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TV, 영화관, 인터넷 등 그 어떤 매체에서도 자발적으로 광고를 보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소중한 시대에 자기가 원하지 않은 정보를 굳이 선택해서 볼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광고인지에 대한 개념이 흐려지는 시대이긴 하다. 자신은 이해관계가 없지만, 자발적으로 널리 알리고 있는 정보도 있고, PPL(제품 간접 광고)이나 바이럴 비디오처럼 정식으로 광고비가 집행되지만,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광고도 있다.

인터넷에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소셜 서비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광고는 더욱 정교해지고 광고의 모습을 갖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광고를 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팔로워가 많은 트위터를 이용한 광고 문구 및 링크 트윗하기다.

몇십만 명의 팔로워에게 홍보해드립니다!

트위터 팔로워가 돈이 되는 시대다. 트윗 수, 팔로워 수, 팔로워의 팔로워 수 등의 수치를 기계적으로 입력해 추정치를 계산해서 재미로 구해보는 방식이 아니라 이 팔로워들을 이용해 진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트윗얌이 평가한 청와대 트위터 계정의 가치 (출처: 트윗얌)

간단히 설명하면 이런 식이다. “내가 트위터 팔로워가 30만 명이 있는데, 내가 광고 문구와 링크가 포함된 트윗을 5번 날릴 것이다. 이렇게 하는데 드는 비용은 5만 원이다”

“총 51만명 트위터 팔로워에게 1일 (하루) 7계정 동시에 총 7회 홍보해 드립니다”

트위터에 보면 팔로워, 팔로잉 수가 몇만 명, 몇십만 명씩 되는 계정들이 있다. 명언을 주야장천 올리는 계정도 있고, 온종일 빨갱이 타령하는 계정도 있고, 계속해서 특정 사이트의 링크를 올리는 계정도 있다. 세련되게 유머나 잠언 같은 걸 주로 올리다가 한 번씩 슬쩍 광고성 트윗을 올리는 계정도 있다.

이렇게 개인이 운영하는 것 같은 트위터 계정을 이용해서 광고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광고를 올리는 계정 대부분이 광고임을 명시하지 않는다는 것.

이용후기성 광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과거에도 이런 형태의 부적절한 온라인 마케팅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2009년에는 국내 유명한 테크 블로거 여럿이 삼성전자의 T옴니아를 제공받았지만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리뷰를 작성했다가 문제된 적 있었다. 또 2011년에는 와이프로거라는 괴이한 합성어로 불리는 주부 블로거인 베비로즈, 문성실 씨 등이 공동구매를 통한 수익이 수 억 대에 이르면서도 밝히지 않아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소위 "깨끄미" 사건과 관련한  베비로즈의 해명
소위 “깨끄미” 사건과 관련한 블로거 ‘베비로즈’의 해명

참고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09년 10월 5일 광고 관련 가이드를 업데이트하면서 이에 대해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내용을 쉽게 설명해주는 비디오도 제작했는데, 이 비디오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제품 보증은 정직해야 하고 혼동을 주면 안 된다.
    • 입증할 수 없는 주장을 하면 안 된다.
    • 광고주와 제품 보증인은 남을 속이는 제품 보증에 책임이 있을 수 있다.
  2. 특정 결과에 대한 추천은 일반적으로 보증인의 경험이 사람들이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 결과를 보충할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 하거나
    • 사람들이 예측할 수 있는 결과를 분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3. 제품 보증인과 광고주는 분명하게 서로의 관계를 공개해야 한다. “ABC 회사가 내게 이 제품을 사용해 보라고 줬고 여기 내 생각을 밝힌다”와 같이 블로그에 쓰라는 예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본적으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의해 광고를 규제하고 있다. 이 법령에 따르면 거짓, 과장 광고, 기만적인 광고, 부당하게 비교하는 광고 등을 금지하며 중요한 정보를 고시하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이용 후기성 광고에 대해서는 2012년 9월 4일 제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예규 ‘인터넷 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에 의해서 규제가 되고 있는데 이용 후기 광고에 관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사업자가 자사에 불리한 소비자 이용 후기를 이유 없이 삭제하는 것은 부당하다.
  2. 사업자가 직접 혹은 제3자를 통해 거짓으로 이용 후기를 작성하는 것은 부당하다.
  3. 사업자가 파워블로거 등과 같은 이에게 수수료 등을 지급하면서 그 경제적 이해관계가 명시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

팔로워 수가 주는 허상

소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 누구라도 자신의 타임라인에 광고가 뜨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가 직접 [광고], [sponsered]와 같은 문구를 표시하며 광고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광고인지 아닌지 아리송한 상태로 짧게 표시된 타임라인 속 광고 문구를 보고 그것을 클릭한 이후에야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오히려 역효과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짧은 궁금증 하나. 팔로워, 팔로잉이 몇십만 명씩 되는 트위터 계정으로 광고 트윗을 날리는데 팔로워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다음 중 어떤 것일까?

  1. 그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은 광고를 광고로 여기지 않는다.
  2. 그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은 광고를 기꺼이 구독한다.
  3. 사람들이 그 계정의 트윗을 잘 읽지 않는다.
  4. 그 계정을 팔로우하는 계정의 다수 역시 광고를 위한 계정이다. (역시 잘 읽지 않는다)
  5. 그 계정을 팔로우하는 계정의 다수는 봇이다. (읽지 않는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