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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VP)는 1911년에 설립한 매우 전통 있는 벤처 캐피털이며, 트윌리오, 쇼피파이, 핀터레스트, 링크드인, 옐프, 트위치, 도큐 사인 등에 투자했던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투자자이다. 이 회사는 나스닥의 주요 클라우드 기업에 대한 클라우드 인덱스, 클라우드 자이언츠, 클라우드 100 등 다양한 클라우드 산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3월에 2020년에 이어서 2021년 클라우드 산업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1 클라우드 현황 보고서 (BVC) https://www.bvp.com/atlas/state-of-the-cloud-2021
2021 클라우드 현황 보고서 (BVC)

뉴 노멀 시대, 실리콘밸리 투자자의 시각 

전체 슬라이드가 71장에 달하는 이 발표 자료를 통해 실리콘 밸리의 투자자들이 어떤 시각으로 클라우드 산업 시장을 보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주요 사례는 베세머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이지만, 클라우드 시장에서 기업이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그 전략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팬데믹으로 달라진 ‘뉴 노멀’에서 달라진 시장 상황을 점검해 본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뉴 노멀을 상징하는 몇 가지 지표를 보면 다음과 같다.

  • 디지털을 이용한 돌봄 서비스 또는 원격 헬스의 사용이 300배 증가했다.
  • 원격 학습이 새로운 규범이 되었는데 미국 내 취학 아동이 있는 가구 중 93%가 원격 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 중소 사업체가 진화하면서 적응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레스토랑 산업이 대규모 디지털 전환을 이루고 있다.
  • 10조 달러에 달라는 글로벌 건설 산업에서도 클라우드로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델라가 2년이 걸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단 두 달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로 그 변화이다.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의 변화와 급성장

베세머는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 기업을 제외한 톱 5 클라우드 기업을 시장 가치 기준으로 선정했다. 2020년에는 줌, 서비스 나우, 페이팔, 세일즈포스, 어도비를 선정했는데, 2021년에는 순서도 바뀌고 그 기업 가치도 크게 달라졌음에 주목한다. 시장 가치는 1년 사이에 70%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이라 함은 상장된 기업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분류에 의한 것은 아니다.

5대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의 기업 가치
5대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의 기업 가치 (출처: BVC)

이 다섯 기업의 시장 가치를 다 합치면 1조 달러를 넘어선다. 또한, 상위 3개의 기업이 모두 2천억 달러 평가를 넘어섰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IaaS 기업의 2020년 매출이 1,5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런 수치를 기반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의 시장 가치는 2조 2천억 달러를 넘었고, 그 성장이 120%나 된다는 놀라운 수치를 보였다.

IaaS 기업의 매출 추세
IaaS 기업의 매출 추세 (출처: BVC)

이런 변화는 기업 공개나 인수합병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결과를 보였는데, 2020년 9월에 기업 공개를 한 스노우플레이크의 가치가 340억 달러를 넘었고(과거 VM웨어의 109억 달러, 줌의 93억 달러와 비교하면 매우 큰 금액이다.)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인수할 때 가치 평가를 매출 비율로 보면 33.2배에 달한다. 이는 역사상 매출 대비 가치 평가에서 가장 큰 숫자이다.

2020년에 상장과 인수합병이 이루어진 클라우드 기업 (출처: BVC) 
2020년에 상장과 인수합병이 이루어진 클라우드 기업 (출처: BVC)

FAANG 시대에서 MT SAAS 시대로

그동안 주식 투자 성과를 기준으로 볼 때는 소위 FAANG 그룹이라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이 지난 20년 동안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에서 가장 성과를 보인 회사들이었다. 2010년 기준으로는 24배, FAANG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진 2013년 이후는 14배의 수익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과 모바일 보급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화려했던 시간이 끝나고 있다는 것이 베세머의 분석이다.

향후 10년 동안 클라우드컴퓨팅이 메가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새로운 인덱스를 만들고 있다. 먼저 EMCLOUD라고 부르는 베세머-나스닥 이머징 클라우드 인덱스인데, 이는 2013년 이후 최대 10배의 수익을 그리고 매년 37%의 수익을 보인다.

베세머는 2020년 11월부터 클라우드 퍼스트 세상에서 기술 산업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이는 회사를 묶어서 MT SAAS라는 인덱스를 발표했는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트윌리오, 세일즈포스, 아마존, 어도비, 쇼피파이를 의미한다.

이 그룹은 2010년에서 2020년까지 10년 동안은 약 3배의 성장을 가져왔지만, 지난 4년 동안을 비교하면 FAANG 주식이 전체 330%, 연간 39% IRR을 가져왔지만, MT SAAS는 전체로 803%, 매년 65% IRR의 성과를 보였다.

2016년 이후 높은 성과를 보이는 MT SAAS 기업들
2016년 이후 높은 성과를 보이는 MT SAAS 기업들 (출처: BVC)

이런 추세는 앞으로 클라우드컴퓨팅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서비스 모두를 소비하고 있고, 클라우드컴퓨팅이 가장 익사이팅한 메가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인다. 이는 나아가서 글로벌 GDP에도 아주 강력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 클라우드는 앞으로 3년 안에 우리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다.

비공개 기업인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의 급성장

2021년 4월 기준으로 650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으며, 이들의 가치를 모두 합치면 2조 1,720억 달러 규모가 된다. 이들 중 상당수가 베세머의 클라우드 100대 기업 리스트에 들어간다. 2020년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업 100대 기업의 총 가치는 2,670억 달러이며, 이 리스트는 프로코어, 토스트, 애시코프, 캔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프라이빗 기업은 아직 상장하지 않은 클라우드 관련 기업을 의미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 성장을 이끄는 주요 요소는 무엇인지 살펴보면, 첫째는 클라우드 기업 평가가 높아졌고, 두 번째는 클라우드 기업의 성장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는 클라우드 자산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서 베세머는 ‘성장 지구력(Growth Endurance)’의 개념을 제시하게 되었다.

먼저 프라이빗 클라우드 회사 가치가 매출에 배한 배수로 생각하면 2010년에 5배 수준이었던 것이 2020년에는 20배를 넘어선다. 이는 퍼블릭 클라우드 회사의 궤적을 따라서 온 것인데, 퍼블릭 기업은 지난 10년 동안 5배로 가치 평가가 올라갔다.

특히 상위 사분위수에 해당하는 기업은 30배 수준이 되었는데 이는 줌이나 쇼피파이 같은 기업에 의해 높은 평가가 이루어진 점이 영향을 주었다. 이를 클라우드 100대 기업의 평균을 갖고 얘기하면 2016년에는 연간 매출 대비 9배였던 것이 2020년에는 23배가 되었다. 여기에는 클라우드 기업의 기업 공개(IPO)나 인수합병에 의한 가치 평가의 상승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결과이다.

두 번째는 성장 속도이다. 100대 클라우드 기업의 성장률은 2017년에 60%, 2019년에 90%였는데, 2020년은 코로나19 같은 상황으로 80%로 약간 내려갔다. 그러나 상위 사분위수에 있는 기업은 2019년에 100% 이상 성장했으며 2020년에도 100% 수준을 유지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에 투자한 자금 규모 (출처: BVC)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에 투자한 자금 규모 (출처: BVC)

회사 가치 평가 상향 조정과 고성장만이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에 투입된 자금은 10배가 늘어서 2020년엔 1,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베세머가 이를 기반으로 새롭게 제시하는 성장 지구력이란 작년의 성장률 대비 올해 성장률 비율을 의미한다. 이를 EMCLOUD 지수에 포함된 나스닥 기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0.8을 유지한다. 이는 이머징 기업 대상이며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을 대상으로 하면 그 숫자는 70~100% 수준이 된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클라우드 기업은 IPO 이후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가 예측한 것보다 늘 성장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 성장 지구력을 기준으로 70%의 기업, 75% 수준의 기업, 80%의 기업 등 3개의 우수 기업 그룹을 나눠보면, 처음 1백만 달러 매출에서 1억 달러 매출에 이르는 기업의 평균 시간을 측정하면 각각 12년, 7년, 6년이 걸렸다. 다시 말해 성장 지구력을 80%에 유지하면 1백만 달러 매출에서 1억 달러 매출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70% 수준의 기업에 비해 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 예상을 넘어가는 클라우드 기업의 성장 수준 (출처: BVC)
애널리스트 예상을 넘어가는 클라우드 기업의 성장 수준 (출처: BVC)

뉴 노멀 시대의 시장 진출 전략

베세머가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뉴 노멀 시대의 시장 진출 전략은 크게 제품 주도 성장, 사용량 기반 가격체계, 그리고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가 있다.

제품 주도 성장은 말 그대로 그 분야에 가장 탁월한 제품을 만들고 프로젝트 매니저가 고객 지원, 마케팅 세일즈와 긴밀하게 일하는 구조를 갖는 기업 전략을 말한다. 대표적인 기업이 인터콤(Intercom)이며, 이를 통해 고객이 좀 더 상위 마켓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제품 주도 성장 기업은 지난 6년 동안 누적으로 100배 성장했다는 것이 이 보고서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사용 기반 가격체계는 제품 주도 성장과 함께 하는 모델인데 이미 아고라, 트윌리오, 데이터독, 스노우플레이크를 통해서 잘 증명이 되었다. 고객은 초기에 마찰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더 많은 가치를 얻는 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 전략 AWS, 애저, GCP 같은 플레이어가 제공하는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채널 영업을 하는 것으로 처음 진입 시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다. 실제로 B2B SaaS 판매의 25%는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태클아이오(Tackle.io) 같이 마켓플레이스에 진입을 지원해주는 기업도 있는데, 예를 들어 사이센스(Sisense)나 오쓰0(Auth0) 같은 기업은 이를 통해서 큰 성장을 이루었다. 오쓰0는 아이덴티티와 인증 플랫폼 기업으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2020년 10배의 성장을 이루었고, 최근 옥타(Okta)에 65억 달러 가치로 인수되었다.

가트너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판매를 위한 상호작용의 80%까지는 디지털 채널에서 일어날 것이며,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 50%나 더 빠른 판매 싸이클이 이루어질 것이고, 베세머는 2021년에만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서 3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1년 예측

마지막으로 이 보고서에서 예측하는 2021년 시장에서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예측 1: 사무실을 언번들링 하기

이미 팬데믹이 오기 전에도 글로벌 원격 근무는 하나의 추세였다. 코로나19로 원격 근무가 매크로한 추세가 된 것은 그 실현을 몇 개월 앞당긴 것이다. 여러 회사가 영원히 원격 근무를 선언했고, 이제는 어디에서나 일한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기회가 있는가를 보기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스위트가 제공하는 제품의 여러 기능을 살펴봄으로써 더 효율적이고 협업을 지원하는 더 우수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메일이나 메시징, 프로젝트 관리, 가상 오피스, 캘린더, 이벤트, 협업 등의 분야에서 이미 다양한 클라우드서비스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오피스 기능의 주요 영역별 대안을 제시하는 기업들 (출처: BVC) 
오피스 기능의 주요 영역별 대안을 제시하는 기업들 (출처: BVC)

예측 2: SaaS로 중소형 기업의 복귀가 빠르게 이루어질 것

팬데믹 여파로 위기를 맞이했던 중소기업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통해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하면서 복귀할 것이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세일즈 마케팅, IT, 고객 지원, 인사 관리 등에서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예측 3: 다양성, 평등, 포용에 관한 소프트웨어 자리 잡을 것

다양성이나 포용성은 회사에게 지속 가능한 이점을 줄 것으로 보기 시작했다. 따라서 채용에 있어서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동종 업무에 같이 임금을 지불하게 만드는 신디오(Syndio),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커리어 경험을 증진하는 블렌도어(Blendoor) 같은 회사가 등장하고 있다.

예측 4: 데이터와 머신 러닝 인프라, 새로운 수준으로 가속화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저장, 질의, 분석, 시각화, 모니터링 하는 회사들이 더 등장하고 시장 크기가 더 확장될 것이다.

예측 5: 시민 개발자 크리에이터의 부상

로우코드/노코드는 이제 부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민주화 시대가 왔으며 이런 비기술 인력이 개발자 능력을 갖게 만드는 도구와 소프트웨어가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 이는 콘텐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로우코드 노코드

예측 6: 핀테크와 암호 화폐 영역은 금융 서비스를 영원히 바꿀 것

금융 서비스 인프라는 재구성되고 다시 구축하는 시대가 되었다. 중소기업을 위한 페이먼트, 자본과 크레딧을 위한 파이프라인, 암호 화폐를 다루는 기관이 많아지면서 금융 기관이나 정부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

예측 7: 버티컬 SaaS는 쓰나미가 된다

금융, 건설, 교육과 같은 큰 산업 영역뿐 아니라 치과, 이발소, 부동산, 레스토랑을 위한 버티컬 SaaS가 등장하고 있다. 이는 뉴 노멀 시대의 큰 변화이면서 빠르게 바뀌는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클라우드-퍼스트 시대에 도달한 것이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버티컬 SaaS 기업들 (출처: BVC)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버티컬 SaaS 기업들 (출처: B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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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에 동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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