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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 매직이 아니라 상식이다

‘박항서 매직’은 좋은 표현이 아니다. 과거, 히딩크 매직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그들의 모범은 더는 매직이 아니라 상식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상식은 한마디로 휴리스틱(heuristics)과 알고리즘(algorism; algorithm)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 휴리스틱경험, 직관, 감정 기반의 의사 결정 과정을 의미한다.
  • 알고리즘이성, 논리 기반의 의사 결정 과정을 의미한다.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 감정, 관계, 학연, 지연, 느낌 등으로 선수를 선발한다면 휴리스틱이다.
  • 데이터, 공정한 절차 등으로 선수를 선발한다면 알고리즘이다.

한국 사회는 휴리스틱이 지배한다. 한국의 경쟁은 이 휴리스틱이 주는 혜택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이다. 한국에서 좋은 대학,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이 경쟁에 해당한다. 일단 그렇게 들어가면 서로 끌고 당겨주면서 서로의 기득권을 굳건하게 지키고, 그들 밖에 나타난 실력자는 싹이 날 기미가 보이면 밟아 뭉갠다.

학비는 학연생이 냅니다.

한국 사회는 휴리스틱이 지배한다. 학벌이 경쟁력이고, 실력이며, 결국 돈이다.

스포츠 협회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조리가 다 그런 것이다. 비단 스포츠 협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 전체가 그렇다. 이런 상황을 운 좋게(?) 영웅처럼 돌파하는 경우가 간혹 생겨난다. 히딩크처럼 상식을 갖췄는데 말은 안 통하는 외국인. 그런 특수한 사람이 작은 성공으로 대중적 지지를 얻고 힘을 키워 업적을 달성하면 그간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문제가 많았었는지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박항서. 그는 히딩크한테 휴리스틱과 알고리즘의 균형을 배운 사람이다. 상식을 배운 사람이다. 그걸 한국에서 펼치려고 하니 축협에 미움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베트남에 간 것이다.

한국의 정서(?)를 감히 무시하면 그 정서(?)로 혜택을 받던 자들이 똘똘 뭉쳐서 뭉개버린다. 히딩크의 제자들은 이걸 다 안다. 얼마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박지성이 해설할 때 장황하게 한국 축구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한 것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박지성이 말하고 싶은 부분도 이 부분이었을 것이다.

한국 고유의 정서(?)를 무시하면 '그들만의 리그'에서 견뎌내기 어렵다.

한국 고유의 정서(?)를 무시하면 ‘그들만의 리그’에서 견뎌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휴리스틱과 알고리즘이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답은 단순하다.

협업과 인재 발굴에는 철저하게 알고리즘을 적용해야 한다. 공정성이 요구되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것에는 알고리즘 주도 의사 결정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

개개인의 실무에는 휴리스틱을 적용해야 한다. 일을 맡겼으면 믿고 위임해야 한다는 말이다. 단, 개인의 일도 창의적이지 않은 일들은 알고리즘을 적용해 최대한 규격화해야 한다. 그래야 인재들이 창의적인 일에 휴리스틱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회사에 관리자가 있다면 이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관리자의 역할이다.

박항서 매직은 좋은 표현이 아니다. 매직이 아니라 상식이다. 한국 사회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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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여현준
초대필자

게임 기획자로 4년, 스타트업 대표로 4년을 일했습니다. 지금은 작은 회사에서 마케팅팀장으로 일합니다. 역사를 좋아하고 독서가 취미입니다. 경영 관련 에세이를 주로 씁니다. →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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