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ense] “지구 온난화는 거짓이다”는 주장이 담긴 기사가 여러 번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올라왔다. (2015년 2월 11일 오후 4시 43분 발행된 기사는 2015년 2월 16일 오후 11시 35분 현재까지 ‘좋아요’ 6,098회를 기록 중이다. – 편집자)
한국일보 조철환 특파원이 “전 NASA 기상연구자”라는 존 씨온 박사를 인터뷰한 기사다. 씨온 박사가 기사에서 밝힌 주장의 근거가 맞는지 궁금해 찾아봤다.
“존 씨온” 박사는 누굴까?
여러 스펠링으로 찾아봤더니 정확한 이름은 “John Theon”이다. 하트랜드 연구소(Heartland Institute) 웹 페이지에는 지구 온난화를 강력하게 주장한 나사의 연구자, 제임스 핸슨(James Hansen)의 보스였다는 설명이 있다(“John S. Theon is the former supervisor of James Hansen”). 하지만 아랫글들을 참고하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Big City Lib – John S. Theon: New Elderly Denier On The Block
- Science Blogs – So who is John S Theon?
구글 스콜라를 검색하면 열대우림 강우량 측정에 관한 논문들이 나오지만 기후 변화를 직접 다룬 논문은 찾기 힘들며 피인용 횟수도 높지 않다. 제임스 핸슨의 구글 스콜라 검색 결과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하트랜드 연구소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
존 씨온 박사는 현재 은퇴한 상태지만, 하트랜드 연구소 소속으로 기후 변화 관련 발언을 한 것으로 보여 하트랜드 연구소에 대해 알아봤다. 하트랜드 연구소의 대표적인 활동은 대략 다음과 같다.
- 간접흡연과 암과의 연관 관계에 이의 제기 (담배 회사 필립 모리스의 후원)
-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 반대 로비
-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이의 제기 등
하트랜드 연구소의 주요 후원자 중에 석유회사 엑손 모빌이 있다.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로비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보인다.
존 씨온의 주장은 사실인가?
한국일보 기사에서 존 씨온 박사가 “지구 온난화가 사실이 아니라는 과학적 증거”라고 밝힌 근거들을 하나씩 검토해보자.
1. “에스키모의 사냥 중단으로 현재 북극곰의 개체 수는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
북극곰의 정확한 개체 수를 세는 것은 힘들다. PBSG(Polar Bear Specialist Group)는 19곳의 북극곰 서식지를 파악하여 각 서식지의 추세를 감시하고 있다.
이 추세표에 따르면 약 25년 전의 개체 수와 비교했을 때 수가 확실히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 서식지는 없으며 (감소:3, 감소하지 않음:4, 자료부족:나머지), 현재 추세를 보았을 때 단 한 곳의 서식지를 빼고는 개체 수가 감소하거나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감소: 3, 안정: 6, 증가:1, 자료부족: 나머지).
2.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기온이 오르는 게 아니라, 기온이 오르면서 바다에 녹았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이다.”
이 명제가 역사적으로 사실이었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어 보인다.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 녹아 있던 기체(이산화탄소)가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었고,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가져온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즉, 이산화탄소의 농도와 기온 사이에 양의 되먹임이 존재하며, 따라서 온도가 먼저 올라가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던, 결과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농도와 기온 모두 증가하는 것이다. 물론 실제 모델은 훨씬 복잡하며, 이 설명이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거에 기온이 먼저 상승했다는 주장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
3. “앨 고어 전 부통령 자택이다. 그는 지구 온난화를 경고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책을 출간한 직후 자신이 해수면 상승으로 바다에 잠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던 미 샌프란시스코 만에 호화 주택을 구입했다.”
앨 고어의 호화 주택 구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앨 고어의 처신이 연구 결과들을 바꾸지는 않는다.
4. “최근 20여 년의 기상 자료를 분석하면 기상이변은 없었다.”
정확한 기상 측정은 그렇게 오래된 게 아니므로 기상이변의 추세를 딱 잘라 말하는 것은 힘들다. 이 문제는 아직 완전히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 논문들은 기상이변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 Perception of climate change: “we can state, with a high degree of confidence, that extreme anomalies such as those in Texas and Oklahoma in 2011 and Moscow in 2010 were a consequence of global warming because their likelihood in the absence of global warming was exceedingly small.”
- Ocean Salinities Reveal Strong Global Water Cycle Intensification During 1950 to 2000: “Our 50-year observed global surface salinity changes, combined with changes from global climate models, present robust evidence of an intensified global water cycle at a rate of 8 ± 5% per degree of surface warming.”
- Global increase in record-breaking monthly-mean temperatures: “the number of local record-breaking monthly temperature extremes is now on average five times larger than expected in a climate with no long-term warming.”
아래 논문들은 기상이변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 Frequent summer temperature extremes reflect changes in the mean, not the variance: “once issues related to normalizations, trends, and reductions in surface-station density are accounted for, there is no indication that variability about the mean has increased, at least using these methods and data.”
- No increase in global temperature variability despite changing regional patterns: “Here we show that although fluctuations in annual temperature have indeed shown substantial geographical variation over the past few decades2, the time-evolving standard deviation of globally averaged temperature anomalies has been stable.”
이 문제는 아직 논란 중인 것으로 보인다.
5. “최근의 기온 상승도 과거에 보여준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 지구온난화가 이슈가 되고 난 뒤 최근 16년간 기온 변화는 없었다.”
데이터를 보자. 요동이 크기 때문에 십 년 정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세를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증가하는 추세가 사라졌다고 말하긴 힘들다.
2000년의 기록과 2014년의 기록 사이에는 0.2도 이상의 차이가 나며, 5년 추세선을 보더라도 0.1도 정도는 증가했다. 과거에도 잠깐씩 증가추세가 주춤했다가 다시 증가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그래프를 보면 1,000년 전 기온이 높긴 했지만, 현재보다는 낮았다는 것이 대다수 연구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6. “석탄은 매우 경제적이고 안정된 에너지이다.”
석탄은 이산화탄소 증가량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며, 이산화탄소 배출이 아니더라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예를 들어 WHO는 석탄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매년 약 백만 명의 사망에 기여한다고 추정한다.
결론
학계에서 전혀 존재감 없는 누군가의 근거 없는 강한 단정을 그대로 옮긴 형편없는 인터뷰 기사.
’14년 작 코스모스를 보면 유연휘발유에 의한 대기중 납 농도 증가를 끝내 밝혀낸 과학자와 그 과학자를 막으려고 온갖 수단과 가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정유업계에 매수된 과학자(과학자의 양심을 버린…)의 얘기가 나옵니다. 납에 이에 이젠 기후변화까지 거짓으로 호도하려는 저 업계는 언제쯤 정신을 차릴 지….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태양 활동의 영향으로 지구 온도가 높아진거라던데요.
이런 기사를 쓰려면 최소한 그쪽 전공한 사람이 써야되는거 아닌가 ㅋㅋㅋ 근데 비전문가가 무슨 진위여부를 파악ㅋㅋㅋㅋ 네트워크 전문가셔서 자료도 인터넷으로만 검색해보셨나봐요. 새해부터 웃고갑니다.
댓글이 참 전문적이네요?!
진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가? 누가 이득을 보느냐가 중요하지.
천문대기학과 안나오면 일기예보도 못해석하나?, 그냥 주장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파악하는건데.
비슷한 어용과학자가 하나 더 있군요. Willie Soon 이라는데 하트랜드에서 쉴드치고 있는 걸 보니 이 놈도 마찬가지인듯… http://heartland.org/willie-soon
그러니까
‘하트랜드 연구소의 주요 후원자 중에 석유회사 엑손 모빌이 있다 ‘가 존 씨온의 주장의 진위성에 문제가 될만한 사항이고,
‘앨 고어가 해수면 상승으로 바다에 잠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던 미 샌프란시스코 만에 호화 주택을 구입했다’는 앨고어의 연구결과와 하등 상관이 없다는거죠?
1. 코스모드 에피소드 7 – “깨끗한 방”(“The Clean Room”)
“클레어 패터슨은 각고의 노력 끝에 지구의 실제 나이가 45억 살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납의 유해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심층수나 남극의 빙하의 납 농도와 도시 대기의 납 농도가 다름을 통해 유연 휘발유를 비롯한 현대 산업 생산물에 포함된 납 성분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에 위협을 느낀 기업 중 하나인 제너럴 모터스는 과학자를 고용해 납이 무해하다는 점을(혹은 유해하다는 증거가 없음을) 주장한다. 하지만 클레어 패터슨은 미국 의회에서 증언한 이후 모든 위협에 맞서며 20년 넘게 납 사용을 금지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현재는 인간에게 무해한 납 농도는 없다고 하나같이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2. 씨온의 연구/주장을 판단하는데 위 1.과 같은 역사적 사실과 현재 하트랜드 연구소의 상황은 충분히 (직접 고려사항은 아니더라도 넉넉하게) 정황적인 근거로서 판단의 재료를 제공합니다.
3. 해수면 상승 주장으로 앨 고어가 부동산 구입하는데 이득을 봤다는 말씀이신지요?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해수면 상승이 무슨 1년 10년 뒤에 바로 닥치는 일도 아니고 말이죠. 앨 고어가 그렇게 주장해서 샌프란시스코 만의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켰다는 그런 황당한 주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사안의 판단에 착오가 계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