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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8, 인공지능의 대중화를 예고하다

소비자 가전 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하 ‘CES’)가 이제 새로운 혁신 기술과 제품을 보이는 가장 중요한 행사가 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올해는 최근 가장 관심을 받는 인공지능 기술이 다양한 제품에 어떻게 실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확인하는 기회였다.

스마트 가전과 TV, 커넥티드 자동차, 가정용 로봇, 웨어러블 기기 등 거의 대부분 기기에 인공지능 기술은 다양한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이제 인공지능 기술이 소비자를 위한 모든 제품에 들어가고 있음을 확인해준 전시였다.

특히,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삼성 빅스비와 같은 음성 비서 기능은 스마트 가전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많은 기기나 공간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오히려 애플 시리의 존재감 부재는 애플 홈킷 전략과 함께 시리의 미래에 대해 뭔가 위험 신호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번 CES에서 가장 돋보인 회사와 관련해 대다수 언론사는 엔비디아구글을 손에 꼽는다. 물론 가정용 기기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돌아온 일본 회사들, 많은 중국 기업들이 있지만, 소비자 기술 제품 가장 밑바탕에 깔린 혁신은 엔비디아의 칩, 구글 그리고 아마존의 인공지능 기술들이다.

엔비디아는 자율 주행차 영역에서 거의 모든 기업과 제휴를 선언했다. 폭스바겐, 우버를 비롯해 이미 320 여개의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1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런 자율 주행차를 위한 칩들이 앞으로 데이터 센터에서 차들이 어떻게 운행되는지를 시뮬레이션 할 것이며, 이 후 차량 안에 장착되어서 가까운 미래에 소비자가 자율 주행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CC BY SA 2.0, 2014년 10월) https://en.wikipedia.org/wiki/Jensen_Huang#/media/File:Jen-Hsun_Huang_Headshot_(15313247387).jpg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CC BY SA 2.0, 2014년 10월)

또한, 새로운 인공지능 가상 비서가 가능한 새로운 기술도 선보였는데, 이를 통해 현재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알렉사나 시리보다 더 스마트한 기술이 될 것임을 선보였다. 새로 공개한 두 개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드라이브 IX’‘드라이브 AR’인데, 전자는 자동차 내부와 외부 센서를 이용해 운전자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동반 주행자를 생성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I.D. 버즈’ 프로토타입을 통해 드라이브 IX를 활용하는 첫 번째 파트너가 될 예정이다.

드라이브 IX는 얼굴 인식을 통해 운전자를 확인하거나 운전자가 졸음에 빠져드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제스처나 음성을 통한 통제도 가능하며, 가상 비서는 다양한 센서를 통해 보행자의 움직임 등을 알려줄 수 있다. 드라이브 AR은 이름에서 보듯이 알림과 관심 가는 지역에 대해 증강 현실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이런 소프트웨어를 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커스텀 칩이 ‘자비에'(Xavier)다. 자비에를 처음 공개한 것은 2016년이지만, 파트너에 제한적이었고, 이번에 완전 공개한 것이다. 자비에를 포함한 자율 주행차를 위한 시스템이 페가수스이며, 레벨 5 수준의 자율성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엔비디아는 자비에를 공개하면서 스타트업인 오로라와 레벨4, 5 수준의 하드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자비에는 초당 30조개의 연산을 할 수 있음에도 전력을 30 와트만 소비하는데, 자비에가 구동하는 보드는 면허판 수준의 크기에 불과하다.

구글의 역습: 헬로 구글이 라스베이거스를 뒤덮다

2017년 CES에서는 모든 언론이 아마존 알렉사의 승리라고 보도했다. ‘알렉사는 어디에도 있다’라는 제목이 그런 현상을 명확하게 나타내는 헤드라인이었다. 이번 CES는 아마존 알렉사의 위치는 견고했지만, 구글의 어시스턴트나 삼성전자의 빅스비도 존재감을 보인 행사였다.2

이제 가상 비서 기술은 대부분의 전자 제품에 내장되거나 지원되기 때문에 ‘더 버지’의 편집위원인 다이어터 본은 자신의 트위터에 ‘CES 4일차에 이제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지 않는 제품이 있으면 그것을 보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이어터 본의 트윗

다이어터 본의 트윗

알렉사는 욕실 거울, 냉장고, 자동차에서 쓰이는 것뿐만 아니라 (이는 작년에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뷰직스의 새로운 스마트 글래스에서도 활용할 수 있음을 보였다. 콜러사의 욕실 거울 베데라(Verdera)은 스마트 키친 탭이나 샤워 시스템, 스마트 화장실에 ‘콜러 커넥트‘를 통해 명령을 전달할 수 있으며, 모엔의 디지털 샤워기는 알렉사와 연동해 물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콜러의 알렉사 연동 욕실 거울 

콜러의 알렉사 연동 욕실 거울

HP, 아수스, 에이서 같은 PC 제조업체는 컴퓨터에 내장할 계획이며, 파나소닉과 가민 같은 전자 업체는 자동차용 기기에 통합할 계획이다. 특히 도요타가 알렉사를 자사의 자동차에 활용하겠다는 발표3는 매우 의미 있는 발표로 나타났으며, 퍼스트 알럿의 화재 감지기, LG 텔레비전, 소니 헤드폰, 레노보의 스마트 디스플레이 등에서도 알렉사를 사용할 수 있다.

아마존 알렉사와 연동하는 뷰직스의 증강현실 글래스 '블래이드' 

아마존 알렉사와 연동하는 뷰직스의 증강현실 글래스 ‘블래이드’

2017년 아마존 알렉사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던 것에 비해, 2018년 CES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내세우는 적극적 마케팅과 협력 기업 확대가 크게 눈에 띄었다. 도시 곳곳, 모노레일과 전시장 어디에서도 ‘헤이 구글’이라는 구글 어시스턴트 실행어를 볼 수 있었다.4

나아가, 구글 직원 160여 명을 제휴업체 부스에 보내 구글 어시스턴트 활용 방식에 대해 데모를 하고 미니 부스를 만들어 홍보했다. 이는 예전 구글이 보여준 태도와는 크게 벗어난 파격적인 행보이며, 구글이 아마존 알렉사에 대해 느끼는 경계심을 느낄 수 있는 움직임이다.

헤이구글

구글 어시스턴트는 알텍 랜싱, JBL, LG의 스피커에서 지원하고, 안드로이드 오토 덕분에 다양한 차량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서 활용하는 것을 선 보였다. 아마존의 ‘에코 쇼’에 대응하는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는데 레노보, 소니, JBL, LG 등 네 개의 회사가 제품화했다.5 일렉트론의 ‘젠 2 휠’ 전기 자전거는 마이크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호출해 동작과 여러 통계치를 추적하고, 배터리 레벨, 조작 지원 수준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는 레노버 스마트 디스플레이 (출처: 레노버 블로그)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는 레노버 스마트 디스플레이 (출처: 레노버 블로그)

다양한 지능형 로봇들

가정용 로봇은 인공지능을 여러 단계에서 활용하는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올해에도 다양한 새로운 제품이 선 보였는데, LG의 클로이, 소니 아이보, 아이롤러스 봇, 버디, 쿠리 등이 관심을 끌었다. 흥미로운 것은 성인 로봇인 하모니가 처음 등장한 것이다.

LG의 클로이는 로봇 포트폴리오를 총칭하는 브랜드이며, 가장 작은 로봇은 인공지능이 스마트 홈 키친에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콘셉트 로봇은 서비스, 포터, 쇼핑 카트 로봇을 선 보였다. 특히 콘셉트 로봇은 하나의 플랫폼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로봇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LG의 세 가지 콘셉트 로봇

LG의 세 가지 콘셉트 로봇

인간 수준의 성능을 평가해보면 아직도 매우 좁은 영역에서 좋은 성능을 보이지만, 문제를 조금만 바꿔도 기계의 성능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인간 수준을 넘어서는 영역을 연도에 따라 분석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2015년에 아타리 게임을, 2016년에 이미지넷 기반 이미지 인식, 바둑 영역에서 넘어섰고, 2017년 피부암 분류, 스위치보드 음성 데이터 인식, 포커와 팩맨 문제에서 인간을 넘어섰다.

인공지능

유비테크의 ‘더 워커’는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로봇으로 보안, 집사, 댄싱 파트너, 축구 같은 놀이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굴 인식 기능이 있고 음성으로 동작하는 스마트 홈 어시스턴트 역할을 수행한다.

일본 세브드리머스의 론드로이드는 카메라로 세탁물 종류를 인식한 후 자동으로 접어 보관하는 ‘빨래 개는 로봇’을 선보였고, 중국의 YYD 로보는 주인의 심전도, 심박수, 산소포화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질병을 예측하고 병원 방문을 제안하는 건강 관리 로봇이다. 중국은 이 밖에도 교육용, 물고기 로봇, 아이팔의 휴머노이드 로봇 등 가장 다양한 로봇을 선보였다. 중국 기업이 전체 로봇관 참가 기업 36개사 중 20개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CES 2018의 주요 시사점

이번 CES 2018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아주 획기적인 혁신 제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개발한 소프트웨어 역량이 다시 하드웨어 칩으로 구현됨으로써 속도와 가격 혁신을 성취할 수 있음을 엔비디아가 보여주었다. 앞으로 퀄컴이나 인텔과 엔비디아의 경쟁은 이런 변화를 가속할 것이고, 우리 일상에 사용되는 수많은 소비자용 제품이 인공지능 칩을 기본으로 채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가 시작한 것이다.

가상 비서와 연동하거나 내장하는 것은 이제 기본 기능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아마존이 리드하는 시장에 구글이 본격적인 도전장을 냈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의 빅스비는 아직 자체 상품을 중심으로 선을 보이고 있지만, 스마트씽즈와 같은 자회사를 통해 그 지원 세력을 얼마나 확대할 것인가를 지켜봐야 한다. 그 반면 LG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은 몇 가지의 가상 비서를 모두 지원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가정용 소셜 로봇이나 호텔이나 공항, 쇼핑 몰에서의 서비스 로봇은 잠재적 가치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누구나 사고 싶다는 생각을 이끌어내거나, 수많은 공간에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아직 이르다. 개인화, 통신, 안정적인 인식 기능, 프라이버시와 안전 문제 등 실제 적용에서 풀어야 할 문제는 아직도 많이 존재하고 있음을 여러 데모에서 확인할 수 있다.

키사 KISA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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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한상기
초대필자, 테크 저널리스트,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현재 컴퓨터과학과 인문사회학을 결합한 소셜컴퓨팅 분야의 각종 이슈를 연구하고 있다.테크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사업전략 컨설팅, 정책 자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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