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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 슬로우뉴스가 가로수길서점과 제휴하여 좋은 책과 함께 매주 독자를 찾아갑니다. 가로수길서점은 “가로수길에서의 책 한 권”를 더불어 나누고자 2012년 7월에 문을 연 온라인 공간입니다.  (편집자)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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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우리나라 인문서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라 할 수 있습니다, 내년이면 스무 돌을 맞이하는데요. 시리즈의 1권인 ‘남도답사 일번지’는 1993년에 출판사 창작과 비평사를 통해 출간 후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고전입니다. 특히 국내여행문화가 다양하지 못하던 당시 유적을 돌아보는 답사와 관련해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역이 아닐까 하는데요. 저 역시도 그랬고 여름방학이나 군 장병들의 내무실에서 이 책은 자유를 기대하며 도보여행을 계획하게 만든 필수이자 권장도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반 년쯤 전부터 서점가에서 이 책이 다시 화제가 되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새로운 시리즈인 7권이 출간되었기 때문인데요. YES24나 교보, 알라딘 등 주요서점에서 베스트셀러 5위 반열에 올랐습니다. 미술평론가이자 전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작가의 새로운 여행답사기. 부제는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표준어로 하면 ‘돌할아버지 어디 가세요?’ 정도가 되겠는데요. 이 하르방 하면 떠오르는 제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직접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꼽은 ‘한라산 윗세오름 등반기-영실’부터 ‘탐라국 순례’까지 이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이 책을 통해 제주가 관광휴양지 이상으로써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하네요. 그럼 독자들의 마음에 닿아 SNS 상에 남겨놓은 책 속 구절은 어떤 게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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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 자동차를 빌려서 사랑하는 마음, 신비로운 마음으로 제주의 속살에 다가가고 싶어하는 육지인을 위한 제주도 답사기 (…) 우리나라 렌터카 자동차 번호에는 ‘허’자가 붙어 있으니 ‘제주 허씨’를 위한 제주도 안내서라고나 할까?

Page 62. 이 비극적인 사실을 모르고는 제주도와 제주인들을 이해할 수 없다. 임진왜란, 3.1운동은 그 때 사셨던 분들이 다 돌아가셔서 역사적 거리를 갖고 말할 수 있지만, 4.3사건은 목격자, 희생자 가족, 그로 인한 이후의 억울한 고통들이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어 지나간 역사 이야기일 수가 없다.

Page 149. (해녀들이) 물 위로 솟을 때마다 ‘호오이’히면서 한꺼번에 막혔던 숨을 몰아 쉽니다. 그 소리를 ‘숨비소리’라고 하죠. 숨비소리는 음정이 날카로우면서도 짙은 애상을 간직한 정 깊은 생명의 소리입니다.

Page 230. 전형적인 고려시대 오층석탑으로 한눈에 보기에도 훤칠한 인상을 줄 정도로 좁고 가늘게 올라갔다. 게다가 기단부가 좁고 5층의 탑신이 심하게 좁아져서 아주 가냘픈 인상을 주며 지붕돌의 네 귀퉁이를 끝이 살짝들려 경쾌한 느낌을 더한다.기단은 뒷면을 뺀 세 면에 안상을 얕게 새겼는데, 무늬의 바닥선이 꽃무늬처럼 솟아나도록 조각했다.

볼까말까 이 책! 독자들의 감상은 어떠할까요? SNS 상 독자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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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님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제주도라… 이 결합은 나를 90년대로 훌쩍 이동시킨다. 올해 ‘건축학개론’, ‘응답하라1997’와 같은 영화와 드라마가 90년대를 호출하는데, 나에게 90년대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이다. (중략) 답사기를 읽으면서 새롭게 인식했던 것 중 하나는 추사 김정희의 재발견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유홍준 교수의 “완당평전”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 아울러 오름의 여왕이라는 다랑쉬오름, 제주도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꼽는 한라산 영실, 건축가 승효상의 감각과 화가 임효상의 김정희 조각이 결합된 감자창고 같은 제주 추사관, 사려니 숲길과 절물휴양림과 교래 자연휴양림을 꼭 들러봐야겠다. 이런 곳은 최근 물밀듯이 들이닥치는 중국 관광객들도 좀 없지 싶어 제주의 멋을 좀 더 차분하게 제주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러다 저자의 말대로 저절로 제주를 죽기살기로 좋아하는 ‘사생팬’이 되지 않을까.

  • Milanese : 이 책을 펼치고 10쪽이나 읽었을까, 나는 진도를 더 나가지 못하고 잠시 책을 덮었다. 구좌의 지명 유래에 대해 설명한 부분에서였다. 조천 옆에 어디쯤 붙어 있는 시골 마을에 불과했던 ‘구좌’라는 지명의 의미가 조선시대 때 붙여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렇게 내 고향 제주도와 내 부모는 나에게 지금까지도 무심한 존재였나 보다, 생각하니 책을 계속 읽기 위해서는 내 마음가짐부터 새롭게 해야 할 것 같았다. 유홍준 교수의 글이 힘이 있는 이유,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것을 저자는 비슷한 말로 표현했다. “전설이 유물을 만나면 현실적 실체감을 얻게 되고, 유물은 전설을 만나면서 스토리텔링을 갖추게 된다.” 그의 스토리텔링은 박제된 있는 옛것에 생명력을 부여해 주는 데 있다고 본다.

  • 권혜란 님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지금껏 의무감(?)에 읽었다. 근데 이번 7권 제주이야기는 너무 재밌어하며 읽었다.역시 사랑해야 마음이 열리고 알고 직접 봐야 오감이 반응하나보다. ㅋ 이번 가을 제주여행은 요책 코스대로 우후룰루~

  • EJ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권을 보는 중인데 정말 극초반부에, 제주도에 서식하는 나무 이야기가 잔뜩! 문득,  3월의 라이온에서, 새가 많이 사는 호수 근처에 사는 새들이 궁금하다며 ‘새 관련 서적’을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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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j**7 님: 작년, 올해 발간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전문가로서의 거품을 뺐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대중적 인기를 염두 해 두어 전공자가 아닌 사람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노력했다고나 할까. 생각보다는 쉽고 가볍게 접근하고 있다. 쉽고 가볍다는 것은, 객관적 전문성을 줄이고 주관적 감상과 관계를 강조한다. 그것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는데, 아직 어느 쪽에 무게가 더해지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쉽고 개인적인 접근이 불편한 부분도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나의 평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읽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 Breeze 님 : 인문서를 이렇게 재미있고 즐겁게 읽기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유홍준 교수는 그의 특유의 입담으로 우리를 우리 문화유산 속으로 안내한다. 길가의 돌멩이 하나, 담벼락을 만든 검은 돌, 검은빛 기왓장으로 보였던 그런 한옥,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 하나에도 관심을 갖고 우리만의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우리를 깨우쳐주고 있다. 오래 전에 학교 다닐 적에 수학 여행을 다니면 그저 그 문화재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내가 이 문화재를 보았다는 것. 이곳을 다녀갔다는 것이 사실 더 컸다. 하지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으면서 우리 문화유산에 배어있는 우리 선조들의 얼과 수수한 아름다움이 저절로 가슴속으로 마구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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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初步 님 : 책을 읽고서, 지금까지 제주도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알고 있던 제주도는 그저 겉만 본 것이 아니라, 구름에 가려있는 한라산의 사진만 본 것이나 다름없었음을 깨닫는다. 비로소 제주도에 대해서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해준다. 언젠가 나도 제주 허씨가 되어 저자가 밟았던 그 길들을 따라가며,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 그리고 역사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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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리뷰어들의 공통점은 책 이야기뿐만 아니라 제주도에 관한 자신의 추억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 책을 읽고 제주도를 다시 찾는다면 이전과는 또 다른 제주도의 추억이 만들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네이버 블로거 달콤한 님의 포스트를 방문하시면 좀 더 다양한 본문의 이미지를 보실 수 있는데요. 이 책에는 다양한 삽화 외에도 유홍준 저자가 직접 촬영한 제주의 사진풍경도 담겨 있습니다. 제주 곳곳의 모습을 책과 함께 여행하는 상상을 하면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요. 여행 관광보다 더 깊은 제주답사를 계획하신 분이라면 꼭 챙기셔야 할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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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재본은 원문을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가로수길서점 블로그의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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