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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한 주 동안 주목을 받은 주요 IT, 테크놀로지 관련 뉴스의 의미를 한상기 박사가 ‘주간 테크 리뷰’를 통해 요점 정리해 드립니다.[/box]

주간 테크 리뷰 (by 한상기)

1. 구글 언번들링: 유럽 의회에서 구글의 검색 서비스와 다른 서비스를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

독일과 스페인 의원들이 중심이 된 유럽 의회 의원들이 다음 주에 토의 사항으로 제출한 구글 분할 제안서가 화제다. 이들이 유럽 연합에 공식적으로 요청한 안건은 구글의 검색 사업과 다른 상업적 서비스를 언번들(unbundle)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 언번들링

물론 유럽 의회가 전 EU 국가를 아우르는 초안을 제시할 수는 있으나 실제 효력은 각 국가의 법률에 따르기 때문에 이런 안이 유럽 의회에서 결의안으로 채택된다고 해도 실제 집행이 되기는 어렵다. 다만 EU 집행부가 불공정이나 독과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해야 하는 움직임이다.

물론 이런 움직임이 단지 정치적 레토릭에 불과하며 지난 10월에 취임한 경쟁 담당 장관(competition chief)인 마그레트 베스타거(Margrethe Vestager)에 대한 압력이라는 해석도 있다. 베스타거 장관이 현재 보류 중이 구글 관련 소송 등의 다음 단계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 문제를 다룬 뉴스 중에는 경향신문 보도가 가장 깊이 있게 다루었다.

검색 서비스의 지나친 독점은 검색 서비스가 다른 서비스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불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 검색 결과에 자사 관련 콘텐츠를 제시하는 방법과 다른 서비스가 검색 기술을 이용해서 또 다른 경쟁 우위를 갖는 것, 안드로이드 등에 구글 서비스를 선탑재하는 것 모두가 이슈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에 대해 이런 비판이 있으나 분할 얘기까지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유럽 의회 의원들, 특히 독일이 갖는 불만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유럽 연합의 집행기관인 유럽 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에서는 실물 경제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하기를 추구하듯이 유럽 연합에 커넥티드 디지털 싱글 마켓(DSM: Digital Single Market)의 구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2,500억 유로의 새로운 성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DSM을 구현하는 데 구글이 큰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 유럽 연합 주요 국가의 인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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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페이스북 그룹을 별도의 앱으로 제공

7억 명의 사람들이 매달 페이스북 그룹을 사용한다고 한다. 페이스북의 기본 모바일 전략은 주요 서비스를 독립적인 앱으로 분리해 앱이 서로 연결된 무리 또는 성좌(星座) 같은 구성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앱 성좌계의 개념은 벤처 투자가 프레드 윌슨의 글 “App Constellations”을 참고하기 바란다.)

페이스북은 페이퍼, 메신저, 룸스(Rooms)에 이어 이번에는 주요 기능 중 하나인 그룹을 독립적인 앱으로 공개했다.

페이스북 그룹

기존 그룹을 보기 좋게 나열한 것뿐만 아니라 그룹을 만들거나 친구들의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 기본적으로 모바일 컴퓨팅에 대응한 그룹 버전이라 자주 사용하는 그룹을 홈 화면에 설치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지금까지 페이스북 그룹이 같은 취미와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소셜 공간이었다면, 이번 움직임은 야머(Yammer)나 얼마 전에 소개한, 플리커 창업자 버터필드가 만든 슬랙(Slack)처럼 그룹 이메일, 업무 공간으로 진입하기 위한 단계로 볼 수 있다.

국내의 경우, 밴드와 카카오 그룹이 있는 소셜 그룹 서비스 영역에서 페이스북 그룹이 독립적인 서비스 위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미 두 서비스는 다른 이용자층과 오프라인 관계 또는 연락처 기반이라는 점에서 페이스북 그룹과는 차이가 있다. 오히려 페이스북 그룹은 기존 포털의 카페 커뮤니티와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밴드, 카카오 그룹, 페이스북 그룹

그런 측면에서 좀 더 느슨한 유대의 지인이나 온라인 관계만을 기반으로 하는 페이스북 그룹의 확장성이 더 높아 보이지만, 동시에 강한 결속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측면에서 사용 빈도와 활성화에서 한계를 가질 수 있다. 이는 카페 커뮤니티에서 경험했듯이 그룹장이 그룹을 키워나가는 가드닝 역할을 잘하는 그룹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가에 달려있다.

기업의 경우, 내부 직원을 위한 SNS로 페이스북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워크 그룹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페이스북 그룹을 사용한다는 것이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오프라인 인맥 중심의 밴드, 채팅 기반의 카카오 그룹, 관심 주제 포스팅 중심의 페이스북 그룹이 각각의 영역에서 자리를 차지하면서 서로의 영토를 확장할 것이며, 누가 더 모바일 환경에 뛰어나고, 카페 커뮤니티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영역으로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를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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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마트 돌보미: 인공지능 기술과 스마트 기기가 만나는 돌봄 서비스

“할머니가 지난주에는 별로 걷지 않으셨고, 다니시던 슈퍼마켓에도 들르지 않으셨어요.” 라는 이메일을 자동으로 받는다면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이나 돌보미들에게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아닐까?

그레이트콜(GreatCall)이라는 회사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노인들의 움직임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이 데이터를 다시 오토메이티드 인사이츠(Automated Insights)라는 회사의 기술을 이용해서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가족이나 돌보미에게 제공하겠다고 양 사의 제휴를 발표했다.

그레이트콜과 오토메이티드 인사이츠와의 협업

오토메이티드 인사이츠는 지난 6월에 AP 통신사가 기업의 실적 보고를 자동으로 작성해서 기사화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협력한다고 했던 기술 파트너이다. 즉, 로봇 저널리즘 기술을 이번에는 노인 건강 관리나 돌봄에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그레이트콜의 기기는 GPS를 이용해 위치 정보를 수집하며, 이용자는 반복해서 다니는 주요 지점을 등록할 수 있다. 병원, 친구 집, 슈퍼마켓, 도서관 등 돌봄 대상이 정기적으로 다니는 곳을 얼마나 문제없이 다니는가를 판단하기 위함이다. “그레이트콜 링크” 앱은 이런 활동 데이터를 모아서 정기적으로 제공했는데, 이제는 이를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바꿔서 이메일 등으로 정기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메일로 보내주는 문장의 예는 아래와 같다.

“크리스는 지난주 6일 동안 5별(5Star) 기능을 잘 이용했고,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파머스 마켓과 딸의 집 그리고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디바이스를 충전을 정기적으로 잘했고, 배터리가 거의 떨어지게 한 적이 없었습니다.”

“Chris actively used his 5Star for six days last week and could contact help if needed during that time. He spent time at the farmer’s market, his daughter’s home and the coffee shop. He did a great job of charging the device regularly, never letting the battery power fall to a low level.”

그레이트콜 링크 앱의 화면

사실 이런 얘기는 LG전자가 홈챗(HomeChat) 기술을 발표했을 때 담당 임원과 나눈 얘기에서 나온 시나리오다. 즉, 부모 집의 냉장고가 나에게 ‘부모님이 이틀 동안 냉장고 문을 안 열었어요.’하고 채팅을 하게 함으로써 관심을 두고 연락을 취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나눴었다.

시니어의 건강 관리와 돌봄은 개인이나 사회적으로 점점 더 중요한 일이 되며, 모바일 기기의 발전과 인공지능 기술의 결합은 우리 사회가 이런 시니어들에게 보다 더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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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구글의 새로운 연구 발표: 이미지 자동 캡션

출처: 구글 리서치 블로그
출처: 구글 리서치 블로그

딥 러닝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를 이해하는 연구는 여러 회사에서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딥페이스(DeepFace)가 인간 수준으로 얼굴을 인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지도 학습이 아닌 자율학습으로 이미지 안의 특정한 객체를 인식해 내는 것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연구 결과로 발표한 적이 있다.

이번에 구글에서 발표한 논문의 내용은 컴퓨터 비전과 자동 번역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 안의 어떤 객체들이 있는지를 인식하고 이를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기술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구글 블로그에 의하면 이미지 인식에는 컨볼루션 뉴럴 네트워크(CNN)를 이를 언어로 기술하는 데는 리커런트 뉴럴 네트워크(RNN)를 조합해서 구성했다고 한다.

출처: 구글 리서치 블로그
출처: 구글 리서치 블로그

테크크런치의 기사로는 결과의 정확도는 아직 인간보다 모자라는데, 자동 번역에 사용하는 평가 알고리듬인 BLEU를 기준으로 하면 이번 연구는 데이터에 따라 27점에서 59점 수준인데, 인간은 보통 69점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술은 인공지능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각 장애인들에게 친절하게 현재 보고 있는 이미지의 내용이 무엇인지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완성된 문장을 다시 음성으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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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타 흥미로운 기사들

5-1. 니콜라스 카의 기고문: 자동화는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가?

그의 최근 저서 [유리감옥]에서 주장한 바를 다시 칼럼으로 기고했다. 책을 안 읽으신 분들은 이 칼럼만 읽으면 그의 책에서 주장한 내용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듯하다.

YouTube 동영상

5-2. 바이두의 앤드류 응 인터뷰

스탠포드 대학교수이면서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를 리딩했던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가 바이두를 선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이후 진행된 상황에 대한 인터뷰이다.

현재 바이두의 인공지능 센터에는 96명이 있다. 2015년에 두 배가 될 것이다 (바이두는 이 센터에 3억 달러를 투자해 200명 정도의 인력을 고용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바이두가 음성 인식에 사용하는 기술은 이미 10%의 검색에서 사용 중이다. 문자의 특성상 음성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할 때가 있다.

인터뷰에는 바이두 아이(eye), BMW와 협력하는 자동 운전 자동차 연구, 이미 광고 분야에 딥 러닝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담겨있다.

5-3. 모질라가 그동안 협력 관계였던 구글을 버리고 기본 검색 서비스 파트너로 야후를 선택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이용자는 이제 기본 검색 엔진으로 구글이 아닌 야후가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를 사용해야 한다. 물론 이런 계약은 기본으로 야후가 모질라에게 돈을 제공함으로써 이루어진다.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는 러시아에서는 얀덱스(Yandex)를, 중국에서는 바이두(Baidu)를 기본 검색 엔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계약으로 생기는 수입은 모질라 재단의 전체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2년 기준으로 88%라고 한다.

야후 검색의 기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검색 엔진이기 때문에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지를 더 강화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물론 이는 기술력이 아닌 돈의 논리로 이루어지는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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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

  1. 3번과 4번이 뭔가 연관이 있는 것 같네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기술들. 기술 저 깊은 곳에서 계속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그 혜택을 볼 때 쯤에는 지갑을 더 열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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