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폴리시] 20세 남성 14만 명으로 급감 예정, 육군 여군 장교 경쟁률은 76:1.
천하람(개혁신당 의원)이 병력 부족 해법으로 ‘양성 징병’을 꺼내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병력은 국토 방위를 위해 확보하는 것”이라며 “가용 병력인 20대 남자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양성 징병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하(육군 참모총장)는 “검토한 바는 없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일주일 전 같은 질문에 홍소영(병무청장)도 “사회적 파장이 크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저출산으로 20세 남자 수는 2020년 33만 명에서 2040년 14만 명으로 감소한다. 2040년 20세 남자 수는 2020년의 절반이 안 되는 42% 수준에 불과하다. 이미 정해진 미래다.
- 2043년엔 12만으로 떨어진다. 12만 가운데서도 보충역이나 간부 임관 등으로 빠지는 인력을 감안하면, 현역병으로 입영 가능한 인력은 7~8만 명으로 전망된다.
- 양성 징병 의제를 제기했다가 떨어져 나갈 여성 표를 생각하면, 정치인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이슈다. 그러나 필요한 논의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남성에게만 병역 의무를 부과한 병역법이 합헌이라면서도 “양성 징병제 도입 또는 모병제 전환 등에 관한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천하람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손놓은 지 벌써 수십 년”이라며 “그럼 남성은 사회적 합의가 있어서 징집 대상인가? 국가 방위에 필요하기 때문에 징집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양성 징병은 검토하지 않으면서…마른 수건만 쥐어짜.”
- 국방부의 대안 가운데 하나는 보충역(4급) 판정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폐지하는 것이다.
- 홍소영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현역 처분율은 86.7%, 보충역 처분율은 7.5% 수준이다. 지난 10년 동안 현역 처분율은 상승 추세, 보충역 처분율은 하락 추세다.
- 천하람은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징집 쥐어짜기를 하다 보니 과거 같으면 보충역으로 빠지거나 면제됐을 분들이 현역으로 징집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인구가 급감하는 시기에 양성 징병라는 옵션은 전혀 검토하지 않으면서 계속 마른 수건만 짜는 모습이다. 과연 전투력이나 국익 차원에서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국민 60%, 양성 징병에 찬성.”
- 개혁신당의 싱크탱크 개혁연구원이 지난 8월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양성 징병제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양성 징병제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9.6%에 달했다. 남성은 64.8%, 여성은 54.5%가 찬성했다.
- 천하람은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를 징집한다”며 “우리의 경우도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양성 징병제 찬성률이 높아졌다. 효율적 병역 자원 운용을 위해 양성 징병이라는 대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 가운데 누가 여성은 병(兵)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거나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천하람의 제안: 희망하는 여성의 병 복무 허용한다면?
- 천하람은 이런 제안을 꺼냈다. “전면적으로 양성 징병을 시행하기 전에 우선 시범 사업으로 희망하는 여성들의 병 복무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 발상의 시작은 여군 간부 지원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천하람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군 장교·부사관 등 간부 양성 과정에 지원한 여성은 1만 9,000여명에 달했다.
- 육군사관학교의 경우 여군 장교로 40명을 선발하는데 3,500명이 몰려 경쟁률이 76.7대 1이었다. 5년 전에는 2,300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59대 1이었다. 학군사관(ROTC)도 860명을 모집하는데 5,800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이 6.6대 1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 육군 부사관 충원율은 2020년 95%에서 지난해 42%로 53%P 급감했다. 그러나 여군 부사관은 지난해 1,900명 뽑는데 3,300명 지원했다. 천하람은 “굉장히 많은 여성이 입대하겠다고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물론 간부와 병으로 복무하는 것은 다르지만, 병력 운용이 간단치 않은 상황 속에서 시범 사업으로 희망하는 여성의 병 복무를 허용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고 했다.
- 김규하는 “실제 여성 간부 지원이 늘었고, 그에 맞춰 정원을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 천 의원 말씀도 한번 살펴보겠다”고만 했다. 병(兵)으로서 여성 능력에 관해서는 “신체적 부분에 차이가 분명 있지만, 병사들이 수행하는 임무는 다양하고,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히 수행하지 못할 임무가 있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난감한 질문에 육군·병무청 “아직 연구 수준… 사회적 합의 필요.”
- 군 당국은 ‘사회적 합의’라는 방패로 회피하는 모양새다. 난감한 질문에 시종일관 답변을 회피하는 태도다.
- 김규하는 “현재까지 징병제에 관해 검토한 바는 없다. 병무청장도 말했지만,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병영 환경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사회적 연구 수준에 그쳐 있는데 앞으로는 살펴보겠다”고 했다.
- 홍소영은 12일 병무청 국감에서 “병무청과 국방부의 공식 입장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면서도 “병무청장으로서는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시기, 특히 ‘2040년 이후’에 대해서는 병역 이행에 관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고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여성 징병제를 갑자기 도입하는 것보다 여군 간부 비율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영하도 “이젠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할 때.”
- 이재명(대통령)은 지난 1일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선택적 모병제를 통해 기술 집약 부사관을 늘려 병력 구조를 간부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복무 기간이 짧은 ‘병사’와 취업·교육 등 미래 설계가 가능한 ‘기술 집약 부사관’ 가운데 복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영하(국민의힘 의원)는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데 간부 비율만 높여 총량을 유지하겠다는 건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며 “이제는 여성 징병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할 때”라고 했다.
- 유영하는 “여성 징병제 도입은 정치인으로서도 사실 예민한 문제라 거론하기 어렵다”면서도 “여성의 군 복무를 위해서는 군부대 개편 등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여론 수렴과 유예 기간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 병력 수급 방안으로 검토를 해볼 단계”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