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현지시간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웨스트에서 열린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12에서 애플은 차세대 맥북프로, OS X 마운틴 라이언, iOS 6을 발표했다.

WWDC 2012 (https://developer.apple.com/wwdc/)

레티나 탑재, 차세대 맥북 프로 / iOS에 다가선 OS X 마운틴 라이언

기존의 맥북 프로와 맥북 에어는 CPU와 그래픽 카드를 업데이트하고 USB 3.0을 지원하게 되었다. 맥북 에어의 경우 512GB SSD와 8GB 메모리가 선택 사양에 추가되었다.

차세대 맥북 프로 15인치 모델은 2880×1800의 해상도와 인치당 220픽셀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필립 쉴러 애플 부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픽셀 수가 많은 노트북”이라고 말했다. 두께 1.8cm, 무게 2kg으로 이전 맥북프로 제품군에 비해 두께와 무게는 줄었고 성능은 크게 향상되었다. 8GB 램, 2.3GHz i7 CPU, 256GB SSD를 장착한 모델의 가격은 289만 원으로, 아주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프리미엄 노트북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어서 발표된 맥 OS X의 새 버전 ‘마운틴 라이언’은 여러모로 iOS에 다가선 모양새다. 기존 iOS 디바이스에서 볼 수 있었던 알림센터와 아이메시지 기능이 추가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SNS로의 공유 기능이 향상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아이포토의 경우 공유 버튼으로 쉽게 페이스북, 트위터, 플리커 등에 사진을 업로드할 수도 있게 되었다.

애플은 맥 OS X 마운틴 라이언의 가격을 19.99달러 책정하고 다음달 맥앱스토어를 통해 발매할 예정이다.

시리를 통해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음성으로 조작한다, iOS 6

iOS의 새로운 버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음성인식 비서 시리의 기능 향상이다. WWDC 2012에서는 어제 야구경기의 결과를 알려주고, 저녁 먹기 좋은 장소를 소개해 주는 모습이 시연되었다. 그 외에 시리를 통해 앱을 실행하거나, 트위터에 글을 올릴 수도 있게 되었다. 한국 사용자들이 기다리던 한국어 지원도 드디어 실현되었다. 다만 아이폰4S와 뉴 아이패드에서만 동작한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iOS 6에서는 시리를 통해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도 있다. 애플은 20개월 내에 BMW, GM, 벤츠, 랜드로버, 재규어, 아우디, 도요타, 혼다, 크라이슬러와 손잡고 차량 스티어링에 시리 버튼을 넣을 계획이라고 한다. 영화에서나 보던 기능이 현실에서 가능하게 된 것이다.

Eyes Free (http://www.apple.com/kr/ios/ios6/siri/)

구글은 나의 적? iOS, 구글 지도를 버리다.

사전에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iOS 6의 지도 앱은 기존에 사용하던 구글 지도를 버리고 자체 제작한 지도를 사용했다. 3D 지도와 내비게이션 기능이 탑재되어 있고 시리를 통해 도착지 설정이나 도착지까지 남은 시간 등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 현 단계에서 미국 외의 지역은 지도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지만, 정식 버전이 출시될 가을까지 보완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뿐이 아니다. 위에서 소개한 시리의 기능 향상 또한 구글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리의 기능이 향상되고 다양한 정보를 안내할 수 있다는 것은, 사용자들이 (주로 구글을 통해 하던) 웹브라우저에서 검색을 통해 얻던 정보를 시리를 통해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페이스북과의 강한 결합도 구글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 iOS 6에서는 사진 앱, 사파리, 알림센터에서 바로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페이스북 이벤트와 생일이 캘린더 앱에 표시되게 할 수도 있다. 이는 OS X 마운틴 라이언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3G에서도 페이스타임 가능. 이통사 패닉?

애플이 더이상 이동통신사들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것일까. 이전 버전까지 WiFi 망에서만 가능했던 페이스타임 영상통화가 이동통신 인터넷망(3G)에서도 가능하게 되어 세계 이동통신사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을 하게 되었다.

슬로우뉴스에서 여러차례 다루었던 망중립성의 관점에서 볼 때, 이동통신사가 정당한 데이터 요금을 지불하는 사용자들이 특정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음성 채팅 기능인 보이스톡의 베타 서비스만으로도 시끄러웠던 한국의 상황으로 보아, 또다시 서비스 차단이나 요금 인상 등의 움직임과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화를 못 받을 때? 간편 메시지 전송 등 200가지 이상의 변화

iOS 6는 이 외에도 200가지 이상의 개선 사항이 적용되었다고 한다.

기존에는 전화가 걸려오고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일 때, ‘거절’ 버튼을 누르는 경우밖에 없었지만, ‘메시지로 응답(Reply with Message’, ‘추후 알림(Remind Me Later)’ 버튼이 추가되었다. ‘메시지로 응답’을 누르면 미리 설정한 문자(예를 들어 ‘나중에 전화할게요’, ‘운전중입니다’, ‘무슨 일이죠?’ 등)를 원터치로 보내거나 바로 메시지 작성을 할 수 있다. ‘추후 알림’을 누르면 정해진 시간에 회신 전화를 할 수 있게 알람을 설정할 수 있다.

방해 차단(Do Not Disturb) 기능도 추가되었다. 시간대를 비롯 다양한 설정을 통해 알림 소리나 화면이 켜지는 것을 막아준다. ‘친한 사람’으로 등록한 사람이 3분 내에 두 번째 전화를 걸면 이 기능을 설정했어도 벨 소리가 난다는 것도 독특한 점이다.

한편 iOS 6는 단종된 아이패드1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나  현재까지도 출시되고 있는 아이폰3GS에서는 사용 가능하다. 정식 버전은 올해 가을 차세대 아이폰과 함께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며, 개발자용의 베타 버전은 WWDC 직후 애플 개발자 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게 공개되었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