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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재 사망 노동자를 추모합니다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 사망 노동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합니다.

2020년 3월 6일 오늘은 반도체 전자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에는 먼지가 없습니다. 먼지는 미세한 반도체칩을 불량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만드는 먼지도 막기 위해 노동자들은 방진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해서 온 몸을 가려야 합니다.

하지만 먼지 대신 클린룸을 채우고 있는 것들,
사람에겐 해롭지만 반도체를 위해 필요한 것들,
수많은 독성화학물질, 중금속, 방사선..

반도체를 위해 모든 것을 갖춘 그 곳에 사람의 안전에 대한 배려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피해자는 683명이고, 그중 19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것은 반올림에 제보된 숫자일 뿐이고, 피해의 일부일 뿐이라고 반올림은 늘 말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6개 반도체 회사의 암 피해자 숫자는 슬프게도 그 말이 사실이었음을 보여줍니다.

3,442명…

집계가 가능한 6개 회사의 피해자만 확인한 것입니다. 그중 1,178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집계되지 않은 더 많은 사업장의 피해자까지 고려하면 얼마나 많은 분들이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으로 고통받아왔는지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아픔을 겪고 나서야, 우리 사회는 뒤늦게 반도체 공장의 유해성을 인정한 것입니다.

2020년 3월 5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있었던 산업기술보호법이 위헌임을 구하는 헌법소원청구 기자회견 모습 (반올림) http://cafe.daum.net/samsunglabor/MHzN/564

2020년 3월 5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있었던 산업기술보호법이 위헌임을 구하는 헌법소원청구 기자회견 모습 (반올림)

반도체회사들이 좀 더 일찍 그 유해성을 확인하고 인정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래서, 유해물질 사용을 줄이고 좀 더 안전하게 사용하려 노력했다면 어떠했을까요? 기업이 못한다면, 우리사회가 반도체공장 유해성을 인정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했다면 어떠했을까요? 3,442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암으로 고통받고 1,178명 모두가 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막을 수 있었으나 우리사회가 그렇게 하지 않아서 고통 받은, 수많은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합니다.

지난 10여년 반도체 직업병을 대하는 우리사회의 자세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직업병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례도 나왔고, 직업병 인정도 늘었습니다. 20만 명의 노동자를 조사한 끝에 반도체 직업병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직업병 입증을 신속하게 하는 정부의 제도 개선도 있었습니다. 기업들도 직업병을 인정하고, 보상과 예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017 삼성 직업병 판결(대법원)

아래 소개하는 판결은 “2017년 8월29일 삼성전자 LCD 노동자 이희진(34) 씨에게 나타난 희귀병인 다발성경화증을 처음 산재로 인정하는 판결“(한겨레21 기사 인용)로 한겨레21이 2017년 올해의 판결로 뽑았을 만큼 사회적인 파장과 역사적 의미가 큰 판결이다. (편집자) 

사건번호: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공2017하,1860]

판시사항: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질병으로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 및 증명의 정도 /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방법 및 판단의 기준이 되는 자

[2] 희귀질환 또는 첨단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의 질환이 발병한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를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

판결요지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질병으로 인정하려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근로자 측에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적ㆍ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산업재해의 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장에 발병원인이 될 만한 물질이 있었는지, 발병원인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경험칙과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인 추론을 통하여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이 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사회 평균인이 아니라 질병이 생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첨단산업분야에서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질병에 대해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근로자를 보호할 현실적ㆍ규범적 이유가 있는 점,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과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근로자에게 발병한 질병이 이른바 ‘희귀질환’ 또는 첨단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의 질환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

특히, 희귀질환의 평균 유병률이나 연령별 평균 유병률에 비해 특정 산업 종사자 군(군)이나 특정 사업장에서 그 질환의 발병률 또는 일정 연령대의 발병률이 높거나, 사업주의 협조 거부 또는 관련 행정청의 조사 거부나 지연 등으로 그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업환경상 유해요소들의 종류와 노출 정도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단계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할 수 있다. 나아가 작업환경에 여러 유해물질이나 유해요소가 존재하는 경우 개별 유해요인들이 특정 질환의 발병이나 악화에 복합적ㆍ누적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산재 인정과정을 많이 간소화했다고 하지만, 4년 넘게 판단을 받지 못한 분도 있고, 산재 결과를 기다리다가 돌아가신 분도 있습니다.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가 많이 알려졌다고 하지만, PCB 핸드폰 등 여전히 조명되지 않은 곳에서 직업병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공장 환경이 개선되었다는 최근에도 백혈병 뇌종양 등을 진단받고 병마와 싸우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악으로 직업병 피해자들의 알 권리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기에, 여전히 고통받는 직업병 피해자가 있기에 반올림은 활동을 멈출 수 없습니다.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그 날까지, 반올림은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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