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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11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국정화와 자유주의, 또 ‘우리식 자유주의’로 해결?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한국 보수의 민낯을 드러냈다. 자유주의를 신봉하면서도 자유주의를 가장 해치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시사IN이 자유주의를 배신한 한국 보수의 아이러니에 대해 분석했다.

보수 세력은 이승만 정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냉전기에 자유진영으로 올바른 경로 설정을 했다는 이유다. 이들은 또한 주류 역사학계의 역사관을 민족주의 과잉과 민중사관으로 규정하며 자유주의 사관을 구축했다. 하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이들의 주장은 모순에 부딪혔다. 국가의 개입을 옹호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몇 가지 해결책이 제시됐다. 첫 번째는 자유사관이 민중사관보다 옳기에 전쟁을 해서라도 승리해야 자유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주의의 대원칙 위반이다. 자유주의는 지식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의 자유로운 교환을 통해서만 인간은 진리에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두 번째는 역사학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방법이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자유주의자 하이에크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역사학의 특수성을 인식하고 국가가 개입하려 드는 것이야말로 전체주의 국가의 특징”

세 번째는 ‘시장실패’다. 시장에서 민중사관 교과서가 독점을 구축하고 있으니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유주의 경제학의 거목 밀턴 프리드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참을 수 있는 한에서는 사적독점이 그나마 (정부 독점보다) 낫다.” 자유주의와 국정화의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한국 보수들, 이제 ‘우리식 자유주의’를 외치는 것만 남은 걸까.

●시사IN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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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송도 국정화? 국정방송에 없었던 국정화 기자회견

정부가 지난 11월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발표했다. 많은 방송사가 황교안 국무총리와 황우여 교육부총리가 참석한 이 기자회견을 생중계했다. 국민은 방송을 통해 황교안, 황우여 두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밖에 들을 수 없었다. 뉴스타파가 국정방송 노릇을 하며 방송사들이 잘라낸 장면들을 보여준다.

3일 기자회견은 모든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들이 생중계했으나 모든 채널이 하나같이 같은 모습이었다. 국정홍보처 산하의 KTV가 이들 방송에 영상을 제공하고 방송사들이 이를 받아썼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KTV가 중계를 전담하도록 한 곳은 총리실이다. 발표문 낭독을 마친 뒤 기자들의 날 선 질문들이 이어졌으나 방송사들은 모두 중계를 중단했다.

현장에서는 국정화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들이 오가고 있었다. “올바른 국정교과서, 올바르다는 판단은 누가 하나” “여론 수렴은 형식적으로 한 것 아니냐” 등등. 정부는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국정화의 미래, 하나의 장면만 보여주는 국정방송들이 이미 예시한다.

●뉴스타파

YouTube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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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5년 뒤 한국은 ‘노인의 나라’, 디스토피아 피할 수 있나

25년 뒤 대한민국은 노인들의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2040년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32.4%다. 중앙일보가 코앞에 다가온 노인들의 나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진단했다.

중앙일보가 통계청 자료를 전국 252개 시군구에 시뮬레이션한 결과 2040년 전국 지자체 72곳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절반을 넘었다. 충남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평균기대수명 등을 고려했을 때 노인들의 사망으로 2040년까지 사라질 위기에 놓인 도내 자연마을은 351개에 달한다. 2040년 서울의 65세 인구는 278만 명으로 서울 인구의 30%다. 농어촌 마을은 사라지고 도심은 노령화된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1좌동은 도심 속 노인 도시의 대표 사례다. 주거와 상권이 노인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인 부양은 세대 갈등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노인 간 양극화도 문제다. 어떤 노인은 한 달을 60만 원으로 버티고 어떤 노인은 340만 원으로 여유롭게 산다. 퇴직금을 모아 낸 가게로 간신히 살아가는 노인들도 생겨난다. 지금보다 더 심한 ‘헬조선’이 될지 모르는 25년 뒤, 우리는 대비하고 있나.

●중앙일보 – 코 앞에 온 실버코리아

중앙일보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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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종로 탑골공원, 자존심 거짓말 그리고 외로운 노인들

주말에 종로에 있는 카페에서 일하는데 60~70대처럼 보이는 5~6명 들어왔다. 조용하던 카페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국정화에 대한 논의가 불이 붙으면서 데시벨은 점점 더 커졌다.

“나오지도 않은 교과서를 가지고 말이야!”

“그게 왜 성희롱이여(최몽룡 교수 사건을 뜻함)!”

끝을 모르고 높아지던 고성은 한 할배의 말에 침묵으로 바뀌었다.

“조용히들 좀 혀. 이러다 우리 여기서 쫓겨나.”

한겨레 박유리 기자의 탑골공원 르포를 보고 이 노인들이 떠올랐다. 목소리를 매우 크게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눈치를 본다. 햄버거 가게 한 노인은 혼자 누군가를 기다린다. 집값으로 2~3억 원을 준다는 누군가를 기다린다. 질문이 계속되자 눈동자에서 평정심이 사라진다.

또 햄버거 가게 또 다른 노인은 대체에너지사업을 한다며 상대편 남성에게 쉴 새 없이 떠들다가 사라진다. 또 다른 노인은 “약속이 있어서 간다”며 아무도 기다리지 않을 곳으로 향한다. 이들은 오지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며 외롭게 홀로 버티고 있다. 이 노인들의 큰 목소리는 사실 자신감과 두려움, 그리고 거짓말이었다.

●한겨레

한겨레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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