적절하게 꺼내놓는데 능했던 잡스와는 달리 팀은 그런 소질이 없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다.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팀의 생각
카라는 질문을 웨어러블(착용, wearable) 기기들로 돌리며 구글 글래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한다. 팀은 몇몇 마켓에서는 흥미를 끌 수 있지만 광범위한 흥미(broad appeal)을 끌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웨어러블 기기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흥미로우며 기술적으로 중요한 분야라고 대답했다.
월트는 이 웨어러블 기기들이 지금처럼 단순히 운동할 때 착용하는 수준 이상으로, 포스트 PC 제품이 될 것 같으냐고 묻자 팀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이키가 만든 퓨얼밴드(FuelBand)를 보여주며 역시 애플과 써드파티 제품의 홍보 모드로 들어갔다.
월트가 다시 한번 애플도 웨어러블 시장에 진입할 회사 중의 하나일 거냐고 묻자 팀은 답변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그와 관련된 어떤 지점(another branch of the tree)일 거라고는 답했다. 그러면서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포스트 PC 제품일 거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안경 안 쓰는 사람이 써야 한다면 어렵지 않을까”
카라와 월트가 조금 더 분야를 좁히기 위해 안경이냐, 옷에 부착하는 거냐, 건강과 관련이 되는 거냐고 묻자 팀은 또다시 자기는 위대한(great) 제품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되풀이했다. 팀은 이런 식의 연막작전에 정말 능한 것 같다. 하지만 곧이어 안경 안 쓰는 사람들이 기기 때문에 써야 한다거나 패션과 관련이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힘들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월트는 재빨리 팔목은 괜찮을 것 같지 않냐고 묻자 팀 역시 팔목이 자연스럽다고 대화를 이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시계를 차지 않는다며 다양한 센서들이 많이 있으니 앞으로 좀 더 두고 봐야 어떤 형태의 제품이 적합할지 분명해질 것 같다는 말로 다시 의중을 숨겼다.
수많은 루머가 나오고 있는아이왓치( iWatch)에 대한 팀의 인정이라고 봐야 할까,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일까.
안드로이드 제품들은 애플 제품을 앞선 걸까
월트는 주제를 안드로이드 옮겼다. 애플이 요즘 스타일의 스마트폰을 시작했지만, 안드로이드가 판매량부터 통신사 수까지 애플을 매우 빠르게 압도한 것에 대해 신경을 쓰는지 물었다.
팀은 자신은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아 두는 사람이 아니라고 답변을 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제품을 많이 만드는 걸 이기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애플은 가장 뛰어난 퍼스널 컴퓨터, mp3 플레이어, 태블릿, 핸드폰을 만들지만, 태블릿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한번 사용량에 대해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블랙 프라이데이 때 미국에서 발생한 구매를 조사해 보니 아이패드 사용량이 모든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안드로이드 폰의 사용량을 합친 것의 두 배가량이었다고 설명했다.
월트는 이 대답에 그렇다면 사람들이 안드로이드 제품을 훨씬 많이 구매하지만, 그 사람들은 제품을 서랍 안에 넣어두는 거냐, 아니면 그냥 문자를 보내는 데에만 사용하는 거냐고 물었다.
“나는 아이패드로 ‘일’하지만, 안드로이드 쪽에선 그런 얘기 듣지 못했다”
팀은 자기 생각에 전 세계적으로 피처폰 수준의 폰을 스마트폰이라 부르는 제품들이 많이 있고, 사용자들은 그것들을 피처폰을 쓰듯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블릿 역시 사용하기 불편해서 잘 사용하지 않는 태블릿들이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아이패드로 일하게 됐고, 그건 큰 변화이며 안드로이드 쪽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종합하자면 사용량, 이커머스, 사용자들의 평가에 있어서 애플 제품들이 좋다는 것이다. 어떤 단체가 주는 우수상 같은 것보다는 사용자들의 평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애플의 유전자에는 확실히 자신들의 단점을 숨기고 장점을 더 강하게 부각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안드로이드가 시장 점유율은 앞설 지언정 iOS가 여전히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을 팀은 적극 어필한 것이다.
카라와 월트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대해 변화는 언제 오는 거냐고 묻자 팀은 2주 안에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 예정이고 그 때 iOS와 OS X의 미래에 대해 보여줄 것이라고 대답했다.
카라: 그럼 다음 iOS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팀: 기다리면 볼 수 있을 거다.
카라: 난 기다리기 싫다. 참을성이 없다.
팀: 놀라는 건 재밌는 거다. 크리스마스를 생각해 봐라…
카라: 아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을 다 까버렸다.
월트: 난 유태인이다. 그래서 난 크리스마스 기억이 없다.
(전체 웃음)
카라와 월트는 이번 iOS의 변화가 큰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작은 것들인지, 그리고 조니 아이브가 참여한 것들이 맞는지 물어봤다.
팀은 이미 작년 가을부터 바꾸기 시작했다면서, 포스트 PC 시대의 핵심은 놀라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가 합쳐져서 뭐가 뭔지 설명할 수 없는 것이며 마법은 그 경계에 있는 것이라 대답했다. 그리고 그것이 이제까지 애플이 해온 것이라고 답변했고, 애플 제품의 룩앤필을 담당했던 조니 아이브가 이번에는 소프트웨어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팀의 리더십 스타일
카라는 협업과 관련되어 팀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또한 스티브 잡스 아래에서 힘을 가졌던 스캇 포스톨을 내보낸 이유가 그가 협력적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역시 정확한 대답 보다는 개념적인 대답을 하는 팀. 전체적인 컨셉은 조직을 더욱 단단하게 해서 그 교차로에 존재하는 마법(the magic at the intersection)을 찾는데 더 시간을 쓰려고 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 후로 7개월 후인 지금은 놀랄 만큼 달라져서 크레이그는 iOS와 OS X에 매달리고 있고 에디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고 이 변화들이 좋다고 대답했다.
카라는 팀이 스티브 잡스의 시스템을 변화시켰다면서 다시 한번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지만 팀은 자신은 스스로에 대해 답변하기를 싫어하며 남들이 자기를 묘사해주길 원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다시 한번 카라는 팀을 매니지먼트 스타일이라고 부르며 스타브 잡스와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팀은 스티브 잡스와 자신은 매우 많은 면(a ton of ways)이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점들 –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애플의 문화를 지키는 것,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들은 그와 같은 점이라고 했다.
iOS 제품들의 라인업 전략
월트는 제품 전략에 대해 물었다. 과거에 애플은 아이팟을 내놓은 후 여러 개의 제품군으로 확장했고 팀도 당시 아이팟 미니를 없애고 아이팟 나노를 출시하는데 참여했는데 지금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대해 그런 여러 제품군을 내놓지 않고 있는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팀은 아직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핸드폰을 만들면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관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애플은 그걸 잘하려고 노력할 뿐이라는 것이다. 과거의 아이팟 셔플, 미니, 나노는 용량이나 무게 등에 있어서 아이팟 클래식과는 다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잘 팔렸다며 핸드폰에 있어서는 의문이라고 했다. 과연 핸드폰에서도 그런 생각을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사용자들이 있는 걸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월트는 숫자는 정확히 모르지만 큰 스크린을 원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으며, 태블릿과 폰의 중간인 패블릿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스타일러스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다시 물었다.
“큰 스크린은 많은 트레이드오프를 요구”
팀은 오늘날 큰 스크린은 많은 트레이드오프(trade off,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하는)를 요구한다고 대답했다. 소비자들이 사이즈를 고려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자기 스마트폰 화면이 색을 제대로 표현하는지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화이트 밸런스, 반사력, 배터리 용량, 스크린 수명 등은 스크린에 있어 모두 중요하며 고객들은 그것들을 모두 고려하길 원한다고 답변했다.
개인적으로 이 지점에 일부 동의하는데 오래전부터 아몰레드 계열의 화면은 확실히 색이 왜곡되어 보인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팀이 스크린 수명도 슬쩍 언급한 이유는 아마도 아몰레드 계열의 번인 현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싶다.
세금 문제에 대한 해명
뒤이어 카샤는 애플의 세금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팀은 세금 문제와 관련하여 상원 소위원회의 결론과 자신들이 바라보고 있는 관점이 달랐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을 문제(pain in the ass)로 보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플이 감세해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광범위하게 세법을 바꿔서 세수 중립적인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한, 팀은 다국적기업을 위해 세법이 단순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합리적인 세율이 정해져서 애플이 외국에서 거둔 이익을 미국으로 가지고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월트는 팀이 진실하다는 걸 이해한다면서도 일반적인 시민들이 볼 때는 세금에 대해 속임수(gimmicks)을 쓴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비스트들이 애플을 포함한 대부분 회사를 위해 세법을 어렵게 만들도록 로비를 하고 그것이 결국 회사가 세금을 적게 만들게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애플은 세금을 적게 내게 해달라고 하지 않았다”
팀은 그의 말이 일부 동의하면서 이제 그런 것들을 다 없애고 쉬운 세제를 도입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세금을 60억 달러를 낸다면서 애플이 미국에서 세금을 제일 많이 낸다고 말했다. 애플은 세금을 적게 내게 해달라고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대신 애플은 국외 자산을 미국으로 들여올 수 있는 무제한의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월터와 카라는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무엇을 한 거냐고 물었고 팀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애플과 아일랜드 정부가 특별한 계약을 맺어서 2%의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논쟁은 애플처럼 미국에서 물건을 개발하지만 전 세계에 판매하는 회사에 대해 미국의 세율에 맞춰서 세금을 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애플은 전 세계에 지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지사마다 수입과 지출이 있으며 미국 기업과 아일랜드 기업이 합작해서 하는 이 방법을 썼으며 여기엔 불법적인 요소가 없으며 미국의 연방국세청(IRS)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애플 법조팀의 조언이겠지만 팀이 제품을 생산(product)한다고 하지 않고 개발(develop)한다고 표현한 것은 참 탁월하다는 생각이다. 모든 생산 단계가 미국에서 벌어지지 않지만, 각종 연구개발이 미국에서 이루어지면 그게 미국에서 물건을 만든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팀이 설명하는 방법은 더블 아이리쉬라는 기법이며 여기에 네덜란드의 회사까지 추가하면 그게 바로 더치 샌드위치라는 기법이다.
[box type=”info” head=”더블 아이리쉬, 더치 샌드위치”]
- 중앙일보 – 애플 ‘절세 꼼수’
- 매일경제 – 구글, 지난해 2조 원 세금 회피…자회사 로열티 버뮤다 이전
- foog.com – [번역] 왜 몇몇 다국적 기업들은 그렇게 세금을 적게 낼까?
[/box]
그러면서 애플은 세금 걱정을 할 필요 없지만, 세금 걱정을 해야 하는 기업들은 더는 미국에서 제품을 개발하지 않고 그렇게 되면 미국 정부에도 손해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어려운 주제의 이야기를 한참 듣던 월트는 갑자기 팀 쿡에게 의회에서 어려운 질문을 많이 받긴 했지만, 그곳에서 갑자기 애플에 대한 구애가 벌어진 상황에 대해 질문을 했다. 팀은 그런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며 증인석에 앉아 자신들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중요한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경험은 매우 좋았다면서, 새로운 세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제 타겟이 된 걸까
월트는 과거에 애플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고 정부로의 관심도 없었는데 이제는 모두가 애플을 보고 있고 반독점 관련 이슈, 이북 문제, EU 등등에 대해 많은 정부 부처들이 애플을 주목하고 있는 것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으며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느냐 물었다.
팀은 회사가 커지면 더 많은 주목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 문제를 예로 들면서 오랫동안 노력을 해왔고 그래서 애플의 모든 제품에서 독성물질을 제거했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개발했고, 태양광 발전시설도 만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전 환경보호국(EPA) 장관인 리사 잭슨이 애플에 들어와서 에너지 효율에 대해 담당함으로서 한단계 높은 레벨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또 주제를 벗어나자 월트는 다시 한번 타겟이 된 것 같은 느낌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자 팀은 다시 한번 회사가 커지면 사람들이 쳐다보게 되는 거라고 말하면서 자기는 애플과 다른 회사들 사이에 차이점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때 카라는 애플은 더 높은 기준을 갖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팀은 이에 동의한다. 다만 e북의 경우는 좀 이상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으며 단지 우리가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했다고 쓰인 합의서에 서명하는 걸 거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서는 계속 싸울 것이라 말했다. 그 외에 에너지 문제나 환경문제, 노동권, 에이즈 문제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카라의 질문은 상당히 날카롭게 느껴졌다. 애플 사람들은 매번 자기네는 최선을 다하고 있고 좋은 제품을 만들 뿐이라는 말을 하고 있지만, 애플 역시 여느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라는 걸 카라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인수 합병
카라는 왜 애플은 돈을 쌓아두기만 하고 인수합병 등을 위해 쓰지 않느냐고 물었다. 팀은 당연히 인수하는 데 쓸 거라고 말하면서 일 년에 6개 정도의 회사를 인수해 왔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미 올해 9개의 회사를 인수했지만, 인수 내용을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인수 발표는 오직 해야 할 때만 할 거라고 덧붙였다.
월트가 혹시 지금 큰 회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느냐고 말하자 팀은 지금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큰 회사 인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중요한 건 회사 인수를 통해 애플이 위대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 회사 문화에 어울리느냐의 문제라고 답했다.
카라는 자신의 의견임을 전제하고 애플이 소셜 서비스들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팀은 애플이 이미 아이메시지, 게임 센터와 같은 소셜 서비스를 갖고 있으며 이미 iOS에 잘 녹아들어 있는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파트너가 있기 때문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 번도 소셜 네트워크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큰 기업 인수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애플의 서비스 통제
월트는 통제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 페이스북 홈 서비스를 예로 들며 구글은 페이스북 홈 서비스 같은 락 스크린 서비스를 허용했으나 애플은 허용하지 않았고, 애플의 키보드나 타이핑 예측 기능은 안드로이드와는 다르게 써드파티의 기술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혹시 앞으로 덜 통제할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팀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애플은 앞으로 더 많은 API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사용자들로 하여금 나쁜 사용자 경험을 주는 정도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자기는 고객들이 그들을 위한 선택을 하라고 애플에 돈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어쨌든 더 많이 열 것이라고 했다.
월트는 그게 더 많은 기능을 써드파티들에게 허용하는 거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지만, 카라가 페이스북의 챗 헤드 기능을 예로 들자 페이스북과 애플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니 잘 협력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로 답을 마쳤다. 결국, 당장은 iOS 기기 전체에 챗 헤드 기능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로 들어도 무방할 것 같다.
방청객들과의 Q&A
그리고 방청객들과 Q&A 시간이 이어졌다. 답변은 모두 팀이 했다.
Q1: 애플은 모바일 광고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A1: 애플은 개발자들이 돈을 많이 벌길 원하지만, 모바일 광고가 우리의 코어 서비스는 아니다.
Q2: 아이클라우드를 안드로이드나 윈도우와 같은 플랫폼으로 확대할 생각이 있는가?
A2: 애플은 애플 서비스를 인드로이드에 포팅(porting, 이식)하는 걸 꺼리지 않는다. 아이클라우드도 마찬가지. 하지만, 지금 당장 포팅할 생각은 없다.
Q3: 아이폰을 사용할 적당한 나이는 몇 살이라 생각하는가?
A3: 육아가 핵심이다. 아이들이 배우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경험은 부모의 지도를 따라야 한다. 시간을 체크해야 한다.
Q4: 최고의 제품은 위대한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구글은 검색, 지도 등을 가지고 있다. 이용자들이 iOS에 남아있게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A4: 아이메시지는 흥미로운 서비스이다. 매일 20억 개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아이튠스와 페이스타임 역시 마찬가지이다. 마법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
Q5(카라): 애플도 웨이즈(Waze) 인수에 입찰했나?
A6: 하지 않았다.
Q7: 애플은 이용자들에게 미래에 관해 이야기 해주지 않는다. 왜 이용자들이 이야기를 듣고 꿈꿀 수 있게 하지 않나?
A7: 우리는 우리가 준비가 되어야 제품을 출시한다. 우리는 소비자들이 놀라는 것(surprise)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Q8: 지도 서비스는 애플의 서비스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A8: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지도 서비스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매핑은 복잡하다. 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매우 많은 발전을 이뤘다.
Q9(월트): 애플 지도는 고쳐진 건가?
A9: 애플은 지도를 망쳤었다. 하지만 대단히 많이 향상되었다. 똑똑한 사람들을 투입시키고 있다.
Q10: 애플이 미디어로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애플이 더 많은 컨텐츠를 가져야 하지 않나?
A10: 아니다. 나는 애플이 컨텐츠를 소유할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 컨텐츠에 접근만 하면 된다. 우리는 컨텐츠를 만들어내고 감독할 능력이 없다. 아이튠즈는 계속 커지고 있고 컨텐츠를 소유하지 않고 접근하게 하는 다른 서비스들도 계속 커지고 있다.
Q11: 애플은 각종 소송에 연루되었으나 얻은 게 하나도 없다. 애플은 경쟁자들이 (애플을 흉내내지 말고) 자신들의 제품을 만들길 원하고 있고 삼성 제품은 이미 당신들 제품과는 다르다. 언제 이 게임이 끝나는가?
A11: 이 소송이 좋은 점은, 애플은 우리 뿐만이 아니라 산업을 위해 많은 표준 특허들에 대해 해결해 왔다. 구글과 삼성은 표준 특허로 우릴 고소했다. 이것은 옳지 않다. 이것은 남용이다. 애플만을 위한 게 아니다.
Q12: 하지만 애플이 먼저 삼성을 고소했잖나. 삼성에게 뭘 원하는 건가?
A12: 좋은 말을 해줄 생각이 없다. 나는 소송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카피를 원하지도 않는다.
Q13: 맥에서의 아이라이프는 굉장히 차별적인 소프트웨어였다. iOS에서도 뭔가 이런 게 필요하지 않나?
A13: 아이패드에서 생산성은 매우 중요한 핵심이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패드가 소비만 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패드용 아이워크 시리즈가 있고 페이지는 아이패드에서 제일 잘 팔리는 유료 앱이다. 우리는 가라지밴드, 아이무비도 있다. 컨텐츠 제작을 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