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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바라보는 한국 시선은 극과 극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한국 선거에 개입한다”며 음모론을 퍼뜨리거나 체제 불안에 따른 ‘중국 붕괴’를 기대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중국 AI 딥시크(DeepSeek) 등장 후 “중국 기술이 미국을 제쳤다”면서 기술 굴기를 부러워한다.

‘중국이라는 역설’ 저자 박민희(31년 경력의 한겨레 선임 기자)는 “중국은 굉장히 복잡한 세계”라고 했다. 선악 이분법으로는 중국 내부의 거대한 에너지와 역동성을 제대로 읽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게 왜 중요한가.

  • 미중이 뒤흔들고 있는 국제 정세에 대한 올바른 판단은 한국의 생존 문제와 연결된다.
  • 2008~2013년 한겨레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박민희는 대표적 ‘중국통’이다. 박민희는 다면적 중국, 복합 중국을 총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 사단법인 정치발전소는 최근 박민희의 강연 영상을 업로드했다. 박민희 생각을 정리했다.
[기획강좌] 중국이라는 역설 – 박민희(한겨레 선임기자), 정치발전소(유튜브)

중국 자신감 이면엔.

  • 중국은 자신감이 넘친다. 첨단 제조업 굴기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트럼프와 관세 전쟁에서 145%의 초고율 관세를 두들겨 맞고도 지난해 무역 흑자가 역대 최고치인 1조 1,900억 달러(약 1,757조 원)를 기록했다.
  • 박민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직전인 2024년엔 중국도 상당히 불안감이 컸다. 실업률이 높아 청년 불만도 많았고, 시진핑을 비난하는 사람도 많았다”며 “트럼프가 취임하고 나서는 분위기가 전환됐다. 미국과 관세 전쟁에서 이기고 있고, 첨단 기술이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시진핑 집권 정당성을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 하지만 이면에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시진핑 집권 전인 1978~2012년까진 경제 발전이 최고 목표였다. 2013년 시진핑 시대부터는 ‘안보’를 최우선 강조한다. 안보 우선의 총 동원 체제다. 식량, 에너지, 경제, 모든 게 안보 문제라는 것이다.
  • 국가안전법(2015), 해외 NGO 관리법(2017), 사이버보안법(2017), 개정 반간첩법(2023), 민족단결진보촉진법(2026) 등 통제 입법도 강화돼 왔다.
백악관.

공백 상태인 후계 구도.

  • 1953년생인 시진핑은 푸틴에게 “이번 세기 안에 인간은 150세까지 살 수 있다”라며 불로장생을 논했지만 천년만년 권좌에 있을 순 없다.
  • 시진핑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후계자다. 2022년 시진핑 3기 이후 자신과 뜻이 다른 세력을 전부 숙청하고 최고 지도부 7인을 충성파로 채웠는데도, 당과 군 내부 파벌 투쟁은 더 격렬해졌다. 지난 1월에는 중국군 서열 2위였던 장유샤가 숙청되기도 했다.
  • “후계자를 지정하자니 자기 권력에 대한 도전이 염려되고 계속 공석으로 두자니 본인의 유사 시 불거질 혼란이 걱정이다.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시진핑 충성파끼리도 권력 투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큰 고민일 것이다.”
  • 내년 하반기 시진핑의 4연임과 차기 지도부를 결정하는 당 대회가 열린다. 박민희는 중국공산당 공식 서열 5위인 차이치(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를 주목했다. 차이치(70)는 최근 모든 정상회담에 배석하고 있다. 시진핑(73)과 3살 차이다. “시진핑의 심복으로써 후계 구도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중국이라는 역설’ (2026, 박민희, 한겨레출판) 출판사 카드 리뷰 갈무리.

중국 공산당은 왜 ‘페미니즘’에 민감한가.

  • 중국이 전략적으로 강력해지고 있다는 사실 이면엔 민생 경제 둔화라는 모순적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 중국도 양극화가 사회적 문제다. 1억 200만 명에 달하는 공산당원과 그 가족은 중산층 이상의 풍요를 누리지만3억 2000만 명에 달하는 플랫폼 노동자는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4~5억여 명의 농민 역시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느낀다.
  • 감시는 더 촘촘해지고 있다. 2010년 중국의 통제 감시 예산이 국방비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현재는 감시 예산이 국방비보다 20% 이상 높다. 감시 체계 고도화로 사회 문화적 불안이 커졌지만, IT 기술 발전은 안전과 편리함을 가져왔다. 이제 중국도 카페에 노트북을 놓고 1시간 뒤에 와도 분실하지 않는다.
  • 국가 통제에 의해 표현의 자유를 뺏긴 청년은 ‘탕핑(Tangping·누워있기)’으로 저항한다. 탕핑은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 일을 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일하면서 사는 방식을 뜻한다. 반면, 중국 국가안전부는 해외 반중국 적대 세력이 중국 청년을 겨냥해 사회적 불안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박민희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페미니즘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중국 젊은 여성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진핑과 당은 “현모양처가 되어라”, “자녀를 많이 낳아야 한다” 등 유교 가치를 주입하지만 여성들은 반발하며 페미니즘에 관심을 더 키우고 있다.
왼쪽은 ‘페미니스트 파이브’ 정추란, “풀뿌리는 당신이 뽑고 싶다고 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른쪽은 리팅팅, “나는 여성인권옹호자이다. 나는 이성애자 여성이다” 엠네스티 블로그, ‘권위주의에 맞선 중국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 (2025-03-14)에서 재인용.

중국이 세계 질서 주도? “여력 없다.”

  • 중국이 국제 질서를 새롭게 정립할까. 박민희는 현재 중국에는 그런 여력이 없다고 봤다.
  • 2021년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의 75.2% 수준이었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국의 고성장으로 2026년엔 격차가 62% 수준으로 벌어졌다. 미국은 죽지 않는다. 단지, 세계 질서 유지에 힘을 쓰지 않으려는 것뿐이다.
  • 중국은 심각한 내수 부진, 부동산 침체, 과잉 생산과 저가 제품 밀어내기로 인한 유럽과 무역 갈등 등 내부 문제가 산적하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국제 안보 책임자, 세계 경찰관 역할은 부담스럽다.
  • 중국이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개혁을 내세우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국가 장기 목표로 내세우지만, 30년 뒤인 2049년이 목표다. 당장은 미국과의 공급망 분리(디커플링) 및 반도체 기술 자립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 대만 문제도 더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중국이 대규모 상륙 작전을 통해 대만과 전면전을 벌이는 시나리오는 생각하기 어려운 정세다. 중국의 플랜A는 2028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반중’ 민진당이 아닌 ‘친중’ 국민당이 승리하는 것이다. 군사적 압박 등을 통해 민진당 집권 시 중국에 의해 위험해진다는 여론을 강화하여 스스로 굴복하게 만드는 게 최선이다.”
백악관.

최전선에서 중국과 갈등 피해야.

  • 미국은 기존 질서를 포기했다. 중국은 아직 새 질서 구축을 도맡으려 하지 않는다.
  • 미중 대결은 향후 20~30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 산업 경쟁력과 함께 공동체 안녕과 질서도 유지해야 하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 “중국 견제의 최전선에 서서 중국과 갈등하는 상황은 피해야 하지만, 질서 유지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무거운 과제가 주어져 있다.”
  • 박민희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우월적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민주화를 이뤘으니 너희보다 우월하다”는 식의 일방적 태도로는 중국인과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 중국이 겪는 K자형 양극화, 청년 실업, 플랫폼 노동 문제, 기술 편리성 이면의 감시 체계 등은 남 일이 아니다. “중국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모순을 거울 삼아 우리가 부족한 점을 성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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