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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다음날, 주요 일간지의 ‘표정’과 ‘목소리’

2014년 6월 4일 제6회 전국 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 다음날인 6월 5일 자 주요 일간지의 1면과 사설을 간략히 정리하고, 논평한다.

총평

1. 진보 교육감에 대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불안과 히스테리

조중동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 중에서 특히 ‘진보 교육감’의 대약진을 주목했다. 그리고 이 결과를 대단히 비관적으로 우려하는 시각을 보여준다. 조선일보는 “전교조의 압승”이라는 타이틀을 뽑았고, 중앙일보는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고 사설을 통해 주장했다.

2. “박근혜 지키기”에 고무된 동아일보

지방선거에 관한 전반적인 평가에서 조중동은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마케팅’이 주효했으며, 새누리당이 ‘선전’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세월호 사태로 위기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통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고 평했다. 특히 동아일보는 “박근혜 살리기(지키기)”가 “세월호 심판론”을 넘어섰다고 노골적인 표제로 일면을 장식했다.

3. 박근혜 정부의 무능만큼 걱정스러운 새정련의 무능

조중동이 ‘진보 교육감’에 관한 노골적인 우려를 전한 것과는 반대로, 한겨레와 경향 그리고 한국일보는 공히 ‘진보 교육감 시대’에 관한 기대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야당의 무능’에 관해서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한겨레와 경향). 질 수 없는 선거에서 겨우 ‘절반의 승리’밖에 챙기지 못한 건 새정치민주연합의 무능과 선거 전략 부재에 그 책임이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 비판의 골자다. 정치적 당파를 떠나 많은 유권자들이 공감할만한 지적이다.

신문의 얼굴인 1면이라면, 사설은 신문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선거 다음날, 주요 일간지의 ‘표정’과 ‘목소리’를 살펴본다.

조중동

6.4 지방선거 다음날 조중동 일면

6.4 지방선거 다음날인 6월 5일 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일면

조선일보는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보다 교육감 선거에서 이른바 ‘진보 교육감’으로 분류되는 교육감이 전면적으로 등장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리고 이들 진보 교육감을 ‘전교조’라고 단정해서 일면 타이틀 표제를 붙였다. 중앙일보는 비교적 특색 없이 “지방권력 대혼전… 교육권력 대이동”이라고 일면 타이틀을 뽑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동아일보다. 동아일보는 “‘세월호 심판론’ 넘어선 ‘박근혜 살리기'”라는 표제를 올리고, 이번 지방선거의 사실상 승리자를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있다.

1. 조선일보

특히 두 번째 사설을 보자. 조선일보는 ‘전교조’에 대한 증오와 ‘불안’을 숨기지 않는다.

4년 전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은 무상 급식이나 학생인권조례 등을 공동으로 추진했다. 툭하면 ‘진보 교육 벨트’ 이름으로 정부 정책에 반기(反旗)를 들면서 그때마다 교육 현장이 몸살을 앓아야 했다. 이들은 시국 선언에 참여한 전교조 교사에 대한 징계, 교원 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도 거부했다. 이번에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도 정부와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중략….)그로 인한 피해는 학생·교사는 물론 학부모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 교육 현장에서 마찰과 혼란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조선일보 사설은 ‘교육 자치’의 헌법적 이상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교육지자체는 정부의 정책에 ‘복종’해야 하는 정부 산하 기관이나 행정부처가 아니다. 자치제의 취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교육’ 영역에선 특별히 더 그 자치와 독립의 이상을 강화해 ‘교육 자치제’의 일환으로 ‘교육감’ 선거를 치른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시각에서 ‘진보 교육감’은 ‘교육자치의 수장’이 아니라 “정부와 갈등”할 수밖에 없는 존재, “교육 현상에서 마찰과 혼란”을 부추기는 존재다. 그래서 이제 막 선출된 교육 자치의 수장에게 교육의 미래를 당부하는 바람과 생산적인 비판을 하기보다는, 그런 이야기는 아예 없고, 그들이 초래할 “마찰과 혼란을 최소화할 방안”을 미리 걱정한다.

교육의 자주성과 지방교육자치

헌법
제31조
①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④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1조 (목적)
이 법은 교육의 자주성 및 전문성과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과학·기술·체육 그 밖의 학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관의 설치와 그 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지방교육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2. 중앙일보

역시 주목할만한 건 교육감 선거에 관한 사설이다. 중앙일보 사설은 조선일보와 한 목소리로 이렇게 진보 교육감들을 이렇게 ‘걱정’한다.

혹시 이명박 정부 시절처럼 교육부 장관과 진보 교육감이 사안마다 충돌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갔던 악몽이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정부가 정책을 결정해도 시·도교육감이 비토를 놓아 교육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면서 사설의 말미에 현행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다. 지역 자치의 이상을 구현하는 핵심 제도로서 교육감 선거를 정부 임명제로 되돌리자고 주장한다.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명제로 전환하는 법안은 이는 새누리당 정개특위 소송 의원들이 법안으로 발의한 바 있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를 실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가로막는 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2006년 직선제 도입 이후 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과거처럼 교육감 임명제로 돌아가거나 시·도지사와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 등 시급히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

3.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통해 반영된 민심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고 해석한다. 한 토막 들어보자.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로 참패가 예상됐던 것에 비하면 그런대로 선전한 편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 달라”며 ‘박근혜 눈물 마케팅’을 벌인 막판 선거 전략이 먹혔다. 세월호 사고 대처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지지층의 애정이 식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이렇게 당부한다.

박 대통령은 이런 민심을 받들어 우리 사회 곳곳에 누적된 부정부패와 관(官)피아, 민관유착을 일소하고 공직사회를 혁신하는 국가 개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것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는 동시에 선거에서 국민이 보여준 기대에 부응하는 일이다.

동아일보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사랑이 그야말로 눈물겨운 신파조 사설로 형상화한 모습이다. “국가 개조”라는 표현은 박정희 시대의 향수를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어떤 이는 박정희 시대의 국가주의적 폭력과 야만을 떠올릴 테지만.

교육감 선거에 관한 동아일보의 사설은 제목에서도 드러나 있듯이 조선일보, 중앙일보와 비교한다면, 대체로 무난하고, 상식적인 보수적 시각에서 평범한 당부를 담고 있다.

한겨레와 경향 그리고 한국일보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

6.4 지방선거 다음날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 일면

이른바 조중동이 일면 타이틀을 통해 교육감 선거에 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거나(특히 조선일보), 박근혜 대통령에 관한 과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특히 동아일보)과 비교해서 한겨레와 경향신문 그리고 한국일보는 비교적 가치 중립적인 표제로 일면 타이틀을 장식하고 있다. 독자에 따라서는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다.

1. 한겨레

한겨레의 첫 번째 사설은 “현정부의 무응과 무책임에 대한 응징 심리와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심이 복잡하게 혼재된 것으로” 선거 결과에 반영된 민심을 해석한다. 하지만 사설에서 더욱 강조하는 건 새정치민주연합의 무능이다.

“선거의 객관적 조건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유리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과거 어떤 야당보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부실 덩어리 박근혜 정부’의 민낯이 드러났는데도 야당은 번번이 ‘뒷북 대응’을 하며 분노한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 선거전략도 ‘세월호 심판 정서’에 기댄 채 안이하고 수세적으로 일관했다. 여당이 선거 막판에 ‘박근혜 지키기 대 버리기의 싸움’으로 몰아가며 선거의 쟁점을 흐리고 본질을 호도하는데도 뒷짐만 진 채 적극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두 번째 사설. “진보 교육감 시대”라는 제목에서 보듯 이번 교육감 선거의 결과에 기대감을 피력한다. 더불어 진보 교육감 시대의 도래는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지난 4년간 교육 현장에서 차곡차곡 쌓아올린 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무상급식 등의 성과”라면서, 조중동에서 한결같이 부정적으로 묘사한 혁신학교와 인권조례, 무상급식 등에 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사설은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은 교육현장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압도적 지지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글을 마친다.

2. 경향신문

경향의 첫 번째 사설. 이 사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집중한다. 이번 선거의 결과가 박근혜 대통령에 관한 중간 평가적 성격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박 대통령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는 국민들이 박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는 평가다. (“국민들은 기회를 여러 번 주지 않는다.”)

두 번째 사설에선 새정치민주연합을 강하게 비판한다. 사설은 우선 이번 선거 결과를 “야당의 승리”라고 해석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광역단체장에서 ‘9 대 8’, 기초단체장에서 ‘80 대 117’의 지방선거 결과를 야당의 승리라고 매길 수 없다.”

그러면서 “여당의 무덤”이라는 지방선거에서 세월호의 “반사이익”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 새정련의 무능과 무대책을 집중 비판한다.

“그나마 ‘패배하지 않았다’는 성적표를 쥘 수 있었던 것은 세월호 참사의 반사이익에 가깝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심판론’을 내걸었으나 분노한 민심조차 대변하지 못했다. 대안 세력으로서의 능력과 신뢰감을 시민들에게 심어주지 못했다.”

3. 한국일보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선거 “결과가 놀랍고 파장 또한 크다”면서, 교육감 선거 결과는 결국 “선거결과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무한경쟁과 수월성 위주의 교육정책을 바꿔달라는 주문”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공교육이 “빈사상태”에 놓여 있고,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하면서 학교 현장이 황폐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진보교육감이 함께 공약한 “공교육 정상화, 학생 안전과 건강권 보장, 교육 비리 척결”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보교육감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는 사설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 종이 지면 편집과 온라인 편집상의 시차 문제 때문인지, 6월 5일 자로 온라인에 게재된 두 개의 사설 중 지방선거에 관한 것은 위 사설뿐이고, 지방선거 전체에 관한 총평을 담은 사설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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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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