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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한 주 동안 주목을 받은 주요 IT, 테크놀로지 관련 뉴스의 의미를 한상기 박사가 ‘주간 테크 리뷰’를 통해 요점 정리해 드립니다.[/box]

주간 테크 리뷰 (by 한상기)

1. 네스트의 스마트 홈 생태계 구축: 리볼브 인수와 패밀리 구성

구글이 인수한 네스트(Nest)가 지난 6월에 드랍캠(Dropcam)을 인수해서 가정용 비디오 모니터링 영역을 확보하더니 이번에는 스마트 홈 플랫폼 기업인 리볼브(Revolv)를 인수했다.

리볼브, 네스트에 인수되다.

리볼브는 콜로라도 볼더에 있는 기업으로 스마트 홈 허브를 만들어왔다. 이를 통해 소노스(Sonos) 스피커, 필립스 휴(hue), 벨킨 위모(WeMo) 전등 스위치 등 다양한 가정용 스마트기기를 연결하기 위한 스테이션 역할을 해 왔다. 네스트 기기 역시 리볼브가 지원했다.

대부분의 무선 데이터 기술을 모두 지원하는 리볼브는 30~40개의 기업과 협력해 왔으며, 3~4천 명의 개발자 그룹이 지원하고 있다. 리볼브는 이번 인수로 바로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동시에 네스트는 ‘Works with Nest’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앱 개발사뿐만 아니라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 기업까지 포함하고 있다. 스마트 홈은 각 가전 기업들과 스마트기기를 만드는 회사들의 전쟁터이다. 누가 더 많은 기업과 통합하거나 상호 연동하는가가 중요한 경쟁력이다.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연결해주는 리볼브 솔루션

네스트가 생각하는 연동은 스마트 밴드 조본 업24에서 내가 일어난 것을 알리면 네스트의 온도조절기가 알아서 난방을 시작하고, 주차장에 도착해서 주차문을 열면 내가 집에 도착했음을 알려주는 식이다. 이번에 조인한 페블 스마트워치로는 집 밖에서 집안 온도를 설정하고, 집에 불이 나면 라치오(Rachio) 스프링클러가 집안 전체에 물을 뿌리게 하는 거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씽즈를 인수해서 이 분야의 다양한 기업과 연동이나 상호 운용을 확보하듯이 구글의 네스트 역시 스마트 홈 영역에서 생태계 구성을 매우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구글은 구글 벤처스와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가 같이 만든 “Thoughtful Things Fund”를 통해 스마트 홈 영역에서 새로운 스타트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구글 나우’ 서비스와 네스트의 연합군이 결합하는 시나리오이다. 이는 가까운 장래에 나타날 것이며, 이렇게 되면 비로소 구글의 힘이 스마트 홈에서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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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엘론 머스크가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하면 아이언맨의 모델로까지 언급되는 사람인데 그가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지적했다고 하면 의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지난 8월에도 트위터를 통해 인공지능이 잠재적으로는 핵무기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그의 트윗은 2천4백 회가 넘게 리트윗되었다.

이번에는 MIT의 항공우주공학과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인공지능은 인간 존재의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국내/국제 수준의 규제 정책을 논의해야 할 것이고 이 문제를 그냥 방관한다면 악마를 맞이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까지 언급했다.

물론 그가 이번 질의응답을 통해 이야기한 주제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그가 추진하고 있는 스페이스X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가 자꾸 인공지능의 위험에 대해 언급한다는 것은 반대로 인공지능의 수준이 이제 산업계에서 주목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본다.

그의 인터뷰 전체는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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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페이스북의 익명 기반 서비스 룸스

페이스북의 크리에이티브 랩스는 계속 새로운 앱을 실험적으로 런칭하고 있다. 뉴스 큐레이션으로 주목 받았던 페이퍼도 이 조직에서 나온 것이고, 슬링샷(Slingshot) 역시 여기서 선보였다. 이번에 만든 것은 일종의 채팅방 서비스다.

인터넷의 초기부터 채팅은 기본적으로 익명이나 별명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지나친 실명 기반의 소셜미디어에서 피로감을 나타내고, 순간적이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새로운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룸스(Rooms)는 사진, 문자, 비디오로 이루어진 피드로 구성된다. 다만 방을 만드는 사람이 주제를 설정할 수 있고, 각 방에는 QR코드가 생성된다. 방 개설자가 이 코드를 공유해서 사람을 초대한다.

페이스북 아이디도 필요 없고, 채팅 내용은 서버에 남지 않고, 이용자의 위치 등 개인 정보도 파악하지 않는다.

룸스의 여러 이용 예

익명 환경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대응으로는 방장이 포스팅을 사전에 볼 수 있는 기능, 나이 제한을 걸거나 이용자가 부적절한 콘텐츠라고 신고할 수 있는 기능 등이 준비되어 있다.

페이스북은 서로 연관 지을 수 있는 앱들로 별자리를 구성하듯 모바일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앱 항성계 전략’을 추진한다 해도 채팅이 또 다른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메시징 앱이나 그룹 기능과 충돌하는 부분이 많고, 페이스북 성격상 자신을 드러내지 않거나 실제 모습과 다른 콘텐츠는 페이스북이 광고 마케팅 플랫폼 역할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

익명/별명 기반의 채팅이라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 페이스북에서 별로 환영받기 어려운 앱이 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랩스의 연이은 실패작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잘된다면, 오히려 페이스북에 상처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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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튜어트 버터필드의 새 도전 ‘슬랙’이 10억 달러 가치로 증자

버터필드는 플리커 창업자로 유명하다. 그가 새로 만든 ‘슬랙'(Slack)은 단지 2013년 말에 런칭했을 뿐이다. 슬랙은 기업 내에서 협업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기업 내 협업은 누구나 얘기하지만 정말 어려운 시장 중 하나이다. 야머(Yammer)콘보(Convo) 등이 경쟁하고 있는 시장이며 구글 버즈가 실패했던 시장이다.

지난 4월에 4천3백만 달러 정도를 증자했는데 이번에는 8억~10억 달러 가치로 증자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증자에는 세콰이어와 클라이너 퍼킨스가 참여할 전망이다. 이미 초기 투자자 면면을 보면, 링크드인의 CEO 제프 와이너, 구글의 브래들리 호로위츠, 트위터 창업자 비즈 스톤, 옐프의 제레미 스토플맨 등 쟁쟁한 프로필이다. 결국, 서로 모여서 새로운 스타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현재 슬랙의 실제 일일 이용자는 25만 명이고 그 중 1/3이 유료 이용자라고 한다. 버즈피드, 알디오(Rdio), 미디엄, 사운드클라우드 등이 주요 고객이다. 아이폰, 안드로이드, 태블릿 등 모든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호환성을 자랑하고, 채팅, 개인 메시지, 주제별 채널 구성, 파일 공유 등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많은 기능이 있다.

슬랙 화면 예

슬랙 앱 화면 예

특히 마크 안드레센이 극찬을 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버터필드 회사 자체가 각 도시에 떨어져 있는 직원들에 의해 운영이 되기 때문에 내부에서 충분히 활용하면서 개발한다는 특징이 있다.

야머가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에 12억 달러에 팔릴 때 이용자가 4백만 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10억 달러 가치는 제대로 만든 엔터프라이즈용 협업과 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라면 충분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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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구글이 이메일을 다시 생각해 보다: 구글의 인박스 공개

인터넷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면서도 가장 오랫동안 혁신이 없었던 영역이 이메일이다. 물론 지메일 자체도 이메일에서는 아주 혁신적이었고, 이후 몇 가지 앱 기반의 메일 클라이언트가 나왔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것들을 써보다가 다 포기했다.

이번에 구글에서 새로 선보인 인박스(Inbox)는 이메일과 구글 나우를 결합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크롬 브라우저, 아이폰, 안드로이드 폰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아직은 초대를 받아야 한다. 이메일이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다르다. 단지 메일을 받아보는 걸 넘어서 메일을 열어보지 않아도 되게 만들거나 메일과 관련된 추가 정보를 알아서 제공한다.

구글 인박스

구글 인박스 모바일 앱 예

구글 인박스 데스크탑 예

알아서 이메일을 묶어 주기도 하고, 메일을 원하는 시간 뒤에 다시 보이게 하거나 특정 장소에 가면 나타나게 할 수도 있다. 구글 나우 리마인더를 붙이고, 이를 다시 구글 나우에서 보이게 할 수도 있다.

지메일 팀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타사보다 기술적 우위를 가질 수 있다. 현재는 개인 사용에 초점을 맞췄으나 당연히 그룹 협업의 기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이번 인박스는 구글의 새로운 디자인 가이드인 머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의 쇼케이스 역할을 할 것이다.

구글 머티리얼 디자인

모바일 퍼스트에 철저히 맞춰져 있으며, 구글의 지메일 10년을 맞아 의욕을 갖고 새롭게 등장한 인박스가 앞으로 새로운 이메일 앱으로 자리 잡을지 과거 구글 버즈처럼 사용성이나 이용자 의도를 무시해서 침몰할지 두고 볼 일이다. 다만 며칠을 써 보았으나 구글 나우가 국내에서 별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큰 장점을 느끼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다시 또 한 번 ‘초청장 좀 보내주세요~’ 하는 요구가 온라인에 도배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아직은 미국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가능하므로 국내에서는 일부 이용자들에게만 선을 보이게 될 것 같다.

스마트한 이메일은 진정으로 얼마나 스마트 할 수 있는지, 얼마나 내 의도를 사전에 파악하고, 내 상황에 대한 인지를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으며, 이는 결국 구글 나우의 지능이 얼마나 뛰어나게 진화할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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