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컴퓨팅이 주요 트렌드 키워드로 등장한지 여러 해가 지났다.
가트너에서 “클라우드에서 엣지로(cloud to edge)”를 2018년에 주목해야 할 10대 기술 트렌드에 포함시키면서 엣지 컴퓨팅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당시 가트너는 엣지 컴퓨팅을 중앙 서버가 아닌 네트워크 마지막 단에서 컴퓨팅 작업이 이루어지는 일종의 네트워크 토폴로지(topology: 망 구성방식) 관점에서의 컴퓨팅 패러다임으로 설명하고 있다. 네트워크 전송에 따르는 지연 요소들을 최소화하며, 또한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장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효과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는 중앙 집중형 이외의 대안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기술이 엣지 컴퓨팅이라는 논리다.
엣지 컴퓨팅은 처음 그 용어가 등장했을 때부터 중앙에 컴퓨팅 자원이 집중되어 있는 클라우드와 대비되어 설명이 되곤 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도 알고 보면 다양한 리전(region)을 통해 서비스가 분산 제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엣지 컴퓨팅과는 상호 보완적인 개념으로 점차 정리되어 가고 있다. 특히 엣지 컴퓨팅이 사물인터넷(IoT)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벤더들 역시 저마다 엣지 컴퓨팅을 주요 서비스의 한 꼭지로 강조하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벤더들의 엣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컴퓨팅 자원과 서비스가 엣지로 향하게 된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가트너에서는 2019년과 2020년 10대 기술 트렌드로 연속해서 “더 역할이 중요해진 엣지(empowered edge)”를 선정하기도 했다.
5G 상용화로 촉발된 엣지 쟁탈전
2019년 이후 5G 상용화로 인해 가장 많이 주목받은 기술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엣지 컴퓨팅이다. 5G가 추구하는 유즈케이스의 3대 축인, 대용량 초고속 전송, 초저지연 전송, 저전력 초연결(hyper connectivity) 이 세 가지가 실현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술로 엣지 컴퓨팅을 꼽는다. 광범위한 서비스 도메인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엣지 컴퓨팅을 단순 기술로 정의하는 것 보다는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으로 보는 것이 어쩌면 더 타당할 수도 있다.
새로운 가치 창출에 목말라 있는 통신사업자들에게 네트워크 엣지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네트워크 말단, 즉, 사용자와의 접점을 확보하고 있는 당사자들이 바로 통신사업자들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중앙집중식 컴퓨팅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핵심 작업들이 클라우드나 중앙 서버에서 이루어지고, 이를 위해 통신사업자가 할 일은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2G나 3G시대에도 통신사업자들은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에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하여 사용자들을 붙들어 두는 시도를 하였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바도 있다. 하지만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해 망 개방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며 통신사업자들의 사업모델도 소위 덤 파이프(dumb pipe: 바보 송신; 가치가 낮은 연결수단; 인프라만 제공하고 부가가치를 내지 못함을 의미)로 많이 찌그러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이런 양상은 상당 기간 지속되어 오고 있으며, 4G/LTE를 거치면서도 그다지 눈에 뜨일 만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소셜 미디어와 메신저 서비스의 홍수 속에서 통신사업자는 오히려 문자서비스 영역까지 내주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엣지”는 통신사업자들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사용자 접점인 것이다. 미국 버라이즌, AT&T, 한국의 SKT나 KT 등 주요 통신 사업자들은 초저지연 전송을 중심으로 이미 엣지 컴퓨팅을 실험하고 있다. 완전한 상용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본격적인 상용 적용 전에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개념증명(POC: proof of concept) 형태의 실험을 2019년 초부터 수행해 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벤더들도 엣지 쟁탈전에서 팔짱만 끼고 바라만 볼 수는 없다. 물리적으로 엣지를 ‘장악’하고 있는 통신사업자와 비교하면 마치 장기에서 차·포를 떼고 시합에 임하는 양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벤더들은 그 동안 사업에서 축적된 서비스 자산을 통신사업자들보다 훨씬 많이 확보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도 나름대로 자신만의 클라우드를 구축하여 고객들을 락인(lock-in)하기 위한 서비스를 해 오고 있었으나, 서비스 포트폴리오나 운영의 경제성 측면에서 이들 클라우드 벤더들을 따랄 갈 수 없다.
엣지 컴퓨팅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상호 보완적으로 서로 매끄럽게(seamlessly) 연계 될 수 있다면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기존 클라우드 벤더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좋은 서비스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직접 어필 할 수도 있고, 한편 통신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서비스 모델도 가능하다.
AWS 웨이브렝스, 통신사에 터를 잡다
아마존의 현재와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사인 2019년 AWS 리인벤트(re:invent)에서 5G 초지연 전송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엣지컴퓨팅 서비스로 웨이브렝스(Wavelength)를 발표했다. 이 발표와 동시에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AWS 웨이브렝스를 사용하면 모바일 디바이스 혹은 최종 사용자 단에서 초저지연 시간 내에 서비스 접속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아마존의 주장이다.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서비스에 접속하여 응답을 받는데 필요한 네트워크 지연을 10ms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웨이브렝스 서비스 페이지의 설명에 의하면, 웨이브렝스 존(zone)이라는 특별한 구역을 이동통신 사업자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내의 5G 네트워크 엣지에 두고, 여기에 AWS가 제공하는 컴퓨팅 및 스토리지 자원을 두어 AWS의 배포환경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즉, AWS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초저지연이 요구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웨이브렝스 존에 배포·런칭함으로써 네트워크에서 보장하는 초저지연을 실현할 수 있다. 한편 웨이브렝스 존에 배포된 애플리케이션들은 AWS의 여러 리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전과 동일하게 받을 수도 있다(아래 그림 참조).
웨이브렝스 존을 활용하여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는 과정은 AWS 리전에 배포하는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애플리케이션 배포 시 리전 선택을 하면서 웨이브렝스 존도 함께 선택을 한다. 초저지연 응답이 필요한 부분은 웨이브렝스 존에 배포하고, 그 외는 일반 AWS 리전에 배포를 하면 된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웨이브렝스 존의 애플리케이션은 AWS 리전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으며, 초저지연 연결이 필요한 말단 디바이스들은(그림의 맨 우측) 모바일 네트워크를 벗어날 필요 없이 웨이브렝스 존에 배포된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다. 이런 웨이브렝스 작동 방식에서는 다음과 같이 통신사업자와 아마존 AWS간의 역할과 책임을 구분할 수 있다.
- 초저지연 요구사항은 5G가 책임진다. 즉, 5G의 초저지연 성능 목표가 달성된다는 가정 하에 통신사업자가 책임지는 부분이다.
- 클라우드 컴퓨팅 요구사항은 AWS가 담당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VR/AR, 스트리밍 게임 등 초저지연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의 런칭 및 실행은 기존 AWS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동일하다.
웨이브렝스 서비스는 사실 매우 직관적이다. 아마존 AWS 일부를 통신사업자 영역 안에 두는 것이다. 즉, 엣지를 “장악”하고 있는 통신사업자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마존은 웨이브렝스를 발표한 같은 리인벤트 행사에서 로컬 존 서비스도 함께 발표했는데, 이는 AWS를 사용자에 가까운 데이터 센터에 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의 온-프레미스 AWS 서비스라고 볼 수 있으며, 이미 아웃포스트(Outpost) 솔루션이 온프레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웨이브렝스도 아웃포스트에 기반 한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다를 바 없다는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웨이브렝스는 통신사업자와 AWS간 연계되는 전형적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형태이다. 2019년 그리고 2020년에도 주목 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컴퓨팅과 엣지컴퓨팅이 만나는 부분이 웨이브렝스인 것이다.
아마존은 현재 버라이즌 이외에 보다폰, 일본 KDDI, SKT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는 미국, 유럽, 일본, 대한민국을 커버하는 것으로 글로벌 5G 네트워크를 아마존 AWS가 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 한 바가 크다.
MS, 엣지와 클라우드의 콜라보 꿈꾸다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정부 고위 관료들이 모인 한 서밋 모임에서 “컴퓨팅의 미래는 엣지에 있다”고 언급을 해 주목을 끌었다. 엣지 컴퓨팅을 직접 지칭하며 나온 말이라기보다는 인공지능 혹은 머신러닝을 위해 엣지에서 많은 데이터가 처리되고 이 결과가 클라우드로 전송되어 보다 정교한 학습을 할 수 있게 되며, 이는 곧 다시 엣지에서 활용되는 지능형 컴퓨팅의 한 패러다임을 설명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이를 “똑똑한 클라우드와 똑똑한 엣지”라고 표현했다.
사티아 나델라는 엣지 컴퓨팅의 당위성을 수많은 기기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계속 증가하는 네트워크 연결 기기들, 이들이 쏟아내는 끝없이 늘어만 가는 데이터, 이런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컴퓨팅 패러다임으로 엣지 컴퓨팅을 우선 꼽았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전면에 내세운 마이크로소프트의 엣지 컴퓨팅 전략을 짐작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통신사업자와의 협력을 간과하고 있지 않다. 엣지 컴퓨팅을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앞서 수차례 언급했듯이 엣지를 “장악”하고 있는 통신사업자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5G상에서의 유즈케이스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 솔루션들을 확보하고 검증해 나가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통신사업자와의 협력은 불가피하다.
2019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와 AT&T는 애저와 5G를 통합하여 기업고객에게 엣지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5) “네트워크 엣지 컴퓨트(NEC)”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파일럿 형태의 엣지 컴퓨팅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이 발표가 있기 전인 7월에 20억 불 상당의 애저 클라우드로의 이전 계약을 채결한 AT&T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사 5G 서비스와 애저가 결합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된 것이다.
공식 발표 문서에서도 사용자에 가까운 AT&T 네트워크 엣지에 MS의 애저 클라우드서비스를 “짜(weave)” 넣었다고 표현을 하였다. 앞서 소개한 아마존 웨이브렝스가 통신사업자 관할 데이터센터에서 AWS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표현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AT&T는 네트워크 클라우드라 부르는 자사의 가상화된 5G 코어에서 이젠 애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NEC 서비스는 미국 댈러스에서 우선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 로스앤젤레스와 애틀란타로 확대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8년에 이후 4년간 50억 달러를 사물인터넷 관련 연구에 쏟아 넣겠다고 발표한 바가 있다. 당시에는 다양한 사물인터넷 응용 분야에서의 청사진을 주로 발표했지만, 현재 이 연구는 똑똑한(Intelligent) 엣지의 실현을 주요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AT&T의 5G 코어와 애저를 통합한 것도 이 연구의 중간 결과이다. 현재 진행 중인 NEC 파일럿 서비스를 통해 검증된 결과는 곧 아마존 웨이브렝스(Wavelength)처럼 또 다른 브랜드로 변신하여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더욱 더 엣지로 밀어붙이는 동력이 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구글, 엣지에서의 인공지능 강화에 초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빅3 클라우드 서비스 벤더에 오른 구글도 엣지 컴퓨팅에 대한 열의는 이 두 회사 못지않게 높다. 특히 구글은 엣지에서의 인공지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정한 엣지 장치라 할 수 있는 모바일 폰에서도 구글의 이러한 노력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출시된 픽셀4의 자동 받아쓰기와 같은 기능, 얼굴 인식 기능 등 이전엔 클라우드를 통해 실행이 가능했던 인공지능 관련 기능들을 픽셀4 단말기로 끌어 내렸다.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개발에도 구글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요즘 기계학습 분야 오픈소스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텐서플로우(TensoFlow: “다양한 작업의 데이터 흐름 프로그래밍을 위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 – 위키백과에서 발췌)가 구글에서 시작된 것이란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텐서로 불리는 다차원 행렬 연산 속도를 높이는 것은 곧 텐서플로우 기반 기계학습 시스템의 성능을 끌어 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글은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개발했다. TPU기반의 하드웨어 가속을 활용하면 낮은 전력소모에도 고성능의 인공지능 연산이 가능하다. TPU기반 하드웨어를 엣지에 장착하여 고성능 인공지능을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 현재 구글이 추구하는 엣지 컴퓨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1월 코럴 가속 모듈(Coral Accelerator Module)이라는 멀티칩 모듈을 공개했다. 미화 1센트짜리 동전보다도 작은 이 모듈에는 구글이 커스텀 디자인한 엣지 TPU가 장착되어 있다. “엣지 TPU”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모듈이 타깃으로 하는 것은 엣지 디바이스이다. 진정한 의미의 엣지 컴퓨팅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 모듈에는 엣지 TPU뿐만 아니라 USB, PCIe 인터페이스를 포함하고 있어서 커스텀 설계되는 PCB에 얼마든지 통합 장착될 수 있다. 2020년 2분기부터는 상용 양산 버전이 출시 될 예정이다.
새로운 코럴 모듈은 아직 양산 전이지만, 이전 버전의 코럴 보드를 활용하여 이미 출시된 엣지 컴퓨팅용 보드들도 있다. PC보드 브랜드로 유명한 CLOUD ISSUE 에이수스(ASUS)에서는 ‘팅커 엣지 T'(Tinker Edge T)라는 코럴 기반의 보드를 출시했다.8) 리눅스가 탑재되어 돌아가는 범용 보드이지만 구글 엣지 TPU 칩이 장착되어 있어 인공지능 고성능 연산이 가능하다. 초당 4테라(10의 12승) 번의 연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손바닥 반도 채 안 되는 크기로 다양한 목적의 인공지능 기능 수행이 필요한 엣지 디바이스로 활용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구글은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다른 방식으로 엣지 컴퓨팅에 접근하고 있다. 엣지 TPU이외에 기술적인 측면에서 구글은 엣지 컴퓨팅에서 큰 기여를 한 바가 있다. 바로 쿠버네티스이다. 네트워크 엣지에서의 컴퓨팅 능력이 향상되며 가능한 많은 워크로드가 엣지에서 수행될 것이나, 한편 클라우드에서 제공되던 모든 서비스들이 엣지 컴퓨팅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엣지와 클라우드 간은 워크로드 마이그레이션(Migration: 좀 더 나은 운영환경으로 옮겨가는 것)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는 가장 유용한 방법은 컨테이너화 된 워크로드를 엣지와 클라우드 사이에 배분하는 것이다. 쿠버네티스가 엣지 컴퓨팅 실현을 위한 핵심 요소로 대두되는 이유이다.
결국은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컴퓨팅?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본 개념은 동일한 미션 혹은 단일 조직에서의 과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제공되는 컴퓨팅 자원을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엣지’를 대입하고, ‘퍼블릭 클라우드’를 단순 ‘클라우드’로 대체하면 ‘엣지와 클라우드에서 제공되는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는 것’으로 바뀌는데 바로 이것이 엣지 컴퓨팅의 개념과 잘 부합한다.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엣지 컴퓨팅과 클라우드 컴퓨팅은 상호 경쟁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개념이다. 즉, 엣지와 클라우드간의 원활한 콜라보레이션이 중요하다.
앞서 소개한 아마존 웨이브렝스나, 마이크로소트와 AT&T 사례에서도 엣지 컴퓨팅과 본래 클라우드 서비스와의 연계를 아주 강조한다. 통신사업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벤더와의 협력 모델도 결국 통신사업자의 관점에서는 자사 네트워크 엣지에서 협력 벤더의 프라이빗 버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아마존은 이런 개념을 웨이브렝스라는 브랜드로 통신사업자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아가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결국 유사한 방향으로 통신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펼쳐 나갈 것이다. 여기까지는 통신사업자 관점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컴퓨팅이 실현된 상황이다.
궁극적으로는 특정 통신사업자가 단일 클라우드 벤더 서비스만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다. 즉, 이미 자사 네트워크 엣지에서 AWS가 제공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고객 확대를 위해 애저 서비스 도입을 마다할 필요가 없다. 한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네트워크 엣지에서 두 개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공존할 것이다. 이 역시 사업자 관점에서는 네트워크 엣지에서 멀티 클라우드가 실현되고 있는 모양새다. 즉 클라우드 서비스 벤더 입장에서는 결국 엣지 컴퓨팅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모습은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수렴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엣지 컴퓨팅,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컴퓨팅이 복합된 분산 컴퓨팅 환경은 5G의 가상화된 네트워크 서비스와 매끄럽게(seamlessly) 하나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런 진화와 호흡을 맞춰 사용자 애플리케이션 개발 방식에도 변화가 따르게 된다. 내가 보기에 현 시점에서 이런 변화를 현실화 할 수 있는 유력한 개념은 클라우드-네이티브 컴퓨팅(cloud-native computing)이다. 쿠버네티스 같은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이 향후 네트워크 인프라, 컴퓨팅 자원,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들을 하나로 묶는 운영체제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는 이유이다.
[divide style=”2″]
[box type=”note”]
본 글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클라우드스토어 씨앗 이슈리포트에 동시 게재합니다.
[/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