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팩트] 경매 물건 느는 건 사실… 낙찰가율 감정가보다 높아, 여전히 심각한 공급 부족 상황.
이재명(대한민국 대통령)은 지난 30일 X(옛 트위터)에 ‘주택 폭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주택 담보 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이 많이 늘고 있다면서 “주택 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해 공공 주택 보유용으로 일정 기준 이하의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은 경매 매물 증가과 함께 ‘낙찰률’을 주목했다.
반면, 오세훈(서울시장)은 “경매 물건이 늘어난다고 집값이 자동으로 하락하는 건 아니다”며 “낙찰률만 볼 것이 아니라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 가격을 나타내는 낙찰가율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은 이재명과 달리 낙찰률보다 ‘낙찰가율’을 강조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서로에게 유리한 수치를 강조하고 있다.
- 이재명 발언 이면과 실제 통계 수치를 보면, 서울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세라는 걸 보여준다. 서울은 주택 공급이 역시나 시급하다.
경매가 늘고 있는 것은 팩트다.
- 경매-공매 데이터 전문 기업 지지옥션이 지난달 6일 발표한 ‘2026년 7월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755건으로 전월(3,701건) 대비 1.5% 증가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37.3%로 전월(33.5%)보다 3.8%P 상승했으며, 낙찰가율은 85.4%로 전월(86.9%) 대비 1.5%P 하락했다. 낙찰가율 수치 85.4%는 지난해 3월(85.1%)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도 180건으로 전월(150건)보다 20%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낙찰률은 38.3%로 전월(34.0%) 대비 4.3%P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101%로 전월(101.7%)보다 0.7%P 하락했지만, 4개월 연속 100%를 웃돌며 강세를 이어갔다.
낙찰가율을 주목해야 한다.
- 낙찰률은 경매에 부쳐진 전체 물건 수 대비 실제 낙찰된 물건 수의 비율을 의미한다.
- 낙찰률보다 더 주의 깊게 봐야 할 수치가 낙찰가율이다. 법원 경매 감정가와 비교해 실제 낙찰된 가격의 비율이다.
-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5.4%로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1%로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경매에 나온 아파트가 감정가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뜻이다.
- 특히 감정가 15억 원 이하 서울 아파트 가운데 리모델링·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고가 낙찰이 잇따랐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아파트(전용 46.3㎡)는 40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8억 원)의 151.9%인 13억 1,200만 원에 낙찰됐다. 도봉구 등 외곽 지역에서 중저가 아파트도 대부분 낙찰됐다.
서울은 뜨겁고, 지방은 차갑다.
- 즉, 서울 아파트 수요는 여전하다. 이에 반해 지방 아파트는 경매 매물이 나와도 인기가 없다.
- 경기 아파트 낙찰가율은 86.8%로 전달(88.3%)보다 1.5%P 하락했다.
- 울산은 전월(94.7%) 대비 16%P 급락한 78.7%를 기록하며 2023년 7월(73.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부산(78.8%) 역시 전월(83.7%) 대비 4.9%P 하락하며 8개월 만에 70%대로 내려앉았다.
오세훈 반박이 아픈 이유.
- 오세훈은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1%로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경매 물건이 늘어났는데도 서울에서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경매 지표는 집값 하락 조짐이 아니라 서울의 두터운 대기 수요와 심각한 공급 부족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 오세훈의 다음 지적도 아픈 대목이다. “경매에 나온 집의 소유자가 모두 무리하게 대출받아 주택을 사들인 투기꾼은 아니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를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도 있고,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나뿐인 집을 담보로 제공했다가 생업과 삶의 터전마저 잃을 위기에 놓인 평범한 국민도 있다.”
- “경매 물건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집값 폭락의 신호인 양 반길 것이 아니라 경매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국민의 고통 앞에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대통령 실언은 신뢰도 하락과 직결.
- 부동산에 관한 이재명의 실언은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 이재명은 지난 1월 “부동산 정상화는 코스피 5000,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면서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은가.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 감수만 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 야심 차게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했던 8·3 부동산 세제 개편안도 여당 반발로 크게 후퇴했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통해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 공제를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려던 방안을 철회했다.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은 최근 국정 지지도 하락의 1순위 요인이다.
- 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윤희웅(오피니언즈 대표)은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에 많이 관여하면서 발언의 신뢰도가 약화한 상태다. 지지율이 높을 때 비해 발언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라며 “경매가 많아지고, 집값이 폭락하면 피해자가 발생하는데, 이런 부분을 간과한 채 나온 발언이라 비판이 뒤따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