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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9일 테슬라는 사륜구동 모델인 “D”를 발표하면서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을 발표했습니다. 발표회장에서는 오토파일럿 데모를 시연했고, 오토파일럿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테크 패키지(Tech Package) 옵션을 구매한 차량에 대해서는 추후 업데이트로 오토파일럿을 가능하게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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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파일럿 기능 소개는 6분 17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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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년 뒤, 드디어 많은 테슬라 모델 S 오너들이 기다려왔던 오토파일럿 기능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제가 구입한 테슬라 모델 S P85D 역시 그 발표 직후 모든 옵션을 다 넣어서 주문했던 차량이기 때문에 이번 업데이트로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워낙 이슈가 많이 되었던 기능이기 때문에 다들 어떠한 기능인지 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오토파일럿의 주요 기능은 두 가지입니다.

  • 오토스티어(Autosteer)
  • 오토 레인 체인지(Auto Lane Change)

오토스티어는 주위 자동차 속도에 맞춰서 주행 속도를 유지하고 차선을 지킬 수 있게 하는 일종의 크루즈 시스템입니다. 이 기능은 벤츠 S-Class(스티어링 어시스트)나 현대 제네시스(레인 키핑 어시스트)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적용된 기능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토 레인 체인지의 경우엔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술인데 방향지시등을 넣으면 알아서 차선을 변경해주는 기능입니다. 현재는 베타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이 기능을 활성화하고 사용할 때의 모든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으며 항상 주의하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오토파일럿 업데이트가 발표됐을 때 과연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꽤 많았습니다. 구글 맵 기반이라 내비게이션 정보도 없고 각종 세부 설정들이 미국 기준으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국내에선 활성화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론 내비게이션이 연동되지 않고 단순히 차선을 인식해서 유지만 시켜주는 것이라면 따로 제약을 걸지 않고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업데이트가 완료되었고 얼른 확인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국내 첫 테슬라 모델 S 오토파일럿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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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내곡 고속화도로에서의 오토파일럿 테스트 (주간)
(위의 영상은 배경음악이 저작권에 걸려 촬영 시 말한 각종 설명이 들리지 않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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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태우고 오토파일럿 기능을 테스트해보았습니다. 메뉴얼에도 설명되어있었지만, 꼭 고속도로(highway)에서만 사용하라고 되어있었기 때문에 신호가 없는 분당-내곡 고속화도로 구간에서만 적용해보았습니다. 처음 손을 놓았을 때는 혹시나 모를 오작동에 대비해 핸들 근처에 손을 대기한 상태로 갔지만, 나중에는 꽤 안정적이라 편하게 갔습니다.

지도 교통데이터 없이 차선인식만으로도 이 정도로 동작하는 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나중에 판교로 빠지는 길에선 오토파일럿 기능을 종료하고 손으로 운전해서 갔습니다. 영상을 보면 오토 레인 체인지로 차선을 변경하는 부분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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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내곡 고속화도로에서의 오토파일럿 테스트 (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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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내곡 구간의 서울방면은 퇴근 시간이 되면 항상 정체가 심한 편입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TACC(Traffic-Aware Cruise Control; 트래픽을 고려해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장치)를 많이 이용하면서 얼른 오토파일럿이 되어서 밀리는 상황에서 편하게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정체가 심한 상황에서 오토파일럿 기능만으로 잘 갈 수 있는지 궁금해서 테스트해보았는데 정말 대만족이었습니다. 앞차와의 간격을 적당히 유지하면서 가다 서기를 알아서 반복해주고 차선이 옅은 구간에도 앞차 및 좌우 센서 정보만으로도 별다른 문제 없이 잘 동작했습니다.

오토스티어 기능에 대한 분석

테슬라 모델 S의 계기판 인터페이스에서 회색은 비활성화 파란색은 활성화를 뜻합니다. 위 영상에서는 오토파일럿(TACC + 오토스티어)기능이 활성화되어있기 때문에 속도계 옆의 TACC 아이콘과 핸들모양의 오토스티어 아이콘이 파란색으로 되어있습니다.

일단 오토스티어는 두 가지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차선인식을 통한 차선을 따라가는 모드와 앞차를 인식해서 앞차를 따라가는 모드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이 방식은 다른 차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있는 방식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테슬라 모델 S 오토스티어 테스트 #1

30km/h 이상의 속도에서는 차선을 인식할 수 있는 경우 차선을 인식하여 차선을 따라는 모드로 동작을 합니다. 영상에서 보면 차선이 파랗게 표시되어있는 경우가 차선을 인식하고 따라가는 모드로 동작할 때입니다.

테슬라 모델 S 오토스티어 테스트 #2

앞에 차량을 인식한 상태에서 차선을 인식하기 힘든 경우(저속 혹은 차선 불량) 앞의 차량을 따라가는 모드로 동작합니다. 이때는 계기판의 앞차 색상이 파랗게 표시됩니다. 이 모드에선 차선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없어서 좌우 센서들을 통해서 차량의 위치 보정도 함께하게 됩니다.

두 번째 영상에서 터널을 지날 때 좌측의 터널의 연석 때문에 센서가 장애물로 감지한 상태에서 오른쪽에는 차량이 멀리 있다고 감지한 결과 차량이 차선의 오른쪽으로 치우쳤다가 가운데로 복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의 경우 센서가 정확하게 동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오토스티어 기능을 활성화할 수 없습니다.

(이상은 제가 보고 경험한 것만을 가지고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설명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후기

아직 초기 베타 버전의 오토파일럿 기능이지만 저에게는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가와 없는가의 차이가 엄청났습니다. 저는 다른 차량의 오토스티어 기능을 사용해본 적이 없지만, 동승자의 말을 빌리면 “생각보다 사람처럼 운전한다”고 할 만큼 자연스러웠습니다.

다른 회사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시작은 비슷할지 몰라도 계속해서 업데이트로 진화하는 기능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곧 오토파일럿 1.01이 발표되고 업데이트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른 회사라면 이러한 업데이트를 위해 서비스 센터에 입고하고 추가적인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테슬라 모델 S의 경우엔 OTA(over the air; 별다른 케이블 등 연결 없이 무선으로 진행된다는 뜻)로 편하게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의 자동차 회사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테슬라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box type=”note”]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iamquadr)에서 ‘Tesla Autopilot in Korea’라는 제목으로 발행된 글입니다. (편집자)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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