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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전·월세 대책 10가지

서울시의회가 주최하는 전·월세 토론회에 참석했다. 교수, 변호사, 연구원 등 소위 전문가란 사람들이 해외는 어떻고, 통계는 어떻고, 부작용은 어떻고 각종 근거를 댄다. 신중한 검토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동안 수많은 자료와 토론이 이뤄졌다. 그때마다 나왔던 말이다.

서울시 전월세 토론회

전·월세 문제 = 세입자 생존권

내 집은 서민들의 꿈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집은 ‘쉬는 곳’이 아닌 ‘돈벌이 수단’이 됐다. 비싼 집값은 내 집 마련을 포기하게 했다. 전셋값 폭등과 급격한 월세 변화는 숨을 막히게 한다. 서민들은 살 곳을 찾아 더 좁고, 더 멀리, 더 나쁜 환경으로 밀려난다.

시민운동 15년 차인 나 역시 세입자다. 그동안 내 월급은 2배 올랐지만, 집값은 10배 올랐다. 15년 전에 집을 사기 위해서는 4년이면 됐다. 그러나 지금은 17년 걸린다. 그것도 월급을 한 푼도 안 써야 가능하다.

얼마나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할지! 비싼 월세를 어떻게 감당할지! 어디로 이사 가야 할지!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답답하다. ‘전세 난민’, ‘미친 전세’ 이것이 세입자의 현실이다. 그나마 집값 폭등의 불안감으로 빚내서 산 집주인도 이자를 감당하느라 하루하루 허덕인다.

세입자의 주장은 간단하다. 쫓겨나지 않고 오래 살고 싶다는 것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이슈인 이유다. 현재는 안정적인 주거 기간을 보장하지도, 과도한 임대료 인상으로부터 세입자를 보호하지 못한다.

집 달팽이

‘계약갱신청구권’이란?

계약갱신청구권은 말 그대로 주택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계약 갱신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현재 “상가건물” 세입자에게는 법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한다. 하지만 주택 세입자에게는 이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상가건물 세입자는 5년의 기간을 법으로 사실상 보장받는 데 비해 주택 세입자가 법으로 보호받는 임차 기간은 2년에 불과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 (임대차기간 등)

①기간을 정하지 아니하거나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는 그 기간을 2년으로 본다. 다만, 임차인은 2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계약갱신 요구 등)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후략) ②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주거불안은 개인 잘못? 잘못된 정책 결과! 

쾌적한 주거는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권리이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는 생각은 다르다. 집은 개인의 문제, 개인의 경제적 능력으로 본다. 집을 살 수 없는 서민, 거리로 내몰리는 세입자보다, 부자를 위한 ‘집 짓는 정책’이나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을 반복한다. 국회에서는 서로 잘났다며 싸우기 바쁘다. 그 결과 서민들의 주거환경은 더욱 열악해졌고, 내 집 마련의 꿈은 더욱 멀어졌다.

주거 불평등은 미래의 꿈을 앗아간다. 우리나라 부동산 상황은 심각하다. 가계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자산은 80%에 이르고, 가계부채는 1천조 원이 넘어섰다. 빚낸 집주인은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세입자는 전세와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하루하루 허덕인다.

가장 좋은 전·월세 대책은 집값 거품을 빼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면 집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정부와 언론은 연일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며 불안한 서민들을 부추기고 있고, 짓지도 않은 집을 사고팔면서 거품이 만들어졌다. 땀 흘려 일하는 것보다 하루아침에 집값이 뛰어 더 많은 돈을 벌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가격 거품

도곡동 타워팰리스 땅값 가격 거품 (평당, 단위: 만 원)

부동산 거품에 의존한 도박경제가 꺼진다면, 우리 경제는 회복할 수 없는 충격에 빠질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아이들, 미래세대가 짊어질 수밖에 없다. 더 무엇을 고려하고, 눈치를 봐야하나! 편히 쉴 곳이 필요하다. 함께 살 수 있는 정책, 미래를 맞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전·월세 대책 10가지 

우선 세입자의 안정적 거주를 위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 적정임대료도 제시하고, 분쟁조정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부동산 거품을 뺄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및 주거보조비 확대, 임대차등록 의무화와 임대소득 과세 정상화, 후분양제 도입, 원가공개 등 거품을 빼는 정책이 시급하다. 정부가 안 한다면 서울시라도 먼저 나서라.

1.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임대인의 정당한 계약갱신 거부 사유를 보장해 사유재산을 보호해주면서 임차인에게는 계약갱신청구권을 부여해, 최초 임대차 계약 후 2회를 더해 총 6년의 주거 기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2.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도입

임대차 계약 또는 주택 임대료 증액 후 2년 내에는 증액청구를 못 하도록 하고, 재계약 시 증액청구는 보증금 또는 차임의 5%의 범위에서만 인상할 수 있도록 상한을 정해 소득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주거비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

3. 전·월세 전환율 하향 조정

월세 부담을 월평균 소득의 30%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기준금리의 3배(현행 4배) 또는 시중금리 년 5%(현행 연10%) 중 낮은 비율로 정하도록 하향 조정해 서민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4.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

주택 차임 및 보증금의 적정한 수준 및 인상, 임대차의 계약 기간, 계약의 갱신·변경에 관한 분쟁 등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시ㆍ군ㆍ구에 설치해 임대차분쟁에 대한 공공의 역할을 다하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5. 임대차 사업자 등록 의무화

800만 가구 중 등록된 임대주택은 161만(민간 64만) 가구에 불과한 임대사업자에 대한 임대차등록을 의무화해 임대소득에 대한 적절한 과세, 임대료 인상률 상한제 운영 등 임대사업의 관리를 위한 기초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집

6. 임대소득 과세 정상화

부동산임대소득을 사업소득에 포함해 종합과세를 통해 임대소득 과세를 정상화하는 것이 조세정의와 부의 편중 완화에 부합하는 정책이다. 이를 위해 전·월세에 대한 확정일자를 활용하여 임대차등록 및 과세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7. 주거보조비 확대

수급권자의 범위 및 임차료의 지급 금액을 확대해, 수급권자는 차상위 계층까지, 주거급여도 월평균 20만 원 수준으로 높여 주거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8. 주거기본법 제정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에서 합의한 「주거기본법」이 선언적 의미의 주거권이 아닌, 실질적인 주거권 실현과 주거약자, 세입자 보호 방안을 포함한 법을 제정해야 한다.

9. 공공임대주택 확대

현재 전체주택 대비 5.2%에 불과한 장기 공공임대 주택을 20%인 300만 가구까지 늘리기 위해 매입임대와 전세임대 방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10. 후분양제 도입

짓지도 않은 주택을 사야 하는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주택공급방식 정상화를 위해 전체공정의 80% 이상이 진행 된 후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후분양제를 제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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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윤철한
초대필자,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팀장

경실련(경제정의실천연합)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작성 기사 수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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