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버스 정류장이 단순히 표지판만 덩그러니 있던 형태였다면 요즘은 간이대기실 형태의 버스 쉘터(bus shelter) 형태의 정류장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유리벽과 천장, 프레임 등이 있어서 이용자들이 비바람과 햇볕을 피할 수 있는 형태다. 시민들이 이 버스 쉘터 안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광고판은 기본적으로 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왜 단순한 광고만 가능하겠나. 더 적극적으로 이 버스 쉩터를 이용하는 재미있는 마케팅들이 늘어나고 있다.
맥도날드 – 맛있는 커피
단순하면서 시선을 끄는 형태의 광고다. 버스 쉘터의 한쪽 면에 커피 모형을 두고 거기서 김이 모락모락 장면을 연출했다. 무료 커피 홍보 기간 동안 수행한 광고로 맥도널드의 커피가 경쟁력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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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 – “놀라운 경험”을 주는 스크린
“믿을 수 없는”(unbelievable)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진행된 광고 캠페인 중 하나다. 런던의 버스 쉘터 한 면에 스크린을 설치한다. 마치 투명한 유리처럼 느껴지도록 스크린에서는 미리 촬영된 거리 영상이 나오다가 갑자기 유성, 지하 괴물, UFO, 로봇 등 놀라운 장면을 보여준다. 유튜브에서만 조회수가 6백80만 뷰가 넘게 나온 캠페인으로 호응이 꽤 좋았던 광고.
https://www.youtube.com/watch?v=Go9rf9GmYpM
이와 유사하게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형태로 버스 쉘터의 한 면에서 [사탄의 인형]의 ‘처키’가 뛰쳐나오는 몰래카메라와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의 5번째 시즌을 홍보하는 캠페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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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 미디어 아트와 접목
2009년 “it’s my pleasure” 캠페인에서 등장한 버스 쉘터다. LED를 이용해 뉴스와 미디어 아트 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서울역 환승센터에 설치된 것이 대표적이다. 펩시처럼 구체적인 그래픽을 동원한 게 아니라 LED를 이용한 미디어 아트에 가까운 형태다. 낮에는 크게 부각이 되지 않았지만, 밤이 되면 많은 버스 쉘터에서 불빛을 내는 LED가 인상적이었다.
현대카드는 이 버스 쉘터로 2010년 IDEA 어워드 환경디자인 분야에서 골드 위너로 선정됐으며 라이브러리 버전도 운영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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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라셀 – 재치있는 “따뜻한 순간”
캐나다의 겨울은 춥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마치 건전지의 직렬연결처럼 서로 손을 잡고 견딘다면 서로의 따스함이 느껴질 것이라는 내용의 캠페인이다. 듀라셀의 캠페인은 물리적인 무언가를 추가한 것이 아닌 평범한 광고판에 재치있는 문구를 추가한 정도다.
https://www.youtube.com/watch?v=-mQZqKLiM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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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 배터리를 충전시켜주는 진짜 쉘터
인터넷에서 흔히 아이폰 이용자들을 충전기를 찾아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묘사하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들도 배터리가 부족해서 곤란할 때가 있는 건 사실이다. 버스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쓰고 싶으나 배터리가 간당간당할 때를 겪어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G마켓은 강남역, 양재역, 노량진역 등 강남, 서초 등 총 15개소 버스 쉘터에 스마트폰 충전기를 설치했다. ‘모바일쇼핑 히어로’라는 컨셉의 캠페인의 연장인데, G마켓의 충전쉘터에서 위험에 빠진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충전시켜준다는 것.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모두 충전할 수 있다.
대피소, 피난처라는 뜻을 가진 쉘터(shelter)라는 단어를 십분 활용한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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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쉘터,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이 외에도 꼭 버스 쉘터에서만 가능한 건 아니지만, tvN의 [삼시세끼]에서는 ‘유기농 자급자족 라이프’라는 컨셉을 살려 버스 쉘터에서 씨앗 봉투를 배포하고 있다.
예전의 옥외 광고는 단순히 제품 자체를 홍보하거나 웃긴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 이후로는 단순한 인터렉티브나 깜짝 놀라게 하는 형태가 이어졌다. 요즘의 추세는 확실히 실용적인 면을 강조하는 형태가 등장하고 호응을 얻고 있다.
버스 쉘터 마케팅이 앞으로 어떻게 더 진화할지 예측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