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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폴리시] 어차피 은행 대출도 대기업에 다녀야 잘된다. 그런데 무이자 ‘사내 대출’마저 아무런 규제가 없다. 물론 대다수에겐 그림의 떡이다. 그렇게 대출도, 주택 구입 기회도 철저하게 ‘불공정’하다. (⏳3분)

“어느 직장에 다니느냐에 따라 내 집 마련 기회가 달라지는 불공정을 개선해야 한다.”

송언석(국민의힘 의원)
송언석(국민의힘 의원). 송언석 페이스북 캡처.

뜻밖에도 이런 목소리가 보수 정당에서 나온다. 국내 7대 그룹 계열사의 사내 주택 구입 자금 대출(이하 사내 대출) 잔액이 4년 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송언석(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기반으로 7대 그룹 계열사의 사내 대출 금액을 분석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6,370억 7,000만 원으로 2022년 3,304억 7,000만 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삼성과 HD현대를 제외하고,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한화, 롯데, LG, GS 자료만 합한 결과다.

이게 왜 중요한가.

  •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를 부동산 시장 안정화의 첫 단추로 꼽고 있다. 하지만 사내 대출은 LTV·DSR📌 규제 밖에 있다.
  • 쉽게 이야기하면, 은행은 차주가 사내 대출을 받았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대기업 직원은 저금리인 사내 대출을 통해 더 많은 돈(사내 대출+은행 대출)을 더 저렴하게 빌릴 수 있다.
  • 최근 삼성전자에서 5억 원 한도의 사내 주택 담보 대출을 제공하면서 동탄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찬진(금융감독원장)도 지난 6월 “기업 복지 영역을 DSR 시스템에 연계하는 것에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 LTV(Loan to Value): 주택 담보 대출 비율. 대출을 받을 때 담보가 되는 주택 가치에 대한 대출금의 비율. 쉽게 말해 주택 가격의 몇 퍼센트까지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개인이 가진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비율. 한 사람이 매년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이 그의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 연 소득이 5000만 원이고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2000만 원이면 DSR은 40%. 금융기관은 DSR 규제로 대출 한도를 정할 수 있다.

매년 증가하는 사내 대출.

  • 송언석 의원실 분석을 보면, 현대차·SK 등 7대 그룹 계열사의 사내 대출은 2022년 3304억 7000만 원, 2023년 4386억 5000만 원, 2024년 5782억 9000만 원, 2025년 6088억 4000만 원, 2026년 8월 말 기준 6370억 7000만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 그룹별로는 올해 8월 말 기준 현대자동차가 2697억 9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SK 1798억 원, 포스코 847억 5000만 원, 한화 670억 6000만 원, 롯데 181억 8000만 원, LG 107억 1000만 원, GS 67억 8000만 원 순이다.

올해 증가세, SK가 가장 높아.

  • SK의 사내 대출 금액은 지난해 말 1518억 2000만 원에서 올해 8월 말 1798억 원으로 279억 8000만 원(18.4%) 증가했다. 포스코는 지난해보다 104억 8000만 원(14.1%), 한화는 19억 9000만 원(3.1%), GS는 5억 5000만 원(8.8%) 늘었다.

무이자 적용하는 곳도.

  • SK·한화·GS·LG의 일부 계열사는 임직원의 주택 구입 자금에 무이자를 적용하고 있다.
  • 그룹별 대출 금리는 ‘SK 0%~3%’, ‘현대자동차 1%~2.7%’, ‘포스코 1.5%~2%’, ‘한화 0%~4.6%’, ‘GS 0%~3.95%’, ‘롯데 1%~2.6%’, ‘LG 0%~2%’인 것으로 확인됐다.
  •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치솟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는 9월 신규취급액 기준 3.43%로 한 달 새 0.25%P 뛰었다. 이로 인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8~6.48% 수준으로 올라섰다.
  • 의원실에 따르면, 삼성의 경우 올 9월 1일 사내 대출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다.
  • 지난달 경기 화성시 동탄구에서는 은행 밖 법인의 근저당권자 수가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 사내 대출이 경기 남부 집값 상승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내 대출도 LTV 및 DSR에 반영해야.”

  • 송언석은 “일부 대기업의 사내 대출이 크게 늘어난 만큼 주택 매수 수요를 자극해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며 “기업 사내 대출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 대출 규모와 집값 상승에 미친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 그러면서 “시중은행에서 높은 이자를 부담하며 대출받는 국민들과의 형평성을 확보하고, 어느 직장에 다니느냐에 따라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달라지는 불공정을 해소해야 한다”며 “사내 대출도 LTV 및 DSR에 반영해 누구에게나 동일한 대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앞서 송언석 의원실은 금융감독원 자료를 바탕으로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등 국내 증권사 29곳이 집행한 사내 주택구입자금 대출 잔액도 분석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1,758억 원인 증권사 사내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1,389억 원)과 비교해 26.6% 증가했고, 2022년 말에 비해 2배 늘었다.
주택 구입 기회, 누군가에겐 개꿀, 누군가에겐 개꿈.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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