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2023년 9월 15일 (목).
“천재적 아부”, ‘김건희법’ 논란.
-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말이다. 개 식용 금지법을 ‘김건희법’으로 부르는 걸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대통령을 무슨 신적 존재로 떠받들며 천재적 아부를 하던 자들이 이제는 대통령 부인에게까지 천재적 아부를 한다”고 지적했다.
-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많은 언론이 쓰는 표현을 정치인이 인용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 미국에 레이디버드법이 있는데 린든 존슨(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레이디버드 존슨의 이름을 딴 법이다. 광고와 간판을 규제하고 야생화와 자생 식물을 심도록 하는 도로미화 관련 법이다.
- 한국일보는 익명의 국민의힘 의원의 말을 인용해 “법안의 취지는 좋지만, 영부인 행보에 당이 뒤따라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이 용산만 바라보고 여론에는 신경 안 쓰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 일단 법안 자체는 민주당도 찬성 입장이라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한중일’ 말고 ‘한일중’으로 불러달라.”
- “동해를 일본해로 바꾸는데 큰소리도 못치면서 한중일을 한일중으로 바꾼다.” 며칠 전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말이다.
- 어제 대통령실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중국과 일본 관계를 이야기할 때는 ‘한일중’으로 해달라”고 말했다.
- 한중일 정상회의냐 한일중 정상회의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는데 윤석열(대통령)은 12일 “한중일”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앞뒤 맥락이 주로 중국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단락이었기 때문에 중국을 강조하느라 그랬다”고 설명했다.
- 중국의 기관지 환추스바오는 윤석열이 ‘한일중’이란 표현을 쓴 걸 두고 “많은 한국인이 이상하게 들었고, 일부 네티즌은 ‘일한중’이 정확한 순서라고 비꼬았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와 JTBC 압수수색.
- 검찰이 뉴스타파 사무실과 취재 기자들 집을 압수수색했다. 윤석열(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뉴스타파가 지난 대선 직전에 내보낸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의 인터뷰가 허위인 데다 조작됐다고 단정하고 있다.
-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면 기사로 다뤘는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12면에 실었다.
- 뉴스타파는 “윤석열 한 사람의 심기를 보위하려고 검찰이 충성 경쟁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 한겨레는 사설에서 “대통령 개인의 피해를 ‘대리 보복’하기 위해 검찰권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대장동 일당의 종잣돈과 ‘50억 클럽’ 시발점이 된 이 사건에서는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된 검찰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엉망진창 검찰 특수활동비, 공소 시효 1년 남았다.
- 마침 뉴스타파와 뉴스민, 함께하는시민행동 등이 검찰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기로 한 날이었다. 수사와 기밀활동에 써야 할 특수활동비가 회식비나 격려금 용도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 공기청정기 렌탈과 검찰 간부들 기념사진 촬영, 심지어 햄버거 구입 등에 지출한 사실도 확인됐다.
- 뉴스타파에 따르면 상당수 검찰청에서 특수활동비 기록을 무단 폐기한 상태다.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특수활동비 290억 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증빙 없이 현금으로 사용됐거나 그나마 영수증도 판독 불가인 경우가 많았다.
- 공공기록물법 위반 공소시효가 1년 정도 남은 상태다.
이균용 재산리스크, 가볍지 않다.
-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법원장 후보자의 일 처리가 너무 부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자녀의 재산 신고를 빠뜨렸고 송금 내역도 공개하지 않았다. ‘제도가 바뀐 것을 몰랐다’, ‘자녀의 재산이라 사실관계 파악에 제한이 있다’고 해명했다.
- 이균용이 신고한 재산은 72억 원.
- 실제로 이균용이 내린 판결에서도 재산신고를 누락한 정치인에게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적도 있다. 재산신고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 몰랐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에서는 “공직자가 부정하게 재산을 늘리는 걸 막고, 공무를 공정하게 집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리비아 댐 붕괴 사고, 사망자 2만 명 넘을 수도.
- 데르나 인구 10만 명 가운데 5분의 1 정도가 실종 또는 목숨을 잃었다.
- 시체를 수습할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전염병 확산도 우려된다.
“바이든은 대선에 나와서는 안 된다.”
-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의 칼럼이다. 바이든의 최대 업적은 트럼프의 재선을 막은 것이고 바이든이 재선에 출마할 경우 그 업적이 무너질 거라는 경고다.
- AP 여론조사에서는 77%의 미국 국민들이 “바이든이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답변했다. CNN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유권자 46%가 야당에서 누가 나오더라도 바이든보다 낫다고 답변했다.
- 뉴욕타임스도 최근 “지난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세력이었던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가 지속해서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법과 대안.
장기 이식 대기자가 기증자의 122배.
- 장기 기증자가 지난해 405명에 그쳤다. 10년 만에 가장 적다. 대기자는 5만 명이 넘는다. 날마다 대기자 8명이 죽는다.
- 강치영(한국장기기증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국민은 본인과 내 가족의 몸에서 장기를 떼어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불안이 크다”면서 “장기 기증자와 그 유족에 대한 국가·사회적 예우가 부족하다 보니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는 “한국은 법적으로 ‘뇌사 장기 기증(DBD)’은 인정하고 있지만 ‘순환 정지 후 장기 기증(DCD)’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뇌사 이전에 (물론 본인의 동의를 전제로) 혈액 순환이 멈추면 장기를 적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순환 정지 후 장기 기증’ 비율이 30%가 넘는다.
빅테크 CEO들의 제안, “우리를 규제해 달라.”
- “AI에 대해 우리는 반응적(reactive)이 아닌 적극적(proactive)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의 말이다. “자율주행차에 대해 걱정할 것이 아니라, ‘더 깊은 AI’에 대해 우려를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만든 AI인사이트포럼이 미국 국회에서 열렸다. AI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압도적인 공감대(overwhelming consensus)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메타 CEO)도 오랜만에 만났다. 기자들이 ‘현피’ 가능성을 묻자 머스크는 “그가 원한다면”이라고 말했다.
“쥐를 잡자”, 연봉 2억 원의 ‘랫 차르’.
- 뉴욕에만 최소 200만 마리의 쥐가 산다. 뉴욕이 연봉 15만 5000달러를 걸고 쥐 박멸을 전담할 설치류경감국장을 뽑았는데 교육공무원 출신 캐슬린 코라디가 90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청부 살서(殺鼠) 업자’다. 쥐들의 황제, ‘랫 차르(Rat Czar)’라고도 불린다. 강력한 권한을 부여받은 공직자라는 의미다.
-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건 ‘먹이 뺏기’예요. 그동안 맨해튼의 음식점들은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아무 고민 없이 길거리에 내놨어요. 쥐에게 밥상을 차려준 거죠.” 가장 먼저 한 일이 음식 쓰레기를 내놓는 시간을 오후 4시에서 8시로 늦추도록 했다. “쥐를 ‘잡는 것’보다 근본적으로 쥐가 살기 힘든 상황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 실제로 쥐가 얼마나 줄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접수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26% 줄었다.
오늘의 TMI.
삼양식품이 아니라 삼양라운드스퀘어.
- 60년을 맞아 CI를 바꿨다. 라운드스퀘어는 ‘음식과학’이라는 의미다.
- 2025년까지 불닭 매출 1조 원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에만 불닭볶음면을 6100억 원어치 팔았는데 4800억 원이 해외 매출이다.
- 오너 3세 전병우(전략기획본부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2019년 아버지 전인환(회장)이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25세 부장으로 입사했다.
외계인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이 공개됐다?
- 페루 나스카 인근 해안에서 발견됐는데 제보자는 탄소 측정 결과 1000년이 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 의회 청문회에서 공개됐다.
- 멕시코 해군 보건과학연구소가 DNA 분석을 했는데 인간과 관련이 없는 게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체가 공개된 적 있는데 어린이 미라로 밝혀진 적 있다.
젖소 한 마리 1년 수익이 1000원?
- 소 키워서 대학 보낸다는 건 옛날이고 공짜로 준다고 해도 가져간다는 사람이 없다. 한국일보가 만난 목장 주인의 말이다. 낙농가 다 죽게 생겼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4600가구로 1년 전보다 133가구가 줄었다.
- 젖소 한 마리 순수익이 153만 원으로 37% 줄었다. 50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는 1000원밖에 안 남는다. 사룟값이 오르기도 했지만 우유 소비가 줄면서 우유 제조 업체들이 쿼터를 줄이고 있다.
-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정부가 가격 억제를 요청했고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점유율 42%의 서울우유는 원유 가격이 8.8% 올랐는데도 제품 가격은 3%밖에 안 올렸다.
블랙핑크 제니 인스타 1건이 28억 원.
- 캘빈클라인이 제니와 콜라보 캠페인으로 6800만 달러의 매출을 만들었다. 마케팅 플랫폼 론치메트릭스 분석이다. 지수가 찍은 디올 영상은 1090만 달러의 임팩트 가치를 만들었다.
- 컨설팅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의 소셜 커머스시장이 지난해 457억 달러에서 2025년 796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나스미디어는 한국 인플루언서 커머스 시장도 6조 원에서 28조 원 규모로 늘어날 거란 전망했다.
간편한 대출? 20대 청년들 연체가 늘고 있다.
- 20대 이하 비대면 대출 연체금이 587억 원으로 늘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 3사 집계다. 20대 연체율이 2.4%에 이른다. 대출 규모는 2조4419억 원.
- 비대면 대출은 절차가 간단하지만 금리는 높은 편이다. 평균 7.07%로 시중 은행 금리 5.88%보다 높다.
더 깊게 읽기.
‘구하라법’ 아직 통과 안 됐다.
- 54년 만에 나타나 아들 사망금을 달라고 요구한 법적인 어머니. 가족들은 차라리 국가에서 환수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달라고 하소연했다.
-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는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민법 개정안, 이른바 구하라법이 2020년 발의됐는데 아직 통과되지 않은 상태다.
- 서영교(민주당 의원) 안은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상속 자격을 제한하는 법이고 법무부 안은 그 판단을 법원이 해야 한다고 본다. 각각 “상속 결격사유 확대”와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라고 부른다.
- 서영교안은 “가족 의무를 하지 않으면 혈연이라도 가족이 아니다”라고 보지만, 법무부안은 “가족이긴 한데 상속받을 자격은 없다”고 보는 차이가 있다.
- 다음은 문소영(중앙선데이 문화전문기자)의 질문이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가족의 개념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아예 혈연이 아닌 의무 중심 가족 개념으로 가야 하는가, 아니면 혈연 중심 개념은 유지하되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권리를 제한해야 하는가.”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판교를 10개 만들어야 한다.
- 권순원(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의 제안이다.
- 한국은 지난 20년 동안 500시간이 넘는 연간 근로시간을 줄였는데도 여전히 OECD 평균보다 150시간을 더 일한다. 노동시장 은퇴 연령도 가장 늦다(약 72세).
- 판교를 대안으로 꼽은 건 이동이 활발하고 일자리의 질은 균등하기 때문이다. “근로조건 결정도 내부노동시장이 아닌 직무형 외부시장이 규율한다. 그곳에서 희망의 커리어가 생산된다. 10년 내에 ‘판교’ 10개를 만들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사라지는 나라가 될 것이다.”
재사용 컵? 맥주 병 생각하면 된다.
- 일회용 컵 500개를 만들려면 15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반면 유리 컵 500번 씻을 때는 210리터의 물이면 된다. 환경을 생각하면 재사용이 답이다. 재사용 컵에 대한 불편한 인식이 있지만 맥주나 소주를 마실 때 새 병인지 재사용 병인지 따지지 않는다.
- 유리병 하나를 20회 정도 재사용하면 탄소 배출량이 42.9g으로 일회용 유리병이나 페트병, 알루미늄 캔 보다 적다. 20회 이상을 재사용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한국의 공병 반환율은 96.4%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20억5,200만 병의 음료수병 가운데 19억3500만 병이 되돌아왔다.
- 고금숙(플라스틱프리 활동가)은 “일회용 유리병에 담긴 주스, 박카스, 잼을 파는 대기업이 나선다면, 혹은 정부가 맥주병처럼 병 보증금제를 확대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국 반도체의 골든타임이 끝나간다.
- “과거의 일본보다 지금의 한국이 훨씬 안 좋다.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것보다 더 빨리 중국이 우리를 넘어설 것이다.” 이심기(한국경제신문 부국장)이 만난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다. “핵심은 중국의 추격 속도가 아니라 한국의 자만에 있다”는 이야기다.
- 화웨이가 내놓은 5세대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가 불러온 충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7나노 반도체 양산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관측도 있다.
- 1983년 삼성전자가 무수한 반대를 무릅쓰고 반도체 양산에 도전했을 때 자본, 기술, 인프라 중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중국은 이 세 가지가 다 있고 시장도 확보돼 있다.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은 것처럼 지금 중국의 자립 의지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