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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읽기: 끝없는 성장을 꿈꾸는 ‘유목민’ – 강경훈 우버코리아 지사장

삼십 대 초반의 남자. 태어나서 지금까지 삶의 터전을 일곱 번이나 바꿨다. 서울에서 태어나 열두 살 때 미국 텍사스주의 휴스턴으로 유학을 떠났고 다시 캘리포니아 벤츄라로 이사를 했다. 대학 졸업 후 홍콩에서 일했고 결혼 후 아이를 낳고는 싱가포르로 옮겨 인시아드(INSEAD)에서 MBA 과정을 공부했다. 그곳에서 사업도 했다. 그러다가 몇 달 전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앱 기반의 차량 예약 서비스 우버 코리아(Uber Korea)의 지사장이 된 것이다.

강경훈 대표를 만났을 때 ‘노마드(유목민) 키드’라는 있지도 않은 두 단어의 조합이 떠오른 것은, 지구촌 곳곳을 옮겨 다니며 생활했던 그의 독특한 이력과 끊임없이 뭔가를 배우고 성장하고 싶어 하는 그의 눈빛 때문이었을 것이다. 일곱 번의 ‘이동’에서 그는 무엇을 배웠는지, 흔치 않은 그의 성장 스토리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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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못된 학생’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캘리포니아 벤추라에 살 때였는데, 당시 토니 안(HOT), 신혜성 (신화) 등의 뒤를 이어 아이돌이 되고 싶어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죠.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 추면서도 열심히 오디션 쫓아다니곤 했습니다. 한마디로 철없이 겉멋만 들었던 거죠.

말썽꾸러기 유학생이었던 청소년기

그는 1세대 ‘기러기 가족’에 속한다. 아버지는 서울에 남아 있고 어머니는 자신의 유학생활을 뒷바라지했다. 그런데도 공부에 매진하지 못하고 급기야 대학을 가지 않겠다며 부모님께 반항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한없이 부끄러운 기억이지만, 그래도 그 때 함께 다니던 친구들은 오랫동안 서로를 지지해주며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아무 데라도 ‘대학’에는 가라고 거의 사정하던 아버지의 말에 반항을 접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막상 대학에 입학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그저 친구들이 좋아 함께 몰려다녔을 뿐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일은 별로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몰려왔다.

대학교 2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아버지께서 부르시더니 이제 친구로 지내자고 하셨습니다. 순간, 만감이 교차했죠. 끝까지 아들을 믿어 주신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과 이제는 나 스스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책임감 같은 것도 느꼈습니다.

아버지와의 관계 변화가 성장의 원동력

아버지와의 ‘관계 변화’가 그를 성장시키는 커다란 원동력이 됐다. 심리학 전공을 선택했던 그는 경제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하며 공부에 빠져들었다. 차츰,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도 시작했다.

2005년 홍콩에 일자리를 얻게 됐다. J.P 모건 홍콩지점에서 주식 파생상품 관련 업무를 시작한 것. 처음 그가 입사할 때는 열 명 남짓했던 팀이 중국 시장이 성장하면서 1년 새 30명까지 늘어났다. 아침 7시 반부터 밤 9시까지 집중해야 하는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 팀워크가 살아 있어 어려운 시기를 잘 버틸 수 있었다.

주식 파생업무는 숫자를 꼼꼼하게 점검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자칫 한두 곳에서 숫자가 차이가 나면 그 결과로 크게 손해를 볼 수도 있었죠. 크고 작은 실수도 했지만, 이때의 경험을 통해 업무처리를 할 때 보고 또 보고 점검하는 습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모건 스탠리, HSBC 등으로 자리를 옮기며 투자 업무까지 다양한 금융 관련 일을 배웠다. 일반 월급쟁이와 비교하면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노마드’의 기질이 발휘된 것일까, 그는 뭔가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금융 쪽에 있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돈을 많이 법니다. 그런데 돈을 많이 버는 만큼 물질에 대한 욕망도 커진다는 것을 느꼈죠. 돈을 더 많이 벌면 더 좋은 차를 사고 싶어 하고, 더 큰 집을 원하고, 요트를 사고 싶어 하고,… 뭐 그런 식이었죠.

좋은 자동차나 큰 집을 마다할 사람은 없겠지만, 얻고 싶은 것이 더 큰 집, 더 좋은 자동차, 배, 비행기로 발전하는 생활은 결코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홍콩을 거쳐 싱가포르로 가다

그가 선택한 다음 행선지는 공부였다. 마침 아들이 태어나, 공부하면서 아이와 함께할 시간을 많이 갖자는 생각도 했다.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어린 시절 아이와의 ‘유대감’을 쌓는 것이 지속해서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로 터전을 옮겨 인시아드 (INSEAD) MBA 과정에 입학했다. 이곳에서 자신이 일했던 금융 쪽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배우게 된 것도 좋았지만 가장 큰 공부는 유럽 친구들로부터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운 것이었다고 했다.

유럽에서 온 친구들은 생각하는 방식이 달랐어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보다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더 집중한다고 할까요? 그 친구들은 생활이 어려워도 공부를 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만약 취업이 안된다고 해도 태평하게 ‘놀면서 배우는 게 있겠지’, 라든지 ‘언젠가는 취업이 되겠지’ 이렇게 느긋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엔 많이 놀랐지만, 이들의 여유 있는 세계관으로부터 배운 것이 많았죠.

인시아드를 졸업하고 그는 취업 대신 ‘창업’을 해보기로 했다.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강조하는 인시아드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창업에 관심이 많아졌던 것. 사업 아이템은 ‘Modern Korean Dining (현대적 감각의 한국 식당)’ 이었다.

싱가포르에 한국 사람들이 2만 명 정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 식당도 200개 정도 되죠. 그런데 한국 식당은 대부분 고깃집이거나 푸드코트에 있는 캐주얼한 곳들이었어요. 그런데 서울 와서 먹어보면 한국 음식이 다양하고 맛도 좋잖아요. 그래서 품위 있는 공간에서, 맛있는 한국 음식을 전파하고 싶었습니다.

온실 속 화초에서 야생화로

결론적으로 그의 식당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새로운 한식 메뉴 개발로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으며 관심이 쏠렸지만 인테리어 등에 돈을 많이 쓰다 보니 고정비용이 지속적해서 부담이 됐다. 결국, 일본의 레스토랑 체인인 ‘와카누이(Wakanui)’에 일부 지분을 넘기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는 항상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를 정리한다. 절반의 성공이었던 식당 사업을 통해 그가 얻은 것은, 온실 속 화초에서 야생화로 변신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제 아내는 늘 제게 온실 속에서 곱게 살았다고 얘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식당을 할 때는 아침에 출근해서 새벽까지 식당 일에 매달려 있었고 장 보는 것에서부터 식당 운영과 관련된 모든 일들을 처리하는 것을 보더니, ‘고생’을 아는 사람으로 인정하더군요.

그에게는 ‘고생해 본 경험’이 너무 소중했다.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생존 본능을 배웠다고나 할까. 힘들게 살면서 오히려 사는 것의 진정한 ‘맛’을 체득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중에 가장 살아보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뜻밖에 대답이 나왔다.

전 로또에 당첨되거나 해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의무가 없다면 미얀마 같은 곳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문명이 덜 발달해서 조금 힘들게 살아야 하는 곳에서 살면 ‘삶의 에너지’를 더 소중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우버 코리아 지사장이 되다

그러나 아직 미얀마로 향할 때는 아니었다. 올해 1월 말 식당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았다. 두 달간의 긴 인터뷰 끝에 우버 코리아 지사장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사실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에 대해 더 잘 알게 됐고,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늘 우버 티셔츠를 입고, 누구와 만나도 우버의 경험에 관해 이야기 합니다. 한 번도 안 써보신 분들에게는 해보라고 권유 드리고 써 보신 분들로부터는 소중한 의견을 듣습니다.

우버는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사분들의 풀을 확보하고 소비자들이 차량이 필요할 때 모바일 앱을 통해 호출할 수 있게 해주는 차량 예약 서비스. 설립된 지 4년밖에 안 됐지만 전 세계 114개 도시에서 서비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변화가 많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그에게 활기를 준다고 했다.

성장은 길을 찾는 것

항상 배움과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에게 성장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물었다.

“본인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화를 내거나 좌절하지 않고 길을 찾아내는 것이 성장”이라고 정의했다.

마음이 커지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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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easysun
초대필자, 미디어유 대표

‘멋지고 당당하게’를 인생 모토로 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땐 죽으라 공부하고, 젊었을 땐 죽으라 일해서 성공하는 게 ‘멋진’ 일이라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젤루' 멋진 거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5분 거리도 걷기를 싫어하던 사람이 뒤늦게 아웃도어에 빠져 매주 산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www.sunblogg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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