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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형 교통(on demand transportation) 시스템은 현재 주요 회사들이 자율주행을 이용한 서비스의 궁극적인 진화 모델로 삼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부르면 호출 장소로 도착하고, 목적지에 내리면 자율주행 차량은 다른 승객을 태우기 위해서 이동하게 된다.

주문형 교통 서비스로의 진화를 위해 주요 자율주행 관련 업체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말에는 구글 웨이모(Waymo)앰버 모빌리티(Amber Mobility)가 관련 서비스를 발표한 바 있다. 웨이모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앰버 모빌리티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2018년 중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 주문형 교통 서비스로 진화 노력

2015년 8월 우버는 주문형 교통 서비스의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우버는 자율주행과 승차 공유를 합한 모델인 주문형 교통 서비스가 결국 대중교통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9월 벤츠도 자율주행 기술과 자사의 차량 공유 서비스인 ‘카투고’를 묶어 주문형 교통 서비스의 구현이 가능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버의 승차 공유 서비스, 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 벤츠의 자율주행차, 차량 공유 서비스 카투고(car2go), 택시 예약 앱인 마이택시(mytaxi) 등은 향후 주문형 교통 서비스로의 진화를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승차 공유 업체는 승차 공유 측면에서, 자동차 업체는 자율주행차 측면에서, IT 업체는 데이터와 관련 기술 측면에서 주문형 교통 서비스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모든 관련 업체의 진화 방향은 주문형 교통 서비스에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벤츠의 마이택시 서비스와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
벤츠의 마이택시 서비스와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자율주행차 600대로 주문형 서비스 나서

지난 4월 말 구글 웨이모는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주문형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웨이모가 애리조나에서 현재 시험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 약 100대에 500대 정도를 추가하여 총 600대 정도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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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비스에서 사용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자율주행차량을 주문하고 탑승할 수 있다. 이 자율주행차량에는 웨이모의 테스트 드라이버가 동승하게 된다. 웨이모는 서비스 제공 지역이 애리조나 피닉스와 가까운 도시 정도의 지역으로 샌프란시스코 면적의 2배 정도를 차지하는 지역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웨이모는 이번 대규모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통해 자율주행차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서비스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주문형 교통 시스템으로 진화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

구글 웨이모의 이번 발표는 그동안 회사 내에서만 이루어지던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넘어 일반 사용자에게 관련 서비스를 처음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개개의 자율주행차가 아니라 대규모 자율주행차량을 통한 주문형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앰버 모빌리티, 네덜란드의 주문형 자율주행차 서비스

지난 4월 말 네덜란드의 앰버 모빌리티는 2017년 중반 정도에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주문형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앰버 모빌리티는 전기차와 차량 공유 모델을 통한 서비스 모델을 제시하는 스타트업으로, 2016년에 전기차 모델 ‘앰버 원’을 발표하기도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yq0gabcK4I

앰버 모빌리티의 주문형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서 여러 회사와 연구기관이 참여하여 협력하게 된다. 정밀지도와 내비게이션에는 톰톰, 네덜란드 이동통신사인 KPN, 카메라, 센서, 인식 소프트웨어는 네덜란드 연구기관인 TNO, 센서 신호 처리를 위한 하드웨어는 엔비디아,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애저(Azure) 클라우드 플랫폼의 마이크로소프트가 협력한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해 볼 점은 아인트호벤 시의 적극적인 협력이다. 도시 내에서 주문형 자율주행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 관련 제도 개편에 업체와 시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기술 진화의 과도기에는 자율주행차가 버스 전용 차로를 이용하도록 해 줄 수도 있다.

기술, 제도, 인프라의 적절한 조화를 지방자치단체와 업체가 같이 이끌어간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앰버 모빌리티와 아인트호벤은 ‘아인트호벤을 세계 최초의 대규모 자율주행차 도시’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누토노미, 우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지역 확대

2016년 8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누토노미(nuTonomy)는 올해 보스턴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또 르노, 미쓰비시, PSA 등 여러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우버는 최근 구글과의 소송 등으로 여러 악재가 있는 상황이기는 하다.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는 2016년 9월 피츠버그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 여러 지역에서 제공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웨이모와 앰버 모빌리티의 주문형 자율주행차 서비스는 누토노미와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 모델과 비슷한 모델이다. 앞으로 누토노미와 우버 모두 서비스 제공 도시의 확대를 꾀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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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차량국 보고서에서 따르면, 구글 웨이모의 기술 수준은 800km 주행 중 운전자가 1번 개입하는 수준으로 최고 기술 수준을 갖고 있다고 평가된다. 웨이모의 서비스 완성도가 우버나 누토노미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가 된다. 또 앰버 모빌리티는 아직 기술 수준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업체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가능한 기술 수준에서 서비스 상용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인트호벤 등 시 정부와의 협력을 통한 제도 개선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의 서비스 진화 방향도 주목된다. 자율주행 택시의 확대, 자율주행 버스 운행, 자율주행 트럭, 물류와 선박 시스템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물류 시스템 등 다양한 방향으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앞으로 관련 업체,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자율주행 서비스 사례 (출처: 싱가포르 육상교통청)
싱가포르 자율주행 서비스 사례 (출처: 싱가포르 육상교통청)

자율주행 기술, 교통과 도시로 진화

자율주행 기술은 이제 차를 넘어서 교통과 도시로의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차량 자체 기술뿐만 아니라 대규모 자율주행차를 운영하기 위한 관련 기술과 도시 인프라 기술 및 제도 등 종합적인 고려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자동차 업체, 승차 공유 업체, 전기차 업체, IT 업체 등 다양한 회사들이 기술과 서비스 선점에 노력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 업체뿐만 아니라, 네이버, 만도, 모비스, 삼성, LG, SK텔레콤 등 여러 기업이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대규모 차량을 통한 주문형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이 제시되지 않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다른 측면에서 자율주행차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승차 공유 서비스의 불허도 미래 자율주행 진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승차 공유 서비스 불허에 따라서 공유 서비스가 택시 예약이나 차량 공유에 머물러 있는 점도 크게 아쉬운 점이다.

이처럼 승차 공유 서비스 불허는 우리나라에서 복합교통(multimodal transportation) 서비스나 주문형 자율주행차 서비스의 진화에 장벽이 되고 있다.

주문형 자율주행차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구글 웨이모나 네덜란드 앰버 모빌리티의 사례에서처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법, 제도 정비는 필수적이다. 업체와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긴밀한 협력을 통하여 기술 진화 수준을 고려한 제도 정비가 이루어진다면, 관련 서비스 제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더불어 국내에서는 주문형 교통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승차 공유 서비스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모쪼록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업체와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을 바탕으로 주문형 자율주행차 서비스가 빨리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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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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