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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뉴스가 ‘잊혀질 소리’를 찾아 나섭니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때문에 여러 곳이 시끄러웠던 것 같습니다. 잘못된 사실관계, 출처 불명 이미지, 표절 등 가치 판단은 배제하더라도 총체적인 부실이 보이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많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로부터 반대를 받자 새누리당은 예전과 같은 국정 교과서 체제로 가야한다고 주장을 했는데요, 염동렬 의원이 JTBC 9시 뉴스에 나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잊혀질 소리를 찾아서 - 새누리당 염동렬 의원
기획/디자인: 써머즈

출처를 찾아서

손석희 앵커: 선진국 가운데 이렇게 교과서를 국정으로 가는 경우는 없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새누리당 염동렬 의원: 그러지는 않고요. 예를 들어 러시아라든가 베트남이라든가 필리핀 등 이렇게 국정 것을 하고 있고요, 특히 북한은 국정 교과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만은…

손석희 앵커: 그 나라들을 선진국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JTBC 9시 뉴스, [염동열 의원 “북한과의 특수관계로 국정 교과서 필요”], 2014년 1월 8일 (해당 링크에 포함된 동영상 2분 44초 참조. 링크의 스크립트는 정리를 한 버전이고, 위의 버전은 실제 방송 버전)

여러분의 목소리를 찾아서

동영상을 한 스무 번은 돌려봤습니다. 앵커는 선진국에서는 국정 교과서를 쓰는 경우가 없지 않느냐고 질문하는데, 새누리당 염동렬 의원은 러시아, 베트남, 필리핀 심지어 북한을 예로 듭니다. 아무리 들어도 북한이 국정 교과서를 채택하니 우리도 국정 교과서를 채택하자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이쯤되면 노골적인 친북 발언 아닌가요? 물론 생방송이니 실수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첫 기자회견처럼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해야 할 질문까지 사전에 모두 스크립트로 만들어두고 추가 질문도 허용하지 않는 타이트한 상황이었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실수를 했다고 치죠. 선진국 이야기에 ‘북한도 국정 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자 앵커가 끼어듭니다. 아마도 만회할 기회를 주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염동렬 의원은 자신의 말을 정정하지 않고 할 말만 하고 넘어갑니다. 뒷 발언을 스크립트로 옮기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의 답변도 이상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현재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논란이 친일 문제, 친북 문제를 다루는데 문제가 있기 때문이고, 진보성향의 교과서들이 문제가 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틈만 나면 종북몰이를 하는 이 나라의 많은 분들이 현재 논란이 전혀 되지 않는 교과서에 친북 발언이 있으면 진작에 꼬투리 잡지 않았을까요? 역시 위기에 닥치면 북한 핑계를 대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그런 걸까요?

교학사 교과서를 흔히 뉴라이트 교과서라고도 합니다. 기존 교과서는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강조하고 군부독재를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뉴라이트가 보기에 그런 교과서는 국민통합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들은 한 때 경제성장을 주도한 공로가 있는 독재 세력을 국민이 끌어내린 경험을 강조하는 기존의 교과서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된 단 하나의 한국사 교과서인 교학사 교과서 채택 논란의 해법이 국정 교과서라 한다면 그 교과서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길까요?

슬로우뉴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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