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box]
5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화려한 뉴욕 네일숍, 노동자에겐 어두운 계급사회
뉴욕타임스(NYT)가 쓴 하나의 기사가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어로 기사를 썼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7일 미국 뉴욕의 네일숍에 대한 심층 기사를 한국어 등 4개 언어(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작성해 홈페이지에 올렸다.
뉴욕타임스가 이 기사를 4개 언어로 쓴 이유는 화려한 네일숍 속에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채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이 대개 중국계, 스페인계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한 100여 명 중 25%만이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받고 있었고 뉴욕주 노동부와 29개 숍을 조사한 결과 116개의 임금착취 사례가 드러났다. 이 네일숍들은 한국인들이 경영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 기사가 화제가 된 이유는 단지 4개 언어로 쓰였다는 점뿐만이 아니다. 대도시의 특정 업종을 샅샅이 분석하고, 스타벅스 점포 수와 네일숍을 비교하는 등 데이터 저널리즘을 제대로 보여줬다. 일반 기사의 20배 정도 분량의 이 기사에는 리서쳐를 포함한 10여 명의 바이라인이 달렸다. 이들은 1년간 업계 관계자 150여 명과 4개 언어로 인터뷰했다. 한국어로 쓰였다는 점보다 한국의 언론환경에서 탄생하기 어려운 기사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
- 뉴욕타임스 – 반짝이는 매니큐어에 숨겨진 네일 미용사들의 어두운 삶
2. 방관과 가해, 부끄러운 263명의 아동학대 기록
꿈을 채 꾸지도 못하고 죽은 이들이 이렇게 많았다. 2008년부터 2014년 학대로 숨진 아동이 263명이다. 한겨레가 지난해 10월부터 국회, 복지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법원, 법무부 등으로부터 입수한 아동학대 사례, 각종 판결문 및 사건기록을 분석한 결과다.
이 263명의 명단에 의미가 있는 이유는 정부기관의 아동학대 범주에 포함된 112명 외에도 이름도 갖지 못한 채 죽어간 신생아 살해 59명, ‘동반자살’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살해 후 자살’ 92명(추정)이 더해졌다는 점이다.
한겨레 기획기사에 등장한 사례들은 끔찍하다. 학대에 시달리다 죽은 13살 민아의 사망 당시 몸무게는 7.5kg에 불과했다. 5살 연수는 죽기 전 어린이집 교사, 이웃들 등 어른들에게 SOS를 보냈으나 어른들은 이를 모두 외면했다. 한 살 많은 누나의 죽음 뒤로 살아남은 동생의 꿈에는 유령이 된 누나가 나온다. 학대를 당했던 이는 부모가 되어 다시 학대의 가해자가 된다. 막을 수 있었던 그 죽음들. 이유조차 알 수 없는 죽음들이 아직도 즐비하다.
● 한겨레 탐사기획 – 부끄러운 기록 ‘아동학대’
- 9년간 갇혀 산 민이…13살 7.5kg 소녀는 미라 같았다
- 갈비뼈 16대 부러진 아이의 마지막 말 “소풍을 가고 싶어요”
- 아동 학대…때리는 것만 아니라 ‘방임도 죄’
- 건강검진만으로도 아동학대 막을 수 있었는데…
- 의사들 열 중 일곱 “아동학대 심각 수준”
- 아빠 폭력에 멍든 5살 연수의 ‘SOS’…어른들은 외면했다
- ‘고모에게 직접 SOS’ 지원이는 2주만에 뇌출혈로 ‘별’이 됐다
- ‘연수의 SOS’ 침묵한 어른들의 변명 “신고의무 몰랐다” “소문날까 두렵다”
- 혼자 살아남은 동생 꿈에 누나가 유령으로 나왔다
- 한 달 만에 돌려보낸 아이, 주검 되어 다시 나왔다
- 길고 깊은 학대의 후유증…폭력·발달장애·우울증
- 가해자는 아빠·엄마…그러나 그들도 한때 피해자였다
- 사망 110건, 형사처벌 61건…학대에 관대한 법의 저울
- ‘아동학대 사망 사건’ 터지면 떠오르는 ‘계모’…실제론 7.5%뿐
- 도미노 가정폭력…아빠는 엄마를, 엄마는 아이를 때렸다
- “가르치려고 했을 뿐”…훈육을 가장한 아동 학대
- ‘신생아 살해’…누가, 왜, 제 아이를 낳자마자?
- 아이와 동반자살도 살인
- 아이가 죽었는데 범인이 없다
3. 한국 언론, 네팔 카트만두에서도 ‘기레기’
세월호 참사로 4월은 잔인한 달이 됐다. 네팔에게도 4월은 잔인한 달이 됐다. 대지진이 발생해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피해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네팔 현장에서 몇몇 국내 언론은 또다시 세월호 참사 때 보여준 추측보도와 선정적인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네팔 카트만두에 온 몇몇 기자들은 시민들이 마스크 쓴 모습을 전하며 ‘전염병 확산’이 이유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매연 때문에 원래 카트만두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여진과 전염병 공포로 카트만두에 대한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으나 사실 대부분 시민들은 고향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카트만두를 빠져나왔다.
아무리 급해도 기본을 잊지 말자는 세월호의 교훈, 언론은 잊어버린 걸까.
- CBS 노컷뉴스 – 언론은 잔인한 4월을 벌써 잊었나?
4. 로봇이 쓴 기사와 기자가 쓴 기사, 구별 가능하십니까?
로봇이 기사를 쓰는 시대, ‘로봇 저널리즘’은 더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자 한 명이 하루에 수십 수백 개 ‘미끼 기사’를 쓰는 한국에서도 로봇 저널리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블로터가 만난 이준환 서울대 정보문화학 교수와 김동환 씨(박사 수료)는 로봇 저널리즘을 직접 개발 중이다.
이 교수팀은 야구 기사를 알고리즘으로 만들고 있다. 데이터가 풍부하다는 점, 대중적 관심도가 높아 피드백을 받기 쉽다는 점이 장점이다. 블로터의 퀴즈 ‘이 기사는 로봇이 썼을까, 기자가 썼을까’를 풀어보면 로봇 저널리즘이 어느새 우리 옆에 다가와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 블로터 – “포털 야구 중계, 로봇 저널리즘이 대체 가능해”
5. 이디야가 살아남은 비결, ‘스타벅스’
점심을 먹고 잠을 깨러 커피숍을 찾을 때마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이 있었다. 다른 커피숍에 비해 매우 싼 가격을 자랑하는 이디야였다. “다른 데보다 싸게 받으면서 잘 살아남네, ‘박리다매’인가”라고 생각했다. 이데일리는 이디야의 필승전략을 ‘스타벅스’에서 찾았다.
이디야는 초기 스타벅스 바로 옆자리를 노리는 전략을 취했다. 모든 점을 직영으로 운영하기에 유동인구와 소비자 패턴을 신중히 따지며 철저한 입점 전략을 취하는 스타벅스. 이디야는 그 근처에 매장을 차린다. 가격까지 싸니 스타벅스를 찾았다가 자리가 없어 두리번거리던 이들은 이디야로 향한다. 스타벅스의 도움으로 기초체력을 만든 이디야의 재밌는 생존전략.
- 이데일리 – 이디야의 필승 전략..’스타벅스 옆을 사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