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한덕수(국무총리)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관 8명 가운데 기각 의견이 5명, 인용 의견이 1명, 각하 의견이 2명이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다시 한덕수 대행 체제로 가게 됐다. 윤석열 파면이 확정되면 한덕수 체제에서 선거를 치르게 된다.
  • 한덕수 사건에서 윤석열 사건의 몇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한덕수 탄핵 심판의 다섯 가지 쟁점.

  • 첫째, 비상계엄을 공모 또는 묵인했고,
  • 둘째,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을 거부했고,
  • 셋째,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 넷째,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대표)과 공동 국정 운영을 시도했고,
  • 다섯째, 내란 상설 특검 임명을 회피했다는 이유다.
  • 대부분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에도 해당되는 탄핵 사유다.

5명의 기각 의견 살펴보니.

  • 문형배(재판관)와 이미선(재판관), 김형주(재판관), 정정미(재판관) 등은 첫째와 셋째, 넷째, 다섯째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 다만 헌재 재판관 임명 거부는 헌법 위반이지만 파면할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대통령을 통해 간접적으로 부여한 신임을 배반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 김복형(재판관)은 아예 다섯 가지 모두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1명의 인용 의견 살펴보니.

  • 정계선(재판관)은 둘째와 넷째만으로 헌법과 법률 위반이 인정되고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2명의 각하 의견 살펴보니.

  • 정형식(재판관)과 조한창(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는 국회의원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한덕수 탄핵은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적법하지 않고 그래서 심리할 필요도 없이 각하한다는 의견이다.

한덕수 탄핵 기각이 의미하는 것: 8명 중 3명이면 깨진다.

  • 진보 3명, 중도보수 2명, 보수 3명의 구도다. 재판관 성향에 따라 엇갈렸다.
  • 진보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정계선이 인용 의견을 냈고,
  • 일부 헌법과 법률 위반이 있다고 판단한 네 명의 재판관 가운데 문형배와 이미선 등은 진보 성향, 김형두와 정정미는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복형은 문제 될 게 없다고 판단했고 정형식과 조한창이 각하 의견을 냈다.
  • 윤석열 사건에서도 진보 3명이 강한 인용 의견을, 김복형과 정형식, 조한창 등 3명이 기각이나 각하 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 선고가 늦어지는 게 재판관들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시 읽는 윤석열 탄핵 사유 다섯 가지.

  • 첫째, 윤석열은 경고성 계엄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애초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
  • 둘째, 정치 활동을 금지한 포고령은 위법이다. 윤석열은 과거 예문을 잘못 베꼈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핑계로 빠져나갈 문제가 아니다.
  • 셋째, 국회를 봉쇄하고 의결을 방해한 정황이 여러 경로로 확인됐다. 윤석열은 여전히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넷째, 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인들을 보낸 것도 명백한 불법이다.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갈 것도 없다.
  • 다섯째, 정치인 체포 지시도 사실로 확인됐다.

전망: 마은혁을 뽑아야 했다.

  • 한덕수는 87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다.
  • 비상계엄 관련 헌법과 법률 위반이 없었다고 판단한 건 실제로 한덕수의 개입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고 윤석열 사건은 별개라고 봐야 한다. 헌재 재판관 임명 등의 이슈는 비상계엄과는 무관한 사건이다.
  • 다만 보수 성향 재판관 세 명이 다른 의견을 내고 있어서 윤석열 사건에서도 일부 기각이나 각하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8명 가운데 기각 또는 각하 의견이 3명 이상일 경우 기각된다.
  • 윤석열의 탄핵 사유 다섯 가지는 모두 ‘빼박’이다. 하나라도 인정되면 파면을 피할 수 없다.
  • 하지만 일부 재판관들이 공수처 수사 자료를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거나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가 빠졌다는 등의 논리로 기각 또는 각하 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 마은혁(헌재 재판관 후보자) 한 명이 아쉬운 이유다.
  • 한덕수야 파면할 정도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윤석열은 다르다. 진보와 보수, 성향을 떠나 상식적인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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