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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미국 신문에 돈을 퍼부었다.

미국 주요 신문에 전면 광고 공세를 편 삼성 ‘갤럭시 기어’
사진은 USA투데이에 실린 광고 모습

삼성은 지난 금요일(10월 4일) [뉴욕 타임스], [USA 투데이], [월 스트리트 저널], [LA 타임스] 등 미국 주요 신문에 무려 10쪽짜리 전면 광고를 실었다. 단일 상품은 물론이고, 한 회사가 하루치 신문에 이렇게 광고 도배를 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 광고가 홍보하고 있는 것은 삼성이 새로 개발해 내놓은 손목시계형 스마트 기기 ‘갤럭시 기어’다. 작정하고 내놓은 상품이라서 그런지, 광고도 작정하고 낸 듯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다. 이 광고가 언제 기획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신문에 도배 형태로 실린 시점이 그렇다. 미국 신문들은 이번주 초에 갤럭시 기어에 대한 리뷰 기사들을 냈는데, 대부분 별로 우호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여러 가지 한계가 있어 아직은 시기상조인 제품 정도로 평가했다. 그리고 나서 도배 광고가 출현했다. 광고를 낼 계획은 리뷰 기사들이 나오기 전에 이미 잡혀 있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어쨌든 모양은 부정적인 평가를 엄청난 광고로 덮어버리는 꼴이 되었다. 광고가 실린 한 신문의 기사는 “갤럭시 기어에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자, 삼성은 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마케팅 공세’라는 방법을 동원해 싸우러 나섰다”라고 썼다. (아래 번역 기사 참조.)

미국 주요 신문의 전면 광고 광고료는 몇 가지 기준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 흑백과 컬러가 차이가 있고(물론 컬러가 비싸다), 평일판과 일요일판이 다르며(일요일판이 조금 더 비싸다), 미리 예정한 것인지 갑자기 신청한 것인지, 또 특정한 날짜를 요구하는지 아니면 신문사에 일임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광고주가 누구냐, 즉 업종에 따라 값을 다르게 매기기도 하는데, 대개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금융회사 광고가 가장 비싸고, 정보통신 기술업체 광고, 의류 광고, 교통-관광-여행 광고, 예술 관련 광고, 교육 관련 광고 등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물론 신문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삼성은 미국 유수 신문들에 이번 광고를 내면서 광고비를 얼마나 썼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엄청난 금액이었을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정보기술 관련 업체가 [뉴욕 타임스] 평일판에 전면 광고를 싣는 비용은 2012년 기준으로 15만 달러고, 컬러일 경우 3만 달러 정도가 추가된다. 따라서 1면당 광고비는 18만 달러, 한국 돈으로 2억 원쯤 된다. 10쪽이면 20억 원 정도 되는 셈이다. 여러 쪽을 샀으므로 할인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USA 투데이]의 광고비는 더 비싸다. 이 신문은 토-일요일자 신문이 없기 때문에, 주말판인 금요일에 실리는 광고를 특히 더 비싸게 받는다. 금요일 컬러 전면 광고는 1면당 24만 달러 정도다. 발행부수가 두 신문보다 훨씬 많은 [월 스트리트 저널]의 광고비는 좀더 비쌀 것이다. 대충 이 정도면 삼성이 이번 광고 게재에 어느 정도 돈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여러 가지 할인이 적용되어 실제 금액은 좀 낮을 수 있지만, 어쨌든 ‘미국 신문에 돈을 퍼부었다’라고 하기에는 별로 무리가 아닌 것 같다.

이 소식을 들으면, 삼성이 광고 게재와 광고비 집행을 통해 신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한국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된다. 한국 신문들에게 삼성은 매우 강력한 광고주다. 밉보이면 광고가 떨어져 나가고, 그럼 신문사들이 큰 타격을 받는다. 진보적인 언론이라는 매체들조차 삼성을 비판하는 기사를 싣기가 쉽지 않다.

미국 신문들도 그럴 것인가? 이렇게 돈을 퍼부으며 강력한 광고주임을 환기시켰는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갤럭시 기어 좋다는 짤막한 기사 한두 꼭지쯤은 체면치레로 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삼성이 광고 도배를 한 바로 그날 [LA 타임스] 인터넷판에 실린 다음 기사를 보면 그 답을 쉽게 알 수 있다. (기사에 들어 있는 링크는 원래의 기사에 있는 것이다.)

삼성, 갤럭시 기어에 혹평 쏟아지자 마케팅으로 밀다

삼성은 새로 내놓은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에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자, 자기네가 가장 잘 아는 방식으로 싸우러 나섰다. 엄청난 마케팅 공세가 그것이다.

한국의 이 거대 기업은 금요일에 [LA 타임스], [뉴욕 타임스], [월 스트리트 저널]에 무려 10개 면에 걸친 전면 광고를 냈다. 당신이 잘못 읽은 게 아니다. 10면 맞다. 이 광고는 299.99달러짜리 갤럭시 기어와 이에 연동된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 3를 홍보하는 내용이다. (추가: 삼성은 <USA 투데이>에도 광고를 냈다고 말했다. 이 광고로 모두 얼마나 썼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면 광고 각각의 페이지는 삼성 기기들의 특징을 보여준다. (중략)

이 기기(갤럭시 기어)는 삼성이 착용할 수 있는(wearable) 전자제품 세계에 선보인 첫 번째 작품이다. 착용할 수 있는 기기들은 차세대 주요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 안경인 ‘글래스’를 다듬고 있고, 애플도 스마트워치를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러나 첫 제품이 늘 최고의 제품인 것은 아니다. 이번주 초에 갤럭시 기어를 평가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삼성에게 반가운 내용은 아니었다. 거의 모든 리뷰어가 이 제품에 잠재력이 있다고 보았지만, 많은 한계를 갖고 있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차세대 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갤럭시 기어의 한계 중 하나는, 이 기기가 얼마나 많은 제품과 호환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출시 시점에서 이 기기와 호환이 가능할 제품은 갤럭시 노트 3 뿐이다. 다시 말해 갤럭시 기어를 쓰고 싶은 소비자들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개의 값비싼 제품을 사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은 널리 판매된 갤럭시 S 4를 비롯해 더 많은 제품을 업데이트해 갤럭시 기어와 호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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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1. 삼성한테는 껌값이군요..
    어짜피 그돈 다 내수시장에서 긁어다가 퍼부을텐데….
    한국 국민들은 대단합니다.
    저런 회사를 가졌다는거에 대해서..

  2. 미국 의 광고 는 세계의 광고 /광고는 관심유발
    삼성의 광고는 세계적 청년에게만 취업보다 액티브 시니어 에게
    제품 마켓 의 취업케 하면 삼성은 인생 대해 논 할수있다
    이런 채용은 누구에게나 희망을주는 기업. 그 이유는 ?
    청년이 노인을 넘지못한다”노인은 늙어 가는것이 아니라 익어가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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