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box type=”note”]슬로우뉴스가 가로수길서점과 제휴하여 좋은 책과 함께 매주 독자를 찾아갑니다. 가로수길서점은 “가로수길에서의 책 한 권”를 더불어 나누고자 2012년 7월에 문을 연 온라인 공간입니다. (편집자) [/box]

garosoo_13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TV에 나오는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역시 삶은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서른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춘기 시절처럼 인생은 늘 휘청거리고 어느 것 하나 안정됨이 없기에 지금 내 자리가 과연 맞는 걸까? 잘 나아가고 있는 걸까? 라는 스스로에 대한 반문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자꾸만 작아지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못났을까? 이럴 때 혼자 움츠러들기보다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라면 위안이 되지 않을까요?

오늘 가로수길서점에서 소개해 드릴 책은 우리에게 위안을 줄 마스다 미리의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만화책입니다. 먼저, 이 책의 저자와 책 소개부터 시작합니다.

인기 만화가이자 수필가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는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며 수필가입니다. 진솔함과 담백한 위트로 진한 감동을 준 만화, ‘수짱’ 시리즈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화제의 작가로 떠올랐는데요. ‘수짱’ 시리즈와 더불어 수많은 공감 만화와 에세이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일본에서 3-40대 여성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짱 시리즈 시즌 1에 이어 이번에는 시즌2, 3종이 출간되며 수짱 시리즈 전권이 완성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는 수짱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새롭게 변하고 싶은 자신의 모습과 꼭 변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는 걸까? 라는 의문을 수짱의 일상 속에서 여러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일본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어 개봉, 국내에도 곧 개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미리 읽기

이 책을 볼까 말까. 좀 더 자세히 이 책을 살펴볼까요? ‘오늘의 책 미리 읽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garosoo_23

Page. 3-7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사람은, 변하는 것이 가능할까? 계속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아온 기분이 든다. 시원시원한 사람, 줏대 있는 사람, 온화한 사람,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사람, 겉과 속이 같은 솔직한 사람, 다른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 호쾌하고 대담한 사람, 그 어느 것도 나는 아니다. 그것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구. 내가 되고 싶은 사람들 중 하나.

(중략)

쿠넬 잡지를 보면 마음이 치유된다. 콩을 삶기도 하고 채소를 키우기도 하고 이곳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할까. 올바르게 살아간다고 할까. 욕심을 부리지 않는 느낌이 들어 신선 같고 평화로워!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와는, 근본이 다르다는 것. 시골로 이사해서 현미 같은 거 먹으면 나도 이런 식으로 변할 수 있을까? 그런 표면적인 것을 바꾼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니겠지. 지금 이대로의 모습도 싫지만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 나,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Page. 32-35

여자들만 있는 작은 직장. 모두 새로운 화제를 찾고 있다. 어물쩍 빠져나가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직장에서 마음을 열 필요는 없다. 진짜 나는 직장에서는 필요 없다. 이런 건 좋은 사람의 사고방식이 아닌가? 그보다 진짜 나는 뭐지? 진짜의 내가 어딘가에 있다고 한다면 어디에 있는 걸까. (중략) 진짜의 나는 따로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좋은 걸까? 그건 옳은 게 아니라고 한다면, 지금 이대로의 자신은 싫다고 생각하는 나도 올바른 삶의 자세는 아니라는 건가? 모르겠다.

Page. 64-66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 좋은 사람이란 멋진 사람? 자기다운, 그러니까 자기밖에 할 수 없는 그런 일을 가진 사람이 멋진 사람? 반짝반짝 빛나는 듯한 사람으로 변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라 지금보다 조금 좋은 사람으로 변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걸까? 지금보다 좋은 사람이 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 행복해 진다거나? 행복을 목표로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것? 행복이란 게 목표가 될 수 있는 건가? 목표로 한다는 것은 결승점이 있다는 것. 행복에 결승점이란 게 있나?

Page. 71-76

한숨 하나에 행복 하나가 도망간다고 누군가가 말했지만 한숨까지 참아야 한다면 질식할 것이다.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있다. 스트레스가 있는 게 당연.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고. 긍정적, 긍정적 하는 것도 이젠 지겨워. (중략) 아무것도 아닌 말로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그리고 그 사실은 자신이 상처 입었을 때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말에 위안을 받기도 한다. 검도로 강한 마음도 얻을 수 있을까? 강한 마음이 되어 보렴.

Page. 111-113

자신의 마음이 보이지 않을 때는 그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상담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이 옅어지기 때문이다.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할 것이다. 계속 그렇게 해왔으니까. 그리고 계속 그렇게 해왔던 것을 옳다고 생각하는 내가 있다. 여러 모습의 내가 모여서 하나의 내 모습을 만들고 있다.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를 늘려간다. (중략) 조금씩 부활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끙끙대며 고민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은 내가 아니다. 누군가의 의견이다. 나는 천천히 생각하고 부활한다.

독자의 소셜 리뷰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어떤 감상을 나눴을까요? SNS상 독자 리뷰입니다.

garosoo_33

바니바니 님:

아, 솔직해! 아, 담백해! 정말 간만에 내 감성에 딱 맞는 책을 발견했다. 바로, 마스다 미리의 여자공감만화 시즌 2의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옳고 그름의 잣대 없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하다는 지침 없이- 감정의 필터링 없이- 있는 그대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수짱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너무나 사소해서 일기장에도 적지 않는(혹은 못하는)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갖은 생각들 그리고 기분들을 뭉툭한 그림과 짧은 글 속에 어쩜 그렇게 잘 담아내고 있는지. 무엇보다 좋은 것은- 숨기고 싶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조금은 나쁜, 찌질한, 계산적인 마음까지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아, 이런 내가 나쁜 걸까? 라며 되뇌는 모습까지. 정말, 하나의 꾸밈 없이 있는 그대로의 일상이다. (그래 그래, 우리 모두는 조금씩 삐뚤어진 마음을 갖고 있다고, 그게 정상이라고!) 여튼 결론은, 아 이 책 정말 참 괜찮다

김선희 님:

이번주 M25,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에 대한 촌평. “빨리 읽을 수 있지만 천천히 몇 번이고 다시 같은 페이지를 보는 까닭은 주인공 수짱에게서 저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키치 님:

수짱 시리즈에서 첫 번째 책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는 주인공이 현재 생활에 문제를 느끼는 최초의 상황을 그렸다. 이후 두 번째 책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에서는 성인 여성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결혼 문제에 대한 고민을 다루고, 세 번째 책 [아무래도 싫은 사람]은 직장 내 인간관계와 직업에 대한 고민, [수짱의 연애]는 연애 문제에 대해 다룬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는 다른 세 권의 책처럼 구체적인 문제 상황이 드러나지는 않기 때문에 조금 심심한 면이 없지 않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심심함’ 자체가 매우 공감이 되었다. 수짱을 보면, 당장 연애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친구나 남편이 있어 괴롭히는 것도 아니니 나쁠 게 없고, 일이 썩 재미있고 보람된 것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보수도 괜찮고 나쁘지 않은 편이다.

수짱의 친구인 마이코를 보면, 유부남이기는 하지만 좋아하는 남자가 있고, 직장은 짜증 나지만 결혼하면 그만둘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 뭔가 크게 좋은 일도 없지만 나쁜 것도 없는 상태. 그런 상태에서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라고 자문(自問)하는 것은 배부른 소리일까? 인간의 당연한 심리가 아닐까? 거창한 행복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고, 남자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변화를 만들려고 하는 수짱을 보고 있으면 그저 흐뭇하고, 응원해주고 싶고, 같이 열심히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수짱 시리즈를 비롯한 마스다 미리의 만화가 국내에서 유난히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윤아사랑 님:

나의 생각이 진정 나의 생각인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많다. TV속 많은 유명인사들은 ‘너의 가슴이 뛰는 일을 해라’ ‘가슴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등등 변화와 모험, 경쟁에 대한 예찬론을 펼친다. 하지만 나의 가슴이 뛸 때는 계단을 오를 때 뿐이고 창밖에 울어대는 길고양이의 울음소리에는 민감하지만, 도무지 내 가슴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는 귀를 가지고 있다. 그럼 현재 가슴이 뛰지 않는 나는 불행한 삶인가? 가슴이 뛰어야만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인가?

(중략)

결국 문제는 변신에 가까운 변화가 아니라 확장의 개념이라고 책은 이야기한다. 변화시킨다는 것은 지금의 나를 부정하고 미래의 나만을 긍정하지만 “확장”은 지금의 나를 나름대로 사랑하고 지켜나가면서 새로운 나를 하나씩 덧붙여 나가는 것이다. 요즘 들어 특히 세상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강요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진짜로 현재가 불행한 사람들도,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지만 현재의 삶에서 나름대로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뭔가 쫓기듯이 행복을 찾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책도 더 많이 읽어야 할 것 같고,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왠지 힐링을 위해 여행을 해야 할 것 같고, 올라가면 다시 내려와야 하는 등산을 왜 해야 하냐 생각하지만, 왠지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껴야 할 것 같다.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를 은근슬쩍 부정하고 있다는 의문을 [지금 이대로 괜찮을 걸까?]의 수짱을 보면서 생각해 본다. 진정한 행복의 신호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

PS. 너무 진지하게 글을 적어서 이 책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들에게 책의 거리감을 생활만화에서 안드로메다만큼 먼 철학처럼 만들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인다. 일상생활에서의 디테일한 여성들의 위트를 잘 포착해 재미있게 그려낸 만화책이라는 점을 유의!

타니아 님:

변화라는 말을 쓸 때가 많습니다. 항상 같은 방법을 꾀했다면, 이제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걸 변화라 하기도 하고. 매일 똑같아 보이는 나 자신을 색다르게 바꿔보는 것 역시 변화의 한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일해서 돈을 벌고, 밥을 먹으며 살아가는 데도 문득 무언가 비어있는 것 같은 허전함이 들 때에 이번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를 만나보는 것이 괜찮겠다 하고 생각합니다.

(중략)

변화라는 말은 내뱉기는 쉽지만, 오히려 어떻게 변하면 좋을지, 좋게 변할 수는 있을지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는군요. 내가 고민해 보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이번 책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고도 생각하고요. 이전부터 쭈욱- 들어오긴 했습니다만, 수짱의 영화가 하반기에 국내 개봉 예정이라는군요. 아마 지금까지의 수짱 시리즈를 읽어보고 격하게 공감하신 분들 덕에 국내에서도 조만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직원에서 지점장으로 직업에 대한 책임감과 성실성도 높아졌지만, 아마 무엇보다도 변화될 수짱에게 가장 기대되는 것은 연애가 아닐까 생각해보는데요. [수짱의 연애] 홍보물을 보니, 그녀의 연애 상대로 보이는 한 분이 보이더군요. 각 편 당은 짧지만, 시리즈로 연결돼 있어서 그럴까요. 앞으로 나이를 차차 더 먹어가며 수짱이 연애를 하고 또, 어떻게 지금처럼 일상의 공감지수를 콕콕- 집으며 상승시켜줄지 궁금해집니다. 수짱, 파이팅! 여러분도, 파이팅!!

평범하지만 하나뿐인 나

garosoo_43

더위로 지치는 여름에는 무거운 책 대신 쉽게 읽을 수 있는 만화를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화라고 그저 가볍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각할 기회를 주는 만화도 많죠. 내가 한없이 작고, 자신에게 실망감이 든다면 주말에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를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다른 누군가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 기분 좋은, 일기도 계속 쓰지 못했지만, 복어도 먹어본 적 없지만 ‘나’라서 좋다는 수짱처럼 ‘나’는 이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입니다.

[box type=”info”]

본 게재본은 가로수길서점 원문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box]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