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한 주 동안 주목을 받은 주요 IT, 테크놀로지 관련 뉴스의 의미를 한상기 박사가 ‘주간 테크 리뷰’를 통해 요점 정리해 드립니다.[/box]
1. 삼성전자의 스마트씽즈 인수
- 리코드 – Internet of Bling: Samsung Buys SmartThings for $200 Million
- 포브스 – Samsung Acquires SmartThings
삼성이 워싱턴 DC 소재의 스마트씽즈(SmartThings) 인수를 확정했다. 사실 이 인수 얘기는 지난 7월부터 여러 매체를 통해 흘러나왔다. 지난 2012년 5월 엠스팟(mSpot)을 인수한 후 IT 분야에서 큰 규모의 인수는 처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삼성이 엠스팟의 인수를 통해 미디어 스트리밍을 꿈꿨지만, 난항을 겪다 최근 밀크 뮤직(Milk Music)이라는 서비스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난 1월 구글이 32억 달러에 네스트(Nest)를 인수하고 네스트를 스마트 홈의 중심으로 놓겠다는 전략을 발표하였고, 애플 역시 홈킷(HomeKit)을 통해 스마트 홈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의 스마트 홈 전략만으로 삼성이 업계를 리딩하겠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 구글 네스트 중심 전략: 로이터 – Google’s Nest launches network technology for connected home
- 애플 홈킷 발표: 버지 – Apple’s HomeKit turns the iPhone into a remote for your smart home
스마트씽즈는 2012년 킥스타터를 통해 120만 달러를 모으며 데뷔했고, 이후 다양한 가정용 센서와 가정용 도어락, 스마트 조명, 스위치, 전원제어 등의 하드웨어 그리고 이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앱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1,500만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주요 투자자는 그레이락 파트너스, 하이랜드 캐피탈, 퍼스트 라운드 캐피탈 등이다.
이번 인수 가격은 2억 달러로 알려졌으며 인수 후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OIC)소속으로 독립적인 운영을 할 것이라고 CEO 알렉스 호킨스가 밝히고 있다. OIC 소속이 된다는 것은 이 인수가 구글에서 온 데이비드 은(David Eun) 부사장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독립적 운영이라는 얘기는 스마트씽즈는 앞으로도 애플의 홈킷 파트너로 iOS용 제품을 낸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스마트씽즈는 이미 5월에 자신들이 가정 허브가 될 것이며 많은 커넥티드 기기를 위한 오픈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삼성 중심의 전략을 얘기할 수 없다. 호킨스에 의하면 이미 5,000여 명의 개발자를 통해 8,000개의 앱이 만들어졌으며, 1,000개 이상의 기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궁금한 것은 삼성전자가 이미 1월 CES에서 스마트 홈 전략을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 중심으로 선언했는데, 이제 스마트씽즈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실 이 그림을 그대로 믿었던 사람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이번 인수가 어쩌면 삼성의 스마트 홈 전략의 실질적인 움직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거론하고 싶은 것은 이런 종류의 저가형 스마트 홈 기기 시장은 삼성전자가 들어가서 뭔가를 만들어 낼 시장이 아니다. 스마트 홈 시장 자체는 넥스트마켓의 예측으로 2019년에 미국에서만 78억 달러가 된다고 하지만, 200달러 이하의 제품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규모의 수익성을 갖추기는 어렵다. 이점이 바로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삼성이 저가형 스마트기기 제조업체로 남아있기 어려운 측면이고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밴드가 갤럭시를 잇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가 되기 어려운 영역인 이유다.
따라서 수많은 기기 업체들이 삼성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이루는 전략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는 구글이나 애플이 제일 강한 영역이다 (타이젠을 생각해 보라). 삼성전자로서는 기존의 폐쇄적 이미지를 벗어나는 독립적인 플랫폼 운영 가능성이 있는 업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여기에 맞는 기업이 스마트씽즈인 것이다. 이를 통해 삼성은 생태계 기업 전체에 반도체 등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방식도 고려할만한 전략이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지는데, 내가 제일 걱정인 것은 2억 달러라는 규모이다. 20억 달러였으면 삼성전자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하려고 할 텐데, 2억 달러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해보다가 그만둘 수 있는 정도의 액수인 것이다.
그래도 엠스팟에 비해서는 4배 수준이다. 스마트씽즈의 오픈 DNA가 삼성전자의 자사 중심의 사고방식을 변화시켜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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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익명 또는 필명 기반의 인터넷이 주는 가치
지난주는 아니고 8월 8일에 애틀란틱에 올라온 글이다. 내가 요즘 많이 생각하는 주제이기 때문에 소개하고 싶다.
어느 날 돌아보니 대부분의 서비스가 실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윗글은 @GSElevator라는 트위터 계정이 월스트리트를 풍자하는 글을 올리다가 결국 뉴욕타임스 기자에 의해 실명이 밝혀진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잃어버린 인터넷에 관해 얘기한다.
필자나 내가 겪었던 많은 인터넷 초기 시대는 누구나 익명인 시대였다. 익명이라기보다는 필명을 통해 자유롭게 얘기하고 자기 브랜드를 쌓아갔다. 그러나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강자가 되면서 실명을 사용하도록 압박을 받았다. 두 회사가 실명을 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데이터를 모아야 마케팅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필명을 중심으로 하는 공간에서도 얼마든지 규칙과 예절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커뮤니케이션이나 좀 더 탄력적인 자아를 구축하고 새로운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갈 수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커뮤니티의 주요 멤버들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의 경우에도 다음의 아고라 같은 곳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음모론의 온상이 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필명이나 익명이 타인에게 상처를 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복잡한 문제이다. 그러나 시크릿, 스냅챗, 위스퍼 같은 서비스가 받아들여지고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 데에는 사람들이 이런 공간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숨을만한 ‘전자 동굴’이 너무 없는 게 문제이다. 지난 7월 구글 플러스가 공개적으로 실명 정책을 포기하고 이제 아무 이름이나 사용할 수 있다고 선언했지만,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기에는 늦은 것 같다. 국내에서 이 얘기를 하는 사람이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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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장 많은 규모의 마이크로 로봇으로 만들어 낸 스마트 스웜
- 하버드 공학응용과학대학원 – A self-organizing thousand-robot swarm
- 월스트리트저널 – Harvard Scientists Devise Robot Swarm That Can Work Together
하버드대학교 로봇 학자들이 가장 많은 규모인 1,024(1K)개의 킬로봇(Kilobot)이라는 마이크로 로봇을 이용해 집단 지능을 구현한 결과를 15일 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개미, 새떼, 물고기 그룹, 벌떼처럼 수많은 개체가 움직이면서 협력하고 복잡한 일을 수행해 나가는 것을 모방하는 기술을 스마트 스웜 컴퓨팅(smart swarm computing)이라고 한다.
제조업, 예술, 탐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하기 위한 이런 연구는 미국과 유럽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내 다른 칼럼에서 이에 대한 현황을 정리한 적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로봇도 동전 크기의 로봇으로 작은 마이크로프로세서, 적외선 센서, 진동 모터를 장착한 것이며, 기본 기능은 그룹의 에지(edge)를 쫓아가고, 출발한 곳에서부터 거리를 계산하고, 다른 로봇과 상대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기능만으로 이루어졌다. 적외선으로 전체 로봇에 하나의 명령을 내리면 동작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루벤스타인(Michael Rubenstein) 박사에 의하면 앞으로 이를 통해 다른 로봇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스웜 로봇은 향후 인간이 직접 접근하지 못하는 장소에 접근하거나 어떤 제조를 매우 효과적으로 해내고자 할 때 매우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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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터넷이 꽉 차서 문제가 될 거라고? 시스코의 오래된 라우터 문제
페이스북 친구가 나에게 이번 호에서 512K 문제를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무슨 문제인가 살펴봤더니 이미 시스코에서 지난 5월에 경고를 했던 문제이다.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시스코 라우터 중 일부 라우터의 주소 테이블인 TCAM(Ternary Content Addressable Memory)의 한도가 512,000(512K)까지인데 최근 이 테이블이 다 차고 있다는 것이다. (라우터 종류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 1990년대에 생산된 라우터 때문에 2008년도에 256K 문제를 겪었는데, 다시 512K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ISP들이 라우터의 일부 지정 수치를 수정하고 라우터를 껐다 켜야 한다는 것인데, 이때 여러 사이트가 접속이 안 될 수 있다. 이 때문에도미노 현상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Y2K 때 처럼 생각보다 영향은 크지 않고, 시간을 갖고 수정해나가면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시스코가 해결 방안을 이미 알리고 있으며, 아직 문제가 없다면 ISP들이 알아서 잘 풀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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