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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피드 vs. 피키캐스트: 도둑질을 들켰을 때

미국에는 [버즈피드]라는 매체가 있다. 가벼운 콘텐츠 위주로 발행하며,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매체다. 그리고 한국엔 [피키캐스트]라는 매체가 있다. 이곳도 가벼운 콘텐츠 위주로 발행하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럼 과연 이 두 매체는 비슷한가?

“이번에 소개할 피키캐스트가 한국형 버즈피드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해외에서는 버즈피드라는 뉴미디어가 각광을 받고 있었는데 피키캐스트는 이를 잘 벤치마킹했지”

– 아웃스탠딩 최용식 기자

버즈피드는 한창 인기를 끌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2013년과 2014년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제목 낚시질로도 비판을 받았으며, 그보다 더 심각한 저작권 문제로도 비판을 받았다. 이미지를 무단도용한 경우도 있었고, 나아가 아예 글을 표절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 것 또한 피키캐스트와 닮았다. 하지만 두 매체의 대응은 전혀 달랐다.

도둑질을 들켰을 때 – 버즈피드  ‘직원 해고’

buzzfeed-logo

2014년 7월, 사람들은 버즈피드의 베니 존슨(Benny Johnson)이 표절했다고 의혹을 제기한다. 이 소식을 접한 버즈피드의 편집장 벤 스미스(Ben Smith)는 베니 존슨을 “진짜 오리지널 작가”(deeply original writer)라고 부르며 보호해 주려 했다. 하지만 며칠 뒤 사과문과 함께 베니 존슨을 해고한다.

버즈피드는 베니 존슨의 게시물을 일일이 검토했고, 표절 사례는 모두 사과문에 링크를 게재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를 모른 척 하지 않고, 각 표절 글마다 편집자 주를 달아 해당 글은 표절이었으며, 표절된 문구를 교체했다고 표시했다.

도둑질을 들켰을 때 – 피키캐스트 ‘모른척 삭제’ 

표절과 베끼기 논란은 피키캐스트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끊임없는 이슈였다.

다음 스토리볼 안에서의 피키캐스트 저작권 표시 예

다음 스토리볼 에서 피키캐스트 저작권 표시 예 (참고로 “소중한 저작권을 보호해주세요”는 ‘다음 스토리볼’에서 지원하는 기능이다.)

임정욱 센터장 무단 도용 사례 

피키캐스트는 글 도둑질을 들켰을 때 어떻게 대처했을까?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의 블로그 글 무단 도용 사례를 예시해 보자. (2014년 11월에 있었던 일)

피키캐스트는 임정욱 센터장의 글을 무단 도용한 일이 문제되자 해당 피키캐스트 콘텐츠를 삭제해버린다.

보통 웹에서는 글을 발행하면 퍼머링크라는 고유한 인터넷 주소가 생긴다. 이렇게 글을 발행했다가 잘못된 점을 발견한다면 독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이런저런 문제로 인해 이 글을 삭제/수정 했습니다’라고 표시를 하고 해당 인터넷 주소는 그대로 남긴다.

하지만 임정욱 센터장 글을 무단으로 도용해 문제가 되자 피키캐스트는 바로 피키캐스트 해당 콘텐츠를 삭제해버렸다. 어떤 문제로 인해 해당 콘텐츠를 삭제했는지 독자는 알 방법이 없어진 것이다.

원작자 연락 안 되면 일단 쓴다? 

피키캐스트 페이스북 페이지뿐만 아니라, 피키캐스트 웹사이트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은 피키캐스트의 무단도용을 지적했는데, 이 글들의 고유 주소로 들어가 보면, 어떤 설명도 찾아볼 수 없다. (피키캐스트의 지워진 글)

그리고 임정욱 센터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피키캐스트의 ‘내부 규정’을 설명하는 댓글이 달렸다. “회사를 대신해서 사과한다”는 표현을 보건대 피키캐스트 관계자(투자자)인 것으로 보인다. (피키캐스트 측 공식 입장을 확인하려고 여러 방법으로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피키캐스트 측의 ‘공식 입장’ 개진은 반론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당연히 열려 있음을 밝힌다. – 편집자)

“네, 피키측의 직원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네요. 피키 내부규정은 저작권자에게 우선 연락을 한후 동의를 받은후 올리게 되어 있어요. 저작권자 연락이 불가능할 경우, source를 공개하게 되어 있구요.”

보통 저작권자에게 연락이 불가능하면 출처를 밝히고 쓰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그럼 거꾸로, 피키캐스트 연락처를 모른다는 핑계를 들어 출처만 피키캐스트라 밝히고 마구 도용한다면 그건 어떻게 되는가?

묻지 마 도둑질 전에 원작자 존중 방식 고민해야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려면 확인 절차와 저작물 표시 방법이 필요하다. 그 저작물을 만든 원작자를 최소한으로 존중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물론 피키캐스트의 일상적인 콘텐츠 도용은 '공정이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물론 피키캐스트의 일상적인 콘텐츠 도용은 ‘공정이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인터넷엔 많은 이미지, 영상, 글이 있다. 이 모든 저작물에 대해 원작자의 연락처를 알아내고 연락해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크리에티브커먼스(CC)나 공공누리 라이선스와 같은 공정이용 캠페인으로 널리 저작물의 편리한 이용을 도모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도 원작자와 저작물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서 약속된 라이선스의 규약을 반드시 지켜야 함은 물론이다.

그리고 언론사는 사진기자를 채용해서 직접 사진을 생산하고, 기자를 채용해서 직접 글을 쓰게 한다. 방송사는 카메라 기자를 채용해서 동영상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생산된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선, 공정이용에 해당하지 않는 한, 상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블로거나 네티즌의 게시물을 이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모든 오리지널 콘텐츠에는 원작자의 땀과 시간이 깃들여 있다.

원작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듣도 보도 못한 괴상한 출처 표시(“저작권자와 연락이 안 되면 소스 공개”)만으로 세상의 모든 콘텐츠를 마음 놓고 써도 된다는 것이 피키캐스트의 저작권 정책이라면, 그런 저작권 정책은 정책이 아니며, 도둑질을 합리화하는 궤변에 불과하다.

"도둑질은 그만!" (출처: Nisha A, CC BY https://flic.kr/p/Fk71R)

“도둑질은 그만!” (출처: Nisha A, CC BY)

공정이용 vs 무단도용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35조의3). 다만, 이 경우에도 다음 사항을 고려하여야 한다.

  1. 영리성 또는 비영리성 등 이용의 목적 및 성격
  2.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3.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4.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공정이용 조항은 우리 저작권법에는 2011년 12월 2일 신설됐다. 공정이용 여부는 위 네 가지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가령 피키캐스트에서 생산하는 콘텐츠 상당수는 위 네 가지 조건을 고려하면 공정이용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 (위 네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해야 공정이용이 성립한다.)

언론사는 위 공정이용 조항 외에도 “방송·신문 그 밖의 방법에 의하여 시사보도를 하는 경우에 그 과정에서 보이거나 들리는 저작물은 보도를 위한 정당한 범위 안에서 복제·배포·공연 또는 공중송신할 수 있다.” (저작권법 26조) 더불어 언론사가 아니라도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 (저작권법 28조)

영리성은 공정이용(혹은 저작권 제한 조항) 적용 여부에서 아주 중요한 조건이다. SBS는 2008년 ‘있다!없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대괴수 용가리’의 일부 장면을 3분 정도 방영했다. 법원은 SBS가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시사보도를 목적으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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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이진혁
슬로우뉴스 편집위원

IT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제 아내가 제일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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