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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독자를 위한 본문 요약 

  1. 올림픽 메달리스트주택 특별공급 제도를 언급하며 청년층의 박탈감을 다루는 일부 기사들.
  2. 특별공급이 문제라는 (커뮤니티) 청년들? 그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3. 무엇보다  해당 제도로 주택을 공급받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
  4. 언론은 구체적인 사실 확인과 검토 없이, 청년의 분노에 대한 깊이 있는 공감이나 공정에 관한 고민도 없이 그저 ‘청년 분노+공정+부동산’를 앞세워 그저 손쉽게 기사를 작성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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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화), 연합뉴스, 한국경제 등 언론사에서 올림픽 포상 규정에 관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주는 주택 특별공급 혜택을 언급하며 현재 이 제도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불공정’,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메달리스트 아파트 특별공급에 청년층이 가장 분노하는 이슈인 부동산과 공정을 엮어 논란으로 키우고 있는 것은 언론이다.

메달리스트 아파트 특별공급에 대해 보도하면서 많은 언론사가 또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의 일부 의견을 여론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기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을 인용하며 ‘메달리스트에게 주택 특별공급 혜택을 주는 제도를 놓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미 수십억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까지 주택 관련 혜택을 받는다니 황당하다”, “특별공급 자격 부여는 구시대적”과 같은 내용이 대표적이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펨코리아, 뽐뿌, MLBPARK, 오유, 여성시대, 쭉빵카페 등)를 확인한 결과, 혜택이 알려진 초기(2021.07.26-28)에는 극소수 글만이 몇몇 커뮤니티에 올라온 상태였으며 일부 커뮤니티에는 관련된 글을 아예 찾아볼 수가 없었다. 기사화가 된 후부터 다른 커뮤니티에 특별공급 관련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언론이 ‘갑론을박’의 문을 본격적으로 연 것이다.

언론은 이번 특별공급 논란을 청년층과 연결하고 있다. 무주택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표현을 기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특별공급에 대해 분노와 부러움을 댓글로 표시했던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가 청년층이자 무주택자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아무런 근거도 제시된 건 없다. 있는 건 그저 극히 일부 커뮤니티 게시물 뿐.
아무런 근거도 제시된 건 없다. 그저 극히 일부 커뮤니티 게시물을 인용하면 그뿐!

메달리스트 ‘특공’ 정말 불공정한가? 

메달리스트 아파트 특별공급이 정말 불공정한 사안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 현재 많은 기사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메달리스트들의 특별공급 청약 자격에 대해 단편적으로 설명하며 메달을 따면 바로 주택이 주어지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메달리스트들이 주택공급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기타(기관추천)’ 특별공급 대상에 해당한다.

‘[중앙일보] 올림픽 메달 따면 아파트 특별공급? 대상 28개 항목 중 22번째 순위’ 기사에 따르면 ‘기타(기관추천)’물량은 전체물량의 15%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중 우수선수의 몫은 매우 적다. 15% 중 5%가 국가유공자에게 10%는 해당 지구 철거민에게 우선 공급한 후 남는 물량을 공급하게 된다. 이후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군인, 중소기업근로자, 우수선수 및 우수기능인 등으로 물량을 나눈다. 전체 가구 수 기준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해당하는 우수선수 및 우수기능인은 0.2%에 해당한다. 이마저 단지에 따라 배정 물량이 없을 때가 많고, 있어도 물량이 적어 손에 꼽히는 정도다.

해당 포상 혜택이 이러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언론은 취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일부분만 강조해 기사를 쓰는 것은 청년들의 분노를 이용해 기자 또는 언론사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드는 이유이다.

청년층의 분노? 언론이 자기 하고 싶은 말을 청년을 동원해서 하는 건 아니고?
청년의 분노? 언론이 청년들의 분노를 이용해 먹는 건 아니고?

채널A는 올림픽 메달 특공 논란 보도 끝자락에 “역대 최악의 주거 대란이 새로운 논란을 빚어내고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청년들의 분노를 이용해 새로운 논란을 만들고 있는 건 채널A가 아닌가 묻고 싶다. 주거 대란의 문제를 진정으로 논의하고 싶었다면 온라인 커뮤니티의 의견을 보도할 일이 아닐 것이다.

국제 경기에서 3위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이들에게 그에 따른 보상을 주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최근 한국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능력에 따른 공정한 보상’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언론은 사회의 모든 룰에 불공정의 잣대를 들이대는 일부의 의견을 받아주며, 사회 갈등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 현재 우리 사회의 화두가 ‘공정’인 것은 사회의 부조리한 부분을 찾아 이를 해결하기 위함이지 사회의 모든 절차가 ‘불공정’하기 때문은 아니다.

언론은 청년들이 겪는 고통의 근본적인 원인인 구조적인 문제에 관심이 없다. 청년의 분노를 키운 뒤 이를 현상으로 보도하는 것은 이를 해결해야 하는 주체들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것이다. 언론은 자신들의 보도가 청년들의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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