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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꺼져버려!” 디지털 부르주아지에 대한 분노

IT 기업들은 미디어, 정치 그리고 노동사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경제분야를 혁신하고 동시에 파괴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파괴기술(disruptive technologies)이라 일컬어지는 기술혁신은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배자를 낳기 마련이다.

이들 패배자 규모가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증가하는 패배자 집단이 조직화하고, 이들은 사회적 논쟁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들이 강력한 저항을 이미 시작했다. (필자 주)

구글 직원인 크레이그 프로스트(Craig Frost)는 지난 2013년 12월 20일 구글 통근버스를 가로막은 시위대 소식을 자신의 트위터로 전했다. 시위대가 “구글은 꺼져버려라! (Fuck Off Google)”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통근버스의 출발을 가로막았다. 이들은 통근버스에 올라타 구글 직원에게 유인물을 나눠주었다.

유인물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글 버스 밖의 저들은 그동안 당신들을 위해 커피를 나르고 아이를 돌봐주고 음식을 만들어왔지만, 이제 이 동네에서 쫓겨나게 생겼다. 당신들이 24시간 무료 뷔페 직원식당에서 배불리 먹는 동안, 저들은 쓸모없어진 텅 빈 지갑만 바라보는 신세가 됐다. 당신들과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 마라. 당신들이 아니었다면 집세가 저렇게 치솟을 일도, 우리가 쫓겨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은 당신들이 창조한 현실이다. 아마 당신들은 당신들이 창조한 기술 덕분에 온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살게 됐다고 믿고 있겠지만, 수혜자는 오로지 부유층과 권력자와 미국안보국(NSA)뿐이다.”

거대 IT 기업 = 일자리 축소 + 세금 회피

이렇게 2013년 디지털 경제는, 그 중심인 캘리포니아에서 첨예한 갈등의 속살을 드러냈다. 갈등의 배경은 디지털 경제의 호황으로 경제적 수익을 올리는 기술 엘리트와 그 외 대다수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는데 놓여있다. 지금까지 많은 이들은 인터넷 혁신 특히 스마트폰이 가져다준 생활의 편리함을 함께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 일부는 이러한 기술 진화가 점차 그들의 직업, 그들의 거주 환경,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긱(Geeks)은 가장 무자비한 자본가”

숨 가쁜 기술 진화는 위협받는 이용자 규모를 늘린다. 또 고통받는 다수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회적 갈등이 더욱 확대할 수밖에 없음을 예고한다. [이코노미스트] 컬럼리스트인 애드리언 울드리지(Adrian Wooldridge)는, 지난 2013년 11월 “긱(Geeks)은 가장 무자비한 자본가 중 하나로 증명되었다”며 디지털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서 형성되고 있는 독과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의해 진행되는 거대한 시장 자본화의 반대편에는 일자리 축소와 세금 회피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인간 노동 대체하는 혁신 기술들

한편 2013년 12월 2일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아마존의 미래 기술을 소개한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라는 이름의 무인 비행선이 아마존 물류센터를 출발해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배달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CBS 방송을 통해 연출됐다. 무인 비행선을 통해 30분 안에 주문한 물건이 배달되는 시대, 피자가 하늘을 통해 날아오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  (사진 출처: http://www.amazon.com/b?node=8037720011 )

아마존 프라임 에어
(사진 출처: amazon.com)

그러나 무인 비행기 기술에 대한 환호에는 아마존 물류센터의 열악하고 참혹한 노동조건이 가려져 있다. 나아가 아마존 물류센터의 인간 노동과 택배기사의 노동이 빠르게 로봇에 의해 대체되어 결국 인간의 존엄을 훼손할 수 있도 있음을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2010년 구글이 시작한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self-driving car) 프로젝트는, 자동차가 주변의 변화를 인지하고 스스로 멈추고 운전과 관련된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리도록 해 자동차 사고를 급감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가까운 사람을 잃은 경험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번 프로젝트는 멋진 일이다. 그러나 꿈의 자동주행 자동차는 약 350만 명에 이르는 미국 택시운전자의 일자리를 직접 위협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로 전 세계 운전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자동차 보험회사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구글의 자동 주행차 프로젝트  (이미지 출처: http://www.autoblog.com/2013/02/08/google-sees-self-driving-cars-in-3-5-years-washington-insurers/ )

구글의 자동 주행차 프로젝트
(사진 출처: autoblog.com/)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의 세금회피

다음으로 구글을 비롯하여 애플, 페이스북 등이 세금회피를 위해 즐겨 사용하는 기법인 이른바 더블 아이리시와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 기법을 알아보자.

더블 아이리시와 더치 샌드위치

  1.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독일에서 광고, 판매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린다. 그렇다면 이 매출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세금을 독일정부에 내야 한다.
  2. 그러나 독일에 소재한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협지 법인은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있는 A라는 회사의 자회사다. 또한, 독일 소재 법인은 모기업 A에게 막대한 규모의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한다. 결국 독일 법인은 이익(매출-비용)이 없어 독일 조세 당국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
  3. 그런데 아일랜드에 있는 기업 A는 네덜란드에 있는 기업 B의 자회사다. 기업 A는 기업 B에게 주주 배당금을 지급한다.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조세법은 특이하게도 ‘선 배당금, 후 세금’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주주들에게 배당금 주고 남은 이익에서 법인세를 낸다. 기업 A는 기업 B에게 배당금을 주고 나면 이익이 없고, 세금을 낼 이유도 없다.
  4. 네덜란드 기업 B는 기업 A로부터 받은 돈을 아일랜드 소재 기업 C에게 이체한다. 아일랜드 기업 C는 사실 버뮤다 소재 기업 D의 ‘지사’다. 지사의 이익에 대해서 아일랜드 정부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결국 독일에서 걷은 이익 대부분이 버뮤다로 흘러들어 간다. 버뮤다 소재 기업 D는 미국의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 돈을 최종 이체한다. 미국 정부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5%의 낮은 조세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세금회피가 완벽하게 마무리된다.

구글 20억 $, MS 24억 $ 세금 ‘절약’, 아마존은 독일에 한 푼도 세금 안 내

유럽연합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미국 기업이 유럽에서 빼돌린 이익 규모가 연간 약 1조 88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글은 2011년 버뮤다 소재 자기업에 98억 달러를 이체하는 방식으로 약 20억 달러의 세금을 회피하는 데 성공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11년 약 24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절약하였고, 아마존은 룩셈브르크 소재 자회사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2012년 독일에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

디지털 갈등의 상징 ‘실리콘밸리’ 

물론 택배 노동자, 택시 운전자 등 로봇에 의해 인간노동이 대체되는 경향은 속도와 범위를 달리할 뿐 18세기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로 지속한 현상이다. 또한, 기업의 세금회피는 구글, 애플 등에 제한된 문제도 아니다. 그러나 미국 NBC 보도처럼, 기자, 약사 그리고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육체노동을 넘어 인간의 지식노동까지 로봇 또는 알고리즘에 의해 대체되고 있어, 이후 전개될 노동사회 재편은 18세기 유럽과 북미 산업혁명의 그것과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검색서비스와 SNS에 기초한 인터넷 광고, 온라인 쇼핑에서부터 드라마까지 등 전 세계 디지털 경제의 대부분 영역이 소수의 (미국) 기업에 의해 독점되고 그로 인해 부의 재분배가 불균형을 이루게 될 때, 국제사회의 갈등은 증폭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자. 유럽국가 대다수가 디지털 경제의 절대치를 일부 미국기업에 모두 내주고 있는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그것도 세금 한 푼 받아내지 못하는 조건에서 말이다. 또한, 예견된 국가간 갈등뿐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라는 특정 지역에서는 계층 간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IT 부자들이 부동산 가격 폭등 주범

실리콘밸리 지역에 살면서도 직접 IT 기업에 일하지 않거나 ‘영광스러운’ 창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지난 2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창출된 막대한 경제적 이익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느낀다. 사실 이들의 경제적 조건은 소외를 넘어 더욱 악화했다. 언론학술연구가 전하고 있는 것처럼, 도시 서민 지역 및 빈민 지역이 이곳에 거주하려는 부유층에 의해 고가의 주택지로 변화하는 이른바 주택지구 상류화(Gentrification)가 최근 샌프란시스코와 그 인근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숨 가쁘게 이어지는 IT기업의 기업공개와 기업매각 행렬은 부동산 가격을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1,600명 신흥부자 트위터 기업공개

2013년 9월에 있었던 트위터의 기업공개(IPO)는 정확하게 1,600명의 백만장자를 탄생시켰다. 이들 중 대다수가 곧 값비싼 주택의 수요자로 나설 것이다.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주거지의 월세와 매매가는 하늘로 치솟고, 그 결과 강제퇴거도 전염병처럼 확산하고 있다. 오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야 하는 사람들 눈에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IT 종사자들이 곱게 보일 이유는 없다. 미국 [살롱(Salon)]의 앤드류 래너드(Andrew Leonard)는 테크 붐에 대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사회적 분노를 매우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래너드의 분석에 따르면, IT기업 사주들의 돌봄을 받고 있는 긱(geeks), 너드(nerds), IT 정보광(Hipster)과 샌프란시스크 지역주민 사이에는 이제 쉽게 건널 수 없는 경제적, 사회적, 감정적 벽이 세워져 있다. 이러한 대립의 한 형태가 2013년 12월 2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구글 통근버스 앞 저항시위였다. 그리고 이번 시위대가 외친 “구글은 꺼져버려! (Fuck Off Google)”라는 구호는 두 개의 분리된 세계와 불평등을 거칠게 상징하고 있다.

시장질서 파괴기술과 IT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금까지 살펴본 디지털 사회갈등에는 두 가지 차원의 문제가 중첩되어 있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주거정책과 사회정책의 문제다. 주거지 부족과 주택지구 상류화(Gentrification)는 디지털 경제만의 특수성이 아니다. 한 지역에서 어느 특정 집단이 경제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이들 집단의 지역 유입이 증가하고, 다른 한편으로 나머지 지역주민의 경제상황이 정체에 빠져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 주택지구 상류화(Gentrification)이기 때문이다. 결국, 샌프란시스코 시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이 문제를 일차적으로 해결해야한다.

두 번째 측면은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IT 기업과 여기에 종사하는 이른바 파괴자들(Disruptors)과 직접 관련성을 가진다. 전체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이들 기업의 시장질서 파괴기술은 노동력 대비 높은 생산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수에게 경제적 부를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적 신고전학파 경제학 교과서들이 한목소리로 주장하듯, 일부 집단에 부의 편중이 지속할 경우 사회 전체의 후생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앱, 웹 서비스 등 이들 기업이 시장에 쏟아내는 유용한 도구들은 결국 이들 기업과 종사자들의 지갑을 풍성하게 한다. 미국은 1920년 이래 가장 극심한 소득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원인 중 분명한 하나는 IT 기업으로 부가 집중되는 경향이다. 사회체계나 정치체계가 독특하게 작동하는 디지털 경제의 가치창출 방식에 아직 적응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갈등에 대한 사회적 조정 규칙이 존재하는 않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IT 기업에게 ‘포식자 자본주의’(predator capitalism)라는 딱지가 붙여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도기: ‘실리콘밸리를 점령하라’ 발전 가능성

디지털 경제의 확대로 일어나는 소득불균형 심화 또는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샌프란시스코 거주민의 절망 등은 어쩌면 과도기 현상일지 모른다. 존 에번스(Jon Evans)가 훌륭하게 정리하고 있듯, 우리가 사는 사회 스스로 디지털 경제에 어떤 규칙을 제시하는가에 따라, 디지털 혁신은 소수에게 멋진 삶(It’s A Wonderful Life, For A Few Of Us)을 제공할 수도 있고, 대다수 사회구성원에게 향상된 삶의 조건을 만드는 기초가 될 수도 있다.

“실리콘 밸리를 점령하라”
(이미지 출처)

IT 기업과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계급인 디지털 부르주아지는, 구글 통근버스의 유리창에 던져진 돌멩이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깊게 성찰해야 한다. 앞으로 가속도를 얻으며 광범위하게 진행될 로봇에 의한 지식노동의 대체와 그로 인한 고용불안은 더 큰 사회적 갈등의 자양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 이후 진행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street) 운동이 실리콘밸리를 점령하라(Occupy Silicon Valley)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뿐 아니라 유럽 그리고 한국의 일부 정치세력은 실리콘밸리 점령운동을 등에 업고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갈등은 정치의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공황 이후 실직자를 가장 먼저 찾은 정치세력이 독일 나치당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선택: ‘그들만의 세상’ 혹은 ‘사회적 대화’ 

IT 기업과 디지털 부르주아지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놓여있다.

하나는, 투자자 피터 티엘(Peter Thiel)팀 드레이퍼(Tim Draper)의 주장처럼, 실리콘밸리를 미국 독립 주로 분리하는 것이다. 이른바 폐쇄적 공동체(Gated Communities)를 구성하여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확대될 경우, 1984년 미국 통신기업 AT&T가 반독점법에 따라 강제 기업분할된 것처럼 애플과 구글 등에 대한 극단적이 제재도 일어날 수 있다. 기술혁신을 이끄는 대형 IT 기업의 가장 큰 적은 경쟁기업이 아닌 정치적 압력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시장의 자율성 및 시장의 자기치료 능력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버리고 사회적 책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일이다. 전통적으로 미국 IT집단은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시장의 자기조절 및 자치치료 능력을 약화한다고 믿는 자유주의(libertarianism) 신봉자들이다. 자유주의에 대한 평가는 논외로 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기술혁신의 시장 파괴력은 그들이 믿는 시장의 자정능력을 넘어서고 있다.

기술혁신은 전통 시장질서를 파괴할 뿐 아니라, 노동질서를 파괴하고 나아가 사회 및 정치 논리의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음을 IT 기업과 디지털 부르주아지는 깨달아야 한다. 그 깨달음이 늦어질수록 스스로에 대한 상처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미치는 손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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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강정수
슬로우뉴스 편집위원

슬로우뉴스 편집위원과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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